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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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이나 주거 불안정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정책대안 중 재정적으로도 지속가능하고 정책효험도 높은 방안은 뭘까. 미국도 사회복지 분야에서 이 문제는 오랫동안 고민한 숙제였다. 전통적인 방법은 노숙자에 대한 심리치료나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재활 및 교육에 우선적인 방점이 찍혀 있었다. 이른바 '계단형 지원모델'인데 우선 필요한 치료 및 재활지원부터 하고 마지막에 생활근거형 주택을 제공하는 식이었다. 이와 반대로 '하우징 퍼스트'(housing first) 정책은 주거서비스를 우선 제공하고 이후 적절한 보건사회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제공하는 식의 정책방안이었다. 결론은 이렇다. 노숙자 대상의 무작위 통제실험 결과 하우징 퍼스트 정책을 시행한 경우 우려와 달리 참가자의 80%가 12개월 후에도 안정적 주거를 유지-계단형 지원모델은 24%-했고 더 놀라운 것은 재정부담의 비용절감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점이다. 노숙인 1인당 연간 공공비용이 약 4만3000달러인데 이 정책을 시행한 후 비용이 6
6·3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포퓰리즘(populism)이나 '표(票)퓰리즘'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이 말은 표를 위해 '선심성 공약'이나 '인기영합적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자를 비판할 때 주로 사용된다. '대중영합주의'로 번역되는 포퓰리즘의 의미는 부정적이다. 하지만 '인민주의'나 '민중주의'로 번역하면 긍정적이 된다. 포퓰리즘이 소수 엘리트나 지배세력이 아닌 다수의 일반 사람을 지향하는 용어임에도 이 의미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선거에서 포퓰리즘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포퓰리즘을 극복한 대표적인 예는 스웨덴이다. 스웨덴은 1929년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노사정 대타협에 기초한 복지'라는 중간적 노선을 제시해 우파 포퓰리즘인 독일 나치주의와 좌파 포퓰리즘인 소련 공산주의라는 양극단을 극복했다. 포퓰리즘은 이것을 선동하는 민주선동가와 함께 등장했다는 점에서 극복의 힌트가 있다. 고대 아테네 민주정이 민중선동가에 의해 붕괴되는 것을 보고 민중선동가의
트럼프발 관세폭탄만으로도 어지러운데 또 다른 전쟁의 기운이 가세했다. 이번에는 달러가 무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 주장에 따르면 미국의 글로벌 헤게모니가 오히려 달러강세를 통해 막대한 무역적자와 제조업 일자리 상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관세폭탄을 저울질하면서 동시에 달러약세를 사실상 강요한다. 이른바 '마러라고협약'(Mar-a-Lago accord)의 가능성에 세간의 관심이 모인다. 트럼프의 플로리다 별장 이름을 딴 이 협약은 1985년 뉴욕의 플라자호텔에서 주요국이 달러화 가치 조정에 합의한 플라자협약에 빗댄 것이다. 당시 부상하던 독일과 일본을 상대로 미국은 무역적자를 축소하기 위해 달러약세를 밀어붙였다. 이번에도 트럼프가 주요국들을 상대로 막대한 관세폭탄을 빌미로 달러약세를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물론 마냥 달러약세는 아니고 달러특권은 유지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어떻게? 달러특권엔 국제적 안전자산, 혹은 준비통화(외환보유액) 역할이 있다. 마러라고협약
최근 국내외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주춤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때가 오히려 국가와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핵심전략을 정립할 시점이다. ESG는 단순히 공시의무를 강화하거나 유행이 아니라 산업구조 전환, 에너지안보, 자본시장 경쟁력, 그리고 인적 자원의 다양성까지 포괄하는 국가 경쟁력의 본질적 요소다. 지금이야말로 ESG를 국가전략으로 정립하고 구체적인 로드맵과 실행체계를 갖춰야 한다. 아쉽게도 국내의 ESG정책은 여전히 흩어진 정책, 불확실한 전략으로 일관성과 방향성이 부족하다. 최근에는 상장기업의 공시 의무화 일정이 연기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준비와 투자결정이 지연되고 국제시장에서 한국의 ESG 리더십 또한 약화됐다. 물론 이는 유럽연합(EU)의 '옴니버스 패키지' 발표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환경보호조치 퇴조 등 주요국의 규제조정 흐름에 영향을 받은 것이지만 이들 주요국은 방향성을 유지한 채 속도조절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
