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시장
'법과 시장' 칼럼은 각종 송사 현장을 누비는 변호사들의 눈으로 경제를 읽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칼럼입니다. 나날이 복잡해지고 다양화되는 경제 관련 사건에 대해 법률 전문가적인 명쾌한 해석과 분석으로 독자들의 안목을 넓혀줄 것입니다. 또 시장에서 요구되고, 통용되는 법 논리와 경제 논리 간의 충돌점과 접점을 찾아내 대안을 제시하는 길라잡이 기능도 합니다. '법과 시장' 칼럼은 격주 월요일마다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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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대선공약으로 제시했던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다. 대운하의 화물ㆍ여객터미널이 될 수 있는 여주, 충주지역 등 큰 물길이 지나가는 도시주변 지역의 땅값이 폭등하고 있다. 주된 원인중의 하나는 큰 땅을 싸게 산 뒤 여러 필지로 쪼개 텔레마케팅 등을 통해 비싸게 되파는 기획부동산 때문이다. 최근 서울 강남지역에서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사무실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라고 한다. 1980년대부터 기획부동산 업자들은 땅값을 올리는 주범이었다. 기획부동산은 임야를 저가에 산 후 "지자체에서 개발계획이 있다"는 식으로 투자권유를 하고 몇 배 심지어 10배가 넘는 가격에 되파는 식으로 폭리를 취해왔다. 1980년대 말에는 정부의 북방정책의 영향으로 경기북부지역, 1990년대 중반에는 카지노 유치가 된 태백ㆍ정선 등 폐광지역과 제주도 지역, 2000년대에는 서해안 일대와 여수ㆍ목포 등 남해안 그리고 참여정부에서는 행정수도의 충청권 등이 기획부동산 업자들의 주된 영업지역이었다. 기획부동
제도화된 폭력으로서의 법 질서는 필연적으로 사람이 자원을 소모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사람을 고용하고 장비로 무장시키고 공간을 확보해 주어야 하니, 법의 집행도 희소성에 의하여 제약 받는 경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연회가 시작되게 하라는 마법사의 말에 순식간에 푸짐한 음식이 차려지는 상황이, 산출이 투입을 초과할 수 없다는 열역학의 법칙을 위반하는 허구이듯이, 경제를 살리고 법 질서를 확립하라는 최고 지도자의 지시도 즉시 실현될 수 없고 현실은 자원의 희소성과 시간이라는 범주의 지배를 받는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는가. 법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법을 집행하는 자원을 시장에서 뜯어내기도 하고 규제로 민간의 수익을 침해하기도 한다. 그런데 민간의 감당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경제를 살리겠다고 약속한 지도자의 입장에서야 말 한마디에 공무원들이 잠을 줄여 일하고 시장도 순종하여 그 뜻이 '경제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을 바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거대 기업이 하청업체에 주는 대가를 후
해외수입대행 서비스업이 성장 추세이다. 그 배경에는 달러와 엔화 값이 싸지면서 미국과 일본 제품 구입 부담이 줄었고, 소비자 수요가 갈수록 세분화한 데 있다. 한국의 소비자는 인터넷 쇼핑에 익숙하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의 인터넷에서 맘에 드는 물건을 직접 고를 준비가 되어 있다. 굳이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외국에 있는 제품을 컴퓨터에서 직접 비교하고, 선택하는 방식의 소비 패턴은 더욱 확산될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들이 이 업종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단지 소비자의 수요가 존재한다고 해서 지속적인 산업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수입대행 쇼핑 방식을 아직 테스트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외국 제품의 절대 다수는 외국 회사의 대리점 혹은 국내 기업이 제품을 국내에 수입해서 판매하는 전통적 방식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 주류 패턴에서는 A/S, 반품, 사용법 설명, 시험 사용 등의 중요한 서비스가 함께 제공된다. 그러나 수입대행업은 이런 것이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막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오는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은 여느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흘리는 땀과 눈물로 우리에게 환희와 감동을 줄 것이다. 