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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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대성산업가스를 팔기 싫었다. 인수한 지 2년 됐고 실적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난 회사인 만큼 더 갖고 있는 게 이득이라 판단했다. 그런데도 골드만삭스는 대성산업가스 지분 68%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지분 32%를 보유한 2대주주 대성합동지주 때문이다. 대성합동지주는 대성산업가스 지분 매각을 결정하고 끈질기게 골드만삭스를 설득했다. 경영권 없는 32%의 소수지분으로는 M&A(인수합병)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없는 만큼 대성합동지주는 골드만삭스의 도움이 필요했다. 사실 대성합동지주 역시 계열사 중 최고 알짜자산으로 꼽히는 대성산업가스를 팔기 싫었다. 2000년대 중반 건설업 진출로 어려움을 겪은 대성합동지주는 혹독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성산업가스 지분 68%를 2014년 골드만삭스에 4억달러에 넘겼다. 대성합동지주의 대성산업가스에 대한 애정은 지분 매각 과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
최근 쿠팡이 24시간 내 무료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의 기준 주문액을 9800원에서 1만9800원으로 전격 인상하면서 e커머스 업체들을 둘러싼 수익성 논란이 재점화됐다. 쿠팡은 배송 서비스의 질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경쟁사들과 일부 전문가들은 그간 쿠팡의 약점으로 지목했던 수익성 문제를 다시 끄집어냈다. 로켓배송 투자 등으로 지난해 영업손실이 5470억원에 달한 수익성 악화 상태를 더이상 버티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쿠팡이 막대한 투자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어렵게 확보한 고객들을 잃는 것을 감수하고 단지 비용절감을 위해 배송비를 올렸을리는 만무하다. 오히려 한 번에 2배 이상 올려버린 자신감 또는 무모함의 배경에 눈길이 간다. 쿠팡의 꿈인 '고객들이 쿠팡 없이 못사는 세상'이 벌써 왔다고 판단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쿠팡발 배송전쟁이 사실상 막을 내린 것은 맞다. 그러나 쿠팡의 배송비 인상은 그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가깝다. 이미 온라인 쇼핑
"이렇게 안 좋은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오긴 또 처음이네요." 총체적 위기에 빠진 회사를 두고 한 현대차그룹 직원이 걱정스러운 듯 한숨을 쉬었다. 말그대로 '화불단행'(禍不單行·나쁜일이 늘 겹쳐옴)이다. 올해 노조 파업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3조1000억원의 생산 차질을 빚은데 이어 리콜 이슈로 최우선 기치로 내세웠던 '품질경영' 자존심까지 위협 받았다. 여기에 최근 울산공장에선 지진과 태풍 등 뜻밖의 자연재해 피해까지 입으며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어둡다. 그간에도 국내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현대차의 '내수-수출 차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었다. 결국 품질 얘기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별도의 팀까지 꾸려 소통을 시도하며 조목조목 설명해왔지만 간극은 쉽게 좁혀지진 않았다. 곽진 현대차 부사장이 국정감사장에 불려가기까지 했다. 최근 리콜 관련 의혹들이 잇따라 제기되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조사에 착수하면서 논란이 더 증폭됐다. 현대차는 "내수차와는 달라 문제가 없음에도" 미국
국정감사에서 '유전자변형식품(GMO)'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식용 GMO는 물론, GMO 가공식품까지 우리 식탁을 다수 점령하고 있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공개한 GMO식품 수입·유통 내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10개 업체가 수입한 GMO 가공식품은 2만7063톤에 달했다. 수입액도 7678만달러(한화 약 845억원)였다. 직접적인 GMO농산물 수입규모도 컸다. 최근 10년간 1518개 식품업체가 옥수수와 대두, 유채 등 GMO농산물 1701만톤을 수입했다. 지난해 1년간 들여온 식용 GMO만 220만톤으로 GMO농산물 세계 1위 수입국이다. 세계 1위 위상을 자랑하건만 소비자들은 극히 제한적인 정보밖에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위에 언급한 자료 역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식약처를 상대로 1년8개월 동안 싸워 겨우 얻어낸 내용이다. 이전까지는 식품 기업들의 GMO 수입현황이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수십년간 베
