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로강정은 가맹점주들에게 결코 주방용품을 강매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공정위는 강매행위가 있었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닭강정 프랜차이즈인 가마로강정의 최용우 점주협의회 대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조치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가 아닌 정부를 비판하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지난해 12월17일 공정위의 과징금 발표가 사태의 발단이다. 당시 공정위는 가마로강정이 가맹점주 386명에게 쓰레기통과 타이머 등 50개 물품을 강매했다며 가마로강정(법인명 마세다린)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5100만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가맹점주가 물품구입을 거부하면 가마로강정이 개점 승인을 거부하거나 보류하는 방식으로 가맹점주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가마로강정은 한순간에 갑질기업으로 전락했다.
그런데 돌연 가맹점주들이 "갑질이 없었다"며 들고 일어난 것이다. 공정위 발표대로라면 가맹점주들이 갑질기업을 응징했다며 쌍수를 들고 환영해야하지만 정반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점주협의회는 가마로강정이 주방집기를 공급한 것은 가맹점을 개점할 때로 한정되고, 이 역시 점주들의 편의를 위해 일괄 구입해준 것으로 구입을 강제당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공급품 가격도 배송료를 포함하면 인터넷 최저가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어서 점주들이 별다른 이의나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가마로강정이 공정위 법령을 위반한 것은 사실이다. 브랜드가치 유지와 무관한 타이머, 냅킨, 위생마스크, 쓰레기통 등을 필수품목 리스트에 포함시킨 것은 잘못이다. 공정위가 문제삼은 것도 그 부분이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전문가들은 공정위가 정보공개서상의 위반사항 위주로 판단하다보니 가마로강정 갑질 논란이 실체보다 부풀려진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가마로강정에 대한 제재가 가혹하다는 뜻이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역시 징계가 과도하다는 의견을 공정위에 전달했다.
공정위의 발표이후 가맹점 매출은 20~30%가량 급감했다. 가맹점주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갑질 브랜드로 손가락질 받는 일이라고 했다. 이례적으로 점주협의체가 공정위에 이의를 제기하고 소송에 나서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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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로강정은 연매출이 200억원도 안되는 영세기업이다. 최근 수년간 매년 십수억원씩 적자를 기록했다. 5억5100만원의 과징금으로 회사는 문을 닫게될 수 있다. 기자와 만난 가마로강정 정태환 대표는 "수년간 적자를 보면서도 가맹점들과 상생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일순간 갑질기업으로 매도됐다"면서 "공정위 발표이후 억울함과 분노에 극단적 생각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후 가맹점주들의 위로와 지지에 생각을 고쳤다고 했다.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프랜차이즈 갑질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공정위의 법집행이 엄정해야 하는 것도 맞다. 그러나 가마로강정 사건에 대한 공정위의 조치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공정위가 점주협의회에 세세하게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의견을 구했다면 경미한 제재나 계도 정도로 그치지 않았을까. 공정위가 '을'들의 호소에 좀 더 귀기울였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