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우리 지역은 왜 새벽배송이 안될까

[우보세]우리 지역은 왜 새벽배송이 안될까

김은령 기자
2022.02.24 05:13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을 두고 지역 사회가 시끌시끌하다. 10년간 변화 없는 유통 규제도 덩달아 도마에 올랐다. 중소상공인 상생을 위해 시작된 유통 규제가 오히려 지방 상권의 발전을 더디게 만들고 지역별 소비자 권익 격차도 키우는 결과가 됐다는 불만이 나온다.

복합쇼핑몰이나 백화점 등 대형 유통시설은 단순히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여가, 문화, 레저를 즐기는 곳이 됐다. 쇼핑몰, 백화점이 없다고 시장이나 중소 유통매장을 찾지 않는 것이다. "전국 광역시 중 유일하게 광주에만 복합쇼핑몰이 없어 시민 불편이 크다. 대전, 하남, 광명 등의 복합쇼핑몰로 원정 쇼핑을 간다" 광주 지역 한 시민단체는 지난해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운동'을 시작하겠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오히려 지역 상권의 쇠퇴로 이어지기 십상이라는 얘기다.

대형마트의 일괄적인 영업시간 제한 규제도 소비 트렌드 변화를 전혀 읽지 못하는 또 하나의 낡은 규제다. 월 2회 의무휴업과 오전 10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시간 제한이 있는 대형마트는 이 시간대에 온라인 배송 업무도 할 수 없다. 쿠팡 로켓프레시, 마켓컬리 등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대형마트는 새벽배송 자체를 할 수 없는 구조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은 당일 배송, 2시간 내 즉시 배송 등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전날 밤 주문하면 아침에 문 앞에 놓여진 신선한 식품'이라는 매력적인 슬로건을 앞세운 온라인 유통업체가 새벽배송 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는 소비자 권익 침해로도 이어진다. 서울, 수도권 지역은 쿠팡 로켓프레시, 마켓컬리, 쓱배송 등 새벽배송서비스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여전히 새벽배송 서비스가 '남의 일'인 지역 소비자들도 많다.

신선식품의 경우 콜드체인 시스템이 갖춰진 물류 인프라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서비스 권역을 확충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서비스 권역이 가장 넓은 쿠팡 로켓프레시 조차 제주도, 강원도 소비자들은 새벽배송 서비스 이용이 어렵다. 다른 지방 역시 지역별로 서비스가 안 되는 지역이 여럿 있다. 신선식품의 경우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전용 물류센터에서 전국으로 배송하기 때문이다. 마켓컬리 역시 최근 충청, 부산 지역 서비스를 시작했을 뿐 전국 단위 서비스는 요원하다.

만약 대형마트의 새벽배송 서비스가 가능해진다면 이런 소비자 불편은 단숨에 해결될 수 있다. 콜드체인 시스템이 갖춰진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는 대형마트 지점이 이미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유통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요구도 늘어나면서 시대에 맞지 않는 유통 규제를 바꾸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규제에서 온라인 배송을 제외하고, 일괄적으로 대형 유통시설 개설을 막는 규제를 지역 특성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관련 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다. 진정으로 소비자들의 편익을 위한다면 이들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향으로 규제 타파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빠를 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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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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