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도를 찾았다. 여름휴가를 취소하고 주말 동안 제주에서 짧은 휴식을 취했다.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국내여행을 장려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여행 보이콧' 분위기가 확산하는 시국에서 국내관광 활성화에 힘을 보태자는 의도가 읽힌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더 많은 외국인이 오고 더 많은 국민들이 국내에서 휴가를 사용한다면 우리 경제를 살리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인바운드(외국인의 내국여행)와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수요를 끌어올린다면 소비 진작으로 내수경기가 살아나고 수출 부진도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광수지 적자가 132억 달러(약 15조6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대통령이 내놓은 해답은 옳다. 특히 일본여행 수요가 급감하며 반사이익 가능성도 거론될 만큼, 지금 시기는 국내관광 활성화를 꾀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한일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관광'은 일본과의 격차를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는 몇 안되는 분야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당장 올해 방한 일본인 관광객 유치 목표인 320만 명 달성부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일 갈등으로 일본에서도 한국여행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데다, 한일 간 항공노선 감소가 현실화되며 관광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내여행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지 않다. 높은 여행 물가와 바가지 가격으로 신뢰가 상실된 탓이다. 닭고기 가격은 10년 새 최저라는데 휴가철 계곡에서 파는 닭백숙은 10만 원이 우습다. "돈 없어서 해외여행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 일본여행 수요는 국내 대신 비용이 저렴한 동남아로 향하는 모양새다
여행이 일상이 된 시대지만 국내여행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그렇다고 '애국'의 마음으로 국내여행을 가라고 부추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내여행에 대한 신뢰와 매력부터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체부와 관광공사 등 관광당국은 이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업계는 대통령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