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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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뢰성 회복의 기로에 섰다.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에서 취한 행동들에서 정부가 갖춰야 할 탄탄한 논리와 명분, 공정성이 부분 결여된 데서 비롯됐다. 식약처는 지난 4일 여성환경연대가 제출한 시험보고서와 유해물질이 검출된 생리대들 이름을 공개했다. 지난달 30일 실명 대신 알파벳으로 공개한 지 닷새만의 일이다. 여성환경연대로부터 의뢰받아 유해성 시험을 실시한 강원대에서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이 공개되고 이후 일부 언론에서 유한킴벌리가 등장하자 내린 결정이다. 업체간, 업체와 여성환경연대·강원대간 대립이 격해지자 진실의 열쇠를 쥔 식약처에 대한 여론 압박이 거세졌다. 식약처의 딜레마가 시작된 지점이다. 이때까지 김만구 강원대 교수의 시험방식을 신뢰할 수 없어 명단 공개가 적절하지 않다는 식약처 논리는 타당했다. 그러나 업체 이름이 공개되고 '믿을 생리대 하나도 없다'는 공포가 퍼지면서 식약처는 종전 논리를 고수하기 부담스런 상황에 처했다. 식약처가 일부 업체를 보호하려
1992년 4월 신인을 발굴하는 한 TV 프로그램에 당시로선 생소한 '랩(Rap)'음악을 들고 3인조 댄스그룹이 나왔다. 음악뿐만 아니라 그들의 춤과 의상도 낯설었다. 무명의 댄스그룹은 후일 가요계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서태지와 아이들'이었다. 그들의 시작은 가혹했다. 심사위원들은 10점 만점에 7.8점이라는 최악의 점수를 줬다. 이전 참가자들이 9점 이상의 후한 점수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이들에 대한 평가는 유독 호의적이지 않았다. 한 작곡가는 "리듬감이 좋지만 멜로디 라인이 약한 것 같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심사위원들을 당혹하게 한 것은 '서태지와 아이들' 음악의 '새로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기성세대에겐 낯설었을 그 새로움에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열광했다. 훗날 문화대통령으로 등극한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무대는 어쩌면 기성세대의 혹평 덕분에(?) 더 극적이었을지도 모른다. 고루한 심사기준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평가했을 때 생기는 오류를 보여준 대표적인
"말로는 개인투자자 보호를 주장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눈치를 보는 형국입니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공매도 제도 개선 방안과 관련,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이 한 말이다. 공매도로 인한 개인투자자의 피해 커지고 있는데도 당국이 정작 개선방안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이탈을 우려해 공매도 공시제도 강화 등 근본적인 대책을 제외했다는 얘기다.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개선안은 하루 동안 공매도 거래를 제한하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게 골자다. 공매도 비중과 비중 증가율, 주가 하락률 기준을 낮춰 좀 더 쉽게 과열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번 방안은 지난해 6월 공매도 공시제도 도입, 11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신설 등에 이은 세 번째 공매도 대책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외국인이 공매도를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차단하는 핵심 대책이 빠져 개인투자자 피해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대표적인 게 공매도 공시제
“딜을 하자는 게 아니예요. ICT 생태계를 생각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거죠.” 정부가 이동통신사를 대상으로 잇단 강공 모드를 펼치고 있다. 25% 선택약정요금할인 시행을 강행키로 한데 이어 곧바로 보편요금제 도입에도 본격 착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월15일부터 이용자들이 지원금 대신 받을 수 있는 약정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올리기로 했다. 난감한 건 이통사들이다. 정부가 할인율 인상을 강행하면 행정소송을 검토키로 했지만 자칫 여론의 반발만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한술 더 떠 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약 1GB(기가바이트)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도 서둘러 도입하겠다며 법 개정 절차에 착수했다. 보편요금제는 정부가 기업 고유의 요금결정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제도 도입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만, 속도전으로거침없이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현재 선택약정할인 가입자는 1400만명 수준이지만 할인율이 25%로 높아질
