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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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은 다들 잘 알다시피 발생할 가능성이 극히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충격을 주는 사건을 일컫는다. 대표적으로 2001년 9·11 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것이다. 그러다 이 단어에서 파생해 '그레이스완'(Grey Swan)이 등장한다. 예측이 가능하거나 예측됐을지 모르는 것으로 너무 오랫동안 무시하면 전 세계를 뒤흔들 정도의 큰 충격을 발산하는 사건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현대사회의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그 예라 하겠다. 최근 널리 회자되는 용어는 '그린스완'(Green Swan)이다. 기업의 사회적책임(CSR)과 지속가능성장 분야의 세계적 대가인 존 엘킹턴 교수가 2020년 그의 저서에서 내세운 개념이다. 다들 제목에서 간파하듯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경제 또는 금융부문의 위기를 뜻한다. 나아가 '그린'이라는 단어가 내포한 긍정적 이미지를 반영해 글로벌 위기에 처한 경제·사회·정치·환경 등 전 분야에서 회복과 재생을 추구하는 노력을 의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출발이 순조롭다. 옥에 티가 있다면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총리와 지명한 장관 후보자 중 국회의원 수가 8명(김민석 국무총리, 강선우 여성가족부, 김성환 환경부, 안규백 국방부, 윤호중 행정안전부, 전재수 해양수산부, 정동영 통일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 이른다는 점이다. 이는 지명된 총리·장관 후보자(18명)의 44.4%가 국회의원을 겸직하는 것으로 역대 정부에서 가장 높다. 겸직비율이 30%를 넘은 건 문재인정부가 31.5%(54명 중 17명)로 유일했다. 노무현정부는 13.2%(76명 중 10명)에 불과했다. 이명박정부는 22.4%(49명 중 11명) 박근혜정부는 23.3%(43명 중 10명) 윤석열정부는 13.5%(37명 중 5명)였다. 윤정부에서 꺾인 겸직비율이 새 정부에서 다시 상승했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 겸직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과 같은 이점 때문으로 보인다. 첫째, 국정동력과 관계되는 다음 지방선거의 승리를 겨냥해 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들에 국방비를 GDP 5%선까지 올리라고 압박한다. 왜 미국이 돈을 써가며 당신네들 안보를 책임져야 하느냐는 이야기다. 한국(2.32%)은 일본(1.8%) 호주(2.02%)보다 많지만 미국(3.4%)보다는 적게 쓴다. 물론 트럼프는 처음에 터무니없이 높게 부른 뒤 협상을 통해 낮춰주는 전형적인 '거래의 기술'을 구사하기 때문에 아마도 5%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질 것이다. 3%든 4%든 이제 국방비 증액은 주어진 것이라고 할 때 문제는 늘어난 예산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될 것이다. 다음 3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장교와 부사관의 처우개선에 사용하자. 일반 병사들의 월급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장교와 부사관의 처우가 낮아졌다. 평소 병사들을 지휘하고 전시엔 앞장서서 싸워야 할 소대장, 중대장 등 간부들에게 그 역할에 맞는 적절한 대우를 해줘야 할 것이다. 둘째, 이참에 육군 중심에서 육해공 균형으로 국방정책을 전면 개편하자. 과거 한국군은 북
지난 6월 국정기획위원회는 인공지능 3대 강국, 잠재성장률 3%, 국력 5강 진입을 목표로 '진짜 성장'의 의지를 밝혔다. 인공지능, 바이오, 문화, 방위산업 등 미래전략산업을 키우고 제조업 구조를 혁신하며 에너지 전환을 실현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특히 지대추구를 억제하고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은 공정을 통해 성장의 토대를 탄탄히 하겠다는 철학을 보여준다. 오늘날 세계는 저마다 '성장'을 이야기한다. 저성장 고착 속에 질적 전환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가 핵심이라는 공감대가 있다. 이 시점에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경제권 사이에서 유럽연합(EU)과 영국의 성장전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U는 2023년 집행위원회의 '유럽 경쟁력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지나치게 세분화한 규제가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저해한다고 보고 모든 입법안에 경제적 영향평가 의무화를 제안했다. 