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괜히 잘못 나섰다가 회사 이미지만 더 악화되고 경영 상황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빠질까봐 걱정입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남양유업 매각 관련 갈등에 피해 보는 남양유업 직원과 대리점주의 처지가 딱 이렇다. 31일 남양유업 주식매매계약 기한이 끝났다. 남양유업 매각은 이뤄지지 않은 채였다. 매수인인 한앤컴퍼니와 매도인인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측은 협상은 이루지 못하며 소송전에 들어갔다. 한앤컴퍼니 측이 홍 회장 측을 상대로 전자등록주식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했고, 거래 종결 의무를 이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홍 회장 측이 일가 개인들을 위해 남양유업이 부담해 주기를 희망하는 무리한 사항들을 요구를 했다는 게 한앤컴퍼니 측 주장이다.
당초 거래는 지난 7월30일 경영진을 한앤컴퍼니 측 인사로 바꾸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종결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홍 회장 측 입장이 바뀌며 당일 임시주총이 9월14일로 연기됐다. 그러다 협상 최종 시한마저 지나며 원만한 남양유업 매각은 어려워졌다.
홍 회장의 태도 돌변으로 '남양이 남양했다'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오너리스크'로 기업 평판이 떨어지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저하됐다. 매각을 통한 리스크 해소와 고용안정을 기대하던 직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5월4일 사퇴한다고 밝힌 홍 회장과 오너일가가 여전히 임원직을 꿰찬 상태라서다.
홍 회장 일가는 진행 중인 매각이 종결되면 임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혀왔다. 그런데 매각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대주주 일가의 비도덕적 행태로 수년간 진행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더 공고해지게 생겼다. 이는 실적 악화로 이어지며 올 상반기 남양유업은 349억7400만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전년 동기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동종업계 우유 업체들이 흑자를 내는 것과 대비된다.
홍 회장이 상반기 8억800만원을 급여로 받는 등 오너일가가 수억원을 챙겨갈 때 직원들은 경영 악화로 인한 임금 동결과 식비·업무추진비 등 비용 삭감을 감내했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직원들의 피해는 커질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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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회장을 포함한 남양유업 경영진은 지난 3월 ESG(사회·환경·지배구조)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사회 공헌 활동 강화도 선포했다. 그런데 핵심인 홍 회장부터가 직원 하나 챙기지 않고 지배구조도 개선하지 않고 있다. 눈물의 대국민 사과도 지키지 않고 있다. 진정성 없는 '쇼'가 자신까지 갉아먹는 걸 모르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