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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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일본 등 2차 대전 전범국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을 구하는 것은 피해자들의 상처 치유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똑같은 실수를 저질러 문명을 퇴보시켜선 안된다는 다짐이자 후대의 본보기를 만들기 위함이다. 전진의 첫걸음이기도 하다. 독일과 이웃 국가 관계에 비해 한일간 과거사 정리는 여전히 미흡하단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일본은 한국과의 총성없는 전쟁을 다시 시작했다. 1965년 수교를 맺은 지 반세기가 지나서다. 일본의 1차 수출규제 조치는 한국 경제 주요축인 전자산업을 정확히 겨냥, 포문을 연 격이었다. 이제 2차 조치로 전선을 넓히려 한다. 피해는 한국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본 기업들 사이에도 우려가 나온다. 중국만 어부지리를 얻을 수도 있다. 우리가 모르는 한일 외교적 마찰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치 또는 외교적 문제를 경제보복으로 맞선 것은 일본의 실수다. 일본은 '안보 논리'를 들지만 외신조차 이번 조치의 배경에 지난해 말 한국 대법원의 일제
촛불을 경험한 국민들은 자발적이다. 공정하지 않은 것에 분노한다. 누군가의 선전·선동에 의한 게 아니다. 공유하고 참여하고 흐름을 만든다. 일본 정부의 경제 도발 이후 한달 남짓 기간동안 벌어진 ‘노 재팬(NO JAPAN)’, 불매 운동도 그렇다. 7월 한 달 동안 국내 마트에서 인기를 끌던 일본 담배와 맥주 판매량이 한 달새 급감했다. 일본 패키지 여행과 항공권 판매도 전년동기대비 30% 넘게 급감했다. 일본 신차 상담건수는 반토막이 났다. 간혹 ‘선’을 넘으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집단지성의 힘으로 조정된다. 한일 갈등이 ‘혐일’의 감정으로 번지지 않는 배경이다. 하지만 일부 ‘정치 과잉’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반일 감정’에 기댄, 자기 정치 움직임이다. “일본 여행 금지 구역을 확대해야 한다” “도쿄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 등의 주장이 대표적인 예다. 정점은 서양호 서울 중구청장의 행보다. 그는 광화문과 서울시청, 명동 일대에 내건 일본 제품 불매운동 ‘노 재팬’ 깃발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에 이어 신라젠의 펙사벡 간암 임상 3상이 실패하면서 바이오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일각에서는 국내 바이오 업계의 신약 개발 능력을 의심하며 ‘바이오 거품론’ ‘바이오 사기론’까지 제기한다. 신라젠은 지난 4일 긴급 간담회에서 “복잡한 미로를 걷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말은 신약 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후보물질 확보부터 출시까지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은 0.02%에 불과하다.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 성공률도 58.1%에 그친다. 신약 개발의 마지막 관문인 임상 3상에서도 절반가량은 실패한다는 얘기다. 미국 FDA(식품의약국) 등 허가 당국으로부터 임상 승인을 받고, 최종 허가를 획득하는 과정도 만만찮다. 신라젠은 DMC(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로부터 ‘펙사벡’ 간암 임상 3상 중단 권고를 받기 전까지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었다. FDA의 지시대로 무용성 평가를 진행했고, 중단 권고를 받고 하루가 지나서야 구체적인 데이터를 받을 수 있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잘 진행되도록 도와달라." 지난달 25일 만난 금호가 3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한 말이다. 31년간 그룹 주력사로 있던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 발표를 하고 나서일까. 떨리는 목소리에 절박한 호소로 들리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자리였지만 박 사장은 자신의 진심을 직접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20여 분 동안 '진정성', '신뢰'를 몇 차례나 언급했다. 올해 인수·합병(M&A) 최대 매물로 꼽히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본격화됐다.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연내 매각을 자신한다. 아시아나항공의 '제1가치'는 대형항공사의 경영권 확보다. 항공산업은 면허사업으로 진입 장벽이 높다. 아시아나항공 규모의 항공사는 앞으로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없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도 "강남 아파트는 이번에 못 사면 또 다른 매물이 나오겠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이번이 아니면 다시 못산다"고도 했다. 그야말로 강한 자신감이다. 하지만 그 누
