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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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다.' 틀린 말이었다. '정말 좋다, 매우 좋다'로 써야 맞는 말이었다. 그런데 지난주 국립국어원이 부정적으로만 사용된 '너무'를 긍정적으로 쓸 수 있게 허용했다. 고백하건대 너무가 긍정에 쓰이든, 부정에 쓰이든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실제로 이런 부사를 기사에 쓸 일도 별로, 아니 거의 없다(기사체엔 형용사나 부사를 최대한 배제한다). 단지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구어적 표현일 뿐이었다. 말로는 "너무 좋다"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국립국어원의 발표에 쏟아지는 관심들. '맞춤법에 이렇게 관심이 많았나' 신기하기도 하고 또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너무 좋아요'가 넘치는 세상에서 '매우 좋아요' '정말 좋아요'로 고쳐 써야 맞다고 하는 건 '2% 부족한 맛'이었다고나 할까. 일단 국립국어원의 결정에 찬성이다. 이와 더불어 국립국어원은 '이쁘다' '니가'도 표준어로 등재하는 것을 고민 중이란다. 현실과 괴리된 부분을 수용하겠다는 의미다. '예쁘다' '네가
시내면세점 입찰전쟁이 끝나던 지난 10일 유통업계에는 환호와 실망이 교차하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입찰에 승리한 기업들은 기다렸다는 듯 소회와 계획을 담은 공식자료를 배포하고 출입기자들에게 고마움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기자들도 실무진들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문제는 탈락한 기업들이었다. 기자는 이날 휴대전화를 들어다 놨다를 반복했다. 올 상반기 재계의 관심이 가장 집중된 승부, 6개월간 사활을 건 싸움에서 진 기업들의 좌절감과 충격이 얼마나 클 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마디 위로만으로는 그 무게가 가볍고 공허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당일 연락을 자제하고 싶었다. 하지만 입찰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 지,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 지 등을 취재해야 하는 현실과 직면했다. 결국 몇몇 기업의 임원, 실무진과 통화했다. 예상한 그대로였다. 그들은 "몇개월간 밤잠 못자며 준비했는데 왜 떨어졌는지도 알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미 우승자가 정해져 있는 리그에서 들러리를 선 것
"○○경찰서에 따르면 (줄임)… 파상풍, 소화마비 등 예방접종을…." 수개월 전 나온 기사의 일부이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위와 같은 기사가 우수수 쏟아진다. 어딘가 어색하다. '소화마비'는 물론 소아마비를 잘못 쓴 말이다. 어떻게 된 상황일까? 오래 전 일이라 정확히 복기하긴 어렵지만, 보도자료가 나왔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경찰서 출입기자의 분석이다. 당시 A언론사는 위 기사를 오전에 올렸다. 그리고 이후 다른 언론사들의 동일한 내용의 기사가 수십 개 이어졌다. 복제된(?) 기사에는 틀린 단어 '소화마비'도 그대로 들어가 있다. A사는 몇 시간 후 틀린 낱말을 바로잡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고쳐지지 않은 기사는 많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집단적인 실수는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 아마 남의 기사를 'Ctrl+V(복사)'해서 가져가면서, 충분히 읽어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난 달에는 미국 명문대 두 곳에 동시 합격했다는 한인 여학생의 기사가 화제가 된 적
“세계 어느 나라에서 국회가 주파수 정책을 결정하나.” 700㎒ 주파수 대역을 초고화질(UHD) 방송 용도로 주자는 국회 의견에 전파 학계마저 단단히 뿔났다. 최근 한국전자파학회 주최의 ‘700㎒ 정책 토론회’는 국회 성토장이나 다름없었다.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115개국이 700㎒ 대역을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하거나 확정했다. 우리나라만 방송용으로 재할당하면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된다는 지적부터 국회가 700㎒ 주파수 분배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행정부 권한 침해를 넘어 ‘의원들의 사익 개입’이라는 강경발언이 쏟아졌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 소위원회의 반응은 여전히 모르쇠다. 심지어 재난망 용도를 제외한 700㎒ 전체 대역을 방송용으로 주고, 다른 주파수 대역에서 통신용을 찾아보라고 요구한다. ‘국회가 지상파 방송(지상파)을 일방적으로 편든다’는 비판을 오해라고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명분은 ‘보편적 서비스’와 ‘공익’이다. ‘지상파=공익’, ‘통신사=사익’이라는
