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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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임박한 현재 중국 기업들의 한국시장 진출 파상공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으로의 수출 통로가 관세장벽에 막히자 지리적, 경제적으로 밀접한 한국을 교두보로 중국 내수시장 둔화를 극복하겠단 계산인데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최근 한국을 글로벌 확장의 전초기지로 삼으려는 중국의 움직임은 여러 업종에서 드러난다. 우선 자동차 분야에서 비야디(BYD) 공습이 매섭다. 전기차에 부과되는 관세 8%를 본사가 부담할만큼 적극적이다. 국내 자동차 딜러사 6곳과 계약을 마치고 조만간 신차 판매에 나선다. 이미 상용차 부문은 중국산이 장악했다. 신규등록하는 전기버스 중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다. 2016년부터 상용차 시장에 진출한 비야디가 수입 1위다. 배터리 화재로 대표되는 중국산 불신 이미지를 깨기 위한 전략은 치밀하다. 신차보다 제품 선택에 거부감이 적은 렌터카부터 진출을 타진하는 것이 그런 예다. 비야디가 최근 국내 렌터카 업체들을 만나 미팅을 진행했고, 중
현대차그룹이 올해 24조3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국내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최대 투자액이었던 지난해(20조4000억원)보다 19% 이상 늘었다. 정의선 회장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투자액을 더 늘리는 강수를 뒀다.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읽힌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투자는 연구개발(R&D) 부문과 신차 공장 건설 같은 경상투자 부문에 집중돼있다. 각각 11조5000억원, 12조원씩 집행된다. 대규모 투자로 차세대 제품 개발, 핵심 신기술 선점, 전동화...
실손의료보험 문제를 지적할 때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가 있다. 소수의 사람이 보험금 대부분을 "타먹는다"는 비판이다. 실제 가입자 3578만명 중 보험금을 청구해 본 적이 없거나 소액 청구자를 제외하면 실손 혜택을 본 사람은 전체의 5% 내외다. 연간 나가는 14조원의 보험금 중 9~10조원을 전체 계약자의 5%가 받아가는 셈이다. 하지만 이게 왜 문제일까. 보험은 그러라고 있는 것 아닌가. 다수의 사람이 '십시일반' 모아 꼭 필요한 사람이 그 돈을 쓰자는 게 보험의 본질이다. 문제는 '꼭 필요한 사람'이 혜택을 본 게 아니라는 점이다. 실손보험금 지급액 '톱3'는 도수치료, 비급여주사제(영양제 등), 체외충격파치료다. 누가봐도 위급한 치료는 아니다. 이런 경증 치료비로 보험금이 해마다 수조원씩 줄줄 샌다. 보험금이 급증하니, 다수 계약자의 갱신 보험료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 '십시일반'에 균열이 간다. 지난 9일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공개한 실손 개혁안에는 이런 고민이 담겼다. 세
"서울시 공무원들은 '순환 보직'이어서 중앙 부처와 달리 통합적인 사고가 가능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8월 한국정치학회 국제학술대회 특별강연에서 했던 말이다. 당시 국가 발전 전략인 '지방거점 대한민국 개조론'을 발표하면서 분절화된 행정 체계와 부처 이기주의를 균형 발전의 가장 큰 장애물로 꼽았다. 서울과 수도권, 중앙정부에 과도한 권한과 자원이 집중되는 왜곡된 거버넌스가 '창의 행정'을 막고 '지방 소멸'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통합형 인재인) 서울시 공무원들이 중앙 공...
"결국 제도가 시작이자 끝이었습니다"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공단이 내놓은 '2024년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 입찰 사업자 선정 결과'에 대한 풍력업계의 반응이다. 중국 등 외산 기자재 사업자가 입찰을 독식한 2023년의 구도가 1년 만에 바뀐 것을 둔 평가다. 2024년 입찰에선 국산 사업자들이 약진했는데, 그게 결국 제도를 바꾼 데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제도 변경 폭은 크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제도 개선을 발판으로 2023년 대비 입찰 가격 배점을 60점(1...
지난해 10월 업무상 연락을 주고받던 한 공무원의 '본인상' 소식이 고인의 카카오톡 계정을 통해 전달됐다. 슬픈 소식에 대한 황망함과 함께 그동안 둘이 나눈 대화가 다른 이들에게 노출됐다는 당혹스러움이 몰려왔다. 유가족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부고장 링크 위로는 2년여 동안 주고받은 업무상 대화가 고스란히 나타나 있었다. 종종 배우자에게 휴대폰 접근권한을 넘기는 이들이 있다. "부부 사이엔 비밀이 없다"거나 "의심받을 게 없으면 패스워드를 내놓으라"는 식이다. 본인의 동의하에 철저히 자신만의 정보를 준다면 괜찮으련만 문제는 대부분 프라이버시가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프라이버시 보호의 중요성을 최초로 역설한 미국 대법관 루이스 브랜다이스는 일찌감치 이런 사태를 예견했다. 그는 1890년 논문 '사생활에 대한 권리'(The Right to Privacy)에서 '즉석사진'과 '신문산업'이 프라이버시라는 신성한 영역을 침범한다며 "벽장 안에서 숨죽여 말한 것들이 지붕 위에서 널
"정치의 시간이 와도 경제의 시간이 과연 돌아올 수 있을까요?" 한 대기업 임원이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계엄과 탄핵으로 이어진 역대급 정국 혼란 속에서 경제계가 갖고 있는 불안감의 표출이었다. 지난달 대한민국 전체가 불확실성의 구덩이로 떨어진 이후 다른 기업인들의 생각도 이와 큰 차이가 없다. "정치가 회복된다고 해도, 경제가 과연 회복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정치는 복원될 것이다. 그 수준이 높을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적어도 현재의 리...
