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코스피가 달라졌어요.'
코스피지수가 올 상반기 글로벌 증시 주요 지수 가운데 독보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3년 반만에 3000선을 넘었다. 글로벌 긴축 정책 종료에 따른 유동성 확대 환경에서 기업의 주주환원 기조가 확산되고 새 정부의 주가 부양 의지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증시가 재평가 과정을 밟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적된 낮은 배당 성향, 주주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 지배구조 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추진해 온 밸류업 프로그램은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기업이 스스로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독려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정부 정책에 발맞추는 기업들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장기업의 자사주 소각 금액이 1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규모(13조9000억원)를 넘어섰다. 현금배당하기로 결정한 금액 역시 37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 늘었다.
여기에 상법 개정안 통과가 현실화하면서 주가가 힘을 받고 있다. 이사에게 주주에 관한 충실 의무를 부과하고 감사위원 선임 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후 시장의 관심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이어질 전망이다. 기업이 순이익으로 배당을 하는 것을 독려하기 위해 배당성향 35% 이상인 기업의 배당에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현재 발의돼 있다. 상법 개정안 처리 이후 배당소득 분리과세 개정과 관련한 정책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삼천피는 다르다'라는 기대감이 동학개미(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확산하고 있다. 2021~2022년의 '불장'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의 넘쳐나는 유동성이 만들었지만 이후 시장을 끌어갈 재료가 없었다. 코스피는 1여년만에 3000을 내줬고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동학 개미들을 지치게 했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 흐름은 동학개미 뿐 아니라 거버넌스 구조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외국인의 귀환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코스피는 3100을 돌파하며 12개월 선행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에 도달했다. 미국(4.8배), 영국(1.9배), 일본(1.5배), 인도(4배) 등 주요국가 증시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급하게 밸류에이션 레벨이 오른만큼 조정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최근 코스피는 3000~3100선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펀더멘털 강화, 즉 기업의 실적 성장이다. 최근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2년 연속 역성장했다. 정체된 성장을 다시 재개하는 숙제가 남았다. 기업의 기술 혁신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성장 산업으로의 구조 재편이 필요하다. 새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코스피 5000 시대를 맞기 위해서는 본질에 집중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