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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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에 믿음을 버린 지 오래됐습니다" '뜨거운 감자'인 증권사 법인지급결제 허용 문제와 관련한 금융권 반응이다. 금융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성이 훼손되면서 정부가 부르짖고 있는 메가(초대형) 뱅크(은행), 증권사 육성 정책도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증권과 은행권의 찬반 입장이 워낙 첨예하게 맞서 책임을 우려해 폭탄 돌리기를 하는 양상"이라고 꼬집었다. 왜 상황이 이 지경까지 됐을까? 증권은 물론 은행권에서도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가 증권사 법인지급 결제 허용 문제에 대해 10년 가까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이 팽배하다. 금융위가 말을 바꾸면서 양치기 소년이 돼 버린 형국이다. 지난해 경제정책방향의 문제 해결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 이어 최근 초대형 IB(투자은행) 육성 방안에서도 증권사 법인결제 허용 문제를 다시 유보한 게 대표적이다. 금융위는 이달 초 발표한 대형 증권사의 초대형 IB 육성 방안에 자금이체 편의성 제고 방안을 포함시키지
2010년 11월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던 광화문 광장에 때 기막힌 가림막이 나타났다. 동상이 있던 자리에 ‘탈의 중’이라는 문구가 적힌 드레스룸이 설치된 것. 동상을 세운 지 42년 만에 보수차 자리를 비워야 하는 이순신 장군 동상을 대신해 만든 것이었다. 가림막은 순식간에 이슈가 됐다. ‘광고천재’라 불린 이제석씨의 작품이었다. 참신하지만 워낙 파격적인 발상이라 서울시 내부에선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고심 끝에 하루만 설치하기로 했으나 시민들 반응이 의외로 좋았다. 가림막은 한동안 이순신 장군을 대신해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었다. 신은주 저자의 ‘정책홍보 잘하는 법:How To Execute Policy PR Best’에 소개된 정책홍보 사례다. 당시 ‘탈의 중’ 문구가 적힌 가림막 홍보를 맡은 공무원은 시민들에게 공개하기 전까지 밤잠을 설쳤을 터다. 이순신 장군의 동상을 ‘능멸했다’는 비난은 물론이고 모난 돌이 정 맞는 시범사례가 될 수도 있었다. 담당 공무원이 혹
전교 2등을 한 학생이 이렇게 말한다. "엄마 미안해요. 1등을 놓쳐서." 가상의 상황인데 실제로 이 장면을 본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황당해 할 것이다. 하지만 2년마다 우리는 비슷한 장면을 보고 있다. '2016 리우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도 어김없이 '금'아닌 메달을 딴 선수들의 "죄송합니다"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들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값진 은메달'이나 '빛나는 3위'와 같은 표현은 어색한 느낌도 든다. 4년간 흘린 땀의 결실이 금메달만의 몫일까? 대회 전 한국 선수단의 목표는 '10-10'(금 10개 이상, 종합 10위 이내)이었다. 종합순위는 금메달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금메달 수가 같으면 은메달 개수를, 그 다음에 동메달을 따진다. 많은 나라가 쓰는 이 방식은 사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다. "올림픽을 통해 인류의 조화로운 발전과 평화를 추구한다"는 목표를 내세우는 IOC는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상의 순위
정부가 항생제 내성균과 전쟁을 선언했다. 항생제 처방량을 줄이자는 대책인데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사망 위험이 크게 높아진 게 계기가 됐다. 한국의 항생제 남용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병원과 약국이 가벼운 감기에도 항생제 처방을 너무 쉽게 하면서 내성이 어느 나라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자체 진단이 오래전부터 나왔다. 올 5월 영국 정부(Jim O'Neill 보고서) 발표는 풍문처럼 전해오던 항생제 공포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영국 재무성 차관 짐 오닐은 항생제 남용이 계속되면 2050년 내성균으로 인한 세계적으로 사망인구가 연간 1000만명에 이른다고 했다. 1000만명은 암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 820만명을 웃돈다. 항생제 내성이란 세균 중 일부에서 돌연변이 유전자가 발생하는데 유전자 변이가 일어난 세균에는 항생제 효과가 먹히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항생제 사용이 반복되면 내성 있는 세균만 살아남고 체내에서 증식된다. 항생제가 소용없어지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여름휴가 때 찾은 속초의 한 해수욕장은 여섯 살 여자아이에겐 놀이의 천국이었다. 