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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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여럿이다. 경쟁, 상징, 비유, 철학. 드라마의 흥행만큼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추억도 빠질 수 없는 키워드다. 어린 시절 오징어게임을 '오징어땅콩'이라고 불렀다.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는 건 어른이 돼서야 알았다. 기억의 퍼즐을 맞출 때 공간의 도움을 받곤 한다. 오징어게임하면 떠오르는 공간은 학교 운동장이다. 오징어게임은 그 시절 가장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놀이였다. 운동장만한 곳이 없었다. 발을 비스듬히 기울여 운동장에 줄을 긋고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아련한 기억 덕분에 아이와 손을 잡고 학교 운동장을 종종 찾았다. 아이가 처음 자전거를 배운 곳도 운동장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아이의 학교 운동장을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반기는 건 학교 정문 앞의 출입금지라는 팻말 뿐이다. 학교 운동장은 코로나19로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 됐다. 교육당국은 온전한 학교를 되찾는 출발점으로 2학기 전면등교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확진자가 늘
달리는 열차에서 떨어지면 그걸로 끝이다. 따라잡을 기회도 시간도 없다. 온몸으로 필사적으로 매달려야 한다. 경쟁자와 속도를 맞추지 못하면 갈수록 격차만 벌어지는 달리기 시합과도 같다. 탄소중립(Net Zero) 얘기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쌓아온 기존 산업구조를 싹 바꿔야 하는 전 지구적 싸움이 벌어지는 중이다. 공짜는 없다. 마땅히 지불해야 할 대가가 엄연하다. 그 대가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이들에겐 엄청난 기회다. 안 그래도 추격자들의 매서운 도전은 부담이었다. 왜 미국과 유럽이 탄소중립 전쟁의 최전선에 섰겠는가. 화석연료의 종말, 이를 대신할 신재생에너지의 대두. 탄소중립 사회의 대전환은 이제 막 시작됐다. 선진국들은 일찌감치 준비를 마쳤다. 총알도 충분하다. 코로나19(COVID-19) 이후를 대비하는 다수의 선진국들은 '그린딜(Green deal)'이라는 명목으로 대규모 인적, 물적 투자 채비를 갖췄다. 그렇지 못한 국가들은 여전히 코로나19와의 싸움만으로도 버겁다. 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리우올림픽 폐막식에서 수퍼마리오 분장을 하고 나타났을 때만 해도, 2020(사실은 2021) 도쿄올림픽 개막식이 그렇게 '폭망'할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다. 리우에서 보여준 일본의 도쿄올림픽 예고 퍼포먼스는 세상을 놀라게 했다. 애들 장난처럼 보였던 만화와 게임 캐릭터들이 저토록 위대한 문화콘텐츠였다니. 그런데 뚜껑을 열어본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은? 한국의 전국체전보다 나을게 없었다. 올림픽 개막식엔 개최국들이 자존심을 건다. 엘리자베스여왕과 007로 시작해 비틀즈와 해리포터로 끝난 런던올림픽 개막식은 서구문화의 정수였다. 일본도 뭔가 보여줄 수 있었다. 올림픽이 미뤄진다고 캐릭터들이 다른 행사 뛰러 가는건 아니니까. 그런데 못했다. 왜? 혹시 일본은 리우 예고편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도쿄 개막식을 준비했던게 아닐까. 그런지 아닌지야 일본 정부만 알 일인데, 얼마 전에 만난 일본 소식에 밝은 에너지 전문가는 "분명히 그럴 것"이라고 했다. "키워
지난 8월31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부결됐다. 사법개혁 일환으로 '법조일원화'라 부르던 개혁안은 경력 법관 임용자격을 순차적으로 10년까지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개정안은 법조 5년 경력으로 판사 임용 자격을 낮추는 내용이다. 개혁안을 '법조일원화'라고 부르는 이유는 법조인의 시작을 '무조건' 변호사로 하게 하고, 판검사는 변호사 중에서 뽑기 때문이다. 로스쿨에서 변호사를 배출하고 판검사는 경력을 쌓은 변호사 중에 뽑는다. 다른 분야에선 일반적으로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걸 '개혁'으로 여기지만 법관에 대해선 그렇지 않다. 사법시험 출신의 어린 법관들이 제대로 가치관이 형성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판결하는 걸 막자는 게 '법조일원화'였기 때문이다. '개혁'의 객체가 항상 그렇듯 법원은 어느새 개혁안을 반대하고 있다. 경력 법관 지원자가 예상보다 적다는 핑계를 댄다. 경력 요건을 더 높였다간 '미달'될 거란 예상마저 내놓고 있다. 하지만 법원의 그런 주장은 주가전망이나
