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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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장이 정부와 국회를 움직였다. 사전 예약 첫날(3월19일) 700대가 넘게 팔리면서 대당 2250만원씩 240여대분만 잡았던 정부의 올해 보조금 지원예산이 바닥 난 수소전기차 얘기다. 보조금 지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세계 최고 수소전기차 '넥쏘'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사전계약분만 1061대에 달했으며 출시(3월27일) 이후에도 200여대가 더 팔려나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 안팎에선 수소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친환경차 육성을 전면에 내걸었던 정부는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면서 수소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제외했다. 특정업체만 생산하는 자동차라는 게 이유였다. 동력은 국회에서 살아났다.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 수소전기차 판매실적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한목소리로 "구매예약이 급증하는 등 수소전기차 보급확대를 위해 추경안에 보조금 추가 지원을 위한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김
“투자자들이 여성기업을 기피해서 펀드명에서 ‘여성’을 뺐습니다. 가능한 펀드명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했지만 아직 이 업계에서도 유리천장은 높더라고요.” 여성벤처펀드를 운용하는 한 벤처캐피탈(VC) 대표의 얘기다. 여성벤처펀드를 선보이기 전 이 VC는 여러 여성기업에 투자해 좋은 실적을 거뒀기 때문에 투자유치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최근 설립된 스타트업 중에는 로보어드바이저 ‘에임’, P2P 대표기업 ‘8퍼센트’, 먹을 수 있는 클레이 전문기업 ‘라이스클레이’, 베이비시터 플랫폼 ‘맘시터’ 등 소위 잘나가는 여성기업이 많아 여성벤처펀드 결성도, 투자도 쉬울 거라 여겼다. 하지만 여성벤처펀드는 결성부터 녹록지 않았다. 여성벤처기업에 투자하면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근거 없는 편견이 걸림돌이 됐다. 펀드명에 ‘여성’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본 일부 투자자는 “다른 펀드 결성할 때 찾아오라”며 투자를 거절했다고 한다. 결국 이 VC는 펀드명에서 ‘여성’을 지웠다. 대신 첨단
가상통화는 올초까지만 해도 정부가 공동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해야 할 국가적 사안이었다. 고공행진을 벌이던 대통령의 지지율도 끌어내릴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하지만 가상통화는 시나브로 대중들의 관심에서 많이 멀어졌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가격 급등세가 진정된 이후다. 그리고 어느 순간 가상통화 시장에서 정부가 '실종'됐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지난 2월 중순 가상통화에 대한 청와대 청원에 답변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사실상 마지막이었다. 홍 실장은 당시 "가상통화의 각종 불법행위나 불투명성은 막고 블록체인 기술은 적극 육성하겠다. 가상통화 과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3개월여 지난 지금까지 정부 차원의 추가 대책은 없다. 가격 폭등세는 멈췄지만 그렇다고 가상통화 시장이 안녕한 것은 아니다. 시장의 혼란은 여전하다. 빗썸이 지난 2월 해킹사건으로 압수수색을 받았고 코인네스트 대표는 지난 4월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11일에는 국내 최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인 업비트가
“우리밖에 없더라고요, 여자가.”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김지영’의 목소리는 떨렸다. ‘82년생 김지영’ 보다 8살 많은, 그러니까 40대 중반의 ‘74년생 김지영’이다. 소위 국내 명문 사립대학을 나와 굴지의 대기업 몇곳을 옮기며 20여년 착실히 직장 경력을 쌓던 그는 최근 사표를 내고 창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취재원으로 처음 만나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며 내가 봐 온 '김지영'은 "이러다 CEO(최고경영자)까지 오르겠다"는 말을 건넬 정도로 '실력파'였다. 일처리는 언제나 깔끔했고, 부서 회식자리와 노래방 분위기를 주도했으며, 전날 야근을 해도 아침이면 벌떡 일어나 가족들 식사와 자녀 등교까지 책임졌다. 그런 '김지영'이 40대 중반 나이에 회사를 박차고 나와 창업을 한다니. 적잖이 놀랄수밖에. 그는 한숨을 쉬며 사연이 길다고 했지만 수직적 조직문화, 끝나지 않는 육아, 연차가 쌓일수록 더 깨기 힘든 유리천장 등이 이유가 아니었을까 나름의 추측을 해본다. 친구와 함께 창업
