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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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 "착해져야 한다"고 안팎에서 난리다. 느닷없이 따뜻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때문이다. 갑자기 사무실에서 종이컵과 프린트 용지가 치워지고 주말·공휴일에 봉사활동을 한다고 직원들을 닥달한다. ESG 관련 전문가들은 이같은 해프닝들이 빚어진 이유에 대해 "ESG에 대한 몰이해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연일 'ESG' 얘기가 나오지만 막상 우리 회사가 무엇을 어떻게,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없는 상태에서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잦다. ESG는 말 그대로 E(환경) S(사회) G(지배구조)와 관련한 각종 리스크, 즉 위험요인을 의미하는 용어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좁은 의미에서의 재무적 리스크만 관리하면 충분했다. 좋은 제품·용역을 생산해 잘 팔고 자산 대비 부채 비중을 적절히 관리해서 성장성과 재무적 안정성 사이의 균형을 잘 유지하면 됐다. 주주와 채권자들이 기업에 원하는 것도 딱 그만큼이었다. 자본주의가 성
#국민의힘 전당대회 레이스를 시작할 무렵 이준석 후보에게 어디에 주력하겠냐고 물었다. 대답은 '연설'이었다. 2004년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에서 공부할 때 친구들이 아이팟에 팝스타 음악이 아닌 버락 오바마 연설 파일을 넣어 듣는 걸 봤단다. 처음으로 "정치가 이렇게 멋있을 수도 있구나"고 느꼈다고 한다. 단숨에 대한민국 정치판의 핵으로 떠오른 1985년생 이준석의 꿈은 '시민들이 그의 연설을 외우는 정치인'이다. 이 후보는 3일 TK(대구·경북) 합동 연설에서 "탄핵은 정당했다"고 외쳤다. "이준석의 이런 생각을 대구 경북이 품어주실 수 있다면, 우리 사이에서는 다시는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통용되지 않을 것이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부패와 당당히 맞섰던 검사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연설 승부수는 과감한 진행형이다. 당원과 시민들이 최종 성적표를 매기겠지만 똑똑한 시도다. #연설의 힘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대중의 마음을 단숨에 사
지난해 10월 서울 가양동에서 전세로 나온 20평대 아파트를 보려고 복도에 줄을 선 세입자 사진이 화제였다.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후 전세매물이 씨가 마르자 계약하겠단 사람이 너무 많아 제비뽑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런데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더 있다. 이 아파트는 그 동네에서 보기드문 임대사업자 등록 주택이었다. 최장 8년간 연 5% 이상 전셋값을 못 올리는 이 아파트는 보증금이 시세보다 1억~1억5000만원 저렴했다. 세입자들이 줄까지 서서 집을 본 진짜 이유였다. 이런 '착한' 전셋집을 앞으로 볼 수 없을지 모르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7일 임대사업자 제도를 전격 폐지하겠다고 선언해서다. 민주당 계획대로라면 정확히 2031년에 우리나라 임대사업자는 1명도 없게 된다. 정부는 지난해 7·10 대책에서 아파트와 4년 단기 임대주택 신규 등록을 막았는데 민주당은 한술 더 떠 모든 주택유형의 신규 등록을 안 받겠다고 했다. 자동말소된 임대주택을 6개월 안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서 김웅이 '초선의 반란' 기수로 나설 때만해도 '영남당'의 한계를 재확인해 주는 기회가 될 것이란 예측이 다수였다. 야권 지지자들의 기대는 결국 대권주자인 윤석열에게 모이게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과 함께. 그러나 윤석열이 '제3지대'와 국민의힘을 두고 갈팡질팡하는 동안 30대 '0선 중진' 이준석이 '18선'의 무능과 무책임을 사정없이 두들겨패는 것은 물론 정치권 변화의 핵이 됐다. '이준석 돌풍'이 단순히 세대교체 바람이라면 국민의힘 당원과 전통적 지지자들 사이에서까지 압도적으로 지지율이 높아진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를 수식하는 '0선 중진'에서 알 수 있듯 10년 가까이 정치권에 몸담았으나 탄핵 심판과 보수 분열, 총선 패배 등에서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 있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다른 중진 의원들은 친박(친박근혜)이든 친이(친이명박)이든, 과거 보수 정권에 몸담으며 '보수의 몰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무엇보다 이들은 무능