#.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게임 소재는 1970~80년대 국민학교(현 초등학교)를 다닌 세대에게 친숙한 편이다. 지금처럼 미디어가 흔치 않던 시절 코흘리개들이 동네 공터나 골목길에 모여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겼던 놀이들이다. 구슬이나 딱지(주로 동그란 딱지)는 그 당시 화폐이자 권력이었다. 몇개를 건네주고 하드(막대기에 끼운 빙과)를 받아먹기도 했고, 또 게임에 동참하기 위해 호빵 절반을 내어주기도 했다. 이것들이 많으면 늘상 추종자들로 북적였고, 없으면 낙동강 오리알이 되기 일쑤였다. 부잣집 아들래미는 부족한 베팅 기술을 동네 문방구에서 용돈으로 충당하곤 했다. 건달에게도 순정이 있듯, 코흘리개에게도 의리는 있었다. '깐부'에게는 구슬과 딱지를 빌려주거나 무상으로 줬다. #. 상대적으로 자본에서 자유로웠던 놀이 중 하나로 오징어게임이 있었다. 주로 오징어가이상(가이생, 가생)으로 불렸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개전(開戰)을 뜻하는 일본말 가이센이 붙여진 것 같다
한달 전 윤희숙 전 의원은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 제기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음해에 맞서 "벌거벗은 채 수사받겠다"고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의 사퇴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내다본 동료 의원들은 거의 없었다. '고작 가족의 위법 의혹 때문에' 의원직을 사퇴한다는 발상이 우리 정치 현실에서 이해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윤 전 의원의 '무모한 행위'에 냉소를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초선 의원 한 명이 사퇴한다고 무엇이 달라질 게 있겠느냐는 배짱이다. 실제 국민의힘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에 연루돼 탈당 대상자에 오른 의원들 중 탈당 조치가 취해진 의원은 없다. 여야 모두 슬그머니 부동산 투기 의혹에서 빠져나가려는 분위기다. 여권 일각에서 윤 전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있다. 국민의힘이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투기당'으로 뒤집어쓰게 될 멍에를 윤 전 의원의 등 뒤에 숨어 피해갔다는 취지다. 아주 짧은 기간엔 이같은 비난이 맞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윤희
지난 9일 주택 공급기관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다시봤다"고 한다. "조금 놀랐다"는 반응도 나왔다. 기획재정부 출신에 직전 국무조정실에 몸 담았던 노 장관 입에서 예상 밖으로 주택관련 통계가 술술 나왔다. 노 장관은 따로 준비한 자료를 한번도 보지 않고 막힘없이 인사말을 이어갔다. 오랜만에 국토부 장관을 대면하는 자리니 만큼 업계에선 질문이 쏟아졌다. 한 주택업계 대표는 질문을 7개 던지기도 했다. 이런 즉석, 돌발 건의에 대해 노 장관은 일일이 직접 답했다. "세밀한 숫자까지 인용해 스터디가 많이 돼 있구나, 이해도가 높구나 생각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참석자들이 놀란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이날 간담회가 장관의 보여주기식 현장행보에 업계 관계자들이 동원되는 의례적인 간담회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면적, 구획, 난방 규제를 완화해 달라는 건의를 노 장관은 전격 수용했다. 문재인 정부가 집값 통제
#"이민 가고 싶다" 평소 존경하는 한 석학이 요즘 대한민국 정치판을 이야기하다가 격분했다. 기자에게 "독재 정권 시절에도 이 땅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지금이 암울하다는 얘기다. 품격과 염치가 사라지고 상식과 몰상식의 경계조차 모호해지는 세상이다. 101세 철학자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문재인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하자 범여권 측 인사가 "이래서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는 옛말이 생겨난 것"이라고 공격했다. 사실 놀랄 것도 없다. 자신을 비판하면 집회하는 국민도 '살인자'로 규정하고, 자신의 뜻대로 안 되면 국회의장도 '개XX'라고 욕하고, 다른 편에 섰다는 이유로 장군 출신에게 '별값이 X값'이라고 조롱하는 마당 아닌가. 정작 김 교수는 "이런 사람도 있구나"하고서는 대응하지 않았다. 주역은 방이유취 물이군분 길흉생의(方以類聚 物以群分 吉凶生矣)라고 했다.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뜻이다. 길흉은 바로 거기서 나온다. #정몽구 회장은 20
