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84 건
# 내년 5월 결혼하는 친구가 있다. 나주 공기업에 다니는 친구는 회사 앞에 방을 얻어 사는데 예비신부 직장이 서울이라 내년에 집을 구할 작정이었다. 주말부부로 살기 위해서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내집 마련' 계획이 틀어진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에 5억~6억원 사이의 신혼집을 살 생각이었지만 내년 1월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넘으면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 대상이 되면서 필요한 금액을 대출 받지 못해서다. 그나마 전세대출은 DSR 규제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전세를 알아본다고 했다. 그는 전세대출을 갱신해야 하는 시점에 정부가 돌연 전세대출을 규제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도 내비쳤다. 정부가 지난주 개인별 DSR 규제를 앞당겨 시행하는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빚을 내라'는 게 핵심이다. 18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 뇌관이 될 가능성이 커 관
정부가 2030년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정점) 대비 40%로 정했다. 도전적 목표지만 GDP(국내총생산)에는 0.07% 밖에 타격이 없다는 게 정부의 발표다. 고용은 현상 유지되거나 오히려 0.02% 늘어난다고 한다. 기업이익 등 부가가치의 총합이 GDP임에 비춰보면 산업계의 격렬한 반대가 이해되지 않는 숫자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40% 상향의 경제적 효과 분석에는 '일반균형모형'(CGE)이 쓰였다. 한 기업의 비용이 다른 기업의 매출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모델이다. 연구를 수행한 한국환경연구원(KEI)은 사회 전 부문에 탄소저감을 위한 탄소가격제를 도입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세수를 고용전환 지원에 활용해 기업에 돌려주는 것으로 가정했다. 학계에서는 이를 '이중배당'이라 부르는데,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구윤모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거둔 돈을 기업들에게 환류
오징어 '대선'.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나오는 자조적 목소리다. 최후의 1인이 되면 456억원의 천문학적 돈을 갖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내용을 대선에 빗댄다. 비유의 핵심은 실패했을 경우다. 드라마 속 최후의 1인이 되지 못한 참가자들은 목숨을 잃는데 대선주자들 역시 단순한 패배 이상의 리스크(위험)를 짊어진다. 각자 지지 후보를 두고 사활을 건 여야 인사들도 이같은 상황에 쓴웃음으로 술잔을 들이킨다. 그러면서 검찰을 말한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 수사에 착수한 지 오래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새 인물과 이슈가 제기될 때마다 국민은 여야 대선주자들을 번갈아 보지만 검찰은 그 물음에 답을 안 내놓는다. 검찰이 대선 판도를 보고 저울질에 들어갔다는 의심이 고개를 들고 오징어대선이라는 비유는 정치권을 파고든다. 논란을 부른 핵심 인사들의 구속 영장조차 발부되지 못하는데 정작 비판의 화살은 영장을 기각한 법원보다 검찰의 설익은 수사를 향하는
국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플랫폼 독과점 문제를 최대 화두로 다뤘다. 온택트 시대라는 호황기를 맞은 플랫폼 기업들의 갑질 행태를 점검하고 개선책을 찾기 위해서다. 과방위, 정무위, 산자위 등 여러 상임위에 플랫폼 기업인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불려왔다. 여야를 막론하고 플랫폼 사업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과 논란에 질타를 쏟아냈다. 플랫폼 기업인들은 의원들의 파상공세에 고개를 숙였다. 딱 거기까지였다. 지난 21일 과방위의 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의장이 출석했다. 김 의장은 올해만 세 번째 국감장에 불려왔다. 대기업 총수로 전례 없는 일이다. 의원들은 두 사람을 향해 과다 수수료 부과, 과도한 광고경쟁 유발, 중소기업·소상공인 영역 침범 등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앞서 정무위, 산자위 국감에서 다룬 내용과 다를 게 없었다. ICT 소관 상임위의 차별점을 찾기 어려웠다. 이 GIO와 김 의장은 연이은 플랫폼 갑질 지적에 개
