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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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과제 기업은 지원 안 된다더니… 명확한 기준이 뭔지 혼란스럽습니다." 시행 1년을 맞은 일자리안정자금이 집행 과정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정부 연구과제를 수행 중인 한 IT 스타트업 A사는 지난해 초 일자리안정자금 수급에 실패했다. 과제 지원금에 인건비 지원분이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혁신기술의 사업화를 위해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었으나 "이중지원"이라는 설명에 발길을 돌렸다. 혼란은 지난해 말 재차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하면서 발생했다. 연구과제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 2명은 물론 참여했던 직원 2명에 대한 일자리안정자금이 뒤늦게 지급된 것. 지난해 지급돼야 할 일자리안정자금 수개월 치까지 소급 적용됐다. A사 관계자는 "연구과제 성격에 따라 일자리안정자금이 나올 수도, 안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며 황당해 했다. 이어 "늦게라도 자금이 지원된 점은 다행이나 처음부터 명확한 기준을 알렸으면 혼란을 줄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이 혼란스러운 지원 방식이 다른 중소기업에도
최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신년사에서 "(블랙리스트 사태는)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며 "사과하고 사과해서라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장관의 공무원 사회 내부반성 의지는 앞서 열린 '책임규명 종합보고회'(이하 종합보고회)에서도 확인됐다. 지난해 12월31일 문체부는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종합보고회를 개최했다. 새해가 오기 전 책임규명 최종안을 발표하기 위해 급하게 마련됐다. 이날 직접 질의응답에 나선 도 장관은 "예술인들을 지원 배제한 부분에 대해 사과하는 자리"라며 "공무원들은 예술인들을 검열하거나 차별할 권리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고 말했다. 공무원들도 부처 수장을 따라 허리를 숙였다. 몸을 한껏 낮췄지만 문화예술인들은 진정성을 지적하며 공무원이 앞으로 나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한 공무원은 "사과가 미진하거나 진정성이 없다고 느끼시면 저희가 부족한 것"이라면서도 "어떻게 사과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라고 난감해 했다. '종합
"한국이 한때 좋은 일자리를 창출한 우리의 산업을 파괴하며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2018년 1월17일 로이터통신 인터뷰) 1년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세탁기를 겨냥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근거를 이렇게 설명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에 관세 폭탄(50%)을 투하했다. 세이프가드 청원 당사자인 월풀(Whirlpool)은 "미국 제조업의 승리"라며 이제 한국 세탁기와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게 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소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월풀의 바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들은 세이프가드 발효 여부와 상관없이 월풀 대신 삼성·LG전자 세탁기를 선택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4분기 미집계)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1위(19.1%), 2위(17.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월풀은 세이프가드 발효 전 16.3%에 달하던 시장 점유율이 15.7%로 하락했다. 이는 월풀이 자국 소비자들한테도 외면 받
오는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전직 대법원장으로서는 헌정 사상 처음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선다.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탓이다. 지난해 6월 검찰이 사법농단 수사팀을 꾸린지 약 7개월만이다. 사법농단 수사의 종지부가 찍힐 날도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지난 한해 사법부는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전임 법원행정처장들을 비롯한 전직 대법관들이 무려 6명이나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고위 법관 출신으로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사법농단 연루 의혹을 받는 현직 법관 13명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이 가운데 8명이 견책에서 정직에 이르는 징계를 받았다. 위기감을 느낀 사법부는 시스템 개선에 나섰다.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제왕적 권력을 가진 대법원장의 권한을 일부 분산하기 위해 법관 인사 등 중요 사법행정 사무를 심의·의결하는 사법행정회의를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지난해 말 국회에 전달됐다. 이는 모두 땅에 떨어진
