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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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져야 한다면 피해가지 않겠다. 조선업은 세계 1위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기간산업이다. 실물·지역경제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이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은 하겠다."(임종룡 금융위원장} 유동성 위기로 내몰린 대우조선해양 종합지원방안이 오는 23일 나온다. 이에 앞서 21일 열린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대우조선 추가 지원 필요성에 대해 맹비난이 쏟아졌다. "한진해운은 죽였는데 대우조선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 "차기 정부가 판단할 일을 왜 지금 결정하나." "추가 지원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임 위원장은 "정치적 고려는 하지 않겠다. 국민 경제 입장에서 소명의식을 갖고 있다"고 비장하게 답했다. 정치권의 비판은 타당하지만 대우조선 문제는 오는 5월 대선을 통해 탄생할 차기 정부에 맡길 수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당장 오는 4월에 4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매달 8000억원 이상의 운영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역대급 '수주가뭄'으로 대우조선의
지난 18일 오후 6시, ‘세월호를 인양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종점검이 19일로 예고된 상황에서 해양수산부가 갑작스럽게 인양 가능성을 밝혔다. 이날 발표는 최종점검 결과에 따라 시험인양에서 본인양까지 자연스럽게 연결이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해수부는 이달까지 모든 점검을 마무리 하고, 4월 초 인양을 시도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수부는 불과 약 3시간 만에 기상 악화를 이유로 철회했다. 이로 인해 국민적 관심 사안을 두고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세월호 인양에 줄곧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올해 신년사에서 “모든 역량을 동원해 세월호를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인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3월 하순부터는 언제든지 (인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도 했다. 오는 4월16일 ‘세월호 3주기’를 의식해 가급적 빠른 인양을 하려는 의도는 모르지 않는다. 실제 해수부 고위관계자는 “3년,
"식음료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가격인상'이죠. 원가상승 등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는데, 평가는 부정적이기만 합니다. 어서 경제가 살아나야 할텐데…" 지난 1월부터 식음료업계를 출입하고 있는 기자가 지난 두달간 많이 들은 말이다. 올해 식음료업계에선 가격인상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월 이후 참치캔 값, 패스트푸드 값, 커피 값 등이 올랐다. 지난해 연말로 기간을 확대하면 맥주와 라면값도 상승했다. 식음료업계에선 각 회사 또는 매장이 제품 원재료나 인건비, 임대료 등 비용 부담을 반영해 소비자 가격을 변경한다. 가격인상이 업계의 '가장 큰 이슈'인 이유는 소비자 저항 때문이다. 먹거나 마실 때 내던 비용이 당장 늘어나면 생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네"라는 자조적 얘기가 나올 정도로 최근 국내 경기는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실질 소득은 0.4% 감소해 2009년 이래 처음 줄었다. 이 탓일까. 최근 농림축산식
"막말이 없어 김 새는데…" 19일 자유한국당 대선 예비후보 경선 토론회를 본 한 캠프 관계자가 말을 건넨다. 9명 중 3명의 후보가 기탁금 1억원을 낸지 이틀만에 컷오프(18일)돼 짐을 쌌고 6명이 남았다. 이 중 두 명이 다시 이틀만에 추려져 20일 캠프를 접는다. 유례없는 벼락치기인데 관심은 초라하다. 여기에 막말의 수요가 있다. 한국당 경선은 선두인 홍준표 경남지사와 2위권 선두인 김진태 의원의 막말에서 동력을 얻어 굴러간다. 물꼬는 거의 홍 지사가 튼다. 2심 무죄를 받자마자 "양박(양아치 친박)들이 당을 망쳤다"고 했다. 아프긴 아팠나보다. 김진태 의원이 토론회서 "혹시 나도 양박이냐"고 물을 정도였다. 막말의 의도가 '노이즈마케팅'이라면 절반의 성공이다. '막말 논란'이라도 뉴스가 되니 무관심보다는 낫다는 게 한국당의 인식이다. 그러다보니 막말 시리즈가 이어지고 수위는 높아진다. 홍 지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한 데 이어 "유죄가 나
"현재로선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에서 열린 제62기 정기주주총회가 끝나자 효성 관계자는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주총에선 감사위원 선임안이 표결에 오르지 못하고 부결됐다. 추천한 감사가 수월히 주총 결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믿었던(?)' 국민연금이 제동을 걸었다. 이들이 10여년간 연임한 후보를 다시 선임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현행 상법상 주주들은 감사 선임 시에 최대 3% 의결권만 갖는다. 36.97%의 지분을 가진 효성도 감사 선임 의결권은 3%에 불과해 같은 비율로 반대를 표한 국민연금 결정에 그대로 무릎을 꿇은 것이다. 최대주주 마음대로 감사인을 선임하지 못하도록 막은 조치가 효력을 낸 셈이다. 이번 주주총회에서의 사외이사 안건의 부결은 두가지 과제를 안겨줬다. 우선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의 범위를 어느 선까지 인정해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또 하나는 우리 사회의 주주권 행사에 대한 이중적 잣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
봄을 맞은 증시에 모처럼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정치불안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국내외 변수들이 하나둘 해소되며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되는 모습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수출회복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회복을 토대로 한 강세장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한편에선 "너무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있다. 수천억에서 수조원의 자금을 굴린다는 펀드매니저들이다. 속사정을 들어보면 수긍이 간다. 예전에는 시중자금이 펀드로 꾸준히 유입된 덕에 좋은 주식에 투자만 하면 됐는데 요즘은 거꾸로 보유하고 있는 우량주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수년간 운영됐던 펀드를 보면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이 발생한 상태"라며 "주가상승으로 펀드가 원금을 회복할 때가 되면 오랫동안 손실에 지친 투자자들이 환매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 지수가 오랜 박스권 상단으로 작용했던 2100선을 넘으면 환매 요청 자금이 급증한다"며 "주가가