'대장동 의혹' 수사에 검·경 협력은 없다. 사실상 검·경이 중복 수사를 진행하면서 신경전까지 벌어진다.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를 하다보면 검찰이 다 가져간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신경전은 '곽상도 의원 아들의 퇴직금 수수 의혹'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휴대전화 확보 과정에서 두드려졌다. 경찰은 곽 의원 아들 의혹을 수사하면서 수원지검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는데 반려됐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서 동일 사건을 수사하고 있어 송치를 요구하겠다"고 했고, 결국 해당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다. 유동규 전 본부장 휴대전화도 검찰과 경찰이 각각 한 대씩 따로 확보한 상태다. 먼저 유씨가 최근 사용하던 '아이폰'을 확보한 건 경찰이다. 이후 유 전 본부장이 과거 사용해 온 휴대전화는 검찰이 유씨의 지인 자택을 압수수색해 확보했다. 그런데 검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날보다 이틀 먼저 경찰이 수원지검에 같은 내용으로 영장을 신청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이 압수수색 영
"아늑하다." "신혼부부 중에 선호하는 사람이 많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김현미, 변창흠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화성동탄 공공임대주택' 단지를 찾아 한 말이다. 전용 44㎡(약 13평) 복층형 구조에 방 2개, 거실, 주방, 화장실로 구성된 실내를 둘러본 소감이었다. 이 주택은 보증금 7200만원에 월세 27만원이면 입주할 수 있다. 서울 시내 웬만한 원룸보다 저렴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방문한 후 9개월째 공실 상태다. 입주자 소득과 자산 기준을 완화했으나 여전히 찾는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완공된 공공임대주택 중 입주자를 찾지 못한 집이 전국적으로 5만4746호에 달한다. 이 중 약 65%인 3만5476호가 6개월 이상 장기 공실 상태다. 혈세 수 조원을 들여 만든 새 아파트 수 만채가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심 외곽 지역에 지어진 탓에 교통, 학군 등 입지 여건이
"이제 직원 10명 규모인데 협회비가 6000만원입니다." 최근 취재했던 핀테크 스타트업 대표가 '업권'을 관리하는 협회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다. 돈을 받는 협회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이 협회는 지난 6월 출범한 금융위원회 산하 법정단체다. 금융당국은 개인 간 대출·금융투자(P2P) 산업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으로 제도화하면서 관련 법에 협회 설립과 의무 가입을 명시했다. 이에 따라 관련 스타트업은 당국에서 먼저 승인을 받고, 협회에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그렇게 업권의 자율관리를 목적으로 설립된 협회는 금융감독원 국장 출신이 초대 협회장을 맡았다. 당국과 업계를 잇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타트업들은 협회비 명목으로 최소 1000만원에서 1억원 이상을 요구받았다. 이 돈은 매년 내야 한다. 다른 분야에도 스타트업 협단체들이 있다. 특수한 경우를 빼면 대개는 회비가 없거나 50만~100만원 수준이다. 정작 놀랐던 부분은 따로 있다. 수천만원씩 비용을 내는 점에 문
'BB크림과 에어쿠션'을 앞세워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K-뷰티가 지난해 독일을 누르고 세계 3위로 올라섰다. 2020년 국내 화장품 수출규모가 75억 달러로 가전, 휴대폰, 의약품을 제칠 정도로 무섭게 성장하면서 프랑스, 미국에 이어 당당히 세계 화장품 수출 세계 3위가 된 것이다. '세계 3위 수출국'이라는 화려한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K-뷰티가 처한 상황은 위기나 다름없다. 수출 규모 자체는 늘었지만 전체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는 K-뷰티의 경쟁력이 밀리면서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더페이스샵, 메디힐 등 중저가 브랜드 매출이 급락하고 있다. 대중국 수출 증가율도 프랑스, 일본과 비교해 둔화되고 있다. 한류열풍과 함께 중국에서 '메이드인코리아'라면 믿고 샀던 시대가 끝난 것이다. 중국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하에 지난 5년간 C-뷰티 브랜드가 무섭게 성장해 K-뷰티의 입지를 잠식했다. 이미 중저가 시장에서는 K-뷰티의 전성시대가 끝났으며 럭셔리 시장에서도 유럽 화장품
