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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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4시간째다. 목이 마르고 화장실도 급하지만 자리를 뜰 수가 없다. 제품을 사겠다고 아우성치는 손님들의 대기줄이 좀처럼 줄지 않는다. 1인당 구매가능한 갯수가 제한돼 있다는 안내문을 붙여놨지만 막무가내다. 어느새 온 몸이 땀 범벅이다. 매장 냉방 시스템이 하루종일 가동되지만 소용이 없다. 사계절 내내 여름 유니폼을 챙겨 입는 동료도 있다. 근무시간 중간에 짬짬이 휴식을 취할 수 있지만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이 발길을 끊기 전 '설화수', '후' 등 서울 시내면세점의 인기 'K뷰티' 브랜드 매장 직원들의 하루다. 같은 면세점·백화점 매장 직원들 사이에서도 '극한 직업'으로 통했던 이들의 근무여건이 최근 완전히 달라졌다. 직원 5~6명이 전열을 갖추고 서 있지만 정작 손님이 없어 매장이 썰렁하다. 1년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반토막 났다. 단체관광객이 몰려 제품을 박스째 쌓아놓고 팔던 시
“이번에 걸린 위반 건수 중 몇 가지는 언제 일어난 일인지 알 수 없다.” 지난 2월 9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가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의 방사성폐기물(방폐물) 무단 폐기와 관련한 중간결과를 발표한 뒤 또다시 추가로 24건의 원자력안전법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법 위반 사항이 총 36건에 달한다.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원자력연 관계자의 해명에 말문이 막힌다. 도대체 법·제도 위반의 서막은 언제부터란 말인가. 어느 곳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곳, 원자력연의 사태 후 대처방식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지난 20일 원안위에 따르면 원자력연은 직경 15~20cm 연구용 원자로 콘크리트 벽 덩어리 4~5개를 창고에 박아 두는가 하면 실험하다 남은 방폐물 1.3톤(t)을 연구원 내 그대로 방치했다. 원안위가 조사를 시작하자 연구원 측은 “정리하려고 잠깐 놔둔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무단 폐기한 방폐물이 총 13건에 달한다. 원자력연 연구자들의 안전관리 의식
유명 포털사이트 '최다 추천뉴스'에 낯선 기사가 오른 적이 있다. 어떤 행사가 있었다는 내용의 이른바 스트레이트 기사였다. 미담을 풀었다거나 문제점을 지적한 것도 아니었다. 특징이라면 한 종교단체의 행사라는 것. 새삼 종교의 힘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종교는 민감할 수 있는 소재여서 기자들도 다루기 조심스러워한다. 뿐만 아니라 친한 사이라도 쉽게 얘기하면 안될 이야깃거리로 꼽히기도 한다. 그런데 종교보다 더 얘기하기 어려운 것이 있다. 바로 정치다. "어떤 종교 믿으세요?"는 비교적 가능한 질문인데, "어느 정당(혹은 후보) 지지하세요"라는 말은 꺼내기 어렵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정치 얘기가 싫어서 게시판을 옮겼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정치 관련 글이 올라올 때마다 '○빠'라는 편가르기와 비아냥이 난무하는 게 불편해 분위기가 차분한 곳으로 옮긴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가진 '샤이' 누리꾼이 적지 않다. 아예 정치 얘기를 금지시킨 인터넷 커뮤니티들도 있다. 인터넷 밖에선 심각
“탄핵 관련 증시 영향이요? 아 제가 말씀드리기 곤란한데. 위에서 지침이 내려와서요… 지금 이 전화 녹음 중인 것 아시죠? 죄송합니다." 그때 눈치를 챘어야 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정치적 문제에는 끼지 않으려는 증권사 차원의 정책적 판단으로만 생각했다. 통상 증권사들은 고객으로부터 주문내용을 입증하기 위해 전화 내용을 일정 기간 녹음, 보관, 유지한다. 지난해 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한창 시끄러울 때의 일이다. 한국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 관심이 높을 수 밖 에 없었다. 하지만 정작 분석을 업으로 하는 애널리스트들의 반응은 잠잠했다. 그때의 궁금증이 최근에서야 풀렸다. 한 애널리스트의 입을 통해서다. "오늘도 저쪽(금융감독원)에서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탄핵에 이어 2명의 유력 대선 후보 정책을 직접적으로 비교하지 말라고 하더니, 정치 테마주에 대해서도 일절 언급하지 말라고 하네요. 도대체 어느 시대에 살