“임대주택이 지금처럼 기피와 님비의 대상이면 서울의 미래가 없다. 누구나 살고 싶은 주택이 되도록 눈이 번쩍 뜨이는 획기적인 모델을 선보이겠다” 지난해말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내 주택 8만 가구 추가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 말이다. 차별화된 디자인과 고급화로 ‘임대주택은 저소득층이 모여사는 곳’이란 선입견을 없애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도로 위 아파트’ 프로젝트다. 북부간선도로 신내IC~중랑IC 구간 상부에 길이 500m, 폭 50m 덮개를 씌워 2만5000㎡ 규모 인공부지를 만들고 그 위에 8~10층짜리 아파트 1000가구와 문화·체육시설을 짓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일본, 독일에서 시도한 공법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건물 안정성은 큰 문제가 없지만 교통체증과 소음, 분진, 진동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일반 건축방식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 대중화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강조해온 박 시장이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복합
"정신질환이 '위험한 질환'이라는 편견이 만들어질까봐 굉장히 조심스럽죠. 사실 치료만 꾸준히 받으면 아무 문제 없이 일상생활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경기 한 대학병원 정신과 전문의는 최근 진료 중 환자에게 살해 당한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사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모든 일을 정신질환자 개인 탓으로 돌리는 사회 분위기를 걱정했다. 우려대로 여론의 반응은 정신질환자에 쏠렸다. "정신질환자는 모두 살인자가 될 것", "사회에서 완전히 격리해야 한다" 등 비판 여론이 적잖다. 정작 정신과 의료진들이 바라는 것은 의료진 보호 장치 등 환경 개선이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의료진이 대피하거나 대처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다. 진료실 내 비상벨이나 근거리 안전요원 등 가장 기본적인 것도 갖추지 못한 곳이 많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외국에서는 환자가 출입하는 문과 (의료진과 가까운) 뒤쪽 문 두 군데를 만들도록 돼 있다"며
조선 중기의 학자 율곡 이이는 국가 경영을 창업(創業)·수성(守成)·경장(更張)으로 나누고, 시기별 경영철학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창업), 과업의 성과를 지키고(수성), 혁신을 추구할(경장) 때를 깨달아야 한다는 말이다. 제 때 할 일을 해야 지속성장이 가능하다. 혁신에 나서야 하는 시기에 지키거나 현재 과업을 이어나가야 할 때 새로운 일을 추진해선 안 된다. 잘못된 경영판단은 몰락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카카오 카풀(승차공유)을 둘러싼 갈등은 경장과 수성 세력이 맞붙은 사례다. 카카오는 지난해 초부터 카풀 중개 서비스를 준비했으나, 택시업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쳐 정식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다. 정부·여당이 제안한 대타협기구는 시작부터 난항이다. 택시단체들은 대타협기구 참여 조건으로 카카오의 카풀 시범 테스트 중단을 요구했으나, 카카오는 무리한 요구라고 일축했다. 타협안 논의는 커녕 첫 만남이 언제쯤 이뤄질지조차 기약없다. 갈등 장기화로 택시·카풀업계뿐 아니라 수요
주휴수당 지급을 명시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올해부터 월급을 '실제 일한 시간'으로 나눈 실질 최저시급이 1만30원으로 올라 감당하기 어렵다는 불만이다. 정부는 "주휴수당은 원래 지급할 돈"이라며 "시행령 개정으로 추가부담은 없다"고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다르다. 대부분 소상공인은 시행령 개정으로 '사문화'돼 있던 주휴수당을 부활시켰다고 성토한다. 시간제 아르바이트 고용이 다수인 영세 소상공인 사업장 중 실제로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현장은 많지 않았다. 그동안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온 소상공인의 관행을 옹호하자는 건 아니다. 이들의 반발을 단순 '생떼'로만 취급할 수 없어서다. 경쟁이 심화되고 소비는 살아나지 않으면서 소상공인의 임금 지급 여력이 점차 감소하는 현실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1204개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2017년 대비 지난해 매출이 감소했다는 응
