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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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럴모터스(GM)와 KDB산업은행은 한국GM의 양대 주주이지만 사이가 좋지 않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GM대우가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한국 정부 입장을 대변한 산업은행은 2010년 최고재무책임자 파견, 기술소유권 이전, 적정 생산 물량 배정 약속 등의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1조1200억원 규모의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지 않겠다며 압박했다. 앞서 산은은 2009년 10월 GM대우 유상증자에도 불참해 지분율이 28%에서 17%로 떨어졌다. GM이 미국 정부 자금으로 회생하자 한 일은 산은에서 빌린 돈을 갚는 것이었다. GM의 철수설이 부각된 건 이때부터다. 물론 이전에도 산은이 GM을 압박했던 건 철수하지 못하게 안전장치를 만든다는 명분이었다. 올해 들어 GM이 군산 공장을 폐쇄하기로 하면서 일견 장기적인 철수 계획을 실행에 옮긴 것처럼 보인다. GM이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때부터 대우차를 껍데기로 만들고 15년 뒤 철수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고 보는 건 합리적이지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재계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2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기 때문이다. 같은 혐의로 구속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채 열흘도 안 돼 재계 5위 기업 총수가 또 구치소에 갇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2018 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강원도 평창·강릉에 상주하며 지원 활동을 계획했던 신 회장은 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롯데는 물론 신 회장 본인도 자신의 법정구속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했다. '51년 롯데' 역사상 초유의 총수 구속 사태라는 상상조차 하기 싫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는 전혀 없었다. 변호를 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나 롯데그룹 법무조직이 사전에 신 회장의 법정구속 가능성을 제기했다면 최소한 신 회장이 평창에서 상경 직후 바로 구치소행 버스에 오르는 불상사는 막았을 것이다. 롯데가 낙관론을 펼친 데는 다양한 배경이 있
미국에서 개인의 총기 소유는 1791년 제정된 수정헌법 2조가 보장한 기본권이다. 건국 과정에서 불가피했던 총싸움과 영국의 크롬웰 같은 독재자의 출현을 경계하며 민병대를 조직하고 무장할 권리를 인정한 데서 비롯됐다. 다만 수정헌법 2조가 명문으로 개인의 총기 소유를 보장한 건 아니다. ‘잘 규율 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州)의 안보에 필요하므로 무기를 보유하고 소지하는 인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고 명시했을 뿐이다. 이 조항의 해석을 둘러싼 논란은 미국 연방 대법원이 2008년 수정헌법 2조가 개인의 총기 보유 및 소지 권리를 보장한다는 판례를 남기면서 일단락됐다. 미국에서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대법원이 2008년 돌연 입장을 바꾼 게 전미총기협회(NRA)의 로비에 따른 것이라고 비판한다. 1969~86년 대법원장을 지낸 워런 버거는 1991년 수정헌법 2조가 개인의 총기 소유 권리를 보장한다고 해석하는 건 미국 대중에 대한 이익단체의 ‘사기’라고 일갈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2일 "GM이 한국에서 중장기 투자계획을 먼저 제시해야 다시 논의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GM은 한국에 대한 중장기 투자계획을 먼저 내놓을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같은 날 댄 암만 GM 사장은 "한국 측 이해관계자(산업은행 등 정부, 노조)와 협력해 구조조정에 성공하고 수익을 내야 신차 배정을 하는 기회라도 볼 것"이라고 했다. 구조조정이 우선한다는 것이다. 13일 GM은 군산공장 폐쇄가 구조조정의 첫 단계라고 발표했다. GM이 한국에서 철수하겠다는 것은 '엄포'나 '협박'이 아니다. '구조조정 후 단계적 철수'는 다음 세 가지 이유로 미래 기정사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첫째, 국내에서 차가 잘 안팔린다. 가격 및 품질 경쟁력이 뒤처져 내수 판매가 급감 추세다. 품질은 상대적인 평가에 달렸지만, 가령 동급 세그먼트인 크루즈와 아반떼를 놓고 보면 크루즈가 200만원 가량 더 비싸다. 지난해 한국GM 내수는 13만2377대로