지난주 서울 명동을 걸을 기회가 있었다. 인산인해로 붐비는 거리를 요리조리 피해 걷는 게 피곤해 언제부터인가 피했던 길이다. 그랬던 명동이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모처럼 산책 아닌 산책을 즐기려니 손님 없이 텅 빈 화장품 숍과 옷가게가 눈에 들어온다. 편치 않았다. 유창한 중국어를 구사하던 상점직원들은 무더위에 부채질만 하며 하품을 하고 있었다. 메르스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서울의 경기도 싸늘히 얼어붙었다. 6월 말 현재 메르스 때문에 방한을 취소한 외국관광객이 14만여 명. 그에 따른 관광수입 손실분도 12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적어도 8월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HSBC투자은행은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20% 정도 더 감소할 것이란 보고서를 내놨다. 반면 엔저영향으로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최대 1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번 바뀐 트렌드는 다시 되돌려놓기 어렵다. 2018년 외국인관
최근 지배구조를 주로 다루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만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비율에 관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문제제기가 과연 온당한 것인지 물었다. 그는 그냥 빙긋이 웃기만 했다. '뭐 다 알면서 물어보냐'는 뜻인지, '내 상황에서 딱히 할 말이 없다'는 뜻인지, 아니면 둘 다 내포한 것인지 아리송했다. 삼성물산이 저평가 된 반면 제일모직은 고평가 돼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수혜자고 삼성물산 주주들은 손해라는 게 엘리엇의 주장이다. 과거 삼성물산을 분석한 증권사 리포트를 찬찬히 훑어봤다. 4월 초부터 합병을 발표한 지난달 26일까지 30개가 조금 넘는 리포트의 절반 이상이 삼성물산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 어닝 쇼크 등 부정적 내용이었다. 이 중에는 계열사 보유 지분 가치와 시가총액간 괴리를 들어 매수를 권유하는 리포트도 있었다. 대략 실적과 다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실망감에도 불구하고 보유자산 대비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것으로 요약됐다.
모든 사회적 관심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쏠려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대기업들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인수합병(M&A)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을 시작으로 8월은 SK(주)와 SK C&C, 9월에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결합이 이어진다. 이러한 가운데 연말 대규모 임원 승진 인사설이 나오고 있다. 합병에 따른 인력 조정이 필요한 시점에 50년대 후반에서 60년대 초반에 출생한 고참 부장들을 '임원'으로 선임한다는 것이다. 임원이 된다는 것은 수십 년간의 직장 생활의 노고를 인정받는 것이련만, 승진 대상자들이나 주변 사람들은 기쁨보다는 걱정을 앞세우고 있다. 그 간의 직장생활에 대한 보상보다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대규모 승진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어서다. 기업 결합에 따른 조직 및 인력 개편, 내년에 본격 시행될 정년 60세 보장제도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란 것이다. 올 연
#2000년대 초반 벤처붐이 꺼진 직후 명문대를 졸업하고 인터넷 벤처기업에 입사했다. 이후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렸다. 그러는 사이 자신의 직장은 버젓한 대기업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엔 회사를 나와 서울에서 오프라인 책방이라는 창업의 꿈을 이뤘다. 어느 여성 창업가 얘기다. 명문대 출신이지만 대기업이 아닌 벤처기업에 취업했고 잘 나가는 기업을 박차고 나와 창업에 도전한 것이다. 그래서 더욱 주위의 반대를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녀는 "벤처기업 취업과 창업에 대해 부모님부터 친척, 친구 등의 만류가 적지 않았고 나 역시 확신이 서지 않아 고심이 많았다"며 "이러다 아무것도 안되겠다는 생각에 두 눈 질끈 감고 진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창업가가 주목을 끄는 건 역설적으로 우리사회에서 우수 청년인력의 창업과 중소기업 취업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창업과 중소기업 취업에 대해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정작 부정적인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