세계적인 제약사 로슈(ROCHE)는 1896년 스위스 바젤에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120년간 연구개발에 매진한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510억달러(약 58조원)에 달한다. 국내 300여 제약사들의 총 매출이 17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사실 전통과 역사만 따지면 국내 제약사들도 결코 로슈에 뒤지지 않는다. 한국 최초의 신약인 활명수는 1897년에 탄생했다. 활명수를 만든 동화약품과 사실상 동갑내기다. 하지만 공룡 제약사로 성장한 로슈와 달리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무대에선 존재감조차 없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씨 뿌린 시기가 비슷한데도 꽃 피는 시기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국내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 경쟁보다 리베이트에 기댄 영업 경쟁에 매진해왔다는 것이다. 리베이트 관행에 제동이 걸렸지만 제약사 오너들은 여전히 당장 돈이 안되는 신약 개발보다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영업에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국내 시중금리도 따라 오르고 금융회사 대출금리도 덩달아 들썩거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빚 갚을 능력이 부족한 한계차주들이다. 소득은 개선되지 않는데 갚을 이자가 급속히 늘어나 상환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향은 신규대출 증가 억제에 방점이 찍혔다. 신규 대출을 받을 때 처음부터 원금을 갚고 상환 능력 내에서만 빌리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은 은행권부터 시작해 이달 상호금융까지 확대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직접적으로 "과도하게 가계대출 영업에 나서지 말라"고 경고까지 했다. 최대한 신규대출을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런데 금리 인상기에는 기존 대출이 더 큰 문제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연체율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연체율은 전체 대출금을 분모로 하고 1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액을 분자로 놓고 계산한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부담으로 연체된 대출액(분자)이 늘어나는
AR(증강현실) 모바일게임 ‘포켓몬 고’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게이머들의 이탈이 늘어나면서 매출, 사용시간 등 주요 지표에서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 1월 말 열광적인 반응 속에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지 50여일에 불과한 시점이다. 전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킨 포켓몬 고 신드롬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포켓몬 고는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한국 서비스가 지연된 탓에 흥행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과 달리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출시 초반 마케팅 활동 없이 입소문만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포켓몬 고는 VR(가상현실)·AR 시장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국내 게임사들에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차세대 게임시장이라는 확신이다. 폭발적인 초반 성과와 달리 포켓몬 고는 단기 흥행에 그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콘텐츠 부족과 미숙한 게임 운영 탓이다. 게임을 개발한 나이언틱 랩스는 지난달 게임 출시 7개월 만에 첫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서비스 국가 확대에 지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5월 ‘장미대선’이 기정사실화했다. 정부의 11·3 부동산대책 시행으로 냉각기를 맞았다가 최근에야 조금씩 해빙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시장은 ‘대선 복병’을 만났다. 청약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봄 성수기에 맞춰 분양계획을 짰던 건설사들은 고민에 빠졌다. 일정을 대선 이후로 미루자니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고 계획대로 진행하자니 관망세로 돌아서는 수요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대선이슈에 묻혀 제대로 된 홍보 한번 못해보고 분양 흥행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당장 이달에만 전국적으로 4만7000여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서울, 경기, 부산 등 청약열기가 여전하거나 다시 살아나는 지역에선 당초 이달과 다음달 물량 밀어내기가 집중될 것으로 관측됐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대한 대선을 피해 분양일정을 잡으려고 노력하겠지만 비용문제도 있고 부동산과 관련해 어떤 공약이 나오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또
12일 저녁 7시16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났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후 55시간55분 만이었다. 온 나라의 축복 속에 청와대에 입성한 2013년 2월25일로부턴 1476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 보수 등을 이유로 관저 퇴거를 이틀 넘게 미뤘다. 이해할만한 일이었다. 아무리 파면된 대통령이라도 '폐가'나 다름없는 집으로 무작정 가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즉각적인 퇴거 요구는 '야박'하다고 했다. 비록 불명예 퇴진이라지만 한때 국가 최고지도자였던 전직 대통령의 귀갓길 아닌가. 박 전 대통령의 퇴거를 대하는 국민들 대다수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았을 거다. 그가 사저로 돌아가는 장면은 그의 잘잘못을 떠나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애처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뒷모습은 결국 아쉬움만을 남겼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는 순간까지 헌재의 결정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파면된 대통령에게 승복까지
“혹시 사드 피해 관련해서 하소연할 곳 없을까요?” 지난 밤 늦게 다급하게 한 스마트폰 부품 제조업체 A사 임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소방 점검 이후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며 대책을 상의하려 전화를 했단다. A사는 올해로 중국에 진출한 지 17년이 됐다. 기습 소방점검은 중국 공장 설립 이후 처음이란다. 당장 생산 차질도 문제지만 변압기를 내린 탓에 R&D(연구개발) 센터가 중단돼 고객사와의 신뢰에 문제가 생겼다며 한숨을 쉬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보복이 전방위적으로 일어나면서 A사와 같은 기업이 속출하는 분위기다. A사 인근 십여개의 공장이 모두 소방점검을 당했다. A사 임원은 중국 정부의 까다로워진 통관, 인증심사에 수출이 어려워진 기업들과 달리 중국 현지 공장이 있는 기업들은 하소연할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사드와 관련된 기업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되는 것도 싫다고 했다. 만약에 공장 중단 소식이 한국에 알려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