'K-방역, K-건강보험, K-벤처, K-조선...' 청와대는 요즘 '문재인 정부'의 성과 알리기에 분주하다. 지난 4년4개월여 성과를 냈다고 자부하는 정책 이름 앞에 알파벳 'K'를 붙여 적극 홍보한다. 대한민국(Korea)이 만들었다는 의미다. 내년 초까지 한달에 두어번씩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를 열고 각 부처별로 국민이 체감한 정책들의 성과를 계속 알릴 예정이다. 그런데 최근 관가에서 청와대의 이 같은 야심찬 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정치권 줄대기' 논란을 촉발한 것이다. 박 차관은 지난달 산업부 내부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차기 정부에서 이행할 정책 과제를 발굴하고 대선 후보 확정 전에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대선 캠프' 얘기가 오가는 등 누가 들어도 법으로 규정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했다는 오해를 받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박 차관의 이런 행태가 알려진
"그 때 빚내서 그걸 샀어야 하는데." 누구나 한 번쯤은 우스갯소리로 해봤을 법한 푸념이다. 사후적으로 보면 뭐든 쉬워보인다. 그러나 투자를 한다고 해서 모두가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동원가능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미래 시점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재무적·비재무적 리스크를 검토한다고 하더라도 투자의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다.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 많게는 수조원에 이르는 인프라 사업에 민자사업(민간투자사업) 방식이 검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요 부처에서도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는 것보다도 민자사업 유치를 검토한다. 최근 정부가 전국 주요 5개 구간의 광역철도 건설을 민자사업(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기로 한 이유도 "대규모 투자 소요"였다. 공공이 오롯이 짊어져야 했던 리스크의 일부를 민간이 부담하도록 하는 대신 민간이 해당 사업에서의 이익을 향유하도록 하면 전체 편익이 커진다는 판단에서다. 민자사업에는 MRG(최소운영수입보장)처럼 사업자의 비용
"얼마전 비 오던 날, 택시를 잡으려고 카카오를 썼더니 4만원에도 안 잡혔다. 광화문에서 마포 구간이었다. 5년 전에 따블을 불렀으면 바로 잡혔고, 3년 전에 콜택시를 탔어도 2만원이면 충분했다. 비를 맞으며 여러가지 상념이 들었다. '타다'와 택시가 죽자사자 싸운 결과가 느닷없는 카카오 독점이라니." "올 초 비트코인 광풍이 불면서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하루에 100억원씩 이익을 냈다. 이들이 수천억원을 벌고, 기업가치가 10조원이 되면서 공익광고 같은 내용의 TV CF를 시작했다. 동시에 막강한 금권으로 4대 로펌을 고용해 국회와 언론에 로비를 하고 있다. 그런 두나무는 카카오 계열이다" "먼저 성공한 네이버는 눈치라도 본다. 공식적으론 은행업을 포기했고, 파이낸셜 서비스를 하지만 비판이 나오면 움츠러드는 척이라도 한다. 그런데 카카오는 전혀 그렇지 않다. 뱅크 상장으로 4대금융지주 시가총액을 넘어섰고, 페이는 별도로 IPO(기업공개) 해서 거액을 조달하겠단다. 이들은 계
"비행기는 바글바글한데, KTX는 반만 타라고요?" 40대 프리랜서 A씨는 이달 초 늦은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성수기가 다소 지나 한산할 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공항버스에 빈 자리는 없었고, 공항에도 인파가 가득했다. 비행기 안 역시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꽉 찼다. 코로나19(COVID-19)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다른 세상 이야기 같았다. 정부는 올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철도(KTX와 SRT) 좌석의 절반만 운행하기로 했다. 창가 좌석만 예매를 받았다. 정부의 추석 연휴 기간 방역 수칙 발표를 기다리다 KTX 예매를 놓친 A씨는 "휴가철 여행보다 추석 때 고향 부모님 뵙는 게 더 절실할 텐데, 추석 연휴 기간 철도만 좌석을 절반으로 제한하는 조치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비행기랑 버스, 지하철은 지금도 사람으로 가득한데…"라며 아쉬워했다. 정부는 지난 2일까지 3일간 추석 연휴 기간 KTX 예매를 받았고, 다음날인 3일 추석 연휴 기간 사적 모임 가능 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