지난 주말 동대문의 한 유명 식당을 찾았다. 외국인 관광객도 제법 있었는데, 어느 순간 일본어로 대화하는 종업원과 손님의 테이블에 주변 시선이 꽂혔다. 밥을 먹던 일부 손님은 "어느 시국인데 일본인들이 관광와서 밥을 먹지?"라는 식의 비아냥거림을 던지며 혀를 찼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한달째를 맞았다. 한국에선 이에 반발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그런데 빗나간 불매운동도 보인다. 최근들어 등장한 일본인에게 여객선 요금을 815만원을 받겠다는 울산의 현수막이, 지난달 한 공연장에서 일본인 연주자들로 구성된 밴드에게 한 관객이 ‘쪽바리’라고 외치고 나가버렸던 일 등이 그렇다. 일본 나고야시에서 열린 일본 최대 국제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전시된 위안부 소녀상은 전시 사흘만에 일본 정부의 압박과 혐한 여론에 밀려 철거됐다. 아사히신문이 전한 전시 마지막날 풍경은 '혐한' 그 자체였다. 혐한 세력은 전시장에서 “역대 최악의 전시”라고 소리를 지르거나, 소녀상의 머리에 봉지를
지난달 25일 취임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공정경쟁'을 천명했다. "권력기관의 정치·선거개입, 불법자금 수수, 시장 교란 반칙행위, 우월적 지위의 남용 등 정치 경제 분야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 단호한 대응을 해 나가겠다는 선언은 일견 문재인정부 들어 이뤄졌던 '적폐수사'의 연장선상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초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회의에서 '공정한 경쟁이 보장돼야 경제활력이 살아난다"고 강조한 것이 떠오르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윤 총장이 '공정경쟁'이란 화두를 꺼내든 배경을 설명한 방법이다. 이례적으로 설명자료까지 배포해 윤 총장의 철학과 신념을 '국민'들에게 밝히는 데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그에게 '적폐수사'의 칼을 쥐어준 것은 문재인정부지만 그 연원은 훨씬 더 오래되고 뿌리 또한 다르다는 걸 전달하고 싶어서였을까. 윤 총장이 자신의 사상적 배경을 굳이 자유주의 경제학파로 밝힌 것을 두고도 해석이 분분했던 이유다. 윤 총장은 언급한 시카고학
"비난하는 건 쉽지만, 만드는 건 어렵습니다." 최근 열린 e커머스 관련 포럼에 참석한 대형 유통업체의 개발 실무자의 말이다. 함께 참석한 패널이 "(기존 유통업체의) 새로운 서비스가 모두 거기서 거기이며, 혁신은 없다"라고 지적하자 나온 말이다. 제한된 인력과 자본으로 '혁신'을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에 대한 나름의 호소다.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만을 탓하게엔 상황이 만만치 않다. 2015년 54조원이었던 국내 e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 13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초저가 할인 경쟁부터, 새벽배송 등 배송 경쟁, 유료 멤버십까지 전방위적인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유통업체인 롯데와 신세계의 행보는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e커머스 업체들이 '업계 최초 타임세일', '업계 최초 당일배송', '업계 최초 유료 멤버십' 등을 앞세워 혁신경쟁을 주도하
민간 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앞두고 수요자들의 관심사가 '로또 분양'에 쏠려 있다. 하지만 주택업계에선 정작 아파트 분양에 필수적인 청약시스템이 마비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아파트투유'로 불리는 청약시스템은 현재 금융결제원이 담당한다. 이를 오는 10월부터 한국감정원이 맡기로 한 게 당초 계획이다.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관련 근거가 되는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은행계좌 등 개인정보를 한국감정원에서 취급할 수 없어 청약시스템을 관리할 수 없다. 문제는 관련법이 국회를 언제 통과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어렵게 국회 본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해당 주택법 개정안은 본회의는커녕 국토교통위원회에도 상정되지 못했다. 업계에선 이달 하순까진 국회를 통과해야 감정원이 청약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통과 지연 시 최악의 경우에는 한 동안 새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우려가 있다. 국토부는 만약의 사태에 대
