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제는 물론 정치, 사회 전반에 걸린 여러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여러 사람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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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영화 '폭락'은 실제 발생한 가상화폐 폭락 사태를 모티브로 한국 사회를 보여줬다. 이 영화는 50조원 증발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루나' 코인 폭락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루나-테라는 이른바 코인 광풍이 불 때 그 한 가운데 있었다. 지금도 가상자산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배우 송재림이 연기한 주인공 양도현은 '사기꾼'이었을까 아니면 '사업가'였을까. 영화는 자신이 사기꾼이냐고 묻는 것으로 시작해서 사업가라는 주장으로 마친다. 물론 가상자산은 우리 사회가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이슈이고 열심히 탐구해야 할 주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월 23일 가상자산 정책을 위한 실무그룹 설립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조치이다. 미국에 '디지털 자산 시장에 관한 대통령 실무 그룹'이 설립돼 가상자산 정책을 진행하는 시기에 마침 '폭락'이 개봉한 것은 우리에게 이를 회
원자력을 이용하는 국가들은 1970년대부터 사용후핵연료 지하 처분시설 마련에 힘써 왔다. 초기에는 관리주체가 시설 부지를 지정하거나 전국적인 지질조사를 실시해 후보지를 좁히는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지방정부가 방폐장을 유치하는 방식이 주류가 되고 있다. 40년 넘게 사회적 갈등과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이어졌고 여러 나라가 마침내 이 어려운 숙제를 해결해 가고 있다. 핀란드는 내년부터 세계 최초로 고준위 방폐장을 운영할 예정이며 스웨덴은 올해 초 건설에 착수했다. 프랑스는 인허가 심사 중이며 스위스와 캐나다도 최종 부지를 확정했다. 그러나 원전 이용 세계 5위인 우리나라는 고준위 방폐장 마련을 위한 준비 과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처분기술 개발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고 최초의 법정 기본계획은 2016년에야 수립됐다. 기술적인 준비 과정과 달리, 정작 정책 실행을 위한 법제화는 더디게 진행됐다. 20대 국회부터 논의가 시작됐으나 복잡한 이해관계로 합의가 어려웠다
2024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빅터 앰브로스 미국 메사추세츠대 교수가 연설을 위해 지난 7일 비영리 학술단체인 최종현 학술원에 방문했다. 연설을 시작하기 앞서 청중들에게 자신의 학생 시절 성적표를 보여줬다. B학점이 많았다. 앰브로스 교수는 "나는 과학을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지만 탁월한 천재류와는 아주 거리가 먼 사람"이라며 "노벨상이 아니라면 그저 호기심 많고 열심히 하는 수많은 과학자 중 한 사람일 뿐이다. 이렇게 환대를 받게 되니 미안하고 영광"이라고 연설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가 노벨상을 받았으니 누구나 받을 수 있을거라고 믿어도 좋다"고 했다. 필자가 사회자로서 "가장 최근의 노벨상 수상자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소개했는데,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앰브로스 교수는 학계 최초로 마이크로 RNA(리보핵산)를 발견했다. 우리 몸 안에서 여러 생리활성을 일으키는 핵심 물질은 단백질인데 널리 알려진 유전물질인 DNA가 전사(
요즘 경제와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금리다. 특히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과거 초저금리 시대가 다시 올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는데 최근의 경제 흐름을 보면, 과거와 같은 초저금리 환경은 다시 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초저금리 환경에서 움직여 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제로금리 정책과 양적완화를 단행했고, 유럽과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급격한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추가 인하하며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급격히 상승했고, 자산 가격이 과열됐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급등과 공급망 불안, 정부 부채 증가 등의 요인으로 중앙은행들은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초저금리가 가능했던 이유는 과잉저축(Global Savings Glut), 인플레이션 통제, 양적완화 정책 때
최근 서울시에서 규제개혁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1998년 행정규제기본법이 제정된 이후, 역대 정부에서 규제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성공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다. 왜 그럴까? 초심으로 돌아가 규제개혁의 특성을 성찰하면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규제개혁은 규제수준의 적정성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과잉규제와 과소규제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기관장의 강한 의지로 공직사회에 긴장을 주고 규제개혁에 매진하게 하는 방안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규제개혁은 특성상 상대방이 있기에 △규제관련자들간 대화와 타협을 하는 '소통의 과정' △규제를 둘러싼 찬반의 주장속에서 새로운 대안을 창출하는 '창작의 과정' △규제개혁의 리스크를 감수하는 '결단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내재화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면 지속가능하면서 효과적인 규제개혁이 가능하다. 규제개혁의 성공 여부는 국민과 기업의 체감도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몇 건의 규제를 개선했다는 양적 접근은 이제 공감을
최근 기후위기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소속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4년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6℃ 상승한 15.10℃를 기록하며 2015년 전 세계 195개국이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로 제한하자고 약속한 파리협정이 깨진 역사상 첫 해였다"고 밝혔다. 세계기상기구(WMO)도 "2024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해였으며 이상기후로 최소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우리나라는 2024년 평균기온 14.5℃로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다. 폭염일수는 30.1일, 온열질환자는 3704명(사망 34명)으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후위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국립기상과학원은 2022년 '남한상세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서 "2081년에는 우리나라가 여름일수 170일, 폭염일수 79.5일로 1년 365일 중 여름이 절반인 나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규제'라는 단어일 것이다. 