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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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또 한 번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지난해 '9·26 대책'부터 올해 '1·10 대책'에 이어 '8·8대책'까지 벌써 1년 새 세 번째 주택공급대책이다. 연이은 주택공급대책에도 최근 집값 상승세는 심상찮다. 공급 절벽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내일은 더 비싸진다'는 불안이 꺼지지 않는 전기차 화재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이번 8.8 대책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서울과 수도권 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다.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내년까지 총 8만가구 규모 신규 택지 후보지를 지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중 서울 내 그린벨트를 풀어 조성하는 신규 택지는 1만가구 규모다. 현재 서울 그린벨트는 6개구(중구·용산구·성동구·동대문구·영등포구·동작구)를 제외한 19개 구의 외곽 지역에 총 149.09㎢ 규모로 지정됐다. 서울 행정구역 면적 대비 약 24.6%에 해당한다. 서울의 개발제한구역은 1971년 첫 도입 이후 166.8㎢까지 커졌다가 조금씩 줄었다. 역대 정부마다 주택
"지금 되돌아보면 잘못된 판단이었다. 상품권 의존도가 너무 컸다는 게 문제였다. 빨리 벗어나야 했는데..."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국회에 출석해 진땀을 뺐던 구영배 큐텐 대표가 이틀 뒤인 이달 1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재무 상태가 부실한 회사를 인수해 무리하게 운영한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이었다. 구 대표는 "티몬이 위메프보다 (인수 전부터) 모든 부분이 나빴다"고 시인했다. 양사 재무 현황을 봐도 티몬은 인수 전 자본잠식 상태였던 위메프보다 위험했다. 애초에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였다. 큐텐이 티몬을 인수하기 직전 3개년 매출은 4564억원인데, 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회사가 들인 각종 비용을 비롯한 매출원가는 6969억원으로 매출의 1.5배에 달했다. 구 대표는 "우리가 들어가서(인수해서) 효율화시키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큐텐 인수 이후 티몬의 재무 상태는 더욱 악화했다. 2022년 티몬의 매출은
'미래의 전문의'가 사라졌다. 전국 전공의의 90%(1만여 명)가 병원을 떠난 건데, 세계적 의료강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일이다. 내년이면 의대 정원이 기존(3058명)보다 1509명 더 늘지만, 의사 국시 포기자가 속출하면서 의사면허를 따는 '신규 의사' 수는 많아야 364명(의사 국시 응시인원 100% 합격 시)으로 예고된다. 예년(3000여 명)의 12% 수준이다. 의정 갈등이 벌써 반년 가까이 이어졌지만, 개선은 커녕 파국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정부는 '증원은 유지하되 조건 없는 대화'를, 의사들은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를 조건으로 내걸었고, 서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 피해는 환자와 병원이 떠안았다. 지난달 18일 교통사고로 발목이 잘린 70대 남성은 '의료진 부족'을 이유로 응급실을 돌고 돌다 끝내 사망했다. 전공의가 빠진 국립대병원도 자금난에 휘청거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국립대병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개 국립대병원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보다는 시황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발표 후 전영현 부회장(DS부문장)이 내린 평가는 냉정했다. 전 부회장은 지난 1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가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실력'보단 '시장 흐름' 덕분이란 사실을 강조했다. DS 사업부 직원들로선 다소 서운할 만하다. 2분기 DS 사업부는 6조450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10조4439억원)을 견인했다. 전 부회장은 "임직원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었다"고 격려했지만 "DS 부문은 근원적 경쟁력 회복이라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했다"는 지적에 무게를 뒀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차세대 수익 모델에 대해 지금부터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5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남긴 메시지는 결연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역대급 실적'에도 최 회장은 메시지 초점을 성과 치하보다 쇄신에 맞췄다. SK하이닉
