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세상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인지 판단할만한 여유도 없습니다. 시사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론은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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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장려금, 양육수당, 신생아보험료, 농민수당 등 지자체의 현금복지 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현금복지는 아동수당, 청년수당, 노인수당, 장수수당 등 모든 세대를 아우르기도 한다. 한 지자체가 수당을 주면 주변 지자체도 따라 하는 경쟁적 상황 속에서 인구감소로 세수가 줄어드는 지자체들은 복지예산 증가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안타깝게도 가난한 농어촌 지자체엔 이런 현금복지제도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가고 있다. 주변 지자체들이 복지지출을 늘리는 상황에서 혼자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더욱 빠르게 인구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지자체 인구정책은 주민등록인구(정주인구)만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인구로 '생활인구'를 포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생활인구는 조사기간에 그 지역에 머무르는 실제 인구를 의미한다. 최근 들어 외부인들이 활발히 오가는 농산어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텃밭을 가꾸러 매주 오고 가는 사람, 부모님이
여야가 민생회복을 위한 협치보다는 대결정치와 '정치의 사법화'로 국민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가 낸 지도체제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소송으로 인해 계파갈등이 극에 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해 여야갈등을 키우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이 민주당의 의지대로 강행될 경우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민의힘은 법안 무효소송을 낼 것이 뻔하다. 정치의 문제를 사법부로 가져가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정당 내부 간 또는 정당 간 계파갈등이 생길 때마다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보다 '법대로 하자'며 사법기구에 의존하는 정치의 사법화 현상이 확대됐다. 정치사법화의 대표적인 예는 '공수처법'과 '연동형 선거법'이다. 두 법 모두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효력정지소송과 위헌소송의 대상이 됐다. 그렇다면 정치의 사법화를 막을 해법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한 학계의 시각은 정당의 기능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점은 일치하지만 정당개혁
지난 8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도 세간의 이목은 역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에 쏠렸다. 그의 '보다 간결하고 초점을 좁힌, 더 직접적인 메시지'는 국제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고강도 긴축을 당분간 지속하겠다는 의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잭슨홀에 모인 전문가들도 대체로 이런 입장을 뒷받침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은 이른바 '대(大)안정기'(the Great Moderation)의 교훈에 주목했다. 대안정기는 1990년대 이후 30여년간 선진국 위주로 물가와 경제성장이 안정된 호시절을 뜻하는데 중앙은행 전문가들은 그 동력으로 대체로 통화정책의 기량향상을 강조한다. 1970년대 '대인플레이션기'(the Great Inflation)를 극복하는데 독립적인 중앙은행의 단호한 물가안정 의지와 공세적인 금리인상이 주효했다는 논리다. 잭슨홀 참석자들도 대부분 이런 평가에 공감하는 모습이었고 지금도 파월의 발언처럼 공세적
미중패권 경쟁으로 공급망이 재편 중이고 코로나로 과도하게 돈이 풀려 인플레이션이 세계적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와 식량대란이 겹쳐 세계엔 퍼팩트스톰이 몰아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는 등 대책에 골몰한다. 환율이 1400선을 위협받고 경상수지까지 적자다. 물가는 2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고 내수가 침체해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한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해외자금의 유출위험도 높아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경제위축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의 금리인상에 맞춰 금리를 따라 올릴 수밖에 없다. 그 결과 많은 자영업자, 투자자 및 기업이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경제정책은 무엇인가. 198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의 위기를 극복하게 한 것은 한국의 경우 물가안정 정책 덕분이고 미국은 공급 중시 경제정책 덕분이었다. 즉 인기가 없더라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생산성을 올리는 방법
경제학 시간에 소득탄력성 강의를 하면서 라면과 쌀을 예로 든 적이 많다. 소득이 오르면 가난했던 소비자가 돈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사용하던 열등재 소비를 줄이고 정상재 소비를 늘리는 것을 라면과 쌀을 가지고 설명했다. 생활비가 부족한 사람은 먹는 것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해 쌀과 반찬 대신 라면으로 한 끼를 때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후 소득이 늘어나면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한식 소비를 늘려나간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는 라면과 쌀의 사례를 들기 어려워질 수도 있겠다. 최근 라면 가격이 인상됐다고 한다. 라면을 생산하는 대기업 농심이 1년 만에 라면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11.3% 올리기로 했다는데 신라면 10.9%, 너구리 9.9% 등이다. 업체는 밀가루 등 원자재가격 급등을 이유로 들지만 서민들의 부담이 더해질 것은 당연하다. 가공식품의 가격인상은 라면에 그치는 것이 아닌데 오리온이 9년 만에 초코파이로 대표되는 파이와 스낵 및 비스킷 등 16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5.8
2021년 초 빌 게이츠는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책을 발간해 전세계에 기후위기에 대해 큰 경종을 울렸다. 성공한 억만장자 기업가로서 자신의 사업영역이 아닌 글로벌 공공영역에서 현황파악과 문제점 제시까지 했으니 실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최근 우연히 기후위기와 관련해 빌 게이츠가 세운 연구기관인 브레이크스루에너지(Breakthrough Energy·이하 BE)의 보고서를 보고 그의 진심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BE는 빌 게이츠 주도로 2015년 설립된 단체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하고 온실가스 배출감소를 위한 기술혁신 가속화가 목적인 연구·투자기관이다. BE는 글로벌 넷제로 달성을 위해 '5가지 그랜드 챌린지'를 정의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 차원의 정책솔루션을 '플레이북'이라는 이름으로 제시했다. 핵심만 추려보면 크게 4가지로 요약되는데 첫째가 '성과 중심의 지원체계 강화'다. 기존 취약계층을 위한 보조금 체계에서 벗어나 탄소감축 잠재력이 높은