식품 기준을 설정하고 소비자 안전을 지키기 위해 기업들을 규제하는 기관으로 인식되지만 'K-푸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역할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각국이 비관세장벽을 강화하면서 우리 식품 기업들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규제 외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식약처는 해외 규제기관과 협력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수출 장벽을 해소하고 한국 식품이 세계 시장에서 신뢰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덴마크에서 한국산 라면이 회수된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한국에서는 익숙한 매운맛이 덴마크에서는 안전성 논란으로 번졌고, 식약처는 즉시 과학적 데이터를 제공하며 협상에 나섰다. 그 결과 덴마크는 회수 조치를 철회했고 한국 라면은 다시 판매대에 올랐다. EU와 인도네시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베트남과는 김치와 조미김 중 미생물의 기준 조정
국내외 경제가 매우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후 미국 기업에 차별적 과세를 하는 국가에 대한 보복 조치 또는 자국 기업에 대한 보호 조치를 강구하라고 명령했다. 또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 과세하려던 글로벌 최저한세 합의도 철회하겠다고 밝혀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경제성장을 위해 21%인 법인세율의 인하 등 감세정책도 추진할 예정이고 일련의 조치는 우리 기업에 커다란 충격을 줄 것이다. 이런 외부 여건 변화는 우리가 통제하기 어렵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기업 혁신을 통한 경쟁력 향상일 것이고, 이를 위해 기업 경영환경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업의 혁신 활동을 막는 세제, 규제 등 개선이 필요한 상황에서 경제정책 방향은 기업경쟁력 제고 및 투자 유치 도모를 위해 설정돼야 한다. 그러나 1월에 발표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는 첨단 산업 등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2022년말 법인세율을 1%p
최근 금융위와 금감원에서 2%대로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 근로자가 투자책임을 지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 적립금의 100%를 주식에 투자토록 허용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제도를 책임지는 고용노동부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고려하여 적립금의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최대 70%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양대 금융당국은 문제의 본질은 물론 어렵게 얻는 경험도 잊은 것 같다. 첫째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아니라 430조원 적립금의 90%가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형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2005년 제도 도입 이래 원리금보장형 비중을 줄이려는 정책들은 노후자금만큼은 손실위험을 피하려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요지부동에 번번이 무릎을 꿇었다. 그 밑바탕에는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이 강하게 깔려있다. 따라서 100% 주식투자를 허용한들 실적배당형에 있는 나머지 10%인 40조원에서 약간의 움직임이 있겠지만 변동성까지 커지면서 기대
대전 초등학생 살인 사건은 우리 사회 안전망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교육 현장의 안전과 교사 관리 체계의 문제점도 대두됐다. 학교 안전 강화를 위한 '하늘이법' 추진이 논의되고 있지만, 경찰청은 인력 부족을 이유로 전국 6000여 개 초등학교에 전담경찰관 배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도 학교전담경찰관 1명이 평균 10.7개교를 담당하는 현실에서,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행 학교보안관 제도는 시설 보안과 등하교 안전 등 하드웨어적 측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학교 내부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데 한계가 있다. 더구나 최근 급증하는 청소년 도박, 딥페이크 성범죄, 학교폭력 등 새로운 유형의 범죄는 기존의 대응 체계로는 해결이 어렵다. 선진국의 사례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미국에서는 민간 탐정들이 학교 내 폭력 사건 조사와 피해 학생 보호를 위한 증거 수집에 참여하며, 변호사나 학교 관계자들과 협력하여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기여하
작년 쌀 생산량은 358만 5000톤으로 최종 집계됐다. 고온으로 인해 평년작보다 생산량이 약간 낮았지만, 수요량 추정치 352만 9000톤을 초과했다. 공급과잉으로 특징되는 쌀 문제 해결 기미는 여전히 요원하다. 정부와 정치권도 쌀 문제 해결에 골몰한다. 우선 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을 통해 쌀값이 기준 미만으로 폭락 혹은 폭락이 우려될 때 초과 또는 초과 예상 생산량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요구한다. 그런데도 쌀값이 기준 미만으로 하락하면 차액을 지급하자고 주장한다. 정부·여당은 야당 제안대로 양곡관리법을 개정하면 쌀 과잉생산은 고착되고, 쌀값 하락 압력은 계속돼 막대한 재정 부담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작목 전환 지원 등 연관정책의 효과를 떨어뜨릴 것을 우려한다. 정부는 대안으로 최근 '쌀 산업 구조 개혁 대책'(쌀 대책)을 발표했다. 쌀 대책의 핵심은 '벼 재배면적 조정제'의 시행이다. 벼 재배면적 8만ha 감축을 목표로 지자체 중심의 자율적 면적조정을 추진
전세대출 규모가 200조 원을 넘어섰다. 최근 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취급하는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추가로 대출 보증 한도를 차주의 소득과 기존 대출 상황을 고려해 차등 적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했다. 전세대출보증이란 전세금 대출 시 보증기관이 제공하는 보증으로, 임차인이 대출금을 못 갚으면 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금융공사(HF), 또는 SGI 서울보증 등 보증기관이 상환을 책임지는 제도이다. 우리나라 전세대출 규모의 증가는 금융기관의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이 아닌, 정부 정책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시스템적인 흐름이다. 특히 현재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전세대출 보증은 세입자의 상환 능력과 무관하게 진행됐다. 특히, 저소득자들의 경우 실제로 주택금융공사(HF)보다 HUG로 보증 수요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번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HUG의 보증 한도가 줄면 은행의 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