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테마주를 꼽으라면 단연 남북경협주다. 남북관계 개선이나 북미 정상회담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개인투자자가 몰리며 관련 테마주 주가는 널뛰기를 한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M&A(인수·합병) 시장에서도 감지된다. 상장사를 찾아가 대북사업을 제안하는 브로커들이 암약하는 것. 이들은 북한에 대한 미국과 유엔의 제재가 풀리고 남북경협이 재개되면 사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제안하는 사업 아이템도 북한 자원개발부터 농상물·맥주 유통, 골프장·호텔 건설, 카지노 사업 등으로 다양하다. 북한 기관의 직인이 찍힌 문서나 고위관계자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 등 자신의 인맥을 과시하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고 한다.
브로커로부터 대북사업 제안을 받았다는 한 상장사 CEO(최고경영자)는 “대북사업 제안서를 들이밀며 중국 단둥에 가면 바로 북한 고위관계자를 만나게 해줄 수 있다고 설득하는데 정말 그럴듯하더라”고 전했다.
기업 입장에서 대북사업은 달콤한 제안이다. 남북미 정상이 잇따라 만나며 무엇인가 이뤄질 것 같은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선 더욱 그렇다. 실현만 된다면 미래 먹거리 창출과 주가 상승을 모두 노릴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위험한 독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북제재라는 정치공학적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사업 타당성조차 검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의 토지를 산다고 해도 등기부등본을 떼어볼 수 없고, 북한 기관과 계약하더라도 진위 여부를 파악할 방법이 없다.
개성공단 사태에서 보듯 대북사업은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도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힘들다.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폐쇄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재가동 여부는 미지수다. 그사이 애먼 개성공단 입주 중소기업들만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실체 없이 급등한 테마주는 그 실체가 드러나면 폭락하게 마련이다. 작전세력이 개입해 치고 빠지는 경우도 흔하다. 검증되지 않은, 할 수도 없는 대북사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이나 개인투자자나 신기루 같은 테마로 한몫 잡아보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