IPO(기업공개)를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기업들이 공모가격에 대한 시장과의 시각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상장계획을 철회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지난 6월 오너일가에 대한 검찰수사 탓에 IPO계획을 보류한 호텔롯데는 그렇다 치고 인테리어 전문기업 까사미아, 서플러스글로벌에 이어 최근에는 두산밥캣까지 상장계획을 보류했다. 두산밥캣은 '4만~5만원' 수준의 공모 희망가격을 제시했다.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회사는 고집을 꺾지 않았고 결국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2만~3만원대'의 결과로 외면을 받았다. 공모가에는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의 시각이 반영되는 만큼 투자자와 회사가 모두 만족하는 가격이 나오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차이를 상장 주관사가 조정해야 하지만 두산밥캣과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기존 주주들의 입장이 너무 강경해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관사를 통해 공모가를 조정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수차례 전달했다"며 "기관들
요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좀 인기 있는 곳이면 수십 대 1은 기본이고 수백 대 1까지 나온다. 전셋값이 터무니없이 올라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섰다고 보기엔 어폐가 있는 숫자다. 게다가 막상 계약일이 지나고 보면 계약이 안 된 미계약분이 생겨 미분양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이런 높은 경쟁률은 건설사들의 보이지 않는 '꼼수'가 숨어 있기에 가능하다. 실제 이달 초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에 분양한 한 아파트 단지는 20대 1이 넘는 청약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에서 마감에 성공했다. 하지만 높은 청약경쟁률 뒤에는 '중복 청약의 함정'이 숨어있었다. 3개 블록이 한 단지를 이루고 있어 같은 날 청약을 받았지만 당첨자 발표일은 제각각이었다. 당첨자 발표일이 다르면 하나의 통장으로 세 번의 청약이 가능하다. 수요자 입장에서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이라며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한 블록만 청약했을 리 만무하다. 이 건설사는 지난 8월에도 똑같은 전략을 써서 5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
국내 은행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나라가 있다. 바로 베트남이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을 비롯 10개 은행이 베트남 시내에 간판을 내걸었다. 이들의 영업점포(법인, 사무소 포함)만 올 상반기 기준 33개나 된다. 지점수는 수십개에 달한다. 황금을 찾아 서부로 향했던 이들처럼 시중은행들은 앞다퉈 베트남 비행기를 탔다. 베트남 경제의 성장 가능성, 베트남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의 수요 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선 시중은행들은 ‘공격! 앞으로’를 외쳤다. ‘베트남 신화’도 현실화되는 듯 했다. 하지만 역시 공짜는 없다. ‘공격’에 치우쳐 ‘수비’를 게을리 한 값은 돌아온다. 내실, 리스크 관리를 미뤄둔 데 따른 대가다. 최근 문제가 된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 플렉스컴이 좋은 예다. 지난 3월 국내 본사가 상장폐지 절차를 밟으면서 부도가 나자 IBK기업은행(80억원), 신한은행(70억원), 우리은행(110억원) 등이 약 260억원 가량을 물렸다. 담보 없
“국정감사인지 압수수색인지 헷갈릴 정도다.”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마친 한 피감기관 직원이 “국정감사를 위한 자료요청과 관련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한 말이다. 이같은 국회의원 보좌진들의 자료요구 방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은 비단 어느 한 부처나 기관에서만 아니라 여기 저기서 쏟아진다. 질의에 필요한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마치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하듯 십수년내 관련된 모든 자료나 보고서를 달라는 주문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관련 통계를 생산·분석하는 주무부서들은 국정감사 전후로 업무가 사실상 마비됐다. 자료준비를 하면서 상위기관으로부터 ‘갑질’을 당한 느낌을 받았다는 직원도 상당했다. 한 피감기관 직원은 “추석 명절 전날 밤 한 국회의원실로부터 전화가 와서 다음날 오후까지 답변을 달라고 했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국정감사 당일, 피감기관 직원들의 무기력함은 더해진다. 객관적 사실이 아닌 의혹제기나 피감기관과 전혀 관계없는 질의,