지난 18일 국립고궁박물관 기자 간담회 자리. 2년 전 미국에서 기증받은 덕종어보가 ‘1471년 제작의 진품’이라는 당시 홍보 문구와 달리, ‘1924년 재제작된 모조품’이라는 새로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명’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국립고궁박물관과 상급조직인 문화재청 관계자가 일제히 모였다. 박물관 측은 지난해 말 1924년 분실 사건을 다룬 신문 기록을 발견하고 성분 조사를 통해 재제작본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올해 1월 문화재청에 보고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이를 인지하고도 지금까지 ‘쉬쉬’해 왔다. 가장 큰 책임자가 문화재청인데도, 이날 간담회에서 ‘해명’은 김연수 고궁박물관장이 맡아야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불구경하듯’ 뒤로 빠져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더 황당한 일은 '봉안'과 관련된 김 관장과 문화재청의 해명도 모두 ‘거짓’이었다는 것이다. 김 관장은 “덕종어보가 조선미술품제작소에서 다시 만들어진 우리의 환수 유물"이라고 했고 문화재청 역시 “어보 재제작은 순종의 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72주년 경축사'에서 언급하면서 화제가 된 곳이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인 '임청각' 얘기다. 경북 안동에 있는 임청각은 1519년에 지어진 고성 이씨의 종택으로 500년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장소다. 하지만 석주 선생은 일제 강점기에 이 임청각을 팔아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했다. 물론 대가는 혹독했다. 일제의 보복으로 임청각 마당에 중앙선 철길이 들어서면서 99칸짜리 가옥 중 절반이 잘려나갔다. 반 토막이 된 임청각은 9명의 독립투사를 배출하고도 지금까지 복원되지 않고 있다. 고성 이씨 문중이 모금을 통해 가까스로 소유권만 되찾아온 상태다. 문 대통령이 '노블리스 오블리제(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임청각을 치켜세운 이유다. 임청각의 정신이 재조명될수록 사회 곳곳에 드러나고 있는 특정집단의 이기적 행태도 부각되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게 이미 현실화된 대·내외적인 위기를 외
직장인들 사이에선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욕구가 가장 클 때가 '상사에게 미래의 자신을 봤을 때'라는 얘기가 있다. 한 직장을 10여년 다닌 상사가 박봉에도 혹여 구조조정 대상이 될까 전전긍긍하며 위아래 눈치를 보는 모습을 볼 때 고민이 깊어진다는 얘기다. 한국 벤처의 미래는 어떨까. 최근 쏟아지는 단순 숫자 증가 추이만 보면 올해 벤처업계는 2000년 '벤처붐'을 넘어설 분위기다.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IPO(기업공개) 공모액은 지난해 연간 공모액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시장 IPO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는 22일 현재 2조2527억원. 이미 지난해 연간 공모액 2조917억원을 뛰어넘었다. 집계 이후 최대치인 2000년 2조5068억원을 넘는 것도 시간문제다. 벤처캐피탈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신규 벤처펀드 조성은 지난해 처음 3조원대에 진입했고 신규 결성 벤처투자조합은 120개에 달한다.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최근 모태펀드 3차 정시 출자사업 접수 결과 12
4차 산업혁명에서 창조와 혁신이 핵심적 가치로 떠오르다 보니 ‘창의력’과 ‘발상의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가 직접 생활하는 주변에서는 특히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이 같은 창의력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거주지에 따라 주거 환경 격차가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새로 지어지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대대적인 재개발이 진행된 지역은 도시 계획을 통해 조경이 잘 된 녹색 도시 정원이 들어서는 등 주거 환경이 깔끔하게 정비되고 있다. 반면 서민들이 주로 살고 있는 일반 주택가는 사정이 다르다. 