60대 이상 노년층인 실버층이 달라졌다고 한다. 보건복지부가 매년 발표하는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23년 기준 연간 개인소득 규모가 2164만원으로 10여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 규모 또한 2023년 기준 각각 4912만원과 3억1817만원으로 같은 기간에 1.5배 이상 증가해 이전 세대보다 부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버부머'(silver boomer)의 등장을 의미하는데 1955~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가 노년층에 진입함에 따라 실버층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특히 실버부머는 자신의 소득과 자산을 자식이 아닌 자기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쓰려는 성향을 지녔고 소비의 편의성에 눈을 뜨는 등 이전 세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실버부머의 식생활 또한 이전 세대와 다른데 이들이 본격적인 경제 및 소비활동을 하는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의 식품가공산업 및 외식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해 다양한 식품소비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특히 19
에너지 시장이 심상찮다. 에너지 가격하락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포함한 8개 OPEC+(오펙플러스) 회원국은 5월3일 하루 41만배럴 증산을 결정했다.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산이 발표되면서 브렌트유는 4% 이상 하락해 59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도 56달러까지 하락했다. 3년 넘게 지속된 OPEC+의 감산전략을 폐기하고 증산을 통한 가격경쟁으로 노선을 전환한 것이다. OPEC+는 그동안 하루 생산량을 약 600만배럴 감산했다. 감산전략은 원유가격을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세계적인 수요부진 지속, 회원국간 느슨한 할당량 규정 그리고 미국의 지속적인 생산량 증가로 감산전략이 점차 힘을 잃어갔다. 미국의 생산량 증가가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최근엔 카자흐스탄이 국익을 내세워 할당량보다 더 많은 원유를 생산할 것임을 명백히 하면서 내부균열이 확대된다. 카자흐스탄의 노선이탈이 본격화하자 사우디아라비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문제에서 한 걸음 물러섰다. 4월 초 발표한 상호관세 시행을 90일 유예했다. 다수의 전문가는 트럼프가 관세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백악관의 고관세 정책이 지속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관세의 향방을 좌우하는 고차방정식의 해법은 복잡하다. 트럼프행정부는 재정과 무역이라는 해묵은 쌍둥이 적자를 해결하려 한다. 이를 위해 고관세 부과라는 극약처방을 동원했다. 관세로 외국산 제품의 수입을 줄여 무역수지를 개선하려고 한다. 동시에 늘어난 관세수입으로 연방정부의 세수를 보충해 재정적자도 줄이려 한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하고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늘리려 한다. 관세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 트럼프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고관세를 밀어붙였다, 관세부과가 다른 문제를 야기하기 시작하면 긍정적 효과는 부정적으로 바뀐다. 문제의 해법도 복잡해진다. 관세부과는 우선 물가를 불안하게 한다. 트럼프와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물가문
6·3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행정수도 세종 이전'을 외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지난 21일 "여의도 국회시대를 끝내고 국회 세종시대의 문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충청을 행정·과학수도로 만들겠다"며 임기 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을 공약했다. 민주당의 김경수·김동연 경선 후보도 행정수도 완성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세종 행정수도' 공약은 충청권 표심을 노린 '표(票)퓰리즘' 성격이 짙다. 행정수도 이전은 개헌사항인 만큼 진심이라면 개헌 찬성을 밝히는 게 적절하다. 개헌에 반대하는 이 후보가 개헌에 동참하면 공약이 실현될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은 국토 균형발전, 분권과 자치, 주민자치 실질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적 합의와 개헌을 통해 추진할 사안이다. 이참에 그동안 논의되지 못한 주민자치를 실질화하는 개헌을 공론화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주민자치 개헌의