"좋다. 이런 게 기술혁신" "플라스틱 100% 재순환이 가능하다면 이건 노벨상감" 지난 19일 언론을 통해 공개된 SK지오센트릭과 에코크레이션의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에 대한 긍정적 반응들이었다. 음식물이 묻거나 알루미늄 등 복합재질로 이뤄진 폐비닐은 예전에는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됐지만 이번에 소개된 열분해 기술을 통해 60%의 수율로 원유처럼 재활용할 수 있다. 이 소식에 "(비닐 사용에 대한)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얼마나 많은 대중들이 자연보호와 폐자원 재활용에 대해 관심이 높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현재 전세계 플라스틱 연간 사용량 3억5000만톤 중 재활용률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심히 분리수거를 해도 바다로 또는 땅속으로 버려지는 자원이 상당하다는 뜻이다. 에코크레이션과 같은 기업의 열분해 기술이나 SK지오센트릭이 보유한 후처리 기술이 확산되면 재활용률이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 후처리 기술이란 열분해유를 좀더 고순도화해 순수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앙회) 5층. 중앙회장실과 대회의실 등이 있는 이 곳에 유력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때문이다. 국회 정문에서 이곳까지는 600m(미터), 걸어서 5분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정치인들에게 중소기업은 2018년 기준 663만개에 종사자가 1700만명에 달하는 빼놓을 수 없는 표밭이다. 명분은 정책간담회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최근 중앙회를 찾아 애로사항을 들었다. 참석자에 따라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정치인들은 똑같은 의자에 앉고, 비슷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고 돌아간다. 당연히 "중소기업 파이팅"을 외친다. 김기문 중앙회장이 발언 말미에 건내는 덕담도 "꼭 필승하시길 바란다"로 똑같다. 문턱이 닳도록 찾아오는 정치인들에게 줄기차게 요구하는 골자도 비슷하다. 대·중소기업 격차를 줄이고 일하기 좋은 경제토양을 마련해달라는 취지다. 쉽게 말하면 대기
애플의 배짱 영업이 여전하다. 비싸도, 불친절해도 잘 팔려서다. 애플은 지난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사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눈에 띄는 부분은 삼성과 화웨이보다 출하량은 적지만, 전세계 영업이익의 75%를 가져갔다는 점이다. 애플이 아무리 프리미엄 스마트폰 위주로 제품을 출시한다지만 이 정도로 압도적인 영업이익은 이질감이 느껴진다. 배경은 고가 전략에 있다. 애플은 신작을 낼 때마다 가격을 올리며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비싼 가격이 고급 이미지로 대변되고 충성고객 양산으로 이어졌다. "혁신에 대한 가격을 지불할 사람들이 늘 있다"던 팀쿡 애플 CEO(최고경영자)의 말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애플을 둘러싼 숱한 논란들도 아이폰 판매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수년전 애플이 아이폰6과 아이폰7의 성능을 인위적으로 낮췄을 때도, 아이폰8의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스웰링'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충성도가 높은 고객, 이른바 '애플빠'의 이탈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하 카드수수료율)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1월 중 최종 수수료율이 공개될 예정인데 사실상 과정과 결론은 정해져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당정이 만나 협의를 하고 회의장 밖은 카드사 노조의 항의 방문으로 시끄럽겠지만 '기존보다 낮은 수수료율'이란 답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내년 초 대통령선거까지 앞두고 있다. 수수료율은 금융당국 계산보다 더 내려갈 수 있다. 2018년처럼 우대수수료율 적용 가맹점이 확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당시 연매출 5억원까지였던 우대수수료율 적용 가맹점 기준이 정치권 논의를 거치면서 30억원까지 넓어졌다. 매 3년마다 카드수수료율을 재산정하는 규제로 인한 풍경이다. 연매출 10억원이 넘는 자영업자를 '서민갑부'라고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도 있다는 점에서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우대수수료율 적용과 카드수수료율 재산정 정책의 왜곡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카드수수료율 규제가 태생부터 정무적 판단에서 나온 탓이다. 전세계적으로 카드 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