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복제약 불신' 없애려면…

[기자수첩] '복제약 불신' 없애려면…

민승기 기자
2019.04.02 04:30

“오리지널약과 복제약이 동일하다고요? 저를 포함해 제 주변 의사들은 국산 복제약을 크게 신뢰하지 않습니다.” 서울에서 20여년간 내과의원을 운영한 한 개원의의 말이다.

의료계는 2006년 생물학적동등성(이하 생동성)시험 파문 이후 복제약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다. 당시 보건당국은 일부 시험기관이 복제약의 약효가 오리지널약과 동등함을 입증하는 생동성시험 자료를 조작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때부터 ‘복제약=싸구려 약’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로 복제약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졌다. 중국산 원료의약품(성분명 ‘발사르탄’)에서 불순물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당시 해당 원료를 사용한 고혈압 치료제만 170여개에 달했고 수많은 환자가 불안에 떨었다.

이를 계기로 보건복지부가 최근 복제약 가격을 차등적용하는 ‘복제약 약가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기존 복제약은 생동성시험에서 적합성이 판단되면 오리지널 대비 53.55%의 약값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체 생동성시험 및 원료의약품 등록 등을 기준으로 약값이 차등으로 적용된다. 복제약 출시 순서에 따라서도 약값이 달라진다. 건강보험 등재순서 기준 20개 이후 출시되는 복제약에 대해서는 최저가의 85% 수준으로 약값이 산정된다.

복지부가 복제약 약가제도 개편으로 제약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복제약의 난립을 막고 품질은 높여 경쟁력을 갖추라는 것이다. 이를 두고 복제약 매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제약사들 사이에선 “상위 제약사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하려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복제약 매출을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신약 연구·개발을 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급선무는 복제약에 대한 신뢰회복이다. 의료계와 국민들이 복제약을 왜 불신하는지,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약업계가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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