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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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레옹, 로보캅, 잭 스패로우" 다음 중 한국에서 합법적인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얼마 전 '도전 골든벨'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왔던 문제다. 정답은 로보캅이다. 총을 든 레옹이나 해적 잭 스패로우를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기자가 현장에 있었다면 셜록 홈즈라고 답을 했을지 모른다. 실제로 셜록 홈즈라고 답을 적은 학생도 있었다. 그 학생은 "꽤 옛날에 사설탐정을 허가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아는 게 많아 오답을 냈다. 현행법상 탐정은 불법이다. 하지만 2005년부터 합법화를 위한 입법 노력이 있었다. 17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거르지 않고 관련법 제정안이 나왔다. 그러나 제대로 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부도 탐정을 신(新)직업 명단에 올려놓았다. 신직업 발굴을 일자리 확충과 맞물려 추진했다. 탐정업 도입은 2013년부터 이어진 '고용률 70% 로드맵', '신직업 발굴 추진방안'의 단골손님이었다. 기자와
“대선 정당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지난달 31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언제 저희가 대선 불복이라고 했느냐”(지난 6일, 나 원내대표) 어감의 차이일까, 태도의 변화일까.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 구속 직후 공세를 이어가던 자유한국당이 되레 억울함을 호소한다. ‘대선 불복’은 여당이 한국당에 뒤집어 씌우는 프레임이라는 하소연이다. 일주일 전 한국당의 메시지를 고려하면 이같은 주장이 사뭇 낯설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자유한국당 의원 60여명과 청와대 인근에 모여 “문재인 정권은 태생부터 조작 정권, 위선 정권 아니었느냐고 의심된다”, “민주화 이후 가장 심각한 불법선거 운동이고 대규모 민주주의 파괴”는 발언을 쏟아냈다. ‘불법 선거’로 탄생한 ‘조작 정권’으로 규정하면서도 ‘대선 불복’은 아니라는 결론에 여·야 지지층 모두 고개를 갸우뚱 했다. 정치권에선 한국당이 ‘역풍’을 고려해 수위 조절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리얼미터가 지난 4일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해외 관광객이 리조트 성장에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달 28일 문태곤 강원랜드 대표가 싱가포르를 찾은 이유다. 이날 문 대표는 동남아시아 관광객 유치를 위해 현지 여행사들과 미팅을 가졌다. 대표가 직접 나설 만큼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강원랜드 매출은 매년 감소세다.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보다 도박의 폐단을 막기 위한 사행산업 확대 반대의 명분이 앞서면서 마련된 '매출총량제' 규제 영향이다. 강원랜드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제시한 매출한도를 지키기 위해 게임테이블 20대를 없애고 영업시간도 2시간 단축했다. 사업환경이 악화되자 이용객이 줄었고 카지노 매출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경영악화 위기에서 찾은 활로는 비카지노부문(리조트)의 성장이다. 강원랜드는 워터월드 개장을 비롯, 다양한 상품과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리조트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리조트 매출은 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가량 증가했다. 방문객 수도 매년 증가해 지난해 400만명을 넘어섰다
“아직 구체적인 건의 내용이 확인되지 않아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소속 A과장이 지난달 22일 홍종학 중기부 장관의 5G(5세대 네트워크) 이동통신 상용화 현장 방문 당시 발언 내용에 대한 기자의 질의를 받고 내놓은 답변이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해당 행사 백브리핑에 따르면 한 중소기업 대표는 R&D(연구·개발) 인력 채용 시 주어지는 혜택을 ‘연구소 소속 직원’에서 ‘생산·양산 단계 인력’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홍 장관은 “취지에 공감하고 관련 법 개정을 통해 기업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홍 장관과 해당 기업인간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물론 제도 개선이 어떤 방향으로 검토되는지 알 길이 없다. 중기부는 당시 비공개로 열린 중소기업 대표 간담회에서 언급된 내용을 취합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특별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중기부가 행사 주무부처는 아니기에 장관
"세대주신가요? 무주택 세대주가 아니면 대출 못 받아요."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세대주' 장벽에 가로막혔다. 세대주란 한 가구를 이끄는 사람을 말한다. 즉 현재 부모님과 함께 거주 중인 예비 세대주는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예외는 3개월 이내 결혼 예정자뿐이다. 버팀목전세자금대출은 근로자 및 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주택도시기금이 연 2.3%~2.9%의 저리로 전세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대출 대상은 만 25세 이상 세대주면서 무주택자이거나 부부합산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인 자다. 일반 전세자금 대출 대비 금리가 1% 포인트 가량 낮은 데다 취급 은행서 대출을 진행해도 될 만한 곳인지 권리 분석까지 해준다고 하니 사회초년생 사이에선 인기다. 중개업소 역시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이 가능한 곳은 전세 자금 떼일리 없는 안전한 곳"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대출 받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어렵게 버팀목전세자금 대출이 가능한 집을 구했지만 자격 요건이 '
강남 소재 유명클럽 '버닝썬' 폭행 논란과 관련, 사건 당일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의 목소리는 살짝 떨렸지만 단호했다. 30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폭행 사실이 전혀 없었다"고 부인하면서다. 그는 "경찰에게 집단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한 김모씨(28)가 가해자로 지목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이 경찰관은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공권력 집행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피의자를 진압하는 과정이었을 뿐이라는 얘기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과정은 서로 격투를 하는 게 아니라 공권력을 집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피의자 입장에서는 '경찰이 때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를 폭행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김씨가 클럽 앞에서 체포되는 과정에 경찰의 뒷목을 잡고 넘어뜨리는 모습이 보였고, 김씨 역시 1차 경찰 조사에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인정한 상태였다고 경찰은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여론은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대한 질타
