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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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여기로 온다는 얘기가 사실인가요." 한때 정치권 인사 A씨의 행장 선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던 모 은행 내부에선 소문이 현실이 될까 불안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얼마 후 A씨가 이 은행 대신 다른 은행으로 갈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자 이번엔 두 번째 소문의 대상이 된 다른 은행 내부에서 혹시 모를 가능성에 불안감을 보였다. 소문의 주인공인 A씨는 결국 금융권행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국내 금융권의 씁쓸한 단면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들끓기 직전까지 연말 은행권 최대 화두는 최고경영자(CEO) 인사였다. 위에서 누구를 보낼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역설적이게도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사태가 터지면서 CEO 임기 만료를 앞둔 주요 은행들은 오히려 한숨을 돌렸다. 당분간 무리한 낙하산 인사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번주 성패가 갈릴 우리은행의 다섯 번째 민영화 추진과 관련해서 시장이 눈여겨 보는 대목도 민
지난달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두고 부처 간 불협화음이 제기되자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이견을 조율하는 과정일 뿐, 실효성 있는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가 제대로 된 조선산업의 밑그림을 그리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었다. 그러나 이 발언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지난 31일 발표된 정부의 ‘조선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서 ‘실효성’은 없었다. 대우조선해양을 연명시키는 것 외엔 조선업에 대한 청사진은 없었다. 대우조선 문제의 해법을 운에 맡긴 채 다음 정부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만 무성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살리기로 했으면 우선 급한 건 대우조선의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해결 하는 것이다. 살리기로 했으면 방안이라도 구체적이어야 하는데, 이 또한 모호하기 그지없다. 대우조선의 구조조정도 막연하다. 정부가 내놓은 ‘2018년까지 경쟁국보다 원가 경쟁력이 열위인 분야는 줄이고, 해양플랜트는 공급능력을 축소하고 저가수주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원론적인
“지금 마음에 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마땅히 없기 때문에 당분간 계속 쓸까합니다. 설마 제 폰에 무슨 문제가 생기겠어요?”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을 아직도 사용중인 기자의 지인은 갤노트7을 교환이나 환불받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달 말 국내에서 ‘아이폰7 시리즈’가 출시됐을 때는 갈아탈까도 순간 고민했지만, iOS(아이폰 운영체제)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아 갤노트7을 계속 쓰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갤노트7에 필적할 만한 스마트폰을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용자들이 많은 것일까. 삼성전자의 빠른 교환·환불을 촉구하는 호소나 전 세계에서 항공기 내 사용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교환율은 최근에야 30%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팔린 갤노트7은 총 55만대로 추산된다. 교환·환불 마감기한은 12월31일까지다. 아직 두 달 정도 남아있기는 하나 이런 속도라면 교환율 100%를 달성하지 못할
"4분기 0%면… 그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이죠." 최근 만난 한 야당 의원은 정통한 전망이라며 4분기 GDP(국내총생산) 전기대비 성장률 0%를 예고했다. "물가인상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성장"이라는 해석까지 곁들였다. 얘기를 전해들은 한 여당 의원은 짧은 생각 끝에 "0%까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각하긴 하지만 미리 저주할 필요는 없다"는 촌평도 붙였다. 내년 초에나 나올 숫자를 놓고 정치권에 이른 전망이 난무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들끓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이 부진을 넘어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난다면 시국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3분기에는 전기대비 성장률이 0.7%까지 떨어졌다. 0% 성장은 정부여당에 대한 사실상의 사형선고다. 반면 심각한 경제부진이 여당에 회생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대한민국은 정책 진공상태다. 경제정책은 말할것도 없다. 정부가 정책을 제대로 집행하는지 감시해야 할 국회도 청와대도 제 앞가림 하기에
"곰탕 먹었다는 뉴스가 그냥 밥을 먹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곰탕이면 '작전 1'로 진행하고, 짜장면을 먹으면 '작전 2'로 진행하라는 식으로 말을 맞췄을 가능성이 높다."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처음 검찰에 소환된 날, 저녁으로 곰탕을 먹었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최씨 관련 기사에는 어김없이 비슷한 댓글들이 달렸다. 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단에는 '최순실 곰탕'이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음모론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사를 받던 최씨가 밖으로 전할 말이 있었고 검찰이 이를 용인했다면 굳이 곰탕과 같은 암호를 쓸 이유가 없다. 최씨는 이미 선임한 변호인이 있으니 충분히 바깥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또 검찰이 휴대폰을 건네고 통화를 허락하면 된다. 그런데 이 음모론의 확산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는 힘들 것 같다. 밑바닥에 검찰에 대한 불신이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불신은 검찰이 자초한 면이 있다. 최씨 의혹
'바람 잘 날 없다.' 요즘 시멘트 업계 상황을 대변하는 말이다. 지난해 초 시멘트 유해성 논란에서 비롯된 '고난의 바통'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과징금 폭탄으로 넘어간 후, 철도노동조합 파업이 이어받는 모습이다. 4일 현재 38일째를 맞은 철도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화물열차 운행률이 평소 대비 40%까지 떨어지면서 운송의 절반 가까이를 철도에 의존하는 국내 시멘트 업체들이 생산·출하에 차질을 빚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시멘트를 만들어내도 실어나를 화물열차가 없으니 시멘트 업체들의 생산 공장에서는 제한적인 생산과 출하만 이뤄진다. 통상 최대 80%까지 채워놓는 '사일로'(시멘트 저장고)는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이로 인해 매일 1만5000톤 가량의 출하량 차질이 발생해 지금까지 시멘트 업계가 입은 손실액만 3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시멘트 업계의 계절적 성수기인 3, 4분기에 파업이 발생하면서 피해규모는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만성적자를 털어내고 2
