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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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강점은 ‘소통’이다. 그 힘은 ‘경청’에서 나온다. 지난해 2월 대선 후보 시절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진행된 소상공인과 간담회. 캠프측 인사들이 상인들의 빗발치는 질문을 끊으려 하자 문 대통령은 이를 막고 끝까지 상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들어라도 줘야 한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문 대통령이다. 이 '경청'의 리더십이 최근 흔들렸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구성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문제였다. 청와대는 청년층의 저항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혹스러워했다. "민감한 반응이 새롭다", "단일팀 문제인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봤다"는 말이 청와대에서 나왔다. 젊은층과 정치 사이 괴리가 청와대에서도 확인된 셈이다. 청와대가 단일팀을 통한 '국가적 이익'을 바라볼 때, 청년들은 '정당한 노력이 보상받지 못하는' 측면에 주목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년층들이 이성적이기 때문에, '이득'이 된다고 판단하면 우리의 입장을 이해할 것"이라고 언급했지
지난해 제약사들의 성적표를 볼 수 있는 시기가 다가왔다. 어떤 제약사가 '1조 클럽'에 가입할지, 낙마할지를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온다. 매출액을 늘리기 위해 도매상 등에 의약품을 밀어넣고 매출로 집계하는 제약사도 있을 정도다. 일각에서는 국내 제약사들이 외국에서 소위 '잘 팔리는 약'을 도입, 볼륨 키우기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매출 1조원 달성이 예상되는 A제약사는 전문의약품 매출 중 자체 개발한 의약품 비중이 20%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약 매출의 대부분이 외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또 다른 상위 제약회사인 B사와 C사는 전문의약품 매출의 65% 이상이 외국산 의약품을 수입해 판매한 액수다. 한국 제약회사가 '제약기업'이 아닌 외국 제약기업의 '도매상'이란 비판을 받는 이유다. 외형성장을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외형성장도 중요한 부분이다. 또 몇년째 정체된 의약품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외형 성장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 10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라스베이거스.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 2018'을 취재하던 중 이동을 위해 우버를 이용했다. 차를 타고 가는 길에 도로 한쪽에선 독일의 자동차업체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자율주행차 시범이 한창이었다. 이를 본 우버 기사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우리의 일자리를 뺏을 거예요." '우버 기사의 일자리 우려'라니 뭔가 어색하다. 기존 택시산업을 밀어내고, 새 일자리 형태로 카헤일링(차량호출) 서비스가 급부상한지 몇 년되지 않았는데 우버 기사들은 벌써 자율주행 시대를 걱정하고 있다. 산업 변화가 그 만큼 빠르다는 뜻이다. 사실 우버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이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인 볼보와 토요타, 포드 등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협력 중이고, 미국 피츠버그에선 이미 100여대의 우버 무인택시(시범운행)가 다니고 있다. 우버 기사의 걱정이 빈말은 아닌 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율주행은 이제 신기술이 아니다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가 도입되면 리서치센터에서 시가총액 5000억원 미만 기업의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을 겁니다. 단기적인 주가변동을 감당할 수 없을겁니다.” 1년 전 금융당국이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리서치센터장이 한 말이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도는 애널리스트들이 리포트 작성시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차이를 백분율로 환산해 표기하도록 한 것이다. 그는 “시총 1조~2조원의 종목이라도 만약 주가가 30% 오르면 목표주가를 계속 올려줘야한다”며 “해당 종목의 주가가 급등하면 애널리스트들이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입 4개월만에 제도의 헛점이 드러났다. 바이오 열풍에 힘입어 셀트리온의 주가는 지난해 1월20일 10만500원에서 이달 22일 종가 기준 28만600원으로 179% 급등했다. 그사이 셀트리온은 시가총액 36조원이 넘는 코스닥 대장주로 급부상했지만 근래 해당 회사에 대해 언급한 분석보고서는 찾기 힘들다
“올 게 왔다.” 지난주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 인수한다는 설이 나왔을 때 유료방송 업계가 한결같이 보인 반응이다. CJ헬로비전 대주주인 CJ오쇼핑이 “매각을 검토하지 않겠다”고 답하면서 인수설은 진화됐지만, 이를 유료방송 업계 재편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 가입자 수 성장 정체에 매출마저 제자리걸음인 케이블TV 시장은 마땅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14년 케이블TV 사업자(SO)들의 매출은 연평균 3.8%, 가입자 수는 2.5% 씩 줄어들고 있다.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 모바일 콘텐츠 활성화 등 급변하는 방송 시청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케이블TV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아마도 케이블TV 업계 입장에서 M&A는 이제 생존을 위한 카드일 지 모른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더 일찍 다른 사업자를 사던가 자신을 팔아야 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유력 M&A 주자는 통신 3사다. 케이블TV와 달리 통신사들의 IPTV(인터넷TV) 사업은
"회사가 이렇게 엄격하게 정시퇴근 지키기에 나설줄은 몰랐다. 5시 퇴근해 운동하고 푹 쉴수 있게 돼 짧은 기간이지만 삶의 질이 정말 달라졌다."(신세계 직원 A씨) 지난해 말 큰 화제를 모은 신세계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 공약'에 대해 일부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반응은 대체로 "정시퇴근 노력이 기대 이상"이라는 긍정적 평가다. 신세계는 지난해 말 기존 임금의 삭감없이 근무시간을 8시간에서 7시간으로 단축해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신세계는 7시간 근무, 정시퇴근 룰이 유야무야 되지 않도록 철저히 시스템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5시 20분, 이마트는 5시30분이면 PC가 꺼진다. 팀 단위로 정시퇴근이 얼마나 지켜지는지 점검하고 야근이 잦으면 패널티도 부여한다. 믿기지 않는'칼퇴'에 직원 만족도도 높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에게선 정반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 측이 잘
