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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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말 경기 용인시와 경북 구미시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산업단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유치전을 벌였다. 구미시는 필사적이었다. 10년간 99만㎡(30만평)의 산업용지 무상사용, 원형지 개발, 근로자들을 위한 사택까지 약속했다. 이런 파격적인 조건에도 SK하이닉스는 용인시를 택했다. 구미시민들이 SNS에 올린 '#SK사랑합니다' '#사랑해요최태원회장님' 해시태그는 허탈과 분노가 뒤섞인 단어로 바뀌었다. SK하이닉스는 이렇게 해명했다. "첨단기술이 중요한 반도체산업에서 글로벌 IT기업들이 우수인재들을 놓고 치열하게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 용인은 국내외 우수인재들이 선호하는 수도권에 있다." 최근에는 포스코가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와 미래기술연구원을 서울에 두기로 한 결정으로 포항 지역사회와 갈등을 겪었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미 많은 대기업이 수도권에 연구소 건립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국내외 우수한 스타급들이 지방으로
재판을 앞둔 의뢰인이 많이 하는 질문은 "저는 재판에서 무엇을 해야 합니까"다. 민사재판의 경우 답변은 "아무것도 없습니다"다. 민사재판의 당사자는 법정에 나올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재판 기일에는 변호사들만 나와 그간 이루어진 서면 공방에 대해 간략하게 재확인하는 정도가 전부다. 재판정에 꼭 나와보고 싶다는 의뢰인이 있을 때는 "나오셔도 괜찮겠냐"고 반문할 정도다. 재판에 걸리는 시간이 대체로 5분에서 10분 정도라 법정까지 힘들게 나올 의뢰인의 시간이 걱정돼서다. 형사재판은 어떨까. 형사재판의 경우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반드시 법정에 출석해야 하지만 당사자가 꿔다놓은 보릿자루와 유사한 취급을 받는 것은 민사재판과 크게 다를 게 없다. 일단 재판이 시작되면 재판장은 피고인에게 생년월일, 주소, 등록기준지를 묻는다. 다른 사람이 대신 법정에 와서 피고인인 척하는지 가려내기 위해 묻는 것인데 이마저도 형식상 절차에 가깝다. 여기에 답하고 나면 피고인은 재판 끝까지 말 한마디 안 할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물가와 부동산 안정이다. 사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경제문제다. 미국은 소비자물가지수가 40년 만에 8%를 넘어섰고 우리나라도 14년 만에 4%대에 진입했다. 부동산가격 상승은 직접 물가지수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임대차가격이 간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물가안정에 중요한 변수다. 그리고 물가를 떠나 주택가격 안정은 사회통합과 지속적인 성장에 필수조건이다. 그런데 물가상승은 우리나라의 경우 거의 외생변수에 좌지우지된다. 원유를 비롯해 각종 원자재와 식량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한때 전략물자 안보 차원에서 해외 유전이나 광산에 직접 투자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 별무소득으로 끝났다. 그래서 서민생활 안정이나 국민들의 행복지수에 절대적으로 기여하는 부동산가격 안정화는 더욱 절실한 과제다. 문재인정부도 지난 5년 동안 20차례 넘는 각종 부동산대책을 냈지만 부동산가격은 단군
#1. 일본 가나가와현 쓰나시마(綱島)시는 지역기관과 공조해 폐공장 부지를 잘 활용한 사례로 유명하다. 글로벌 대표 브랜드 파나소닉이 불황으로 2007년 가전공장을 폐쇄하자 공장부지(3만8000㎡)에 스마트타운을 개발한 것이다. 파나소닉은 에너지센터, 쇼핑몰, 콘도, 대학, 연구시설 등 지역 이해관계자들과 뜻을 모아 개발을 주도했고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도시 폐허화를 막기 위해 규제철폐에 나섰다. 기업 입장에선 부동산 개발로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했고 도시 전체에 활력이 넘치면서 지역주민은 일자리 증가, 상권 활성화 등 선순환 효과를 얻게 됐다. #2. 광주 서구 발산마을은 전체 주민의 40%가 취약계층일 정도로 낙후지역이었으나 민간 주도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 큰 변화를 가져왔다. 현대차그룹 주도로 2015년부터 4년에 걸쳐 지자체, 사회적기업 등이 협업해 마을 전체 도색, 디자인 작업, 폐가에 대한 청년기업 입주지원사업 등을 추진했다. 마을은 포털사이트와 SNS 등을 통해 명성을 얻기