프랑스의 계몽 사상가이자 법학자인 몽테스키외는 그의 역저 '법의 정신'에서 삼권분립에 대해 얘기한다. 국가 권력을 입법권과 집행권으로 구분한 영국 철학자 존 로크의 권력분립론을 발전시켜 국가권력을 입법·사법·행정의 3개 권력으로 분립할 것을 주장했다. 로크의 권력분립론은 영국 헌정에 영향을 미쳐 의원내각제 이론으로 발전했고 몽테스키외의 삼권분립론은 미국 헌법제정에 영향을 줘 대통령제 이론으로 발전하게 된다. 로크가 입법권의 우월을 주장한 데 반해 몽테스키외는 자유주의적 입장에서 권력의 '억제와 균형'에 중점을 두고 삼권분립을 논했다. '법의 정신'을 보면 "인간은 누구나 권력을 쥐면 그것을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몽테스키외의 생각이었다. 그의 삼권분립론이 적극적으로 국가권력의 능률향상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소극적으로 국가권력의 집중과 전횡을 막으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입법권과 집행권이 결합되면 자유란 존재할 수 없고 재판권이 입법권과 집행권으로부터 분리되지 않을 때에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조윤선 전 수석이 지난달 18일 공무원연금개혁 불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지 1개월여가 흘렀다. 조 전 수석이 사의를 표한 시점인 지난 6일로 거슬러 올라가면 공백 기간은 더욱 길어진다. 당·청 소통 강화를 위해 공백을 빨리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만성화된 인물난과 내년 4월 총선 불출마 조건이 인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후문이다. 최근에는 국회법 개정안이라는 난제까지 더해졌다. 정무수석은 당·청간 긴밀한 조율을 담당하는 '주무 수석'인데 박근혜 정부에선 지금껏 이정현, 박준우, 조 전 수석까지 3명의 수석이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단명했다. 무엇보다 '소통'에 대한 당·청간 인식차가 원인으로 꼽힌다. 박근혜 대통령은 소통만 잘하면 됐지 정무수석을 꼭 정치인만 해야 하냐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기용한 게 외교관 출신의 박 전 수석이다.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조 전 수석은 최초의 여성 정무수석이었다. 모두 파격이었다. 여의
프랑스 칸에서 세계음악마켓 ‘미뎀’이 열린 지난 6일 한국 뮤지션들의 기자회견이 한창 진행되는 사이, 주변에 갑자기 시끌벅적한 소리가 났다. 유명 연예인이라도 왔나 싶어, 어깨 너머로 보니 카메라 플래시가 끊이지 않고 터졌다. 호기심이 발동해 가까이 다가가자 일단의 프랑스 남성들이 웬 동양계 여성을 에워싸듯 빙 둘러섰다. 지난해 프랑스 문화부 장관으로 임명된 한국계 입양아 출신 플뢰르 펠르랭(김종숙·42)이었다. 기자가 다가가 약간의 빈틈을 보일 때, 말을 걸었다. “지금 한국관에서 행사가 열리고 있으니, 잠시 다녀가는 것이 어떻겠냐”고. 펠르랭 장관은 “한번 고려해보겠다”며 나머지 일정을 비서관에게 일임했다. 비서관이 약간 서툰 영어로 “원래 5시까지 마쳐야하는데, 여기 대화가 길어져서 모든 일정이 늦춰졌다. 원래 한국관 방문 계획이 일정에 없었던 사안이라 장담은 못하겠지만, 일찍 끝나면 방문 요청 사안을 전달하겠다”고 상냥히 설명했다. 외교적 무례를 범한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며
지난주 내내 아내는 다섯 살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다. 어린이집이 휴원이 아닌데도 말이다. 아내는 나에게 "메르스(중증호흡기증후군)가 난리인데 굳이 어린이집에 보낼 필요가 있을까?"라고 물었다. 보건복지부 담당기자인 나는 아내에게 "메르스는 공기로 감염되지 않으니 과도하게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같은 반 아이들이 메르스가 발병한 병원에 갔을 가능성이 없으니 보내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말을 믿을 수 없다.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아내 말에 마땅한 대꾸를 찾지 못했다. 딸아이가 언제쯤 어린이집에 다시 가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2015년 6월의 흔한 이야기다. 전국적으로 2900여개에 달하는 각 급 학교가 휴교·휴업을 실시하고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어린이집이 휴원했다. 전염병 관련 최고 권위자들이 모인 WHO(세계보건기구) 합동평가단은 13일 휴교를 철회하라고 권고했지만 정작 학부모들은 요지부동이다. 역병(疫病)을 막는 것은 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