SK는 한때 전문가 집합소였다. 투자은행가(IB)와 글로벌 컨설팅사 임원, 회계사, 변호사, MBA(경영학석사) 출신이 붐볐다. 외부 영입 임원이 100명도 넘었다. 헌데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말로만 전문가인 사람들의 문제는 구체적인 실행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2000년 들어 10년간 SK는 고전했다. 경영권 방어 이후 중국과 동남아로 사업지를 확장했지만 결국 실패했고 자원개발 사업에서 큰 손해를 내기도 했다. 내수기업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그런 SK가 최근 드라마틱하게 변신한 원인은 무엇일까. 혹자는 하이닉스를 인수한 게 신의 한 수 아니었냐고 분석한다. 하지만 그건 과정을 무시한 연역적 판단이다. 기자로서 이 동력원에 상당히 천착했고 흥미로운 한가지 결론을 얻었다. 한 사람의 독특한 리더가 있었다. 언론 노출을 극히 꺼리는 최고경영자다. 숨어 있어 잘 드러나지 않던 그가 바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다. 조대식은 SK 오너인 최태원 회장이 직접
금융당국이 민원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특히 전체 금융권 민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보험 민원을 줄이기 위해 민원분석 시스템을 새롭게 준비 중이다.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편은 민원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를 면밀히 분석하는 데서 원인과 해결책을 찾겠다는 취지다. 보험업계는 금융권 전체 민원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보험사의 민원 처리 건수는 2014년 4만3678건에서 2015년 4만6148건, 2016년 5만213건 등으로 매년 증가세다. 모집(판매)인에 대한 민원 발생이 특히 많은데 그중에서도 불완전판매(27.3%)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불완전판매란 금융상품 모집인이 상품의 위험성과 손실 가능성 등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보험의 경우 보험사 영업직원 보다는 설계사나 대리점 등 모집채널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불완전판매에 취약하다. 설계사들은 보험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상품을 파는 만큼 수당을 받는 구조라 "일단 팔고
"가마로강정은 가맹점주들에게 결코 주방용품을 강매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공정위는 강매행위가 있었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닭강정 프랜차이즈인 가마로강정의 최용우 점주협의회 대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조치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가 아닌 정부를 비판하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지난해 12월17일 공정위의 과징금 발표가 사태의 발단이다. 당시 공정위는 가마로강정이 가맹점주 386명에게 쓰레기통과 타이머 등 50개 물품을 강매했다며 가마로강정(법인명 마세다린)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51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가맹점주가 물품구입을 거부하면 가마로강정이 개점 승인을 거부하거나 보류하는 방식으로 가맹점주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가마로강정은 한순간에 갑질기업으로 전락했다. 그런데 돌연 가맹점주들이 "갑질이 없었다"며 들고 일어난 것이다. 공정위 발표대로라면 가맹점주들이 갑질기업을 응징했다며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하지만 정반대 상황이 벌
"정말 아마추어 같은 행정이었습니다.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유치원·어린이집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발표가 있은 뒤 만난 교육부 한 관료의 말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영어교육 정책에 대한 교육부의 비전이나 추진 전략은커녕 무능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꼽고 있다. 지난해 7월 김상곤 교육부 장관 취임 이후 설익은 정책을 발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거둬들이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절대평가제 확대 1년 유예가 대표적이다. 새해 업무계획 보고에서는 교원 평가제·성과급제나 초·중학교 지필고사 폐지 등 민감한 내용들은 빼고 지난해 내놓은 정책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데 그쳐 재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상곤의 교육부'가 아마추어라는 비아냥을 받는 것은 어공(어쩌다가 공무원이 된 외부 인사)들과 무관치 않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시각이다. 