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하는 건 쉽지만, 만드는 건 어렵습니다."
최근 열린 e커머스 관련 포럼에 참석한 대형 유통업체의 개발 실무자의 말이다. 함께 참석한 패널이 "(기존 유통업체의) 새로운 서비스가 모두 거기서 거기이며, 혁신은 없다"라고 지적하자 나온 말이다. 제한된 인력과 자본으로 '혁신'을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에 대한 나름의 호소다.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만을 탓하게엔 상황이 만만치 않다. 2015년 54조원이었던 국내 e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 130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초저가 할인 경쟁부터, 새벽배송 등 배송 경쟁, 유료 멤버십까지 전방위적인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유통업체인 롯데와 신세계의 행보는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e커머스 업체들이 '업계 최초 타임세일', '업계 최초 당일배송', '업계 최초 유료 멤버십' 등을 앞세워 혁신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반면, 기존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들을 뒤쫓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새벽배송이 대표적이다. 마켓컬리는 2015년 업계 최초로 새벽배송을 선보였고, 이마트는 지난 6월에야 이를 도입했다. 롯데마트는 아직이다. 롯데슈퍼와 롯데홈쇼핑만 최근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오프라인 중심의 대형 유통업체가 단시일내 e커머스 중심으로 변신하는 일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유통업계 오랜 격언처럼 "고객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혁신에 뒤쳐져 무너진 미국 '블록버스터'와 '토이저러스'가 대표적인 예다, 시장 트렌드만 쫓아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서둘러 혁신에 나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130조원 시장은 '남의 잔치'로 끝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