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총 2,280 건
"요새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면 '글루미 픽처'(비관적 전망)가 떠오릅니다. 제 마음이 그렇네요" 지난 5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평소와 달리 자주 한숨을 쉬었다. 특유의 유쾌함과 밝은 에너지는 여전했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지난 7월 대한상의 제주포럼 당시 경제 상황에 대한 질문에 "해야 할 숙제가 안 보일 정도는 아니다"며 희망을 놓지 않았던 것과는 결이 달랐다. 박 회장의 화두는 '규제개혁'. 그는 현재의 상당수 규제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수준까지 갔다고 질타했다. 한국 경제가 구조적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일을 막 벌이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여전히 규제가 꿈쩍하지 않고 앞길을 틀어막고 있다는 것. 박 회장은 지금까지 정부에 규제개혁 리스트를 총 39번 제출했다고 했다. 발로 뛰는 그의 스타일은 과로를 불렀고, 남몰래 '링거 투혼'도 불사했다. 그의 목소리에선 실망을
"지난 한 달이 꼭 1년 같았습니다." 최근 만난 교육부 인사의 말이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취임 전후 분위기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신임 장관 지명, 인사청문회, 대정부질문, 국회 국정감사, 비리 사립유치원 실명 공개와 종합대책 발표 등 일련의 일정이 숨가쁘게 돌아갔다"고 회상했다. 유 장관이 우여곡절 끝에 지날달 2일 교육부 수장에 오른지 한 달이 지났다. 인사청문회에선 확인된 위장전입에다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은 숱한 의혹 탓에 청문보고서조차 채택되지 못했고 결국 '반쪽짜리 장관'으로 집무를 시작했다. 대정부질문·국정감사에선 청문회 연장선에서 야당의 외면을 받았다. 유 장관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취임하자마자 고교 무상교육 1년 조기 도입과 유치원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철회,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 허용 검토 등 교육계에 파급력이 큰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쏟아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유 장관이 '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여
31일부터 은행권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관리지표가 도입됐다. 지난 2월부터 시범 운영됐던 만큼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게다가 고DSR 관리기준은 매월 점검하고 분기 단위로 목표 이행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3분기 마지막날에 DSR을 시행해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대출시장에서 혼란은 컸다.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우선 전세보증금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생겼다. 지금까지는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추가로 받는 게 어렵지 않았다. 전세대출은 DSR을 계산할 때 원금은 빼고 이자만 부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부터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는 원금을 4년간 분할상환하는 것으로 가정해 원금과 이자가 함께 포함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전세보증금담보대출은 고DSR 대출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은행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고DSR 대출을
국가를 3년 반 맡았던 전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 독일에 가서 드레스덴 선언(2014. 3. 28)을 했다. 내용은 평화통일을 바란다는 건데 기억나는 건 '통일대박' 정도다. "통일하면 너 좋고, 나 좋다"란 내용이었는데 우리는 선의로 여겼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그렇지 않았나 보다. 북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를 자존심과 결부했다. 백기투항하고 체제의 실패를 인정하면 지원을 재개하겠다는 미끼로 받아들였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당시엔 의아했는데 통계를 찾아보니 그럴만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 1500억원 규모였던 대북 민간지원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 반토막이 났고, 박근혜 대통령 당시엔 100억원 이하로 사실상 전무했다. 민간의 지원은 '미사일 재원'이 아니다. 전염병 치료 등에 필요한 인도적인 생필품 위주다. 화폐 단위론 많아 보여도 우리 경제 수준을 고려하면 개도국 지원에도 미치지 않았다. 그걸 마다하고 대화 운운했으니 북은 치욕스러웠을 거다. 선행이 어려운 이유는 낮은 자존감으