“8월에 한 8일 정도 미국 출장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한 말이다. 현지 K팝 콘서트에 참석하고 디즈니 관계자도 만나 한류콘텐츠를 홍보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이랬던 그가 지난 22일 임기를 1년이나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8월 개각을 앞두고 대통령이 단행할 국정쇄신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스스로 결정한 거취라지만 석연치 않아 보인다. 일각에선 가짜뉴스 대응과 일부 지상파 정책을 두고 교수 출신인 이 위원장과 현 정부 관계자들의 불협화음이 결국 이 위원장의 사퇴 수순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 위원장이 직접 밝힌 사퇴의 변에서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기자들에게 “폭넓은 내각 구성과 원활한 팀워크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바꿔말하면 현재는 팀워크가 원활치 않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청와대는 그의 사임 소식을 기다렸다는 듯이 후임자 검증 및 인선에 돌입했다. 이 위원장은 문
“와야 할 것이 왔다.” 올해 들어 두드러지는 코스닥 제약·바이오 종목의 하락에 대한 증시 전문가의 말이다. 그는 오래 전부터 국내 증시의 제약·바이오 종목이 반드시 한번은 크게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일부 제약사의 성공에 시장 전체에 거품이 끼었다는 이유에서다. 제약·바이오 관련 종목들은 올해 증시에서 눈에 띄게 부진하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판매 중단을 시작으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톡스 균주 논란, 에이치엘비의 임상 3상 실패 등이 겹치며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탓이다. 여기에 한미약품의 기술 반환 소식과 신라젠 임원의 보유지분 전량 매각 등의 소식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극대화시키며 관련 종목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로인해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지난해 말 1만1626.69에서 지난 29일 8971.79로, 코스닥 제약지수는 9010.83에서 7047.32로 각각 22.83%, 21.79%씩 하락했다. 엄청난 낙폭이지만 이 전문가는 “그동안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도를 찾았다. 여름휴가를 취소하고 주말 동안 제주에서 짧은 휴식을 취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국내여행을 장려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여행 보이콧' 분위기가 확산하는 시국에서 국내관광 활성화에 힘을 보태자는 의도가 읽힌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더 많은 외국인이 오고 더 많은 국민들이 국내에서 휴가를 사용한다면 우리 경제를 살리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인바운드(외국인의 내국여행)와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수요를 끌어올린다면 소비 진작으로 내수경기가 살아나고 수출 부진도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수지 적자가 132억 달러(약 15조6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대통령이 내놓은 해답은 옳다. 특히 일본여행 수요가 급감하며 반사이익 가능성도 거론될 만큼, 지금 시기는 국내관광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한일 갈등이 장기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논의를 위한 민관협의체(이하 협의체)가 출범부터 삐걱대고 있다. 게임 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성명서를 내고 협의체의 인적 구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협의체 위원 구성을 살펴보면 게임산업과 업체를 대변할 게임업계 인사 비중이 낮고 주요 협단체도 참여하지 못했다. 정부 측 인사 8명과 민간 위원 14명 중 게임이용 장애 질병코드 분류를 반대하는 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 뿐이다. 주도적으로 논의를 이끌어 갈 민간위원에서 게임계 인사는 3명에 그친다.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은 “협의체 출범을 위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긴밀히 협의해 왔다”는 입장이다. 향후 인선 교체나 조율도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칫 ‘깜깜이’ 협의체로 전락하거나 논란만 무성하다 협의체 무용론이 고개를 들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협의체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 운영 과정이 중요하다. 회의 안건 뿐 아니라 각 인사들의 주장과 근거 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