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들에게까지 언급되는 스트릿우먼파이터(스우파)의 인기는, 댄서라는 특수한 포지션에 대한 재조명이나 스트릿댄스에 대한 관심 확대 정도로 해석하기는 부족하다. 방송 내내 8개 팀(크루) 댄서 모두가 화제가 됐지만 주인공은 명실상부 각 크루 리더들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들의 리더십이었다.
8개 팀 8명 리더가 8인8색이다. 전위적인 춤을 시도했다가 똑 떨어지고도 "앞으로도 하던대로 살겠다"는 리더가 있는가 하면 가장 어리면서도 "무조건 우리가 최고여서 이길 수밖에 없다"며 팀을 이끄는 여장부도 있다. 언더독 멤버들을 이끌고 반전의 승리를 한 뒤 눈물을 쏟기도 하고, 이미 최고이면서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데리고 나와 '경쟁하는 법'을 가르치는 리더도 있다.
리더십이야 시대를 막론하는 화두이겠으나 지금 스우파의 리더십이 재조명되는데는 이전과는 다른 흐름이 있다. 전세계가 위기를 겪고 있고, 역사적으로 볼 때 언제나 위기 상황에서 부각되는게 리더십이다. 코로나19(COVID-19) 극복의 밑바탕에도 리더십이 있고 그 리더십에 대한 각자의 평가가 바로 지금 정부에 대한 평가다.
2022년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한 해에 열리는 리더십 검증의 해다. 이번 대선 국면은 이전에 비해 결과를 전망하기 어렵다. 그 이유도 리더십을 대입해보면 이해된다. '인물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건 그만큼 우리 사회가 원하는 리더십이 복잡다단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기업도 마찬가지다. 최근 3~4세 승계 흐름이 두드러지는건 우연이 아니다. 기존 리더십으로 기업을 이끌어가기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 자동차를 만들다가 비행체(UAM)를 만들고 장갑차를 만들다가 인공위성을 만들어야 한다. 이정도는 약과다. 한 기업 CEO는 "인류가 생각조차 못하던걸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을 느낀지 오래"라고 했다.
미래 리더십엔 정답이 없지만 스우파를 돌아보면 실마리 정도는 찾을 수 있겠다. 우승한 팀이 객관적으로 가장 춤을 잘 추는지는 몸치인 기자로서는 알 길이 없다. 다만 눈으로 확인된 한 가지가 있다. 8개 팀이 싸워 7개 팀이 떨어졌는데 팀원을 탓하는 리더는 없었다.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고 동료들에겐 감사를 표했다. 편집 탓일까.
또 한 가지 장면. 최근 국내 기업 간 최대 M&A(인수합병) 사례로 기록된 A그룹의 B사 인수 후 A그룹 회장이 B사 사장을 불렀다. "당신 연봉이 나보다도 많소. 좀 줄입시다." 주인이 바뀐 상황에서 '롱런'을 원했다면 그러마 했을법도 한데 B사 사장은 일언지하 거절했단다. 자기가 연봉을 양보하면 함께 넘어온 후배들 연봉도 줄줄이 삭감될게 뻔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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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이 수반되는 리더십, 리더 본인보다 조직원들을 생각하는 리더십은 공감을 넘어 감동을 준다. '월드인더스트리파이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이 스트릿우먼파이터들의 리더십을 참고하면 어떨까. 참고로 B사 사장은 저 대화 이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