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팔면 땡?" 보험 불완전판매와의 전쟁

[우보세]"팔면 땡?" 보험 불완전판매와의 전쟁

전혜영 기자
2018.02.13 17:00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금융당국이 민원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특히 전체 금융권 민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보험 민원을 줄이기 위해 민원분석 시스템을 새롭게 준비 중이다.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편은 민원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이를 면밀히 분석하는 데서 원인과 해결책을 찾겠다는 취지다.

보험업계는 금융권 전체 민원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보험사의 민원 처리 건수는 2014년 4만3678건에서 2015년 4만6148건, 2016년 5만213건 등으로 매년 증가세다. 모집(판매)인에 대한 민원 발생이 특히 많은데 그중에서도 불완전판매(27.3%)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불완전판매란 금융상품 모집인이 상품의 위험성과 손실 가능성 등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보험의 경우 보험사 영업직원 보다는 설계사나 대리점 등 모집채널을 통해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불완전판매에 취약하다. 설계사들은 보험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상품을 파는 만큼 수당을 받는 구조라 "일단 팔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하기 쉽다. 소비자들은 좋은 얘기만 듣고 충분한 설명 없이 가입한 후 뒤늦게 "이런 상품인 줄 몰랐다"며 분통을 터트리거나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GA(법인대리점) 시장이 커지면서 수당 경쟁이 불붙어 불완전판매가 더 극심해졌다는 지적이다. 설계사들은 성사시킨 계약이 많을수록 많은 보너스를 받게 되기 때문에 이른바 '가라(가짜)계약'도 성행하고 고객들에게 기존 보험을 깨고 비슷한 보험으로 갈아타도록 승환계약을 유도하는 등의 불공정행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GA 소속 설계사의 불완전판매는 보험사가 직접 제재를 하기도 어려워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금융부 차장 전혜영
금융부 차장 전혜영

당국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반기 중에 민원분석 시스템을 가동하고 보험사로부터 다양한 상품 및 민원 정보를 제공받아 통계를 분석할 예정이다. 특히 기존에는 각 보험사에 맡겨 뒀던 상품판매자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어떤 설계사가 팔았는지 파악해 이력을 관리하기로 했다. 불완전판매 등 문제가 많은 설계사는 등록을 취소하는 등의 조치로 시장에서 퇴출까지 가능하다.

당국이 설계사의 판매 이력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은 앞으로 보험사뿐만 아니라 설계사에게 직접 불공정한 판매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다. 설계사들이 수당만 챙기고 나 몰라라 하는 식으로 영업하는 것을 더이상 간과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보험은 안 드는 게 상책"이라는 인식이, 금융권에서는 보험사는 민원의 온상이라는 비난이 굳어지고 있다. 오명을 벗기 위해 업계 스스로 완전 판매를 위한 교육 등 자발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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