"부자가 되고 싶은데 아빠가 노력을 안 해요." 꿈이 뭐냐고 물으니 '부자'라고 대답하는 학생들에게 그럼 고민이 뭐냐고 묻자 나온 답이라 한다. 요즘 세태를 풍자한 우스개 이야기지만 참 씁쓸하다. 언제부터 인가 '부자가 되는 것'은 많은 사람의 로망이 돼버렸다. 그래서 백만장자에 얽힌 성공담이나 러브스토리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넘쳐난다. 원래 백만장자(Millionaire·밀리어네어)의 어원은 1816년 영국 시인 바이런의 편지에서 처음 기록됐다는 말도 있고, 소설가이자 정치가인 벤저민 디즈레일리의 소설에 등장했다는 말도 있다. 무엇이 됐든 어마어마하게 큰 부자를 상징하는 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00만달러를 가진 사람은 우리 돈으로 12억원 정도니 그리 실감나지 않는다. 그래서 1800년대 초반 이후 물가상승률을 적용하면 2500만달러, 한화로 300억원 정도여서 그쯤은 돼야 폼나는 백만장자 소리를 들을 듯싶다. 그래서인지 요즘 전세계적으로 억만장자(Billionaire·빌리어
국제 곡물가격 상승 흐름이 심상치 않다. 지난 3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식량가격지수가 2월보다 12.6% 상승했다. 해당 지수가 만들어진 1996년 이후 최대치로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20년 동안 국제 곡물가격은 두 번의 큰 상승이 있었다. 첫 번째는 2006년이다. 중국 등 신흥국의 수요증가로 곡물가격이 2년 동안 85% 상승했다. 두 번째는 2020년 코로나19 발생 직후다. 질병으로 식량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40% 넘게 올랐다. 현재 세계 식량수급은 구조적으로 좋지 않다. 신흥국 경제가 성장하면서 식량수요가 급증했다. 육류소비도 한 몫했는데 신흥국의 육류소비 증가로 사료용 곡물수요가 증가했다. 옥수수 등 곡물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 생산도 늘고 있다. 2000년대 10년간 고유가로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 생산이 연평균 7.5%, 15.1% 증가한 적이 있다. 최근 유가상승으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수요증가에 비해 공급
적자라는 단어는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것을 의미하지만 색깔을 의미하기도 한다. 손실을 장부에 기록할 때 붉은색으로 기입한 데서 유래했다. 어느 기업 장부의 붉은색은 올해 숫자가 14자리에 이를 것이 확실하다. 2022년 한전이 기록할 적자의 규모는 14자리, 대략 20조원 내외로 추정된다. 이익을 내는 것이 존립의 이유인 민간기업과 달리 공기업은 적자를 감내해야만 할 때가 종종 있다. 국가와 사회적으로 감당해야 할 비용이 너무 크거나 일시적 충격이 있을 경우 공기업이 적자를 감내하면서 충격과 비용을 줄이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방파제 역할은 계속될 수 없다. 적자를 충당하기 위한 이자비용이 계속 커질 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공기업이 수행해야만 하는 필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더 큰 비용을 치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아직도 잘못 알고 있지만 한전은 전력을 생산하지 않는다. 생산된 전력에 대한 비용을 치르고 전기를 사와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중심지에 관심을 보인 지는 꽤 오래되었다. 2003년에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전략'이 발표되었으니 햇수로 벌써 20년째다. 2008년에는 관련 법이 제정되었고, 2009년에는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되기도 하였다. 법 제정 후에는 3년마다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왔다. 이처럼 지난 20년 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성과가 크지는 않다. 여전히 우리나라 도시들이 글로벌 금융허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때나 지금이나 세계 3대 금융중심지는 런던, 뉴욕, 홍콩이다. 우리는 이렇게 열심히 해도 잘 안되는데, 저들은 왜 그때나 지금이나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가? 우리가 전략적으로 부족했던 점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력해도 잘 안되는 것들도 있다. 냉혹한 시장의 원리이며 국제금융의 질서다. 글로벌 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풍부한 비즈니스 기회, 합리적이고 투명한 금융관련 법체계 구축과 집행, 영어가 통용되는 국제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도 비난과 대결이 극성이다. 