15만명(협력업체 포함)에 달하는 대규모 실업을 걱정한 우리 정부. 그냥 떠나자니 한국 부품업체의 우수한 품질력과 적기 조달이 아쉬웠던 GM. 이 둘의 조합은 한국GM에 대한 7조7000억원 자금 지원을 이끌어냈다. 산업은행은 8000억원 공적자금을 투입키로 하면서 GM에 5년간 지분 매각 전면 금지, 이후 5년간 35% 이상 1대주주 유지 의무를 부과해 GM이 최소 10년간 한국을 못떠나도록 장치를 해뒀다. 이른바 10년간의 '계약 결혼'이다. 그런데 이 계약 결혼이 성공 비스무리하게라도 끝나려면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차가 팔려야 한다. 한국GM은 수출이 60% 비중이라지만, 국내에서 팔리지 않는 차를 외국에서 잘 팔 수는 없다. 지난 14일 한국GM이 인천 부평 본사에서 열 예정이었던 '경영정상화 기자회견' 현장. 엎치락 뒤치락했던 3개월간 구조조정과 협상이 끝나고 이제 자동차 담당 기자의 관심은 "GM 차가 앞으로 국내에서 잘 팔릴 수 있을까"에 쏠려 있었다. 그런만큼 향후 판
프랑스 파리 시민들은 전통시장을 사랑한다. 파리시민들에게 시장은 자랑스러운 전통이자 함께 즐기는 문화 그 자체다. 모노프리(Monoprix)나 카지노(Casino)와 같은 대형 슈퍼마켓이 곳곳에 위치해 있음에도 파리시민들은 일부러 전통시장을 찾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실제로 장이 열리는 날 파리 지하철엔 장을 본 물건을 담은 손수레를 끄는 시민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시장에선 싱싱한 해산물과 각종 농산물, 갓 절인 올리브, 치즈, 샤퀴테리, 소시지 등 다양한 식재료를 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파리 시민과 주머니가 가벼운 유학생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반드시 들러야 할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장터의 풍경은 우리의 전통시장과 크게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프랑스의 전통시장은 상설시장이 거의 없다. 대부분 대중교통이 발달한 특정한 공공장소에서 일주일에 1~2회 정해진 시간에 열린다. 장이 열리지 않을 때는 그저 광장일 뿐이다. 예컨대 파리에서 가장 큰 바스티유 시장은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린 지난 2월. 고용노동부 군산지청은 롯데쇼핑에 채용박람회를 요청해왔다. 2개월 뒤 문 열 '롯데몰 군산점'의 직원들을 최대한 지역에서 뽑자는 취지였다. 롯데는 3월초 입점 브랜드 100여곳과 함께 채용박람회를 열었다. 지역 구직자 3000여명이 몰렸고 이 중 400여명이 현장에서 채용됐다. 지난달 27일 개점한 이 복합쇼핑몰에는 760여명이 일하는데 이 중 85%(650명)가 지역 주민이다. 롯데는 바닥까지 추락한 군산 지역 고용과 경제를 살릴 구원투수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군산점 개점 4일만에 다른 행정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을 내세워 "영업을 일시 중단하라"고 압박해 왔다. 롯데쇼핑이 지역 소상공인 단체와 상생합의를 하지 않고 개점을 강행했으니 영업을 계속하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롯데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군산점 출점에 앞서 2016년 12월 군산지역 소상공인
"보험 들면 뭐 하나요? 정작 돈이 많이 들어가는 반려견 치료는 보장이 안돼 내 돈 내고 받아야 하는데요." 직장인 A씨는 최근 기르던 반려견이 슬개골(무릎뼈) 탈구로 제대로 걷지 못하자 동물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했다. A씨는 애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200만원 이상의 수술비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했다. A씨는 이전에 애견보험 가입을 고려했지만 슬개골 탈구를 비롯한 많은 질병이 보장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포기했다. 보험사는 슬개골 탈구가 소형견에게 많이 발생하다 보니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정부가 반려동물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정책을 약속하면서 보험사들도 그간 유명무실했던 반려동물보험(펫보험)이 활성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펫보험을 판매 중인 손해보험사는 3~4개에 불과하고 가입률은 0.1%도 채 안 되지만 최근 정부가 표준진료제와 반려동물 등록제 확대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며 신상품을 출시하거나