처음에는 백사장에서 주로 놀았다. 백사장이 익숙해질 무렵 아이는 스스로 바다로 조심스레 들어가 물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구명조끼를 입긴 했지만 아이가 용기를 내서 좀 더 깊은 바다로 들어가는 것과 비례해 그를 지켜보는 긴장감은 높아졌다. 여차하면 아이에게 뛰어갈 준비를 하고 그를 지켜봤지만 아이는 별 무리 없이 물놀이를 즐겼다. 아이는 내 생각보다 훌쩍 커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보호를 한다는 이유로 아이 스스로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뺏고 있는 건 아닌지 뒤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내놓은 초대형IB(투자은행) 육성방안을 보면 당국은 여전히 증권사들을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처럼 여기는 듯하다. 이달 초 정부는 은행만 가능했던 업무를 증권사에 소폭 허용해주기로 했다. 기준은 당초 예상됐던 자기자본 5조원이 아닌 3조원, 4조원, 8조원으로 나뉘었다.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허용되는
"회사가 마련한 자구안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요? 과거의 경쟁력이 회복돼 다시 좋은 시절이 올 수 있을지..." 최근 수 조원대의 자구계획안을 주채권은행으로부터 승인받은 조선사 소속 직원은 "경기 회복도 지연되고 있고,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것을 모두 아는 상황에서 제값을 받고 자산 매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보유 주식 등 유가증권은 시장에서 결정된 가격에 팔 수 있지만, 부동산 및 사업부문은 매수 상대방과의 협의 과정에서 가격 후려치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주주가 바뀌거나 채무 재조정안이 진행중인 해운사들도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운사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운송물량 확보가 시급한데, 경영진 교체가 기정사실화 돼 화주들이 만남을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 천명의 동료가 떠났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직원들이 관두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부모 부양과 자녀 교육
평일 광복절을 낀 주말이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지만 얼마만의 황금연휴인가. 강으로 바다로 떠난 사람들로 전국이 들끓는다. 언젠가부터 광복절은 '하루 쉬는 날' 정도로 전락한 게 현주소일 게다. 어떤 날인지 알고는 있을까. 며칠 전 한 교복업체가 광복절을 맞아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광복을 맞이한 해'를 물었다. '1945년'이라고 정답을 맞힌 학생이 93%였다. '광복절이 무슨 날이냐'는 질문에도 '일제로부터의 해방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기리기 위한 날'이라고 95%나 응답했다.(8월1~8일 스마트학생복 공식 SNS 채널 통한 중·고등학생 6734명 대상) 이 정도였다니 안도가 된다. 아이들은 기특하다. 그런데 뭔가 앞뒤가 안맞다. 보통 '광복=해방=독립'으로 착각하기 쉽다. 역사적 사실은 하나인데 어느 순간 적절히 혼용돼 쓰이고 있다.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선 사전 뜻부터 찾아볼 필요가 있다. '해방'은 구속이나 억압에서 벗어남을 의미한다. '독립'은 독자적으로 다른 것에 의존하지
주택시장의 해묵은 과제인 집값 담합이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최근 서울 강북과 위례 등 일부 지역 아파트 입주민들이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전세가와 매매가에 대해 담합을 꾀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에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현황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본지 8월 9일자 15면 보도) 아파트 가격의 급격한 상승기나 하락기 때면 부녀회를 중심으로 '일정 가격 이하에 내놓지 말자'는 담합시도가 있었고, 정부는 담합 아파트 단지 공개 등의 조치로 대응해 왔다. 하지만 일부 아파트 부녀회에서는 "담합이 아니라 재산권 보호운동"이라고 맞서는가 하면, 분양받아 입주한 아파트가 분양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거래될 경우 이사를 못 오게 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집값 담합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까. 법조계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담합행위에 대한 법률적 처벌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도덕적 비난의 대상일 수 있겠지만 사법적 잣대로 판단하기에는 애매하다는 것이다. 2002년과 200
