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中企정책 수레바퀴는 굴러가야 한다

[기자수첩]中企정책 수레바퀴는 굴러가야 한다

전병윤 기자
2016.12.02 05:00

"정책이라는 게 매년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진행하기 때문에…" 최근 만난 중소기업 지원 공공기관 임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린 것 아니냐'는 질문에 "영향이 없다"면서도 이처럼 말끝을 흐렸다.

그가 '이상무'라고 자신하지 못한 건 타이밍이 나쁘기 때문이다. 내수·수출 동반 부진이 이어진 오래다. 여기에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금리 인상과 맞물려 언제든 폭발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의 사태는 휘발성이 강한 불쏘시개 같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처럼 대구 서문시장에 큰불이 났다. 상가 800여곳이 화재로 소실됐다. 2005년에도 화재로 인해 1000여명의 상인이 터전을 잃었음에도 참사는 반복됐다. 언제나 그렇듯 위기가 닥치면 저소득층의 고난이 커지고 중소업체가 직격탄을 맞기 마련이다. 망연자실한 소상공인들의 모습에서 불길한 징조가 읽히기도 한다.

지금은 몰아닥칠 위기의 파도에 맞서 소상공인·중소기업을 위한 방파제를 새로 마련하거나 보수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럼에도 리더십을 상실한 정부가 의지를 갖고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수 없는 것 역시 현실이다. "동력을 상실한 느낌"이라는 공무원들의 한숨이 종종 들린다.

역설적이지만 지금이 중소기업 정책의 빛을 발할 때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은 특정계층을 위한 혜택이 아니다. 전체 기업의 99%, 근로자의 88%를 차지한 중소기업이 무너지면 훗날을 도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건 기정사실화됐다.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재편해야 한다는 시대적 물줄기는 정권이 바뀌어도 지속될 것이다. 설령 다른 정책이 일시 정지한다고 해도 중소기업 지원이란 수레바퀴가 계속 굴러가야하는 이유다.

"청탁, 외압에 눈치볼 이유 없습니다. 굴복하는 건 결국 개인 영달을 위한 것이죠. 지금 당장 공공기관을 떠나도 먹고 살만 합니다. 중소기업 정책은 자신의 명예를 건다는 의지를 갖고 추진해야 합니다." 한 중소기업 공공기관장이 임명될 당시부터 굳게 지키고 있는 자신과의 약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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