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정유라와 정용화 그리고 논문 공저자로 자녀 넣은 교수들

[우보세]정유라와 정용화 그리고 논문 공저자로 자녀 넣은 교수들

오세중 기자
2018.02.06 05:00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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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사회를 휩쓴 국정농단의 정점에 있는 최순실과 그의 딸 정유라. 정씨는 엄마의 입김으로 이대 입학 후 학교에 거의 가지 않고도 좋은 학점을 받고, 졸업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결국 이대 입학 취소는 물론 고교 졸업까지 취소 당했다.

#가수 정용화는 2번의 대학원 면접에 불참했지만, 이후 교수가 직접 기획사를 찾아와 ‘출장면접’을 했다. 그 결과 최고 성적으로 박사과정에 입학했으나 논란이 불거져 체면을 구겼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라는 힘을 빌려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중퇴한 1953년의 이강석과 21세기에 있는 정유라·정용화. 이들의 공통점은 뿌리 깊은 한국사회의 학벌 맹신주의가 빚은 촌극에 장본인으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한국사회에서 학벌은 향후 미래와 직결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특혜입학을 노리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다. 유명 연예인, 체육인, 권력자 자제에 이어 최근엔 대학 교수들의 미성년자녀 논문 공저자 등록 문제가 서민들의 공분을 샀다. 무엇보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들 스스로 의혹의 대상이 됐다는 점이 실망스럽다.

교육부가 지난달 25일 2007년 2월 이후 10년간 발표된 국내 학술지 논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학교수가 미성년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등록한 건은 총 82건. 자녀를 논문공저자로 올린 시점은 고3이나 고2가 주를 이뤘다. 학교-대학 연계로 중고등학생의 논문지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우는 16교에 39건. 절반이 넘는 49건은 학교 연계 프로그램과 무관했다. 교수 부모가 임의로 자녀를 논문공저자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같이 임의로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경우는 서울대가 6건으로 가장 많았고, 카톨릭대 4건, 연세대·숙명여대·한국외대 등이 3건으로 뒤를 이었다. 교육부는 교수 자녀의 논문 공저자 등록이 대입전형에 활용됐는 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또 교육부는 지난 1일 전국 4년제 대학 전임교원 약 7만6000명을 대상으로 추가조사에 들어가고, 조사결과 연구부정으로 판정될 시 위법 수준에 따라 교원 파면 등 징계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뒤늦게라도 각 대학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그들이 이 논문으로 입학했다면 그들로 인해 떨어진 누군가의 1년 혹은 몇 년은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 지 궁금하다.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의 정점에 있는 교육자들의 부정행위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일벌백계가 불가피하다. 시점이 지나 어찌하기 어렵다는 교육부의 두루뭉술한 태도를 더 이상 보지 않기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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