오늘부터 부동산 세금이 다시 오른다. 치솟는 집값을 잡겠다며 이 정부는 4년 간 수차례 세제를 강화했는데 이번엔 시쳇말로 끝판왕이다. 집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가 최고 75%가 됐다. 등록세 취득세와 거래비용 등 실비 외에 부동산이라는 자산의 무게와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차익 대부분을 몰수하고 오히려 손해가 나게 하겠다는 뜻이다. 당초 이런 징벌적인 과세는 엄포에 가까웠다. 정부가 이렇게나 세제를 강화할 것이고 그전에 기간 말미를 줄 것이니 다주택자는 순순히 매물을 내놓으라는 의도였다. 하지만 대부분이 불응했고 오히려 시장에선 매물 씨가 말랐다. 여당은 매파적 부동산 정책이 먹히지 않자 징벌적 과세도 모자라 책임을 임대사업자에게 돌리고 있다. 아파트는 이미 봉쇄했고, 이제 빌라와 다세대만 남은 임대사업자 등록도 못하게 하겠다고 당론을 최근 확정했다. 사실상의 제도 폐지인데, 그럼 서민주거촌에 사는 영세민들에게도 피해가 전가될 게 뻔하다. 애초에 아파트가 아닌 구축 서민주택은
서울 수서역을 나서면 낯선 풍경을 접할 수 있다. 고속철도 SRT에서 내린 많은 이들이 한 정류장으로 향한다. 정류장에는 대형병원의 셔틀버스가 '서울의 큰 병원'을 찾아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을 기다린다. 낯선 풍경은 SRT 개통 이후 수년이 지나면서 자연스러운 풍경으로 거듭났다. 서울에서 살다가 지방 혁신도시로 옮긴 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은퇴 후 혁신도시에서 계속 살 생각인가요?" 그 때도 병원 이야기가 나왔다. 생활의 만족도가 올라가고 있지만 병원을 생각하면 "글쎄요"라고 했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 특히 노년층은 부족한 의료 인프라를 걱정한다. 지방은 청년들에게 더 고달픈 공간이다. 무엇보다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지방의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향한다. 지난 20여년간 130만명 이상의 20대 지방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거처를 옮겼다. 국토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 인구가 지방을 앞지른 이유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그래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And they lived happily ever after.)" 안데르센의 동화는 대개 이런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행복한 일상을 누리던 주인공이 갑작스레 시련을 당하고 이를 해쳐나가면서 한층 성숙해지는 '영웅 신화'의 마지막도 동일하다. 어찌보면 수많은 종교와 신앙의 원천도 동일하다. 갖은 고생과 시행착오로 당장은 어려움을 겪지만 이를 견디고 극복해내면 행복한 결말에 이를수 있다는 것이 골자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역사로 점철된 인류가 종말을 맞이하지 않고 지금껏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기후변화라는 전 지구적인 위기는 다시금 인류에게 고생과 시행착오의 반복을 강요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이 길의 끝에서 지속가능한 번영이라는 해피엔딩을 만날 수 있을까. 2018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차 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이하 P4G)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안데르센 동화의 결말을 언급
코로나19가 바꿔놓은 여러가지 중 하나가 바로 엄청나게 커져버린 환경에 대한 관심이다. 당장 사람이 죽고사는게 문제인 미증유의 질병은 어떻게 '환경 보호'라는 뜻밖의 명제를 부각시켰을까. 정확히 어찌 된 일인지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차차 연구될 과제 중 하나다. 일단 우리 주변의 생활을 돌아보면 실마리를 찾을수도 있을 듯 하다. 외부 활동이 제한되고 집합금지 시행도 길어진다. 대형마트에 가는것 조차 꺼려진다. 식재료나 배달음식 주문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집에서 시켜먹다보면 쌓이는건 포장재고 늘어나는건 버려야 할 쓰레기다. 하루 한 끼만 배달음식으로 때워도 거기서 나오는 플라스틱과 비닐의 양은 상상을 초월한다. 보고 있자면 겁이 날 정도다. 불안함은 대체로 현실이 된다. 한 언론은 통계청을 인용해 우리 나라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그릇 숫자가 1000만개(3월 기준)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믿겨지지 않겠지만 당장 각자의 집에서 나오는 배달용기, 점심먹고 으레 하나씩 들