수십억의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과 경험을 선사하는 올림픽은 세계적인 기업들에게 올림픽을 통한 마케팅에 큰 관심을 갖도록 하고 있으며 그 마케팅 가치로 인하여 이제는 세계 최고의 브랜드가 되었다. 세계 최고의 브랜드, 올림픽을 통한 마케팅으로 인하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조직위원회(OCOGs)는 방송중계권료 및 후원금 등으로 상당한 재정적 이익을 얻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올림픽 공식후원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을 이용하여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광고ㆍ홍보하려는 기업들의 마케팅, 이른바 ‘매복마케팅(Ambush Marketing)’활동을 감시하고 제어하느라 올림픽을 준비하고 진행하는데 적지 않은 애로를 가지고 있다. 스포츠마케팅에서 ‘매복마케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무주택 서민의 주택취득을 지원하기 위해서 실수요자가 집값의 절반만 내면 주택을 취득할수 있는 ‘지분형 주택분양제’를 하반기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 작년 가을 경기 군포부곡지구의 환매조건부 주택 ‘반값아파트’ 공급이 실패로 끝나자 참여정부는 ‘반값아파트’ 정책을 폐기한다고 하였는데, 신정부는 ‘지분형 주택분양제’라는 ‘이명박식 신반값아파트’ 정책을 새롭게 선보이는 것이다. ‘지분형 주택분양제’는 주택지분을 실수요자에게 51%, 연기금, 펀드 등 기관투자가에게 49%를 각각 파는 제도이다. 예컨대 주택분양가가 1억원이라면 실수요자는 5100만원만 내면 아파트를 취득해 사용하고 전세도 놓을 수 있는 것이다. 주택분양가격이 실제 ‘반값’이어서 인근 시세의 80%-90% 수준에 분양을 받았던 환매조건부 주택인 ‘무늬만 반값 아파트’와는 확연히 다르다. 세금은 51%의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만 내기 때문에 양도세나 재산세 등이 절감되는 효과도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수
1회용품의 사용을 억제하는 규제가 엄격하게 시행되고 있다. 걷은 벌금을 밀고자에게 나누어 주는 전체주의적인 방법까지 사용하여 강제하는 것을 보면 시장경제는 자원의 과도한 착취와 낭비를 초래하고 환경을 파괴한다고 믿는 사람들의 권력이 큰 것 같다. 폐기물 발생량이 증가한다고 한들 강변도로에서 잠깐 스치고 지나갈 수 있는 언덕 한두 개 어쩌면 몇 개 더 생기는 것인데, 고객이 밀고자가 아닌 지 의심하도록 할 정도로 큰 죄악으로 취급된다. 환경의 보호는 자발적인 교환과정에서 가격이라는 신호가 개인의 의사결정을 제약하는 조건이 되어 희소성을 반영한 자원배분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경제학의 기본을 무시하는 밀어낼 수 있는 거창한 명분이 되어 버렸다. 고속철도, 터널, 대단위 방조제의 건설이 장기간 저지된 황당함은 자연 그 자체에 목적이 있다는 인식체계를 극복하지 못한 사람들의 실력 때문이었으리라. 그럴 듯한 목적은 눈에 띄고 그것이 초래하는 어두운 결과는 무시되기 마련이다. 규제를 요구하는 이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는 요즘 필자는 중견 로펌의 경영자로서 내년의 사업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에 관해서 고민을 하고 주변에 조언을 구한다. 이에 대해 혹자는 비용을 절약하여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한다. 반면 새로운 정부가 탄생하면 경기가 나아질 것이고, 시대의 흐름이 대형화를 요구하고 있으므로 법무법인도 외연을 확대하여야 한다고 조언하는 이들도 많다. 모두 맞는 말일 수 있다. 그러나 어떠한 결정을 하는가에 따라서 미래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에게는 보내는 한해를 즐기기보다 시대의 변화에 맞선 준비를 해야할 시기가 아닌듯 싶다. 기업 경영 환경을 예측한다면 국내적으로는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어 경제환경이 많이 바뀔 것이다. 국제적으로는 고유가와 각종의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원가상승의 압력이 많이 작용을 할 것이다. 물론 필자가 운영하는 법무법인의 경우에는 물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아니므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
