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동걸이 노조에 믿음 못주는 이유

[기자수첩]이동걸이 노조에 믿음 못주는 이유

박상빈 기자
2018.03.21 04:46

이동걸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이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설득을 위해 광주를 찾은 19일, 중국 더블스타 회장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

차이융썬 회장은 칭타오에서 열린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금호타이어 인수시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 보장 부분은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사측과 채권단은 그간 노조에 “더블스타가 3년 고용 보장과 함께 이른바 ‘3승계’(고용보장, 노동조합, 단체협약)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이 노조를 만나러 간 날 전해진 차이융썬 회장의 발언은 이 회장이 그간 노조를 설득하며 해왔던 말들의 진실성을 의심하게 했다.

이 회장은 “어떻게 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더블스타 회장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숙지가 안돼 그런지 명백히 얘기하기 곤란했을 수 있다고 추측한다”며 얼버무렸다.

20일엔 산은이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노조의 무분규를 거래조건으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노조측이 공개한 산은과 더블스타간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매각 선행 조건으로 1주일 이상 파업이 진행되거나 회사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있는 파업이 있는 경우 거래가 성사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산은이 더블스타로의 매각 방침을 발표할 당시엔 공개하지 않았던 내용이다.

대우조선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이 자금 지원의 조건으로 노조에 무분규를 요구한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회사의 경영권을 넘기면서 채권단이 노조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매각 조건으로 합의했다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노조가 광주까지 찾아온 이 회장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고 ‘파업 강행’이란 결론을 내놓은 배경엔 이같은 불투명함이 있다는 것을 이 회장은 모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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