4월2일, 이른바 '해방의 날' 관세발표 이후 전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졌다. 다행히 대부분 국가에 부과한 상호관세 적용을 90일 연기하기는 했으나 중국에 부과한 245%의 초고율관세로 인해 미중갈등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의 우려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고율관세 부과는 사실상 주요 수출 교역국인 미국 대상 수출성장의 급격한 위축을 의미한다. 이에 중국의 GDP 성장률이 5%를 하회할 것으로 보이는데 2010년대 초반 중국이 기록한 두자릿수 성장세와 비교하면 반 토막에 불과하다. 부동산 개발투자 부진과 지방정부의 부채문제 등 기존 중국이 안고 있던 이슈들을 함께 고려할 때 이번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는 중국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고율관세 부과는 미국에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우선 미국 주요 기업인 애플 제조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이뤄진다. 월마트와 홈디포 등도 중국에서 주요 제품들을 수입해서 판매하고 엔비디아 역시 대중 반도체 수출이 막
임차인의 보증금을 보호하기 위하여 임차권등기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임대차가 종료되어 임차인이 이사할 곳을 구했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를 하면 대항력을 상실하게 된다. 임차인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여 법원의 집행명령에 따라 임차권등기가 마쳐지면, 대항력이 유지되어 이사를 하더라도 보호받을 수 있다. 임차권등기명령은 내려졌으나 실제 등기가 되기 전에 임차인이 이사를 하면 어떻게 될까? 최근 대법원은 대항력이 인정된다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여 임차인이 임차권등기 전에 이사하여 점유를 상실하면 대항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다326398 판결). 임차권등기가 마쳐지면 그때부터 효력이 인정될 뿐이고 그 전에 점유를 상실하면 종전 대항력은 상실되고 소급하여 효력이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본 것이다. 사건의 구체적 경위를 살펴보면, 임차인은 보증금 반환에 관한 보험계약을 체결해 두었고, 임대차기간이 만료되었음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정책이 '관세 우선주의'로 회귀하고 있다. 반도체와 AI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과 국내 생산확대 기조가 뚜렷하며 고율관세와 기술안보 강화조치가 잇따른다. 실제로 4월 초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반도체 및 장비소재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는 반도체산업의 미국 내 생산확대를 노린 조치지만 글로벌 공급망에 혼선을 초래해 제조비용 증가와 기술혁신 지연이라는 역효과가 우려된다. 대표적 사례가 AI데이터센터 구축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미국 빅테크는 올해 3000억달러 이상 투자해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확충한다. GPU와 HBM은 한국·대만에서 생산되고 동남아에서 패키징과 테스트를 거쳐 미국에 도달하는 복잡한 공급망을 따른다. 다단계로 얽힌 공급망의 어느 한 고리에 관세가 부과되면 조달비용 상승은 물론 전체 일정이 지연된다. 속도와 비용이 핵심인 AI 경쟁에서 이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미국의 독립혁명이 혁명적인 것은 그것이 식민지 모국인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도모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당시 영국의 북미 식민지 13개 주는 각각이 영국의 식민지였을 뿐 서로 관계가 없었으나 1776년 필라델피아에 모인 13개 주의 대표는 13개 주가 영국에서 독립할 뿐만 아니라 하나의 연방국가가 됨을 선언했다. 인류사에서 국가의 기원이 명백히 기록으로 남아 있는 소위 인공국가의 대표적인 예다. 이후 미국의 확장은 새로운 주가 기존 연방국가에 편입되는 형식이었다. 노예제를 폐지한 북부의 주들과 존치한 남부의 주들은 하나의 연방국가 안에서 경쟁했고 영토확장에 따른 새로운 주가 자유주가 되는지 노예주가 되는지는 첨예한 경쟁의 문제였다. 이 격화된 경쟁은 연방국가 틀 안에서 평화적인 방식으론 해결되지 않아 결국 남북전쟁으로 이어졌다. 논리에 의한 설득이 아닌 전쟁에 의한 굴복으로 연방국가를 보전한 에이브러햄 링컨은 이후 연방 확장의 든든한 기초를 놓았다. 미국이 성공한 요인 중 하나는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