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의 '지역성평등지수' 잘 알고 계십니까[우보세]

여가부의 '지역성평등지수' 잘 알고 계십니까[우보세]

기성훈 기자
2022.02.22 05:30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사진제공=여성가족부
/사진제공=여성가족부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의 성평등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을까. 여성가족부는 2010년부터 매년 우리나라 지역별 성평등지수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2011년 67.8점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2015년(70.5점) 처음 70점을 넘어선 데 이어 73.4점(2016년), 75.6점(2018년), 76.9점(2020년) 등을 기록했다.

지역성평등지수는 사회참여·인권복지·의식문화의 3개 영역에서 경제활동, 의사결정, 교육·직업훈련, 복지, 보건, 안전, 가족, 문화·정보 등 8개 분야·23개 지표로 평가했다. 최근 여가부는 2020년도 17개 시·도 대상 지역성평등지수를 결과를 공개했다. 이 지표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성평등 수준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성평등지수는 상위지역, 중상위지역, 중하위지역, 하위지역 4그룹으로 분류한다. '상위'는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제주가 차지했다. '중상위'는 대구, 인천, 울산, 세종으로 '중하위'는 경기, 강원, 충북, 경남으로 나타났다. 성평등지수가 가장 낮은 '하위'에는 충남, 전북, 전남, 경북이 자리했다.

주목할 점은 지역의 등급은 알 수 있지만, 점수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여가부가 '지역 줄 세우기'라는 각 시·도의 반발에 점수 공개를 하지 않아서다. 성평등지수를 절대적 수준이 아니라 상대적 수준으로 평가했다는 게 여가부의 설명이다. 대신 각 분야별 점수는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맹점이 발생한다. 전년과 비교해 올해 지수 점수는 올랐지만 다른 지역이 더 잘했으면 등급은 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올해 지수 점수는 전년에 비해 떨어졌지만 다른 지역이 더 못했으면 등급은 오를 수 있다.

여가부의 그룹 설정도 문제다. 기준 자체가 없다. 세종특별자치시가 지수에 포함되기 전인 2018년 순위까지 단순하게 16개 시·도를 4개씩 4그룹으로 나눴다. 그룹별 기준 점수 등을 정하지 않고 그저 '지역 반발'을 감안해 4그룹으로 한 것이다. 게다가 세종시가 포함된 이후, 여가부는 단순하게 상위지역을 5개로 했다. 어떠한 이유도 없다. 여가부는 상위지역을 많이 하면 각 시·도가 점수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상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평가 체계는 여가부 스스로 지수의 권위와 실효성을 낮추는 꼴이 됐다. 점수 공개를 안 하니 성평등 순위에 변화가 없거나 상시 낮은(혹은 높은) 순위를 가진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지수에 무관심한 결과를 낳았다. 경남, 경북, 전남, 충남 지역은 수년째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성평등지수 발표가 벌써 10번째다. 여가부는 지역 특성을 반영해 지수 개편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지수 공개방법의 개선이다. 지역들이 노력한 만큼 평가받을 수 있고 지역 주민들도 제대로 알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이 돼야 한다. 각 시·도의 눈치를 보기보단 여가부가 책임감을 가지고 성평등 정책 확산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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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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