장창국 의정부지법 부장판사가 지난 18일 법원 내부 게시판에 "성폭력사건에서 대법원이 하급심의 무죄판단을 존중하지 않고 유죄 판결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장 판사는 대법원을 비판했지만 하급심부터 '성인지 감수성' 영향을 받아 제대로 된 증거도 없이 '유죄'를 선고하는 판사들이 적지 않다. 이런 문제는 대략 10여년전부터 가속화했다. 무죄추정의 원칙이 유독 성폭력사건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하는 이들의 의견은 무시돼왔다. 반대로 '여성단체 감수성'이 예민한 판사들이 여성단체의 눈치를 살피며 판결을 하는 일은 늘었다. 심지어 여성감독의 여성지인에 대한 동성 성폭력은 여성끼리의 '준유사강간'사건 첫 '유죄' 판결이라 의미가 있음에도 대법원 공보단계에서 의도적으로 묻혔다가 피해자 측 폭로로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성범죄 사건은 특성상 증거나 증인을 찾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사법 원칙을 완전히 무시해도 되는 건 아니다. 최근 법원의 판결 경향을 보면 여성이 성범죄 피해
올해초 평소 알고지내던 레미콘업계 직원 A씨로부터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그의 부친이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부친이 암 판정을 받기 전, 특정 업체에서 만든 자가진단키트 결과에선 '음성'이 나왔다는 점이었다. 안심하는 사이 암세포는 급속히 번져 도저히 손 쓸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소송을 준비하던 이 직원은 자가진단키트에 암보험 약관처럼 깨알같은 문구를 확인하고 포기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 진단키트는 대장암 진단의 보조수단입니다"라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가진단 결과를 신뢰한 대가는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하는 A씨에게 마땅한 위로의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얼마전 인도공장에서 근무하는 오리온 직원 B씨가 현지에서 사망해 국내로 송환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직원 B씨는 사후 실시한 코로나19(COVID-19) 진단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글로벌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이 발생하는 인도에 머무르고 있던 B씨에게 거의 유일한 자기방역 도구는
"공식 입장은 '정해진 게 없다', 속내는 아마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좀 내버려뒀으면 좋겠다' 정도 아닐까요." 13일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 반도체 투자를 두고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반도체업계 관계자의 분석은 삼성의 고민을 고스란히 대변했다. 그의 분석대로 최근 미국 투자 계획은 삼성 내부에서 금기어 중 하나다. 미국 현지 투자안이 마치 한미동맹의 상징처럼 흘러가는 분위기 때문이다. 기업이 최적의 투자 전략을 고민하고 실행하기에 버거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의 미국 현지 반도체 공장 신·증설 문제는 사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공식화하기 전부터 삼성 내부에서 먼저 고민했던 사안이다. 삼성 미국법인이 텍사스주 오스틴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라인 인근 부지를 매입했다는 얘기가 지난해부터 돌았다. 당시에 이미 삼성이 2021년 하반기에 미국 투자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스텝'이 꼬인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올 2월 반도체 패권경쟁을 표면화하면서부터
#'국가보안법 철폐가'는 1, 2, 3이 있다. 똑같은 제목의 노래가 무려 세 개다. 소위 '민중가요' 중에 매우 특이한 경우다. 그만큼 국가보안법 폐지는 오래도록 진보진영에게는 간절한 과제다. 전대협·한총련 세대인 4050의 학창시절과도 맞닿는다. 한 다리만 건너면 이 법 때문에 곤욕을 치렀던 선후배 동료들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다. '막걸리보안법'이라 불릴 정도로 악용돼온 사례도 익히 안다. 먹고 사느라 잊고 살지만 뇌리에 새겨진 국가보안법은 필요악보다는 그냥 악에 가까운 이미지가 적잖다. 권위주의 시대와 수구냉전 세력에 대한 뿌리 깊은 거부감과 얽힌다. 국가보안법 자체가 낯선 2030과 또 다르다. 4050이 현재 야당에 가장 거부감이 강한 연령층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민주당이 아무리 못해도 차마 국민의힘을 찍을 수 없다'는 정서 밑바탕에는 군사독재의 후예(야당은 억울해하지만)라는 각인이, 국가보안법의 흔적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건 정말 파장이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