사립유치원의 부적절한 운영 행태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유치원비로 명품백과 술 뿐 아니라 성인용품까지 구입했다. 학부모들이 믿고 준 돈은 유치원 설립자의 ‘쌈짓돈’으로 전락했다. 학부모들은 분노했다. 그러나 정작 당당한 쪽은 학부모가 아니라 유치원 쪽이다. 아이를 맡기는 학부모는 유치원 앞에서 여전히 ‘을’이다. 지난 22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서울지부 원장들 7~8명이 서울시교육청을 찾았다. 유아교육 담당자 면담을 위해서다. 항의방문은 아니라지만 격앙돼 있었다. 언론취재도 거부했다. 그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호기롭게 다가가다 발길을 돌렸다. 첫째 딸아이의 유치원 원장이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적발된 유치원은 아니었지만 마주침이 불편했다. 일단 자리를 떴다. 다른 기자가 ‘선배답지 않게 왜 피하냐’고 말했다. 누군가의 아빠라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다. 다른 학부모들은 오죽했을까. 앞서 지난 21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서 비리 사립유치원 관련 학부모들의 첫 집회가 열렸다. 쉬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차로 20분 남짓 달려 마리나베이에 도착하면 멋진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매립지였던 이 곳은 40여년 간의 공사 끝에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지역이 됐다. 매년 마리나베이를 방문하는 전세계 관광객이 1000만명 이상이다. '노아의 방주'를 떠올리게 하는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이나 영화 ‘아바타’에서 나온 듯한 슈퍼트리는 누가 보아도 멋진 건축물이다. 이 곳 싱가포르 주택 시장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최근까지 활황세를 보였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올 초 싱가포르의 집값은 지난 8년새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8월 우리의 취득세와 비슷한 인지세 인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2주택자에 부과되는 인지세가 집값의 7%에서 12%로, 3주택자 인지세는 10%에서 15%로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인지세도 각각 20%, 25%로 올렸다. 한국인이 15억원짜리 아파트를 산다면 3억원을 인지세로 내야 한다는 얘기다. 싱가포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하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에 대한 국정감사가 26일 종합감사를 끝으로 마무리 된다. 이번 국감을 통해 국민들이 바라본 과학기술 생태계는 분명 정상적인 건강한 모습은 아니었다. 먼저 정규직 규모는 급속도로 커지는 데 월급과 복지 관련 예산은 ‘알아서 하라’는 식의 정부의 무책임한 행정 전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재 출연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 목표는 2525명. 출연연 전체 정규 인력(1만2000명)의 20% 수준이다. 문제는 단기간 새로 생기는 수천명의 정규직 자리만큼의 예산 확보에 대해선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국감장 질의에서 “앞으로 2년간의 인건비는 직접비에서 마련하겠지만 그 후부턴 기획재정부와 논의해 봐야 하는 등 불투명하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국정과제’가 전체 제도 개혁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사례 중 하나로 꼽는다. 현재 정부의 1호 국정과제는 일자리 창
"좀 더 세게 '조지지' 그러셨어요?" 기사를 쓰고 이런 피드백을 받긴 처음이다. 본지 23일자 기획기사 '조합장이 뭐길래'에 대해 지인이 보내온 카톡 메시지다. 그동안 조합아파트로 마음 고생이 심했단다. "피(프리미엄) 떨어진다고 쉬쉬합니다. 기회 되면 나중에 제보할게요" 침묵을 탓할 순 없다. 주택 한 채가 전 재산인 서민에겐 억울하고 분통 터져도 악재로 집값이 빠지면 막중한 손해다. 조합 비리가 뒤늦게 수면 위로 떠오르는 이유다. 건설협력사 직원이라는 한 누리꾼은 자신의 경험담을 댓글로 남겼다. "무너져가는 재개발 단지에서 조합장과 조합사무장이 몇백억원 규모의 공사 물량을 주겠다며 각각 현찰 2억원씩을 선불로 요구했다. 미련없이 자리를 나왔다" 지난 13일 도시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됐다.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에서 금품·향응이 오가면 해당 사업장의 시공권을 박탈하거나 과징금이 부과된다. 