어느 정권 때나 정무적 필요에 따라 기용된 어공들은 개혁의 주체로 나서는데 주저함이 없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26일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을 발표했지만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많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했을 때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당시 심 의원이 공개한 VIP 명단에는 누가(청탁자) 은행 누구를 통해(추천인) 누구를(지원자) 부탁했는지 명확히 나와 있다. 반면 금감원이 확인한 VIP 명단은 KEB하나은행 55명, KB국민은행 20명이라고 하는데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청탁자와 추천인에 대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금감원이 채용비리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힌 사례 가운데 금융회사에 가장 영향력이 큰 금감원과 정치권이 없다는 점도 의문이다. 심 의원이 제기한 우리은행 청탁자 16명 중에는 금감원 인사가 2명 있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이 불리한 내용은 발표하지 않고 있는게 아니냐는 오해가 나오는데도 금감원은 VIP 명단에 오른 인물의 숫자만 확인해줄 뿐 명단 자체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의 채용비리 의혹 발표에
#지난해 한국사회를 휩쓴 국정농단의 정점에 있는 최순실과 그의 딸 정유라. 정씨는 엄마의 입김으로 이대 입학 후 학교에 거의 가지 않고도 좋은 학점을 받고, 졸업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결국 이대 입학 취소는 물론 고교 졸업까지 취소 당했다. #가수 정용화는 2번의 대학원 면접에 불참했지만, 이후 교수가 직접 기획사를 찾아와 ‘출장면접’을 했다. 그 결과 최고 성적으로 박사과정에 입학했으나 논란이 불거져 체면을 구겼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라는 힘을 빌려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중퇴한 1953년의 이강석과 21세기에 있는 정유라·정용화. 이들의 공통점은 뿌리 깊은 한국사회의 학벌 맹신주의가 빚은 촌극에 장본인으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에서 학벌은 향후 미래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특혜입학을 노리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다. 유명 연예인, 체육인, 권력자 자제에 이어 최근엔 대학 교수들의 미성년자녀 논문 공저자 등록 문제가 서민들의 공분을 샀다. 무엇보다 학생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에 ‘연수직’을 신설한다는 데 기간이나 예산지원 계획이 있나.”(기자)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았다. 현장순회를 통해 만들어가겠다.”(과기정통부 관계자) “이미 비슷한 학생연구원, 포스트-닥(Post-Doc) 제도가 있다. 연수직의 정확한 정의가 뭔가”(기자) “속시원한 답을 드리기엔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과기정통부 관계자) 지난 29일 과천청사 5동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과 기자들이 나눈 대화다. 이날 과기정통부는 ‘국민·연구자중심 과학기술 출연연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브리핑한 자리였다. 이번 발전방안은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출연연 정책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그래서 상세한 내용을 설명하기 위한 별도의 설명회 자리가 마련됐다. 앞으로의 연구환경이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라는 총론에서 출발했지만 문제는 각론에서 발생했다. 기자들은 ‘10년 단위로 출연연 인력운영계획을 수립한다는 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 기획재정부와의
"회장님은 올림픽 유치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습니다. 젊은 저희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열정이었습니다" 2011년 7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결정이 날 때까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한 비서는 "정말 목숨 걸고 뛰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 비서팀 내 별도 조직인 스포츠전담팀의 일원으로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던 이 회장의 올림픽 활동을 직접 목격한 인물이다. 2009년 말 특별사면을 받은 이 회장은 이후 1년 반 동안 11차례에 걸쳐 170일간의 해외 출장을 소화하며 '표'를 쥔 각국 IOC 위원들을 만났다. 이때 이동 거리만 21만 킬로미터, 지구 5바퀴에 달한다. 이 회장은 만나는 IOC위원들에게 '감동'을 주고자 했다. 개인 차원에서 준비한 선물에도 인간적인 '스토리'를 담았고, 식사 자리의 세부적인 장식까지 신경을 썼다. 이 회장을 수행한 '스포츠 비서'들은 강행군에 녹초가 됐지만, 목표를 향해 뛰는 70대 회장의 모습에 오히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