인구 300만인 부산광역시에선 부산역에서 딱 10분만 걸어가도 지역소멸 문제를 체감할 수 있다. 방치된 빈집들이 밀집해 있는데 주변에선 사람을 만나기도 어렵다. 가파른 언덕에 지어진 낡은 집들은 이제 더 이상 누가 들어와서 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동안 몇 차례 부산을 찾았지만 사정이 이렇게까지 심각한 줄 몰랐다. 사람들이 몰리는 도심이나 관광지만 찾아간 탓이다. 함께 둘러본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은 서울이나 수도권이었다면 이미 도시 재생으로 가치가 올랐겠지만 지방 대도시 구도심은 재개발이나 재건축 가능성이 낮다고 하소연했다...
#2014년 4월16일 아침 진도 앞바다에서 세월호가 좌초됐다. 당시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은 오전 경제장관회의를 마친 뒤 오찬 등 일정을 모두 취소한 채 팽목항으로 내려갔다. 그날 이후 이 장관은 팽목항에서 자녀를 잃은 부모들과 함께 통곡하며 먹고 잤다. 그렇게 지낸 날이 136일이다. 팽목항과 안치실 사이를 오가며 구조 상황을 보고받았다. 하루가 멀다고 유족들에 사죄하며 엎드리고 엎드렸다. 처음 며칠은 겨를이 없었는데 나중에는 유족들에 죄스러워 이발도, 면도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어떤 사람들은 정치인 출신 장관의 '쇼'라고...
"이건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있는 기후 붕괴(climate breakdown)입니다. 파멸로 가는 이 길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를 통해 낸 경고다. 2024년이 역대 가장 더운 해였다는 WMO의 한달 전 발표를 재확인하며 "2025년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재생가능한 미래로의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발언은 2024년 한 해 동안 만난 국내 기후과학자들의 경고와도 궤를 같이 한다. 전지구적 기후위기가 한반도에서도 최근 몇년간 고스란히 실제 상황으로 나타나면서다. 이상기후·이상기상 현상을 연구해 온 과학자들은 한결같이 최근 십수년간의 한반도가 '이전과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극단적 강수가 빈번해졌고, 일부 지역에 짧은 시간 많은 비가 내리며 동시에 다른 지역에서는 가뭄이 증가했다. 10, 20년 전 '이례적'이라 칭
최악의 '공급절벽'이 온다. 내년 주택시장을 두고 암울한 전망이 잇따른다. 공사비·경기침체·정국 불안 '삼중고'를 마주하면서다. 당장 내년부터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 물량이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절벽'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 아파트 분양과 입주 물량은 나란히 30% 안팎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분양과 입주 물량은 각각 주택 공급 선·후행 지표다. 입주 물량은 당장 시장에 공급되는 주택을, 분양 물량은 공사를 거쳐 2~3년 뒤 시장에 공급될 주택을 뜻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빌라·아파트를 포함한 주택 공급이 내년 말까지 총 50만가구 정도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부동산R114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25개 건설사의 내년 아파트 분양 물량은 14만6130가구에 불과하다. 2000년 이후 최저치로 올해(22만2173가구)보다 34% 줄어든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분양 물량이 급감했던 2010년(17만2670가구)보다도 더 적다
"산타할아버지, '오로라핑' 갖고 싶어요." 올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딸아이가 건넨 손 편지에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어떤 장난감인가 살펴봤더니 인기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시리즈5에 나온 '레전드핑' 캐릭터였다. 이 제품을 사려고 온라인몰을 살펴보다가 가격을 보고 놀랐다. 정가 3만9900원짜리 상품인데 5배 웃돈을 붙여 2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판매처는 공식 제조사가 아닌 포털에 입점한 중소 판매자였다. 유명 중고 거래 사이트에도 크리스마스 전후로 오로라핑 매물이 다수 올라왔다. 대부분 포장을 뜯지 않은 새 상품이었다. 가격대는 7만~20만원대로 다양하게 분포했다. 이들은 애당초 본인에게 필요한 물건을 산 게 아니었다. 여아 크리스마스 선물로 인기가 높아진 오로라핑을 사재기한 뒤, 웃돈을 받고 되팔려는 '리셀러(reseller)'다. 실수요와 리셀러의 '못된' 가수요가 동시에 몰리면서 제작사인 SAMG 엔터테인먼트 공식 온라인몰은 먹통이 됐다. '지금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