해당 시·도 내에서 진행되는 정비사업에 2년간 입찰참가 자격이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함께 고생한 직원들이 서울 강남에 아파트 한 채씩 살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상장이 잘 마무리되면 생산직 직원들도 그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을 겁니다." 창업한 지 3년 만에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A사의 창업자는 IPO(기업공개)에 나선 이유를 묻자 "나를 믿고 따라와서 고생한 직원들이 IPO를 통해 그에 맞는 보상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답했다. 이 회사는 대기업 연구소에서 나온 직원들이 만들었다. 회사가 바이오 사업을 정리하면서 이곳에 근무하던 이들은 한순간 갈 곳을 잃었다. 창업자는 "기술력이 있으니 함께 세계에서 통하는 바이오 기업 한번 만들어보겠다"며 회사를 설립했다. 10여 명의 박사급 직원들이 그를 따랐다. 생산을 맡아줄 인력도 회사에 들어왔다. 창업자는 리스크를 함께 짊어진 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스톡옵션과 우리사주를 줬다. 만일 회사가 성장하지 못하고, 증시에 상장되지 않는다면 사실상 휴지조각이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 개인 투자자들의 화를 돋궜다. 개인 투자자에게도 적극적으로 공매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겠다고 한 게 화근이다. 최 위원장 발언은 공매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개인 투자자와 너무도 다르다는 걸 보여줬다. 가장 극단적인 부분은 개인은 공매도를 죄악으로 보는 반면 최 위원장은 일반적인 파생거래의 하나로 취급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흔들리니 개인들이 공매도를 좋아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 그렇다고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건 성숙한 나라답지 않은 행동이다. 이런 나라를 믿고 투자할 외국 자본은 없다. 최 위원장 인식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아무리 그래도 개인의 공매도 참여 문턱을 낮춰주겠다고 한 건 개인 투자자의 불만과 한참 동떨어진 주장이다. '공매도=나쁜 놈'이라는 등식이 성립된 마당에 '억울하면 너도 나쁜 놈 되던가'라는 식이다. 최 위원장이나 금융위 공무원들은 웃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억울하면…'은 그렇게 단순하게
"업계에서 제도개선을 요구한 지 10여 년 만에 금융당국이 하반기 고강도 방안 마련을 검토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만큼은 불합리한 제도가 개선돼 자본시장 발전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최근 만난 사무관리회사 임직원들이 금융당국의 펀드 기준가격 산정제도 개선 작업과 관련해 공통적으로 한 말이다.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 중 펀드 기준가격 산정제도 개선안 마련을 위해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준가격 산정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 더 이상 불합리한 기준가격 산정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당국은 현재 해외펀드의 당일 기준가격 산정시간을 익일(다음날)로 하루 늦추고 국내펀드의 당일 기준가격은 특정시간을 기준으로 자료를 취합해 오후 일찍 산정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평일에 매일 자정 전후로 밤늦게 산정해 검증을 거치지 않고 다
15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차세대 전자여권의 디자인 시안을 보고 많은 국민이 “녹색에서 남색으로 바뀌는구나”로 인식했을 듯하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가능성은 33.3% 정도다. 문체부가 이날 낸 보도자료 비고란엔 ‘국민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라 색상 변경 가능’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기 때문. 새 전자여권은 2007년 문체부와 외교부가 공동으로 ‘여권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서울대 김수정(디자인학부) 교수 작품을 원안으로 수정, 보완됐다. ‘공개’ 경연을 통해 10년 넘게 수정을 거쳐 지금의 시안으로 완성된 것이다. ‘색상 변경 가능’ 설명에도 대부분이 사람들은 ‘남색’으로 바뀌는 걸로 거의 ‘확신’하고 있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문제는 보도자료에 있다. 자료에는 ‘현행 일반여권 표지의 색상이 녹색에서 남색으로 바뀌고 디자인도 개선된다’고 적혀있다. 문구 그대로 해석하면 색상은 이미 ‘남색’으로 변경된 셈이다. 하지만 붙임 자료에 사진으로 병기된 설명에는 ‘여권이 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