제네릭(복제약)을 만들 때 거쳐야 하는 과정에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이라는 게 있다. 오리지널 약과 약효가 같은지를 비교하는 과정이다. 시험 방식은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쪽은 오리지널 약을, 나머지 한쪽은 제네릭을 투약한다. 투약 후 일정 기간이 지나 환자 혈액을 뽑아 혈액 내 약물이 얼마나 있는지, 약물이 얼마나 지속하는지 등을 비교해 따진다. 제약사들은 그래서 제네릭을 쌍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름만 가리면 뭘 복용해도 약효가 똑같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약을 개발한 제약사는 특허가 만료되면 여러 방법으로 특허연장을 시도한다. 주로 성분 중 일부나 약을 만드는 방법, 투약 방법 등을 살짝 바꾼다. 이어 별도 특허를 낸다. 쌍둥이(제네릭)들이 시장에 쏟아졌을 때에 대비해 또 다른 차별성을 두는 에버그리닝(evergreening) 전략이다. 오늘날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을 둘러싼 논란은 에버그리닝 전략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노바티스는 불법 리베이트로 글리벡 보험급여 중단
지난해 2월 취임한 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역대 7명의 본부장 중 가장 바쁜 인물로 기록될 것 같다. 그가 560조원의 국민연금 기금을 운용하느라 바빴다면 좋았을 것이다. 불행히도 취임 후 1년여 동안 그를 괴롭힌 것은 기금운용과 상관없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취임 후 4개월 만에 강 본부장은 기금운용본부 수장으로 국회에서 업무보고를 했다. 국회 업무보고야 예정된 일정이라고 치자. 일이 손에 익을만한 지난해 10월 최순실 사태가 불거진 이후 강 본부장은 더 바빠졌다. 국민연금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합병을 찬성하는 과정에서 외압을 받았다는 의심을 받았다. 이후 지난 1월까지 석 달 동안 기금운용본부에 대해 국회 국정감사와 업무보고, 국조특위 청문회와 업무보고 2회, 검찰 압수수색, 특검 압수수색 등이 이뤄졌다. 삼성물산 합병은 강 본부장 취임 이전에 이뤄진 일이지만 강 본부장은 여기저기 불려다닐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만난 강 본부장은 "투자 건에 대해 차분히 들여다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관련 정책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선거 때면 후보자들은 성향에 따라 지지자들을 위한 새로운 부동산정책을 내놓는다. 이는 지지층을 결속해 많은 표를 받기 위한 것이지만 부동산시장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8대 대선에서도 부동산 보유 여부에 따라 투표 형태가 달리 나타나 당락이 결정됐다는 얘기가 있다. 자기집을 보유한 중산층의 상당수가 집값을 올려줄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반대로 투표했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정책이 80% 이상 차지한다는 말이 있듯이 정치권과 정부의 방향성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일부 지역에 치우친 개발정책으로 부동산 불평등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 세제개편과 금융정책 역시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주택보유자 통계에서 전체 가구에서 자가보유 비율은 56%, 무주택은 44%였다. 주택을 보유한 상위 자산가 20%가 전체 주택의 52% 정도를 보유하고 2채 이
"초대형IB(투자은행) 육성 취지에 맞게 덩치를 키웠으면 그동안 덩치가 작아 진출하지 못한 해외시장에서 경쟁하는 게 맞지 않나요. 삼성전자가 국내서 중견, 중소기업과 경쟁하면 뭐라고 할까요? 언제까지 골목대장에 만족하려고 하는지···" 2분기 도입 예정인 초대형IB 제도와 관련, 증권사 고위 관계자가 한 말이다. 정부가 대형증권사를 대상으로 "해외 글로벌IB와 경쟁하라"고 다양한 정책적 인센티브를 주는 초대형IB 제도를 도입했는데 정작 대형증권사는 국내 시장에서 과도한 영업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불만이다. 증권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인 초대형IB 제도는 자본시장법과 시행령, 금융투자업 규정 등 관련법 개정과 신규 업무 인가 준비 등 후속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이르면 2분기 중 도입될 예정이다.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3조원 이상은 기업금융 한도와 건전성 규제 완화, 4조원 이상은 발행어음 업무, 8조원 이상은 IMA(종합투자계좌) 업무 허용 등 기업금융과 관련한
