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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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하다는 것만 확실한 상황이죠." 주요 그룹 임원에게 현재 경제 상황을 묻자 돌아온 말이다. 확실한 것이 하나도 없어 경영 전략을 짤 수 없다는 말도 덧붙었다. 시나리오별로 계획을 짜놨어도 그 시나리오를 벗어나는 영화 같은 일이 글로벌 경제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예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는 증시다. 상호관세 부과 방침으로 지난 3일 5.97% 하락했던 나스닥 지수는 지난 9일 '90일 유예'가 발표되자 12.16% 폭등했다. 이어 하루 만에 4.31% 떨어지며 상승분을 내놨다.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 것이다. 한국 증시도 미국과 같은 흐름을 보였다. 상호관세 부과에 맞춰 경영 전략을 짰다면 일주일도 안 돼 다시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미국 전역에서 반트럼프 시위가 벌어지자 이제는 트럼프 정부의 존속도 변수로 넣어야 한다. 미국 투자를 늘려 일부 혜택을 받는 것보다는 관세
지난달 12일 더불어민주당이 제4기 민생연석회의를 출범하면서 20대 의제를 발표했다. 여기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이 아닌 공휴일로 제한하겠단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번 군사쿠데타(비상계엄) 때문에 소상공인을 포함해 골목상권과 지역경제가 너무 많이 나빠졌다"며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살리기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대형마트가 유통시장을 주도하던 시절의 얘기다. 통계청 서비스업 동향조사를 보면 대형마트의 시장 점유율은 2014년 8.7%에서 2023년 7.2%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일반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전문소매점 비중도 50.8%에서 36.9%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 쇼핑몰의 시장점유율은 11.8%에서 25.7%로 늘어났다. 실제로 코로나19 펜데믹(전세계적 유행) 이후 소비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경쟁관계가 아닌 공생관계로 봐야 하는 이유다.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패턴이 변하면서 대형마트와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에 전세계가 휘청인다. 아시아·유럽은 물론 미국 증시 폭락은 현재진행형이다. 세계 경제에서 약 43%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이 관세와 맞불관세, 추가관세로 치킨게임을 벌이며 전세계 경제가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는 계속된다. 한국도 무풍지대가 아니다. 미국으로부터 25%라는 관세 고지서를 받아든 이후 코스피는 1년5개월 만에 2300선이 깨졌고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으며 150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전세계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는 나라도 있고 실리를 위해 기꺼이 아부를 택한 국가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독일의 행보가 주목된다. 독일은 대유럽 관세 등에 대응해 '빚을 지지 않는다'는 재정보수주의 원칙과의 이별을 선언했다. 지난달 독일 연방상원이 헌법을 개정해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 추진을 공식화하면서다. 5000억 유로 규모로 향후 12년간 사용할 인프라 투자예산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를
"제왕적 대통령제만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무소불위의 국회도 문제입니다. 진정한 삼권분립을 이루기 위한 개헌(헌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를 지켜본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한 말이다. 헌정사상 두 번째로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이른바 '87체제'를 끝내고 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87체제가 시대에 맞지 않다는 주장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앞선 개헌 논의와 다른 점은 국회의 권한을 견제할 수단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제왕적 대통령'이라 불릴 정도로 지나치게 큰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다수였는데 21~22대 국회를 거치며 국회를 견제할 제도적 수단 또한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었다. 일각에서는 87체제가 비대한 대통령 권한을 견제하기 위해 설계돼 국회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까지 122일. 계엄 선포 당사자인 윤 전 대통령은 파면됐지만 지난 4개월간 격화해 온 심리적 내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깊게 남은 충격과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다.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당일 오전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탄핵 찬성이 응답자의 57%, 반대가 37%를 차지했다. 6대4로 팽팽히 엇갈린 진영이 갈등을 이어오며 국민들의 마음은 날카롭게 베였다. 이제는 혼란을 봉합할 때다. 헌법재판소가 "시간을 끈다"는 비판에도 8명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결정을 내린 것도,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쉽고도 명료한 결정문을 작성하는데 공을 들인 것도 모두 이번 선고의 궁극적 목적을 '사회 통합'에 뒀기 때문일 것이다. 헌재는 결정 요지 말미 "국회는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으로 결론을 도출했어야 하고,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 역시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협치 대상으로 보고
"내우외환의 시기입니다. 이제부터 (더불어)민주당이 진짜 잘 해내야 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한 말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지율 1위의 유력 대권 주자임에도 불구, 이 의원은 낙관하기보다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은 새 대한민국을 만들어내는데 수단이지 목적일 수 없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매우 유능한 외과의사가 수술해도 어려운 상황이다. 새 지도자는 이 상황을 곧장 해결해야 하는 큰 숙제를 안게 된 것"이라고 했다. 가장 큰 문제는 경제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는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대비 0.7%포인트(P) 내린 1.5%로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기관도 앞다퉈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내리고 있다. 미국이 관세를 무기로 무역전쟁을 격화시키고 있고 중국은 10년 전 세운 '중국 제조 2025' 프로젝트에 따라 한국을 빠르게 추격했다. 국내는
헌법재판소가 4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선고를 내린다.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접수된 지 111일 만이다. 3월 초부터 선고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 것과 달리 한 달 가까이 지연됐다. 헌재는 역대 대통령 탄핵 사건 중 최장 기간 심리를 진행하며 심사숙고했다. 헌재의 결정은 주문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파면되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 지위를 잃고, 기각 또는 각하일 경우 직무에 복귀한다. 최고 사법기관인 헌재 선고를 앞두고 불복 여론을 조장하는 말들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떠돈다. 한 중진 의원은 국민적 불복 및 저항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선동성 발언을 내놨다. 다른 의원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를 국회로 초청해 국민저항권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국민저항권은 서울서부지법 폭동 피의자들이 폭력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내세운 논리다. 서울시내 곳곳에서 열리는 탄핵 찬반 집회에서는 자기 진영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국민저항권을 발동하자는 주장이 끊이질 않는다.