"내년 주택 매매가격 0.8%, 전세가격 1.0% 각각 하락" 지난 2일 내년 전국 집값이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매매와 전세 모두 하락할 것이라는 민간 연구기관(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특히 이 연구기관이 연간 집값 상승률을 마이너스 수치로 제시한 것은 2009년 시장 전망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던 집값이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무섭게 빠지기 시작했던 때다. 대출을 끼고 무리하게 집을 산 집주인들은 대출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의 이중고에 시달렸고 '하우스푸어'라는 말도 이때 나왔다. 이번 전망은 내년 부동산시장이 2009년 만큼은 아니겠지만 그만큼 좋지 않을 것이란 예측으로 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 정부는 3일 '실수요 중심의 시장형성을 통한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방안'이라고 이름 붙여진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핵심은 청약시장 과열의 원인인 '묻지마 청약' 식의 투기 수요를 막아 실수요자에게 아파트 당첨기회
올해 여름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지하철 6호선의 한 역사에서 전동차가 멈췄는데, 20분이 넘도록 출발할 생각을 안했다. 마음이 조급해지고 짜증도 나는데 전동차 내 승객들은 누구도 불평하지 않고 느긋하게 앉아 있었다. 서울 지하철에서 전동차가 10여분만 늦게 출발해도 곳곳에서 짜증을 내는 소리가 들렸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프랑스 지하철에서 겪은 일이 다시 떠오른 것은 김포공항역 사고가 발생했을 때였다. 지난달 20일 사고 당시 사망한 승객 김모씨(36)가 비상인터폰으로 "출입문을 열어달라"고 했고, 기관사는 전동차 출입문만 27초 동안 열었다. 이후 전동차가 출발했고, 김씨는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있다가 사고를 당해 결국 숨졌다. 27초면 전동차 내부로 들어올 수 있는 시간인데, 김씨가 사고를 당한 것이 '미스테리'라며 기자들 사이에서 온갖 추측이 나왔다. 해당 사고는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김씨가 스크린도어를 강제로 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삼성바이로직스의 상황을 고려할 때 공모가가 다소 높다는 생각이 들어 공모에 참여하시라고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오는 2~3일 바이오로직스의 공모 청약을 앞두고 증권사 PB(프라이빗뱅커) A씨는 고객들에게 "바이오로직스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일이다. 공모가가 밴드 최상단인 13만6000원으로 결정되면서 가격 부담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한다. 현재 짓고 있는 제3공장을 완공하면 총 생산능력은 36만ℓ(1공장 3만ℓ, 2공장 15만ℓ, 3공장 18ℓ)로 글로벌 1~2위가 될 전망이다. 그런데 실적은 아직 적자 상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912억원, 영업손실 2036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증권업계에서는 바이오로직스가 공장 규모에 걸맞은 주문을 받을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허가가 난 제품이 많지 않아 바
"정부의 맞춤형 부동산 대책에 따른 맞춤형 청약통장이 거래될 수 있어요. 불법전매를 못 잡는 이상 비정상적인 거래는 계속될 수밖에 없어요. 대책도 중요하지만 불법행위 단속이 더 중요해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시장 곳곳에서 나오는 얘기다. 불법행위 차단 없이 대책의 실효성을 바랄 수 없다는 것이다. 불법전매·청약통장거래는 부동산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는 "불법전매가 의심은 되지만 수사권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때론 "광고에 청약통장 거래라는 직접적 표현이 없어 처벌하기 모호하다"며 대응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화를 키웠다고 판단한다. 환부만 도려내도 될 일이 대수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불법전매의 경우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이견으로 고소·고발이 이뤄지는 경우 외에는 드러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불법전매·청약통장거래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일각에선 빠른 해결책으로 지방자치단체 특별사법경
“매일 아침 오늘은 또 어떤 새로운 서비스가 나왔을까 생각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요. 인터넷 서비스는 국경도 없거든요. 전 세계 어디에 있는 사용자든 바로 써보고 비교하죠.”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 네이버의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의 말이다. 국경도, 영원한 1등도 없는 인터넷 기업 수장으로서의 중압감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최근 들어 인터넷 시장 변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순식간에 대세로 떠오른 기업이 불과 몇 개월 뒤면 ‘식물기업’이 돼 있다. 며칠 사이 기업의 운명이 밝아졌다 어두워진다. 예전 같았으면 수십 년이 걸렸을 기업의 흥망성쇠가 이제는 몇 년, 짧으면 몇 개월 새 끝이 난다. 트위터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다. 수년 전만 해도 ‘대세’ 였던 트위터는 이제 매물로 나와도 아무도 사려하지 않는다. 급변하는 환경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면서 발생한 불상사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인터넷 네트워크의 발달로 텍스트를 넘어서 사진, 동영상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는 ‘흐름
0건.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내년 지원 예산 편성을 위해 10월 시행한 창단 수요 조사에서 받은 관련 문의 수다. 전선주 대한장애인체육회 체육진흥부장은 “지난해 10월에는 26곳 정도에서 창단 및 입단(기존 비장애인 실업팀의 장애인 선수 채용) 관련 문의를 받았으나 올해 10월은 이 같은 연락을 전혀 받지 못했다”며 “이대로면 내년 실업팀 창단이 전혀 없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고 31일 말했다. 내년 장애인 실업팀 창단이 없다면, 2005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 창단이 없는 해가 된다. 왜 이렇게 됐을까. 장애인 체육계 관계자들은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더블루케이 논란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더블루케이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 기관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5월 창단한 장애인 실업팀(휠체어 펜싱팀)의 스포츠 에이전트(대리인)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국내 장애인 체육계에 스포츠 에이전트가 처음 진출한 사례로 기록됐지만, 지금은 국가를 뒤흔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