규제설계와 집행방식이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도, 족쇄가 될 수도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농산물 도매시장은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농산물의 60% 이상을 담당하는 도매유통의 거점이다. 그러다 보니 도매시장의 거래제도는 물론 유통인의 역할과 책임 등에 대한 갑론을박이 수십 년째 이어졌다. 거래제도와 관련해선 1985년 서울 가락시장 개장과 함께 도입된 경매제도와 2004년 문을 연 서울 강서시장에서 시작된 시장도매인제도에 대한 연구와 토론이 현재까지 진행되고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 시장도매인의 기능과 공익적 책임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특히 최근 기상이변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을 때는 도매시장 거래제도 및 유통인의 잘잘못을 따지는 논쟁이 정치권까지 확산했다. 그런데 농산물 도매시장의 거래제도나 유통인이 아닌 도매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즉,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개별 도매시장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등 제도의 틀 안에서 아무리 고민해봐도 뾰족한 수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인데 실제로 농산물 도매시
다시 부동산이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다. 주택담보대출 6억원 제한을 포함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시행되면서 일단 불타오르던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압도적인 물량을 공급해 부동산 시장의 가격급락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과거 1기 신도시의 등장으로 주택시장이 안정화한 것을 다시 해보자는 논리다. 현실은 불가능하다. 권위주의 시대에 특단의 조치로 등장한 것을 2025년에 할 수는 없는 것이다. 30년 동안의 민주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사회는 절차와 규정에 따른 단계적인 접근을 택했다.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기존 계획을 바꿔야 하고 각종 평가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여러 위원회와 관계기관의 협조 등을 거치다 보면 당연히 몇 년이 걸린다. 보상에 들어가면 시간이 더 길어진다. 다급한 마음으로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 과거의 강력했던 택지개발촉진법, 그것보다 더 막강했던 행정력이 그리워지곤 한다. 하지만 지금의 제도와 절차는 사회
군사적 안보에 한정해 집중됐던 국가안보 영역이 이제는 경제 영역을 비롯해 환경, 식량, 사회적 요인 등 새로운 형태의 비군사적 위험으로 확대된다. 이 중 경제안보는 인공지능, 반도체, 양자기술 등과 같은 첨단기술을 매개로 한 전 세계적 패권경쟁이 격화함에 따라 경제적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주권, 국민, 경제를 보호하고 미래의 성장을 견인하고자 하는 정책 및 전략을 의미한다. 특히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집권함에 따라 첨단기술 경쟁이 국가안보와 동일한 수준으로 인식되면서 기술수출 통제, 외국인 투자제한, 기술유출 방지(기술보호) 등 다양한 경제적 통치수단(Economic Statecraft)이 본격적으로 가시화한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의 자산화를 목표로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면서 한국의 산업 및 사회환경에 최적화한 '소버린 인공지능'(Sovereign AI) 추진을 계획 중이다. 이러한 첨단기술 확보노력과 함께 반드시 병행돼야 할 과제가 바로 첨단기술 보호활동이며
지난 6월19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연준이 바라보는 경제전망(SEP)을 발표했다. 2가지 특징이 눈에 띄었는데 하나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면서도 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 점이다. 성장둔화는 경제주체의 수요감소로 이어지며 물가의 하향안정을 이끌어내곤 하지만 관세 및 공급망 불안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으리라는 전망을 담은 것이다. 다른 하나는 연준 위원들의 금리인하 전망이다. FOMC 회의 참석자 중 9명은 연내 금리동결 및 1회 수준의 제한적인 인하를, 다른 10명은 연내 2~3회의 적극적 인하를 예상했다. 그리고 FOMC 이후에도 제롬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에 신중을 기해야 함을 강조했지만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같은 일부 연준 내 핵심인사는 7월 인하도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연준 위원간 이례적인 분열이 현실화한 것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이유