"ETF(상장지수펀드) 보수 인하 경쟁을 할 게 아니라 실시간 순자산가치(iNAV) 관리를 잘해야지 진짜 투자자를 위한 것 아닌가요?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말로만 투자자 보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형 ETF iNAV 산출 오류가 연이어 발생하자 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비판했다. iNAV는 ETF 시장거래가 일어날 때 실시간 계산해 추정하는 순자산 가치다. iNAV가 부풀려지면 ETF와 시장 가격간 괴리율이 높아지고, 투자자들은 ETF를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사는 문제가 생긴다. 지난달 28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 11곳의 ETF 170개에서 iNAV 산출 오류가 발생해 투자자들은 ETF를 실제 가치보다 1% 이상 비싸게 샀다. 이어 지난달 31일 삼성자산운용 KODEX 단기채권 ETF의 iNAV도 잘못 산출된 게 드러났다. 사무관리회사와 데이터 벤더사가 산출오류를 일으킨 것이지만 자산운용사들이 자신들의 의무인 iNAV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만은 분명
"올해 AI(인공지능)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으면 '을사오적'이 될 수 있다." 을사년인 올해 관가에선 이같은 말이 나온다. AI산업 투자 적기를 놓쳤다고 대한제국 외교권 박탈의 주범인 을사오적에 비유하는 건 과하다. 그러나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이 자주국의 지위를 상실했듯 AI 패권시대 골든타임을 놓치면 AI G3(3강)은 고사하고 AI 독립국도 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은 공감할 만하다. 더욱이 우리는 아직도 딥시크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는데 중국에선 벌써 제2 딥시크인 '마누스'가 등장했다. 오픈AI는 '지브리'풍 이미지를 완벽 재현하는 '챗GPT-4o 이미지 생성' 모델로 세계를 놀라게 한다. 자고 일어나기가 무섭게, 하루가 멀다 하고 글로벌 AI 경쟁은 속도전을 벌이는데 우리는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GPU(그래픽처리장치) 1만개 구매를 앞당기겠다는 계획마저 공전하고 있으니 하소연이 나올 법도 하다. AI 정책을 두고 "한국의 역동성이 떨어졌다는 걸 실감한다"는 우려도 제
알뜰폰(MVNO) 도매대가 사전규제가 지난 30일 일몰되면서 '사후규제'로 전환됐다. 망을 제공하는 이동통신사(MNO)가 알뜰폰사업자에 부과하는 도매대가를 이제는 시장 자율에 맡긴다는 것이다. 그간 정부는 매년 도매대가 상한선을 정해 알뜰폰사업자가 요금부담 없이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중소 알뜰폰사업자의 시장 접근성을 보장하고 통신비 절감에 기여한다는 취지였다. 겉으로는 '자율경쟁 확대'라는 명분이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실질적 수혜자는 이통사일 가능성이 높다. 사후규제로 전환되면 이통사가 도매대가를 자율적으로 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중소 알뜰폰사업자들은 불리한 조건을 강요받을 수 있다. 물론 불공정한 협상 및 거래발생시 정부가 '사후' 개입하는 만큼 당장 도매대가가 인상되진 않겠지만 '불공정성'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고 시정조치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과 행정력이 필요하다. 결국 시간·자원·대응여력이 부족한 중소 알뜰폰사업자들은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버티지 못한 알뜰폰사업자들
미국의 수입차 25% 관세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관세가 실현되면 현대자동차·기아에만 11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긴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미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반도체 다음으로 큰 만큼 관세로 인한 타격도 만만치 않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정부의 역할이 축소된 상황에서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재계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가장 먼저 미국으로 달려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허가 문제가 있으면 나를 찾아와라"고 답했을 정도니 '위기를 기회로'라는 정 회장의 철학이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먹혀들었다. 늦었지만 정부에서도 자동차 업계에 힘을 주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4월 중으로 자동차 산업 비상대책을 마련해 업계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의 관세 압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관세로 인한 피해를 상쇄할 지원책을 마련한다든지 하는 방안이 예상된다. 이처럼
"2분기 이후에는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내수를 중심으로 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달 25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내용의 일부다. 우리나라 거시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은의 한 달 전 평가가 이랬다. 하지만 정치 불확실성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게 벌써 4개월이 다 돼간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도 석달이 지났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이 지금처럼 길어질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민간소비 선행지표로 꼽히는 소비심리는 아직도 냉랭하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전월 대비 하락 전환했다. 계엄 여파로 100대에서 80대로 급락한 소비심리지수는 올들어 점차 회복하는 듯했지만, 얼마 못 가 다시 주저앉았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마찬가지다.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줄곧 90대를 유지하다 12월 계엄 여파에 80대로 떨어졌는데, 지금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