실제 서울에서도 평창동, 성북동, 방배동 등 일부 고급 주택 단지를 제외하고 일반 주택가에서 나무가 많고 정비가 잘 된 지역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관악·영등포·동작·구로·강서·은평·강북·도봉·성북·금천구 등 오래전부터 형성된 서민 밀집 주택가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단독 주택이 허물어지는 곳엔 어김없이 빌라와 같은 다가구주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단편소설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주요섭 作) 속 계란은 값비싼 식재료였다. 고기가 귀했던 이 시절 계란은 단백질 대체재로 아버지와 장남 밥상에만 오르던 특별한 음식이었다. "아저씨, 삶은 계란 좋아하우?" 어머니와 단 둘이 살던 옥희가 사랑방에 찾아온 아버지 친구의 밥상에만 오르던 계란 반찬을 단번에 알아챈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장년층의 추억 속 계란도 귀한 음식이다. 어린 시절 형제들과 경쟁하며 계란 반찬을 나눠 먹었고, 소풍이나 기차여행을 갈 때는 꼭 삶은 계란을 챙겼다. 도시락 뚜껑을 열었을 때 밥 위에 계란프라이가 있으면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먹거리가 다양해졌지만 계란은 여전히 중요한 식재료다. 가격이 저렴한데다 요리법이 다양해 과거보다 오히려 더 많은 양을 섭취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인은 연간 1인당 268개 계란을 소비한다. 하루에 0.73개 계란을 먹는 셈이다. 빵, 샌드위치, 토스트,
2015년 8월19일 밤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5층 귀빈식당 '코퍼레이터클럽'. 1박2일의 빡빡한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그날 밤 삼성 본사를 방문해 저녁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오랜 IOC 동료인 이건희 회장의 안부를 묻고 쾌유를 빌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7년 8월11일, IOC 집행위원회는 이 회장의 IOC 위원직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이 회장 가족 요청에 따른 사퇴라고 했다. IOC는 1996년부터 21년간 IOC 위원으로 참여했던 이 회장에 대해 '전적으로 올림픽 운동에 헌신적이었던 분'이라고 평가하고, "계속되는 투병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의 가족들이 잘 이겨내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IOC는 이 회장이 2014년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에도 그의 IOC 위원직 유지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IOC 내에서 그의 역할이 컸다는 반증이다. 실제로 고(故)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 종
정부가 미용과 성형을 제외한 모든 비급여 진료를 급여로 전환해 건강보험으로 보장하겠다고 발표한 뒤 관련 기사에 '이제 정부만 믿고 가입한 보험을 다 해지하자'는 댓글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건강보험으로 대부분의 진료를 보장 받을 수 있는 만큼 민간 실손의료보험 등에 가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생각은 몇 가지 점에서 상당히 우려스럽다. 우선 비급여의 급여 전환은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MRI(자기공명영상)나 초음파 같이 치료에 꼭 필요한 300여개의 기준비급여는 2022년까지 대부분 급여로 전환된다. 하지만 고가 항암제나 다빈치 로봇수술 등 효과는 있지만 비용이 과도한 3500여개 등재비급여는 환자 본인 부담률을 30~90%까지 차등 적용한다. 약제도 마찬가지다. 환자의 본인부담률을 차등 적용하는 선별급여가 도입된다. 앞으로 5년간 일부 비급여 진료나 약제의 경우 본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고령층이나 은퇴를
얼마 전까지 젊은이들의 멘토로 추앙받던 인물이 '꼰대'가 되어간다. 그를 멘토로 모셨던 성원은 국가 지도자를 운운했지만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나 보다. 요즘엔 정말로 얼마 남지 않은 권력을 지키려 발버둥 치고 있다. 그를 믿고 따랐던 사람들이 말리려 하지만 '벽에 대고 얘기하는 수준'이란다. 멘토와 꼰대의 차이가 뭔가. 결정적인 건 공감과 능력의 유무가 아닐까. 전자는 자기가 할 줄 아는 걸 가르치지만, 후자는 저도 모르는 걸 강요한다. 물론 꼰대는 좀 더 많은 적폐를 안고 있다. 자기 부담을 남에게 떠넘기는데 그치지 않고 남의 기회까지 빼앗는다. 이기(利己)는 악(惡)으로 진화하니까. 꼰대가 상위 계급의식을 가지면 사달이 난다. 주어진 권력을 사유화하여 극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 우는 심정으로 매를 들었다 해도 저 혼자 하는 쇼(?)다. 아래에서 당하는 이에겐 가르침이 아니라 가진 놈의 매질일 뿐이다. 고백하지만 나는 얼마 전까지 헬조선(지옥 같은 우리나라?)이란 지칭에 동의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