한반도에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북한이 유력한 투자처로 떠올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제재건을 위해 대화에 나선 만큼 대북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경기도 파주 등 비무장지대(DMZ) 인근은 물론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부동산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흥시장 투자 귀재’로 불리는 마크 모비우스는 14일(현지시간) CNBC의 한 프로그램에 나와 “가능하다면 북한에 꼭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한과 북한이 ‘아름다운 조합’이 될 거라며 남북통일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경제개발 모델로 베트남의 ‘도이머이’ 정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이라는 뜻의 도이머이는 베트남이 1986년 도입한 개혁·개방 정책이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체제를 그대로 둔 채 시장경제를 채택했다. 미국과 수교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덕분에 베트남은 중국을 위협하는 ‘미니 차이나’로 부상했다. 김
스승의 날은 국가 기념일이지만 아무도 기념하지 않는 날이다.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선생님에게 캔 커피 하나, 꽃 한 다발 건네다가 범죄자가 됐다는 도시괴담도 생겨났다. 스승의 날을 맞아 전한 작은 선물이 ‘내 아이 잘 봐 달라’는 뇌물로 인식된다. 과거에 스승의 날 하루 교사와 학생의 접촉을 막기 위해 문을 닫는 학교가 많았는데,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휴교하는 학교가 줄어들었다는 얘기는 쓴웃음을 짓게 한다. 미국도 5월에 스승의 날이 있다. 첫째 일요일 다음의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한 주는 ‘교사 감사 주간’(teacher appreciation week)이다. 그 주간에 있는 화요일이 스승의 날(Teachers’ Day)이다. 교사 감사 주간과 스승의 날은 미국 학부모교사회(Parent Teacher Associations, PTA)라는 단체가 1984년 제정했다. 이 기간은 학교마다 다양한 이벤트가 열려 축제처럼 지낸다. 공립 초등학교의 경우 요일별로 선생님 안아 주기, 감
십 여전 일이다. SK그룹의 당돌한 젊은 사원이 공개석상에서 대뜸 물었다. "회장님은 좋겠습니다. 저희처럼 젊은 나이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 총수 자리에 오르셨으니까요. 기분이 정말 어떤가요." 애써 신입사원과의 대화를 마련했던 임직원들의 얼굴이 일순간 사색이 됐다. 화기애애했던 분위기에 찬물세례가 아닐 수 없었다. 잠시 정적이 흘렀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눈이 한 곳으로 집중됐다. 모두가 최태원 회장의 입술을 바라봤다. 머쓱해 하던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헛헛하게 웃으며 답했다. "그러게 말이에요. 사실 저도 고민입니다. 대신 그런 무게 때문에 겪지 말아야 할 고초(?)도 겪고 참 쉽지가 않습니다. 책임이 크니까 힘들 때가 많습니다." 재벌 회장이라고 해서 용비어천가를 쓰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SK의 최근 성장세를 보면 그 동력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추적하고 싶어진다. 단지 몇 차례의 성공적인 M&A(인수·합병)를 한 것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생동감이 느껴진다. 이런 발로
“일본은 고교 학습지도요령까지 바꿔가며 역사 왜곡을 노골화하고 있죠. 중국도 자기들 입맛에 맞게 동북공정을 밀어붙이고 있어요. 우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교과서를 놓고 소모적인 이념논쟁만 되풀이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아이들은 가르쳐주지 않아도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름·나이·혈액형·성격 등을 꿰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은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요. 실제로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독립운동가를 안중근이 아닌 안창호로 알고 있는 아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역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중·고교생들이 2020년부터 배울 역사 검정교과서 교육과정·집필기준 시안 최종보고서가 공개된 뒤 최근 만났던 일선 교사들의 말이다. 교사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역사교육이 지식전달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학생들의 흥미 유발은커녕 학습부담은 오히려 늘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모든 것이 입시로 통하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 국사·한국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