지난주 방위산업체 LIG넥스원은 겹경사를 맞았다. 대표이사인 이효구 부회장이 연거푸 대외 수상을 하면서 회사의 성장과 위상을 직간접적으로 알린 것이다. 이 부회장은 자랑스러운 방산인상을 받았고, 국가생산성대회 은탑산업훈장도 수상했다.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세계적 수준의 무기를 개발한 공로였다. 여기에 또 하나의 '경사'가 예정돼 있다. 2012년까지 경영을 맡았다가 수감됐던 구본상 전 부회장이 출소한다. 재벌 오너로는 최장기인 4년형을 모두 마치고 이달 29일 자유의 몸이 된다. 통상 대기업 오너 수감자들이 유죄판결을 받고도 집행유예로 수감되지 않거나, 가석방, 혹은 사면으로 풀려나오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추상같은 법의 처벌을 피해갈 길이 없는 일반인들과 달리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형기를 채우지 않는 '특권층'들과 비교하면 오히려 떳떳하다는 말이 나온다. 구 전 부회장도 수감 중 모범적으로 형기를 보냈다 한다. 그러나 '경사'를 맞는 회사의 분위기는 한편으론 착잡하다. 4년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도 제가 알기론 (가습기특위) 연장하는 데 동의하신다. 그런데 당의 입장이 지금 (연장에 반대해서)…." 지난 달 28일 활동 연장 논의를 위해 모인 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가습기특위)에서 시원하게 연장을 동의하지 않는 하의원에게 방청석의 피해자 가족들이 불만을 나타내자 야당 출신 우원식 위원장이 하의원을 대신해 한 답변이다. 가습기특위에 대한 연장 필요성은 피해자 가족들과 야3당은 물론이고 이렇듯 여당 의원들사이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됐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습기특위는 지난 4일 손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공식 활동이 종료됐다.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살균제와 폐손상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이후 5년간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등을 기다렸던 가족들은 특위 종료가 선언되자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다. 특위 활동 연장 가능성은 영국 옥시 본사(레킷벤키져)에 대한 방문 무산 등 혈실적인 한계가 속속 노출되면서 8월 중순부터 조심스럽게 거론됐었다
"원래 재건축·재개발 조합장은 감옥 몇 년 갔다 올 각오하고 한몫 챙기는 자리에요." 최근 만난 서울 강남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의 말이다. 그만큼 조합 비리가 만연해 있고 또 심각하다는 얘기다. 재경 지검의 한 검사는 "비리 첩보가 무수히 많이 들어온다"며 "수사할 조합들이 쌓여 있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재건축 조합 비리는 너무 흔하다. 8월 서울시는 "3~5월 재건축·재개발 조합 500여곳을 조사한 결과 부정사례 130건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서울동부지검은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인 '가락시영' 조합 비리를 집중 수사 중이다. 브로커들과 조합장, 심지어 조합장 대행까지 줄줄이 구속 기소되며 최대 재건축 비리 사건으로 기록될 조짐이다. 가락시영을 수사하던 중 우연히 인근 삼익그린맨션 재건축 조합장의 비리(3230만원 뇌물수수)가 적발돼 지난달 말 징역 3년이 선고되기도 했다. 해당 조합장을 잘 안다는 한 창호업자는 "더 심한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이 많은데 정말 재수 없게
"잘 쓰고 있다고 믿을 뿐입니다." 한 스포츠용품 업체 대표는 "올림픽 정식종목과 관련 스포츠기업들이 해당 종목 연맹에 공인비 명목으로 수억원을 지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간 매출 수십억원의 중소기업으로서 부담이 적잖다는 토로다. 용품의 품질에 따라 경기의 질이 좌우되는 종목의 경우 시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기업이 자발적으로 지원한다면 이같은 관행은 일견 불가피해 보인다. 다수의 세계 연맹들은 엄격한 공인 과정을 거치는 한편, 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 앞서 해당 조직위원회에 우수 업체를 추전해 원활한 대회 운영과 종목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문제는 강소기업을 꿈꾸는 국내 스포츠기업들의 다수가 영세하다는 점이다. 각종 종목에서 메달을 휩쓰는 올림픽 강국이지만 정작 산업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는 한국 스포츠의 현실에서, 해마다 발생하는 수억원의 고정비용은 스포츠기업의 존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국기' 태권도도 예외는 아니다. 올림픽 정식종목인 태권도 경기에서 전자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