“이미 대부분의 카드사가 밴(VAN)수수료를 정률제로 하고 있는데 정률제로 바꿔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금융당국이 최근 밴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꿔 소액결제일수록 가맹점 수수료가 낮아지도록 하겠다고 밝히자 카드업계에서 나온 반응이다. 현재 8개 전업 카드사 중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들은 가맹점 관리와 결제 중개를 담당하는 밴사에 정률제로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 정액제로 밴수수료를 내는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도 결제액 규모에 따라 수수료에 차이가 있어 정률제에 가까운 정액제다. 카드업계의 이런 의문을 전하자 금융당국은 오히려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이다. 금융당국이 말하는 정률제는 카드사가 지급한 밴수수료를 가맹점 수수료의 원가 항목으로 계산할 때 적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사가 밴사에 정률제로 수수료를 주고 있으니 가맹점 수수료를 산정할 때도 밴수수료를 정률제로 반영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
“생활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쪽으로 정부정책이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불안에 대한 정부의 대응방식을 두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인상을 어느 정도 용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은 “고용주의 비용상승 부담을 원사업자나 가맹본부, 유통업체 등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분담할 수 있는데 그것만으로 흡수가 안 되면 가격인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는 비용을 감내하라는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다른 정부부처 수장들이 낙관적인 전망을 강조한 것과 비교하면 솔직한 진단이다. 다만 그가 내놓은 해법은 막연하고 추상적이다. 김 위원장의 해법은 “소비자들의 공동체 의식이 발현돼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를 포함한 여러 이해당사자가 자발적으로 비용을 분담하자는 주장이다. 세밀한 정책설계를 통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임에도 그
"신라젠 때문에 한동안 정신없었어요. 목표주가를 얼마로 잡아야 할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셀트리온이요? 지금 목표주가를 올리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전화벨이 울리면 한숨부터 난다는 제약·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의 말이다. 무술년 1월 주인공은 '셀트리온 3형제'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주가가 무섭게 올랐다. 1월 들어 10거래일 만에 코스닥 시총 1위 셀트리온 주가는 58%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 급등한 신라젠도 '버블'(거품)이냐 아니냐는 논란이 끝없이 나오고 있다. 새해 들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권을 휩쓴 바이오주(株) 가속이 이어졌고 지난 16일 코스닥지수가 16년 만에 900선을 돌파했다. 문제는 미래가치를 반영하는 바이오 업종 특성상 실적으로 적정 주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신라젠 분석 보고서 중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한 곳도 없다. 셀트리온은 이미 목표주가를 넘어선 지 오래다. 분석이 무의미하게 주가가 오르자 애널리스트도 난색을 표
"전형적인 '한남'(한국 남성에 대한 비하 표현)은 '재기'(남성의 자살을 뜻하는 속어)해라!"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걷고싶은거리에서 열린 '제천 여성 학살 사건' 시위의 한 장면이다. 여성 시위 참가자들이 시위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찍던 한 남성을 향해 이 같이 외쳤다. 원치 않는 관심에 대한 불쾌감을 넘어 남성을 향한 혐오가 느껴졌다. 남성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워마드 등 극단 성향의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결성된 집회 주최단체 '여초연합'은 이날 집회에서 충북 제천 화재 참사가 피해자들을 여성이란 이유로 구조하지 않은 여성 학살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사고 당시 남성 관리자가 2층 여탕만 빼고 화재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였다. 또 여탕은 관리인이 없었고 안전점검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논리다. 시위 참가자들은 신원 노출로 피해를 당할 것을 우려해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꽁꽁 싸맸다. 사진을 찍는 행인들에게 달려가 사진을 지우게 하는 게 주최 측의 임무였다. 이들
지난 11일 새벽 4시 미국 라스베이거스. 늦은 시간이라 우버 택시가 올지 긴가민가했다. 기우였다. 스마트폰 우버앱(애플리케이션)에 '5분 뒤 도착'이라는 메시지가 떴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토요타 렉서스가 도착했다. 우버의 편리함은 무엇보다 운송이라는 본질에 최적화됐다는 것이다. 카카오택시마저 승차거부가 일상화돼버린 서울시민 입장에서 5분 안에 달려오는 우버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호사다. 요금으로 옥신각신할 필요도 없다. 앱에 현재 위치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요금이 책정되고 신용카드로 결제된다. 언어도 장벽이 되지 않는다. 승차하면서 목적지를 한번 확인하는 것으로 끝이다. 3년 전 우버의 한국시장 진출은 허가받지 않은 일반인이 유료 운송을 제공한다는 발상에 부정적이었던 정부의 불법 딱지와 택시업계의 반발에 무산됐다. 하지만 우리가 주춤한 사이 미국에선 우버가 혁신이 아니라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우버만이 아니다. 인공지능 스피커와 대화하고 결제를 하고 원격 진료를 받는 게 우
“제천 화재는 전형적인 인재입니다. 2년 전 의정부 화재사고 때 제대로 법 정비를 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예요.” 최근 만난 건축자재업계 관계자가 지난달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를 두고 한 말이다. 이미 숱하게 동일한 유형의 화재사고가 반복됐음에도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안전불감증과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도 제대로 못 하는 행정 미숙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국내에선 해를 거듭하며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1999년 씨랜드 화재,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 2015년 의정부 아파트 화재, 2016년 대구 서문시장 화재 등 대형참사 수준의 사고도 빈발했다. 여기엔 저품질의 가연성(불에 잘 타는) 단열재가 자리한다. 가연성 자재 사용 비율이 30%대로 낮은 유럽 등 선진국과 달리 이 비중이 70%에 이르는 국내 건축물에선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진다. 가연성 단열재가 불쏘시개 역할을 해 불길이 급격히 번지고 유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