2008년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존재의 위기'가 도래했다. 이유는 정쟁이다. 어쩌면 16년 전 조직의 출발부터 내재했던 불안요소다. 방통위는 이명박 정부와 함께 공식 출범했지만, 노무현 정부 이전부터 기술 발전상을 고려해 △방송·통신을 아우르는 행정체계 구축 △대통령 직속 합의제 기구의 밑그림을 그렸다. 여야 모두 방통 융합의 필요성은 공감했지만, '5명 위원'의 구성을 두고 힘겨루기했다. 2007년 1월 방통위원 3명을 대통령이, 2명을 유관단체 추천을 받도록 했던 안에 보수야당이 반발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독립성이 의심된다면 이번 정부가 아닌 다음 정부에서 구성해도 된다"고 설득했다. 이듬해 3월 2명을 대통령이, 3명을 국회의장이 교섭단체와 협의해 선임하는 안이 나오자 정권을 내준 진보야권에선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통위 출범 당시 몸담았던 한 전직 관료는 "합의제 기구라고 했지만 여야 3대2 구도가 뚜렷했고, 정무적으로 이견이 첨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변했다. 한 마디로 누군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졌다. 정치경력 18개월짜리 상원의원 JD 밴스를 러닝메이트로 고른 것만 봐도 그렇다. 일반적으로 부통령 후보는 특정 선거구나 유권자 계층에 대한 헌신을 약속하며 상징적인 인물을 고른다.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조 바이든을 선택해 인종적 균형을 맞췄다. 2020년 바이든도 비슷한 이유에서 해리스를 발탁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젊은 트럼프'를 골랐다. CNN은 "예비선거를 치르는 동안 니키 헤일리를 지지했던 공화당원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척도 하지 않았다"며 "미국을 다시 '백인화'하겠다는 일종의 '십자군 운동'을 시작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밴스는 줄곧 백인 노동 계층의 불만과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해 왔다. 듣는 이들이 가슴을 치고, 주먹을 쥐고, 눈물을 찍어내게 된다. 그의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가 그랬고, 정치인 밴스의 연설이 그랬다. 뉴욕타임스(NYT)는 밴스가 독특한 화법을 지녔다고
'디지털플랫폼정부'(DPG·Digital Platform Government )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대선 공약이다. 부처 간 각종 데이터 장벽을 허물어 국민 대상으로 선제적·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골자다. 이를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9월에는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는 현 정부의 디지털화에 대한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정책 드라이브에도 특정 공공기관 홈페이지가 수시로 셧다운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부동산원이 관리·운영하는 청약홈 얘기다. 특히 이 사이트는 주요 청약이 있을 때마다 서버가 마비된다. 수도권 아파트의 소위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 열풍을 감안해도 먹통되는 빈도가 너무 잦다. 지난 29일에는 홈페이지 장애로 이날 청약 접수를 경기 화성 동탄역 롯데캐슬의 청약 마감 일정을 하루 연기했다. 청약 마감 일정이 연기된 것은 부동산원이 2020년 2월 청약홈을 운영하기 시작
"보험 뭐 가입하면 좋아요?" 담당 기자가 된 이후 지인으로부터 종종 듣는 말이다. 최근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할 것 없이 건강보험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어떤 상품이 좋다고 특정하기 어려운 게 보험이다. 개인의 자금 능력,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어떤 상품에 가입할지, 특약을 어떻게 가져갈지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다. 가입 후에도 실직 등 상황이 바뀌면 보험료를 조정하거나 특약을 빼거나 추가하는 등 사후 또는 수시 조치도 필요하다. 은행의 대출, 예·적금 상품과 가장 큰 차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복잡한 보험에 대해 소비자의 선택을 돕고 경쟁을 유도해 소비자 혜택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7월 11개 핀테크 사를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하고, 이들의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 1월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지난 6월에는 저축보험, 지난달에는 펫 보험·해외여행자보험 비교 서비스를 각각 내놨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초기부터 삐걱거린다. 