"2019년은 더 만만찮은 한 해가 되겠죠." 재물복이 두둑한 것으로 알려진 기해년(己亥年) '황금돼지해'를 맞이했지만, 유통업계 종사자들의 2019년 업황 전망은 하나같이 밝지 않다. 백화점은 신규 출점 및 기존점 증축 효과, 명품 판매증가 등으로 어려운 가운데 선방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증축 효과도 줄고 오히려 부실점포를 처분해야 할 상황이라 우려가 크다. 대형마트 업계는 상황이 더 어렵다.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와 온라인 공세에 밀려 매출 역신장이 예상된다. 편의점도 근접출점 제한, 경영주 상생 문제로 고심이 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말 진행된 유통그룹 임원인사에서 '수장 교체'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신세계는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7년째 자리를 지키며 장수 CEO(최고경영자)가 됐고, 이갑수 이마트 대표도 6년째 유임했다. 롯데는 화학, 식품 BU(비즈니스 유닛)장을 중심으로 그룹 전반에 변동이 있었지만 유통 BU장, 롯데백화점과 하이마트, 홈쇼핑
"최저임금 인상 취소해주십시오", "최저임금에서 주휴수당 폐지해주세요", "소상공인 살려주세요"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 코너에 '자영업'과 관련된 국민청원과 제안이 5957건에 달한다. 자영업자들은 "너무 답답하다. 지금까지 근근이 버텨내고 있지만, 물가와 인건비는 오르고 매출은 떨어지고 있다. 살려달라"고 토로한다. 이 상황에서 대표적인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2곳이 싸움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bhc가 경찰에 BBQ 회장을 bhc 비방 지시 혐의로 고소해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지난 11월에는 BBQ가 bhc와 bhc 회장을 상대로 영업 비밀 침해에 따른 1000억 원대 소송을 제기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양사 갈등에 소비자들은 지쳤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맹점 갑질 논란과 횡령 의혹 등으로 여전히 시끄러운 상황에서 양사간 비방전까지 지속되자 소득 없는 감정싸움이란 평가가 나온다. 두 회사는 치킨 업계 중 가장 많은 가맹점 수를 보유하고 있다. BBQ 1659개, bhc
"석유화학 시황 부진은 앞으로 수년간 계속될지 모릅니다" 석유화학업계가 진행하는 13조원 규모 생산설비 투자의 성공 여부를 묻는 질문에 최근 한 업계 관계자는 에둘러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4월 같은 질문에 "(정유사업 대비)석유사업의 높은 이익률에 따른 피치 못할 변화"라고 답했다. 같은 질문을 던진 지 불과 8개월 사이에 석유화학 시황은 상승세에서 가파른 하강곡선으로 변했고, 이는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는 업계의 '자신감'에도 영향을 준 셈이다. 2018년은 석유화학업계 설비투자에 기념비적 한 해였다. 에쓰오일(5조원 이상)과 GS칼텍스(2조6000억원), LG화학(2조6000억원), 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2조7000억원) 등이 총 13조원에 육박한 자금을 에틸렌 등 석유화학 기초제품 생산설비에 투입하기로 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대규모 투자 배경은 석유화학 산업의 호황과 한계에 봉착한 정유산업 구조였다. 정유 산업이 지난 10년간 영입이익률 한
올 초 만해도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장밋빛 만발하던 시장은 지난 10월 폭락하며 잿빛으로 변했다. 내년 불투명한 시장 전망은 시장의 공포감을 더 키우고 있다. 증권업계는 선제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연말 희망퇴직이 유행처럼 번지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여의도 증권가 곳곳에서 매서운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내년 합병(옛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3년차를 맞는 KB증권이 희망퇴직 스타트를 끊었다. 신한금융투자도 2015년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대우증권과 합병한 미래에셋대우도 희망퇴직에 관한 세부 조건을 놓고 노사가 논의 중에 있다. 업계에 감원 칼바람이 불면서 IB(투자은행)담당자들 사이에선 희망퇴직 여부를 고민할 수 있는 동료들이 부럽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IB 담당 경력직은 주로 계약직이어서 희망퇴직 신청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말 보너스와 성과급 파티를 했지만 올해는 자리보전에 대한 걱정이 크다. 이 가운데 올해 업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