지난달 정부가 이집트 엘다바 원전 프로젝트의 일부 수주(3조원)를 공식 발표했다. 핵심설비 수주가 아니어서 다소 아쉽지만 조단위 원전수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이후 처음이어서 크게 축하할 일이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일감이 없어 고사 직전이던 우리 기업엔 그야말로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고 새 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첫 성과를 낸 데 박수를 보낸다. 다만 13년의 수주공백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원인분석은 확실히 해야 할 것이다. UAE 원전수주 직후 당시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80기를 수출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1년에 4기 이상 수출한다는 계획이 무산된 가장 큰 원인은 2011년 초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문이다. 원전에 대한 불안감과 반감이 전세계로 확대돼 원전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 여파로 베네수엘라와 필리핀은 원전도입을 포기했고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일본 등은 재검토, 혹은 폐지를 결정했다. 신규 원전사업이 아예
기업평가는 재무제표를 통해 '얼마를 투자해서 얼마를 벌었는가'를 따지는 형태로 진행돼왔다. 그래서 투자 대비 이익의 비율이 높은 곳은 좋은 회사로, 그렇지 못한 곳은 나쁜 회사로 분류된다. 최근에 평가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기업가치 평가에서 재무제표가 차지하는 비중이 축소된 대신 '비재무적'인 지표가 주목받고 있다. 이렇게 달라진 경향을 대변하는 단어가 ESG다.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인데 기업경영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3가지 핵심요소를 뜻한다. ESG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건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이 정점에 도달하면서부터다. 신자유주의로 경제의 효율성이 높아졌지만 다른 쪽에서는 빈부격차 확대 같은 심각한 사회문제가 발생했다. 1997년 아시아에서 외환위기가 터지고 2008년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신자유주의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힘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립공원이라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남쪽에는 눈덮인 흰 산들이 이어지는 특이한 국립공원이 있다. 미국의 알프스라 불리우는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이다. 근처 휴양도시인 잭슨홀의 유서깊은 숙소인 '잭슨 레이크 로지'에서 바라보는 그랜드티턴의 눈덮인 산맥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곳에서 매년 여름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움'이 열린다. 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휴양지에서 지난 8월 26일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전 세계 금융시장 참여자들과 정책 당국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말들을 쏟아냈다. 요약하면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경제에 부담이 되더라도 금리를 계속 올려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것이었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이 말이 나온 8월 26일부터 9월 6일까지 무려 1,100포인트 가까이 빠지며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주식시장도 폭락했다. 세계의 경제대통령이라는 연준의장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
지난달 중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를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 서명하였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위한 법안처럼 들리지만, 법안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금 당장의 인플레이션 억제와는 크게 상관없는 의료, 복지 및 기후변화 대응 정책들로 채워져 있다. 그중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명분으로 도입된 전기차 보조금 관련 항목들은 자국 중심의 산업정책 성격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의 형태로 보조금이 지급된다는 내용을 포함하는 해당 법안이 한미 FTA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사실은 차치하고서라도 그간의 산업 및 무역정책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고려해보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지난 반세기에 걸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선진국들은 산업정책의 폐해를 적극적으로 설파하고, 산업정책을 시도하는 일부 국가들에는 직접적인 경고를 숨기지 않는 등 반(反)산업주의 기조를 공고히 해왔다. 자유시장경제
좋은 정치는 무엇인가. 강한 정당은 무엇인가. 누구나 대답할 수 있지만 아무도 정확히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하지만 나쁜 정치, 약한 정당에 대한 대답은 좀 더 쉽다. 좋고 강한 것은 추상적이지만 나쁘고 약한 것은 매우 실제적이고 구체적이다. 좋은 정치, 강한 정당을 주장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모든 정치인, 지지자, 유권자들이 좋은 정치와 강한 정당을 희망하고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는데 결과가 영 좋지 않다. 더 좋은 단계, 더 강한 단계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나쁜 정치, 약한 정당을 구현한다. 정치부기자, 참모, 보좌진, 컨설턴트까지 출마 빼고는 정치와 관련된 모든 일을 해봤지만 필자 역시 좋은 정치, 강한 정당이 구체적으로 뭔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 건지도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쁜 정치, 약한 정당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좀 안다. 선한 의지나 힘이 부족해서? 그건 아니다. 오히려 선한 의지나 힘이 넘쳐서, 작용이 반작용을 불러일으켜서 그러는 경우가 많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으로 조정을 받았던 주가가 저점 대비 20% 가까이 반등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해소되어 가던 주식시장의 거품이 다시 커졌다. S&P 500 지수의 10년 평균 주가수익비율도 장기 평균 대비 50% 이상 높은 상태로 복귀했다. 이런 높은 주가를 정당화한 것이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다. 그런데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의미하는 골디락스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물가가 2%대에서 안정되어야 하고, 경제가 장기 평균 근처에서 꾸준하게 성장해야 한다. 현시점에서 이 조건이 충족되려면 몇 가지 선결문제가 해결될 필요가 있다. 첫째,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물가 하락이 지속돼야 한다. 둘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침체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셋째, 경제가 신속하게 성장세를 재개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 선결조건은 상호 충돌한다.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는 물가를 하락세로 전환시키려면 실물과 자산시장에 동시에 충격을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