펫 보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는 사회심리학적 접근이 있다. 손상된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해당 건물의 황폐화가 빨라진다는 내용이다. 건물이든 집이든 유리창이 깨져있는데도 그대로 둔다는건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신호로 여겨질 수 있다. 국내주식시장의 저평가를 나타내는 수식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역시 깨진 유리창 이론에 빗대어 설명해 볼 수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건 분단된 국가와 4강 외교로 표현되는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다. 강력하고 개선이 쉽지 않은, 사실상 '디폴트'에 가까운 상황인 건 맞다. 그렇다고 해도 이 이유 하나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전부를 설명할 수는 없다. 여기에 더해 국내 기업들의 부실한 펀더멘탈(기초체력)과 무분별한 분할 상장, 부실한 감시 체계, 이에 반해 너무나 엄격해 기업의 유연성마저 해치는 조세제도 등 다양한 환경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불러온 복합적 원인이라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의 주인인 주주보
지난 19일 지구촌 전역에서 발생한 크라우드스트라이크발(發)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블루스크린 사태는 디지털 세상이 얼마나 취약한지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영국, 프랑스, 호주 등의 방송시스템이 멈췄고 올림픽 개최를 앞둔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 전산망도 일시 마비됐다. 미국 델타, 유나이티드, 아메리칸항공 등 항공사들을 비롯해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의 공항인프라들이 마비됐다. 유럽 주요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인도 등 대륙을 불문하고 금융시스템이 장애를 겪었다. 이번 사태에 따른 피해규모는 10억달러(약 1조3900억원)를 웃돌 전망이다. 보안솔루션 하나가 PC나 시스템을 마비시킬 때 충격이 얼마나 큰지 확인한 셈이다. 국내에서도 거의 똑같은 사태가 있었다. 2022년 8월 이스트시큐리티의 백신프로그램 '알약'이 MS의 윈도를 차단해 1600만대의 PC가 먹통이 됐다. 당시 이스트시큐리티는 복구패치를 배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디지털 기반 초연결사회의 편리함이 이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젊은 여성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습니까?" 제39대 미국 대통령인 제럴드 포드는 퇴임 후 12년 지난 1989년 아이오와주 웨스트 브랜치의 한 강당에서 이 같은 질문을 받았다. 포드는 빙그레 웃으며 "정상적 상황에선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당이든 남자대통령이 임기 중 사망하면 여성부통령이 헌법에 따라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부상하면서 35년 전 포드의 발언 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다시 회자된다. 해리스는 아직 대선 후보이고 현직 부통령이지만 포드가 단언한 것과 달리 현직 조 바이든 대통령은 건재하다. 건강이 아니라 대통령 자신의 소신에 따라 자녀 세대인 해리스에게 바통을 넘겼다. 해리스 전에도 미국 정치사에 '최초' 기록을 남긴 여성 정치인들이 있다. 민주당의 제럴린 페라로는 1984년 여성 최초 주요 정당의 부통령 후보가 됐다. 그 수십 년 후 2008년 다시 존 매케인이
코스닥 시장이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도입한 지 올해가 20년째다. 현재까지 226개 기업이 기술특례 요건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고, 이 중 절반 가량인 112개(49.6%)가 바이오 기업이다. 진단이나 의료기기, 헬스케어와 관련한 기업까지 포함하면 이 비중은 더 커진다. 그동안 100개가 넘는 바이오 기업이 기술특례로 상장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기술특례 1호로 2005년 상장한 헬릭스미스는 신약 개발에 성공하지 못하고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또 일부 기술특례상장 바이오는 경영진의 불법 행위나 도덕적 해이 등으로 주주들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 지금도 유동성 등 문제로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위기에 빠진 바이오가 한둘이 아니다. 주식시장 투자자 사이에서 '바이오는 다 사기 아니냐'란 비판이 나온 이유다. 대다수 바이오 기업은 IPO(기업공개) 때 짧게는 1~2년, 길게는 3~4년 안에 신약 파이프라인 기술수출 등으로 이익을 내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이 약속을 지킨 기업은 극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