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기재부·외교부에 "진짜 조금만 보여주세요" 해보니

질병청·기재부·외교부에 "진짜 조금만 보여주세요" 해보니

김지훈 기자
2021.09.07 04:20

[기자수첩]

(인천공항=뉴스1) 임세영 기자 = 정부가 미국 모더나 사로부터 받기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55만2000회분이 6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옮겨지고 있다. 앞서 모더나 사는 지난달 공급 차질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의 항의 방문 이후 지난 5일까지 701만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3일 101만8000회분이 도입된 이래 현재 들어온 물량은 총 675만9000회분이다. 701만회분의 96.4% 규모로, 25만1000회분이 더 들어와야 한다. 정부는 모더나가 약속한 백신 25만1000회분이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으로, 선적되는 대로 추가 안내하겠다는 방침이다. 2021.9.6/뉴스1
(인천공항=뉴스1) 임세영 기자 = 정부가 미국 모더나 사로부터 받기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55만2000회분이 6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해 옮겨지고 있다. 앞서 모더나 사는 지난달 공급 차질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의 항의 방문 이후 지난 5일까지 701만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3일 101만8000회분이 도입된 이래 현재 들어온 물량은 총 675만9000회분이다. 701만회분의 96.4% 규모로, 25만1000회분이 더 들어와야 한다. 정부는 모더나가 약속한 백신 25만1000회분이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으로, 선적되는 대로 추가 안내하겠다는 방침이다. 2021.9.6/뉴스1

"각 제약사와 체결한 기밀유지협약(CDA) 또는 선구매 계약서상 기밀유지조항에 따라 백신 단가, 계약금액 등 중요하고 민감한 정보의 공개가 금지되어 있고 또한 계약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7호에 따라 법인·단체 또는 개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합니다. 성질상 부분공개도 불가하므로 비공개합니다."

2021년 4월 기자가 질병관리청, 외교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등에 동시다발적으로 모더나 백신 계약과 관련한 정보 공개를 청구한 뒤 받은 답변이다. 각 부처를 돌고돌아 질병청이 이런 글을 보내 왔다.

사실은 그리 기대도 하지 않았다. 국내 백신 초기 도입 실패를 비롯한 각종 논란 속에 문득 모더나 백신 계약서가 정부 발표대로 있긴 한지, 서명 주체는 누구인지 궁금해 보냈던 질의였다. '모든 내용 비공개·비실명화'를 조건으로, 정확한 계약 주체 등 일부 내용만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답변 외엔 2020년12월31일 질병관리청, 외교부 등이 공동 배포한 보도 참고자료가 파일로 첨부돼 있었을 뿐이다. '정부는 12월 31일(목) 모더나社의 코로나19 백신 4천만 회분 선 구매 계약 체결을 완료하였다'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정부 발표 자료다. 해당 자료가 나온 뒤 4개월 후에도 국내에서 백신 수급에 대한 우려는 끊이지 않았고 백신 스와프(교환) 등 양국 간 백신 협력을 두고 정치권에서 설왕설래가 오갔다.

모더나 백신의 구매 총액, 공급 수량, 단가 등을 모두 공개한 미국 보건복지부나 일본(화이자), 유럽연합(아스트라제네카) 등과는 달랐다. 그만큼 제약사의 영업비밀 유지에 우리 정부가 철저한 태도를 보이고 있거나, 아니면 국민 알권리의 가치를 다른 정부와 비교해 낮게 평가한다는 의미로 볼 수 밖에 없다. 모더나 백신 수급에 대한 우려로 지난달 정은영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이 백신의 월별·분기별 구체적인 공급 일정과 관련, "통상적으로 협의를 통해 정하고 있다"는 발언을 하기 전까지는 월별·분기별 공급 일정이 계약서에 들어갔는지 아닌지 국민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모더나에 항의 방문을 했던 관료들의 '호화 출장' 논란 등 백신 도입이 완료되기까지 온갖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백신 도입 과정의 막전막후를 정부가 실시간으로 상세히 공개했어야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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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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