약 20년 전에 네덜란드와 덴마크를 포함한 유럽국가의 농림부를 방문한 적이 있다. 선진국의 농정을 분석하고 우리나라 농업정책의 발전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목적이었는데 담당 국장에게 우리나라의 농정이슈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농업발전을 위해 현지 정부가 어떤 정책을 추진하는지를 물었다. 잠시 머뭇거리며 돌아온 답변이 다소 의외였는데 정부가 딱히 먼저 나서서 정책사업을 만들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거의 없고 농가조직이 요구하는 사업이 있으면 그것을 검토해 필요하면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농정을 돌이켜보면 선진국의 우수한 정책을 도입해 단기간에 성과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사례가 많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대표적 생산자조직인 농업협동조합의 경우 1950년대 후반에 정부가 설립해 오늘날에 이르렀는데 미국의 캘리포니아 및 애리조나의 감귤 생산자조직은 '썬키스트'라는 브랜드를 1907년에 만들어 세계 시장을 공략했고 유럽의 생산자조직인 PO 또한 품목별로 차이는 있으
회생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를 위해 채권자 등과 채무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조정하는 제도다. 채무자의 신청을 검토한 법원이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내리면, 채권자 등의 권리가 계획에 따라 변경되어 채무가 면제되거나 기한이 연장된다. 회생을 신청한 채무자는 법원에 재산 및 수입 상황 등을 알려야 하는데, 허위로 보고하여 유리한 인가결정을 받으면 사기죄로 처벌될 수 있다. 회생계획 자체가 채권자에게 일정한 손해를 줄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채무자의 재산 및 수입 상황 등을 법원에 보고한 내용이 단순히 사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사기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유무죄가 결정될 것이다. 월 440만 원을 받으며 수의사로 일하고 있는 회생신청자가 추가수당 명목으로 월 170만 원 정도를 아내 명의 계좌로 받고도 법원에 보고하지 않았다면, 사기죄일까? 소개할 사건에서 채무자는 11억 7400만원 정도의 채무 중 7억 3500만원
최근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낸 사건은 핵심광물이 단순한 산업재를 넘어 국가안보의 핵심자산으로 떠올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첨단산업의 기반에는 리튬, 코발트, 흑연, 희토류 등이 깊이 뿌리내렸다. 하지만 이러한 광물들은 지리적으로 편중돼 공급망이 언제든 정치적 무기로 전환될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한국은 배터리와 반도체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지만 핵심광물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한다. 특히 중국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리스크로 드러난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50년까지 핵심광물 수요가 현재의 5배 이상으로 증가하고 주요 수요처도 녹색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가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는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세계 코발트 생산의 70%,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백금족금속·망간·크롬을 다량 보유했다. 기니는 세계 보크사이
한국은 산업화 시기 불균형 성장전략으로 성장했다.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집중된 재정과 권한은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가져왔고 수출 대기업에 대한 특혜를 통한 수출주도 경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가져왔다. 민주화 시기에 정비된 노동법은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격차를 초래했다. 이 격차들이 현실에서 중첩, 교차하면서 양극화가 아닌 중층적인 피라미드 구조의 노동시장이 형성됐다. 그 상층이 수도권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일 것이고 하층이 지방 중소기업 비정규직 노동자일 것이다. 이렇게 분절된 노동시장을 초래한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노동경직성이고 풀어 말하면 해고불가능성이다. 현 노동법상 해고는 거의 불가능하다. '정당한 사유 없이는 해고할 수 없다'는 것이 그 근거조항인데 법원에서 인정하는 '정당한 사유'의 범위는 아주 좁다. IMF 외환위기 이후 정리해고제도가 도입됐으나 그 요건 역시 아주 까다롭다. 회사가 망하기 직전에 가야 최후의 수단으로 정리해고가 가능하다. 적자 연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