애플,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 하면 ‘혁신’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른다. 남들이 하지 못한 선제적 사고와 기술력으로 전 세계 시장을 휘어잡았다. 다른 이면도 있다. 이들이 전 세계 IT 시장을 독과점하면서 지역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오명이다. 글로벌 정책이라는 이유로, 혹은 서버가 해외에 있다며 지역 세금이나 각국 규제를 회피한다. 유럽연합 등 각국 규제당국이 이들을 견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 최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업 페이스북이 최근 한국 시장에서 보여주는 일련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전형적인 글로벌 공룡기업의 ‘스테레오 타입’을 하나씩 깨뜨려서다. 지난해 케빈 마틴 페이스북 수석 부사장이 방한해 올해부터 한국 내 매출분에 대해 적정한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에는 초고속인터넷사업자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협상을 타결했다. 2년여 협상 끝에 SK브로드밴드 망에 캐시서버를 설치하고 전용회선 비용을 부담하는 계약을 했
"지분 매각 사실은 기사를 보고 알게 됐다. 업계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 그러려니 했다." (현대오일뱅크 주관사단 관계자) 현대중공업지주가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 보유 지분 19.9%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매각한다고 지난 28일 공시했다. 아람코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로 이번 투자계약이 성사될 경우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대중공업으로선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투자 유치 건이 호재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는 동안 IPO(기업공개) 일정은 불가피하게 연기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지난 1년여간 현대오일뱅크 IPO를 위해 달려왔던 IB(투자은행) 실무진들은 순식간에 '주변인'으로 전락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작업에는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이상 대표주관사),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BOA메릴린치
"소비자 피해를 막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필요 이상의 규제는 역효과만 초래할 겁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전자상거래법 전부 개정 법률안(개정안)'에 대해 e커머스 업계는 부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마디로 과잉규제라는 지적이다.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포털쇼핑과 배달앱, 오픈마켓 등 온라인 중개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경우, 상품 판매자가 아닌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이하 통신판매중개자)이 직접 손해를 배상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배달앱을 통해 족발을 주문했을 때 탈이 나거나 배달이 늦어지면, 족발을 판매하는 식당이 아닌 배달앱이 책임지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그동안 구매자와 판매자 간 거래를 중개한다는 이유로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소비자 피해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e커머스 업체들의 주장처럼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 것'이라며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이미 전자상거래법은 판매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소비자에게 발생한
10여 년 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재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2006년 대우건설에 이어 2008년 대한통운까지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중고택시 2대로 시작한 금호아시아나는 대형 인수·합병(M&A)으로 재계 순위가 7위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주머니가 비어있는 상태에서 부채로 인수한 것이 문제였다. '승자의 저주'로 그룹 전체가 흔들렸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은 재매각했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아시아나항공은 자율협약을 겪었다. 결국 금호타이어는 중국 기업이 됐다. 우애 좋기로 소문났던 형제 사이에도 금이 갔다. 무리한 사업확장에 동생(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형(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반발했다. 법정 다툼이 계속됐고 그룹도 둘로 쪼개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광화문 사옥 시대의 명암이다. 박 회장은 28일 정들었던 광화문 사옥을 떠나 종로 공평동에 새 둥지를 틀었다. 금호아트홀도 오는 4월 말 공연까지
최근 정치권에서 '연금 사회주의'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가 기업의 자율권을 침해할 것이란 우려에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표현이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이제 갓 한 걸음을 내딛은 '스튜어드십 코드'가 '사회주의'란 정치적 프레임에 갇혀 퇴보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 아니다.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미국, 캐나다, 일본 등의 공적 연기금들은 이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권리 행사 방식이 다르지도 않다. 부도덕하고 문제있는 기업에 제동을 걸어 반사회적인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유도한다. 이들 국가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전과 후 투자 수익률이 확연히 차이난다고 보고 최근 주주 환원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들에 대해 '사회주의'라며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금 규모에 맞는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그들의
"미국이 계속해서 '세계의 경찰'일 수는 없다." 한일 '레이더 갈등'이 한달넘게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지난달 26일 이같이 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더이상 세계의 호구(suckers)가 아니다"라는 강력한 표현까지 쓰며 사실상 미국의 개입주의 외교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당선 이후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도 남처럼 대하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한일 '레이더 갈등'도 수수방관이다.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면 굳이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아시아를 중심축으로 삼는 기조는 예전과 똑같다. 다만 초점과 방식이 바꼈다. 이전에는 한미일 동맹을 공고히하며 중국과 북한을 견제했다면 이제는 직접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관세폭탄을 던지며 중국 성장을 견제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일대일 담판을 짓는 등 '함께'에서 '혼자'로 중심을 이동한 것이다. 한일 문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