박지원은 '열하일기'에서 물질적으로 결핍된 조선의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에게는 당시의 '북벌론'과 '소중화(小中華)론'은 인민의 풍요를 가로막는 지배 이데올로기에 지나지 않았다. 조선의 지배자들이 오랑캐라고 업신여기던 청나라로부터, 배울 것은 배우고 적극적으로 교역을 추진하자는 연암의 사상은 당대 성리학자들에게는 매우 급진적이었다. ◆북한의 열하일기 최근 북한은 국제금융기구 가입을 추진하고 있고, 북한의 고위 공무원들은 미국 정부의 주선으로 미국에서 국제금융의 구조에 대한 학습을 받았다. 더욱이 북미 핵 협상은 실질적 성과를 내는 등 북미 수교는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북한의 모습은 과거와 다른 새로운 모습이다. 북한의 '열하일기 전략'이라고 부를 만하다. 국제통상의 측면에서 본다면, 북한과 미국은 머지않아 상호 무역 정상화의 길로 갈 것이다. 중국이 그랬듯이 북미수교 이후의 북한은 미국과 정상교역 관계국(PNTR)이 될 것이고 북한산 제품은 미국에게 자유로이,
자식의 보챔과 채권자의 빚독촉은 집요하고 성가시다. 오죽하면 전생의 채권자가 자식으로 태어난다는 속담이 있겠는가. 자식의 보챔이야 생물학적으로 유전자 속에 각인되어 있는 애정으로 견디게 마련이고, 과거에 빚을 준 채권자의 빚독촉도 채무자는 참아야 할 의무가 있다. 형사범죄가 될 정도만 아니면 빚독촉은 채무자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정당하다. 그런데 빚독촉을 하기 위하여는 원래의 채권자가 많은 비용을 써야 한다. 채무자의 재산이 없는 경우에는 절차 비용조차도 날리게 된다. 채무자의 재산을 발견했다 한들 법적 절차 자체가 모든 비용을 회복해 주는 것도 아니다. 가장 큰 비용은 채권을 관리하고 빚독촉을 하고 법적 절차를 실행하기 위하여 정규직원을 고용하는 비용이다. 회수 실적이 있든 없든 정규직원은 급여를 받아가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을 내고 기타 관리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 점을 고려하면 부실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그 자체가 비용이고 어쩌면 돈을 먹는 하마가 된다. 따
최근 법원이 잇따라 '재건축 평형 배정 무효판결'을 내리면서 전국의 재건축단지에 초비상이 걸렸다. 재건축에서는 통상 대지지분이 큰 조합원에게 평형선택 우선권이 부여돼 왔다. 재건축 전에는 불과 6~20㎡(약 2-7평)차이밖에 나지 않아도 재건축 후에는 평형배정이 달라져 가격차이가 수억원씩 발생하곤 한다. '큰평수=대형우선권'이라는 관행에 대해 법원은 '소형평수 조합원들이 가질 수 있는 선택의 기회를 박탈했기 때문에 관리처분계획 승인(변경) 결의는 무효'라고 판시하고있다. 문제가 된 재건축 단지는 서울 서초구와 경기 과천소재 재건축 단지이다. 서초구 재건축 단지는 2003년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서 소형평형 의무비율제가 도입, 중대형 평형이 줄어들자 중대형 평형 배정을 둘러싼 조합원들의 다툼이 법정으로 비화된 것이다. 현재 서울고법과 대법원에서 계류중인 이 판결이 확정된다면 재건축 사업의 기본적인 틀이 송두리째 바뀌게 될 수 있다. 관리처분 단계에 있는 재건축단지에서는 수익성 저하로
최근 세계적인 대폭락의 공포를 일으킨 서브프라임 사태는 이른바 '깡통빌라'의 문제로 볼 수 있다. 미국에서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는 신용카드 빚이 수만달러에 이르는 사람에게는 일견 매력적으로 보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통해 카드 빚을 상환하고 그에 따라 연체이자율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법'과 '연방파산법'은 서브프라임의 실행에 따른 재산을 청산가치 계산에서 제외하는 '면제재산'으로 분류한다. 채권자의 강제집행이나 채무자의 파산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킬 수 있게 하는 것으로 결과적으로는 채무자에게 불리하기 짝이 없는 제도다. 서프프라임 모기지는 상환이 의심스러운 카드 빚의 가치를 높여 주는 것이 되기 때문에 카드 회사로서는 양손을 들어 환영할 거래이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사람은 이 집을 자기 소유로 생각하면서, 카드빚보다는 조건이 좋지만 정상 대출에 비하면 훨씬 비싼 이자를 계속 지급하게 된다. 결국 서브프라임을 실행하는 금융회사도 큰 이익
법률자문 서비스에 대한 칼럼을 쓸 때마다 건강검진 이야기를 자주 한다. 건강검진이란 '몸의 건강 상태를 검사하는 의학적 진찰 행위'로 개인은 이를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지만 질병의 발견 시기가 늦어지면 건강을 되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현재 상황에 대한 법률적 진찰, 즉 법률자문 서비스를 통해 현재의 상황을 검사하고 적절한 법률서비스로 내실을 다질 수 있다. 하지만 시기가 너무 늦으면 소용 없을 때도 있다. 법률자문 서비스와 건강검진의 공통점은 법률 또는 신체에 대한 위험 요소를 진단하는 서비스이며, 그 위험 요소의 발견 시기가 승소 또는 완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법률문제(분쟁.소송)가 발생하면 변호사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고 인식한다. 그러나 법률 문제가 발생한 이후 변호사에게 의뢰해 진행되는 사건의 경우 이미 70% 정도는 승소와 패소가 결정돼 있다. 현행법상 증거재판주의가 중요시 되고 있고 증거 중에서도 당사자가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