19대 대통령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가운데 이번 대선 이후 국내 부동산시장은 어떤 흐름을 보일지 관심이 높다. 현재 부동산시장 주변 여건은 녹록지 않다. 대출규제로 주택 구입 자금 확보가 어려워졌고 지난해 시행된 ‘11·3 부동산대책’의 여파로 침체된 분양시장의 분위기도 좀처럼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선 때문에 4월엔 분양물량마저 크게 줄었다. 이달에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지난해 4월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국민적 관심이 대선에 쏠린 데다 대선 직전 징검다리 연휴까지 끼어 애초부터 ‘분양 흥행’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대선후보들의 부동산정책이 시장 활성화보다 규제에 방점이 찍히면서 건설·부동산업계의 우려가 크다. 지금도 불안한 부동산시장이 더 악화할 수 있어서다. 유력 후보들은 보유세 강화를 비롯해 박근혜정부보다 한층 강화한 가계빚 대책과 서민 주거정책을 강조한다. 특히 전세와 월세 상승폭을 일정수준 이하로 묶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시 세입자 권한을 강화하
“김흥국 회장의 태도를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다를 게 하나도 없어요. 시스템이 있는데 왜 그것에 의지하지 않고 제멋대로 판단하고 결정하죠? 개인적으로 협회 소속이라는 게 너무 부끄러워서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대한가수협회 A이사의 말이다. 소위 ‘김흥국 탄핵’이라는 용어를 떠올릴 만큼 최근 대한가수협회 분위기는 살벌하다. 김흥국 협회장과 대척점에 서 있는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이사회 18명 중 사무총장, 감사위원 등이 포함된 15명)는 김 회장이 “법도 모르고 의사소통도 안 되고 남 탓만 하는” 무능과 독단의 화신이라며 그를 정조준하고 있다. 이사회는 협회 소속가수들이 12명, 김 회장이 나머지 6명의 이사를 뽑는 구조다. 그런데 최근 비대위 구성에 김 회장 측근 이사 3명이 김 회장에게 등을 돌렸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김 회장의 태도’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수많은 갈등 중에서도 가장 큰 갈등의 발단은 지난해 12월 강행된 ‘희망콘서트’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준정부 기관에서 2년간 계약직으로 일한 김영희씨(가명·28세)는 정규직 채용을 기대했지만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지금은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이젠 나이가 걸림돌이 돼 취업이 어렵다는 게 김 씨의 하소연이다. 최근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채용계획을 물어봤지만 신입사원을 채용한다는 곳은 없었다. 대부분 3~4년차 경력직원을 구한다고 했다. 취업 삼수생은 중소기업도 취업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었다. 중소기업의 턱없이 낮은 연봉 수준도 문제다. 중소기업의 평균연봉은 3672만원. 평균을 하회하는 2000만원대의 연봉을 제시하는 곳도 적지 않다는 얘기다. 3000만~4000만원의 학자금 대출을 받은 청년들은 중소기업에 취업해도 부채를 갚기 어렵다. 국세청에 따르면 ‘취업후 상환 학자금대출’을 받은 청년들은 전년도 연소득이 1856만원을 초과할 경우 의무상환으로 자동 전환된다. 연소득이 2000만원인 경우엔 연 36만원, 3000만원인 경우 연
'춘래불사춘' 밤낮으로 일교차가 심한 탓에 '봄이 왔지만 봄은 아닌 것' 같은 요즘 날씨에 딱 맞는 말이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의 4대 미녀로 꼽히는 '왕소군'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그는 전한(前漢)시대 '원제'의 후궁이었는데 북방의 맹주 '흉노'와의 화친을 위해 공주 대신 흉노의 왕에게 시집을 갔다. 원제는 당초 어전에 올라온 초상화를 보고 가장 미모가 떨어지는 후궁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이때 왕소군이 선택된 것. 궁정화가인 모용수가 자신에게 뇌물을 바치지 않은 '왕소군'을 추녀 중에 추녀로 묘사한 게 화근이 됐다. 원제는 뒤늦게 '왕소군'의 미모를 보고 후회하며 모용수의 목을 쳤지만 시집가는 길을 막지는 못했다. 이를 두고 당나라의 시인 '동방규'가 흉노의 땅인 북쪽에서 고향을 그리워했을 '왕소군'의 심정을 표현한 게 '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이란 시구(詩句)다. "오랑캐(흉노)의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뜻이다. 최근 재계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