국민통합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여야의 공약은 희미해졌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은 착잡함을 넘어 환멸감에 빠졌다. 국민은 헝클어진 실타래를 풀 듯 난해한 과제의 요체를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정치를 갈망한다. 자유와 평등, 성장과 복지 등 상충하는 가치들 간의 완전한 조화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그나마 최선은 타협과 절충이다. 그동안 거듭된 타협과 절충의 실패를 넘어서려면 우선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근본적 가치와 포괄적 비전이 공유돼야 한다. 현재 우리의 국가비전과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치언어로 표현된다. 그런데 정치사회에서 오가는 레토릭을 보면 자유민주주의의 이상이 우리의 삶과 연결돼 생명력을 발휘하는지 지극히 의심스럽다. 정치언어가 권력정치의 도구로 전락하면 생명력을 잃게 된다. 정치구호는 우리의 삶에서 진정성을 빼앗아가고 냉소와 불신을 퍼트리기 때문이다. 소중한 가치와 이상은 우리의 열망과 필요
2021년 3월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이 발효된 지 1년 남짓 경과했다. 이 법으로 금융회사가 관행적으로 해온 영업을 금융소비자 관점에서 재구성하고 정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특히 일반 금융소비자에 대한 금융상품·서비스의 판매·자문 시 적용되는 6대 판매원칙(적합성·적정성원칙, 설명의무,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행위 금지, 허위과장광고 금지 )과 직판 금융회사의 대리·중개업자 관리책임 및 위반 시 과징금·과태료 부과 그리고 금융소비자의 청약철회권, 위법계약해지권과 권리구제 목적의 자료요구권 신설은 금융회사의 행위규제 정비와 동시에 형식적인 소비자의 자기책임원칙을 탈피하는 의의가 있다. 그간 금융회사들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준수와 이행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소비자보호부서·내부통제조직을 정비하고 판매절차 강화와 이행 적정성 감사 등 사후점검 강화와 영업점 체크리스트 운영, 현장 모니터링 그리고 금융소비자보호법 매뉴얼 배포와 전직원 교육실시 등이 이뤄졌다, 이에 대
6·1 지방선거가 50일도 안 남았다. 새 정부 출범과 견제에 몰두해온 여야 정치권은 지방선거 분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은 지방분권으로 지방정부에 이양된 권한을 주민들이 제대로 행사하고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데 필요한 '주민자치회 권한 및 예산확대'를 외면한다. 그들은 지방선거를 주민자치를 위한 정책대결보다 중앙정치의 대선 연장선에서 '정권유지 대 정권심판'의 대결로 끌고 가서 정치불신을 키우고 있다. 정치권은 '주민자치의 실질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보다 2인 선거구냐, 3인 선거구냐 등 선거구 획정을 놓고 밥그릇 싸움에 열중해 '자기들끼리의 리그'라는 비판을 받는다. 그들은 소선거구제냐, 중선거구제냐를 놓고 유불리를 따질 뿐 읍면동, 통리반 해당 주민들의 삶의 문제나 주민자치회가 겪는 문제에는 관심이 없다. '주민자치 없는 주민자치회'의 문제점을 개선할 공약제시와 정책대결에는 소홀한 것이다. 지방선거가 지역과 주민이 주인이 되는 풀뿌리민주주의의 꽃인 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온 세상이 뒤숭숭하다. 직접적 교전에 따른 피해 자체도 큰 문제지만 동시에 러시아에 맞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고강도 제재로 인한 이해득실(당연히 득보다 실이 크겠지만)에 대한 계산도 한창이다. 사실 코로나 충격도 직접적인 감염피해 이상으로 고강도 방역의 여파가 더 심각했다. 대러시아 제재의 이면에 놓인 복잡한 함수관계에 유의해야 한다. 우선 이번 제재를 계기로 미국과 유럽 등 친서방 진영의 연합이 공고화하고 있지만 정작 세계 경제의 뉴파워, 즉 중국을 비롯해 인도나 브라질, 남아공,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은 동조하지 않고 있다. 가령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박탈하는데 찬성이 93개국이었지만 반대가 24개국, 기권도 58개국에 달했다. 글로벌 연합은 아직 성사되지 못했다. 그리고 '교전의 금융화' 혹은 '금융의 무기화'가 전면에 나섰다. 특히 러시아 중앙은행 자체를 표적으로 삼아 달러 위주 외환보유액을 동결하고 국제 금융결제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