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협상 잘 된다는 ING생명 들여다보니…

[기자수첩]협상 잘 된다는 ING생명 들여다보니…

전혜영 기자
2016.12.05 05:06

"매각 작업 문제없다. 협상은 잘 되고 있다."(MBK파트너스 관계자)

ING생명의 매각 작업이 알짜 매물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최종 인수자 선정이 지연되며 연내 매각은 사실상 무산됐다. 매각 불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수개월째 "협상이 잘 진행 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ING생명은 지난 8월 중순부터 인수 후보군을 대상으로 프로그레시브딜(경매호가식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본입찰을 실시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지정하는 방식 대신 예비 입찰을 통과한 인수 후보자들을 다시 경쟁에 붙여 매각 가격을 높인 후 최종 인수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최대한 가격을 높여 비싸게 팔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정이다.

ING생명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당초 1~2개월이면 최종 인수자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매각 불발설을 일축했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최종 인수자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ING생명 인수 후보군은 중국 국영 보험사 타이핑생명, 중국계 민간회사 푸싱그룹, 중국계 사모펀드 JD캐피탈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각 작업이 오랫동안 지연되자 각종 소문과 관측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냉각되면서 국영보험사인 타이핑생명이 인수 의사를 철회하는 등 인수 후보군이 발을 빼고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ING생명의 매각이 지연되는 이유로 대외 변수보다 가격이 더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ING생명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MBK가 희망하는 매각가격은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로 시장 예상가보다 높다. 비슷한 시기에 매물로 나온 알리안츠생명이 단돈 35억원에 매각됐고 PCA생명도 최근 1700억원에 팔릴 정도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사드 문제 때문에 중국투자자들이 머뭇거려서 딜이 지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희망 매각가가 적정 수준이라면 국내를 비롯한 해외 다른 투자자들도 관심을 보이지 않겠느냐"며 "결국 중국 외에는 MBK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하는 곳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ING생명을 둘러싼 소문은 MBK가 ‘중국바라기’를 끝내고 눈높이를 낮춰야 사라질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