지난 7일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선 이변이 연출됐다. 헝가리 출신의 카틴카 호스주 선수가 종전 세계기록을 2초07이나 앞당긴 4분 26초3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이다. 경기 전 해설자는 “27살의 나이는 수영 종목에선 은퇴할 나이”라고 ‘섣불리’ 소개했다. 수영이 아닌 육상 하듯 ‘달려가는’ 그의 몸놀림에 세계가 놀랐다. 해설자는 “이게 모두 남편의 사랑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우승 뒤 카메라에 잡힌 남편은 어린애처럼 환호했고, 그 순간 아내는 든든한 엄마 같았다. 아직 초반이지만 2016 리우 올림픽에서 연일 드러나는 감동의 주인공은 애석(?)하게도 남자가 아닌 여자 선수들이다. 한국에 첫 메달(은메달)을 안긴 정보경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우리 선수단의 최단신(153cm) 유도선수다. 금메달을 따고 싶어 머리 색깔까지 금빛으로 두른 열정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그의 메달은 다른 가치로 평가됐다. 리우 올림픽에서 여자 선수들이 보여주는 감동의 연출은 ‘걸 크러시’(gir
점심시간 짬을 내 서울 명동거리를 걸으면 한국이 아닌 딴 세상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거리 곳곳에 한글보다 더 많은 중국어 간판과 유창한 중국어로 손님을 끌어모으는 점원들, 여기저기서 들리는 중국인들의 대화를 듣다 보면 중국여행을 간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백화점은 더 하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 들어서면 한글을 찾아보기 힘들다. 에스컬레이터 앞에는 중국어가 한글 안내판을 대신한 지 오래다. 잠깐 멈추고 상품을 들여다보면 어김없이 점원의 웃음과 함께 중국어가 귓전에 날아든다. 롯데백화점 9층에 위치한 면세점은 아예 한국어 실종이다. 명동거리와 주변이 '서울 속 중국'이 된 것은 그만큼 중국인 의존도가 높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중국인이 장사를 떠받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한국을 찾은 전체 외국인관광객 810만 명 가운데 중국인관광객이 381만명으로 47.0%를 차지하고, 이들이 대부분 명동을 방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명동의 중국화에 고개가
아침 출근길이지만 찜통이 생각나는 더위가 한창이다. 이런 날씨에도 서울 여의도 H증권 앞에는 10여명이 수주째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이들은 이 회사 영업점 직원 A차장의 사기로 날리게 된 50억원을 회사가 책임져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회사의 A차장은 2014년부터 대학교수와 대기업 임원, 지인들로부터 50억원을 받아 돌려주지 않고 잠적했다가 최근 구속됐다. 이 투자자들은 월 또는 분기에 25%의 고수익을 보장해준다는 말에 의심 없이 A차장의 개인계좌로 돈을 이체했다. 그러자 A차장은 정치인 등 VIP들이 함께 투자하기 때문에 비밀 계약서를 써야 한다며 투자자들을 꼬드겼다. 하지만 몇 차례 돈을 더 투자해야 한다는 말에 의심이 든 한 투자자가 민원을 내면서 이 사건은 알려지게 됐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A차장은 2008년에도 고객 돈 수십억원을 활용해 임의로 매매를 했다가 20억원의 손실을 보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은 사실이 있었다. 또 옵션 투자를 해주겠다며 고객 5명의 돈
"주식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면 주식거래대금이 5~6%대로 늘어나고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도 각각 4%, 7% 넘게 증가하는 효과가 예상됩니다." 주식거래시간 30분 연장을 앞두고 증권 전문가들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한국거래소도 거래시간이 하루에 8.3%(30분) 늘어나는 만큼 일평균 2600억~6800억원(3~8%)의 거래대금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과는 말을 꺼내기도 쑥스러운 수준이다. 거래시간 연장 첫날 코스피 거래대금은 전 거래일 대비 3100억원 감소했고, 코스닥 거래대금은 18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30분 연장' 시행 직전일보다 약 2900억원 감소한 셈이다. "맛집에 음식이 맛있어야 손님이 늘지 영업시간만 늘린다고 손님 수가 증가하지 않는다"는 한 증권 전문가의 지적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증시 활성화가 '시간'만 늘린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사실 하루 거래대금만으로 효과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 '30분 연장' 시행 전인 지난 7월 한달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