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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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US에어웨이스의 베테랑 기장 체슬리 설리 설렌버거는 '판단착오' 혐의로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불려갔다. 설렌버거는 조류충돌로 동력을 잃은 항공기를 허드슨강에 비상착륙시켜 승객을 전원 구출한 사건, 미국 '허드슨강의 기적'의 그 기장이다. 당시 상황은 설렌버거의 자서전과 관련 영화에서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뉴욕 라과디아공항을 출발한 항공기는 이륙 직후 새떼와 충돌하고 새떼가 양쪽 엔진에 빨려들어가면서 완전히 동력을 잃었다. 급박한 상황에서 공항 관제탑과 교신하던 설렌버거는 "허드슨강으로 가겠다"고 했다. 당시 녹음본엔 이 같은 통보에 당황한 관제사의 목소리가 그대로 드러난다. 관제탑 컴퓨터 계산에 따르면 항공기는 인근 테터보로공항 활주로에 진입하더라도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때문에 설렌버거는 '국민적 영웅'임에도 NTSB의 추궁을 받게 됐다. 컴퓨터의 예측을 어기고 인간이 자의적 선택을 함으로써 엄청난 인재(人災)를 일으킬 뻔했다는 것
"요즘 녹취 기술이 얼마나 좋아졌는데요. "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 모 야당 의원에게 "여당 의원들과도 만나서 대화 하시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그렇게 만났다가 몰래 녹취라도 따이면 큰일난다"는 게 그가 여당 의원들과 만나지 못하는 이유였다. 국회는 정치를 하는 곳이고, 정치는 곧 대화와 타협이 아니던가. 그런데도 상대방을 정치적 타협 대상이 아니라 몰래 녹취하고, 언제든 법적으로 공격해올 수 있는 존재로 보는 게 오늘날 국회의 현실이다. 과거엔 어땠을까. 한 번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 당시 최전선에 있던 이를 만난 적이 있다. 그에 따르면 당시엔 표결을 앞두고 이탈표를 끌어내기 위해 양 진영 사이에 치열한 물밑 작전이 벌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전한 지금은 현실은 8년 전과 크게 달랐다. 그는 "요즘은 만나서 커피 한 잔 마시기도 힘들다"고 했다. 20대 국회까진 가능했던 게 22대 국회에선 불가능해졌다. 탄핵 국면 이후 더욱 극심해진 여야 대치 상황도 애초에 정치가 작동했다면 없었을 일이다.
'2024 게임대상'에서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가 7관왕을 하고도 대상을 수상하지 못해 게임업계에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업계에선 "게임시나리오, 기획, 음악, 캐릭터 다 좋다. 그런데 대상이 아니라는 게 이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며칠 뒤 '스텔라 블레이드'가 '게임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TGA(더게임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되자 게임대상에 대한 비판이 더 커졌다. 게임대상의 배점비율은 심사위원회 60%, 대국민투표 20%, 전문가투표 20%다. 비율만 보면 게이머와 전문가가 한마음 한뜻으로 투표해도 심사위원회가 아니라면 아닌 구조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이후 TGA에서 수상을 못했지만 PS(플레이스테이션) 블로그 올해의 게임 시상식에서도 최고의 스토리, 사운드트랙 등 8개 부문을 수상했다. 일련의 사건을 겪고 돌이켜보니 게임대상과 지스타는 요란한 빈 수레였다. 20주년을 맞아 역대 최대규모로 열렸다는 올해 지스타에서 외신기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각 게임사
"집 언제 사야 해? 집값 오를까 떨어질까?". 건설부동산부 기자들이 항상 받는 질문이다. 물론 답은 기자들도 모른다. 집값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가 수도 없이 많아서다. 대출금리, 정부정책, 수요와 공급은 물론 정치적 상황까지 큰 변수로 떠올랐다. 각 변수를 단순히 더하고 뺀다고 '결과값'인 집값이 산출되는 게 아니다. 미묘하고 복잡한 집값의 향방, 적합한 매수 타이밍을 맞추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변수의 변동폭을 줄이며 '오차'를 줄이는 '예측'은 할 수 있다. 최근 치솟는 원·달러 환율을 주시해야 한다. 지난 10월 초 1300원 중반대로 올라선 환율은 이달 초부터는 14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뚜렷한 상승세, 이달 24일 기준 1459.2원으로 'IMF 이후 최고' 수준을 찍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1400원대 환율을 뉴노멀로 봐야한다"고 말한만큼, 변수였던 고환율은 상수로 자리잡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환율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분야 중 하
"저희 당사가 어딥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 더불어민주당 당사 인근에서 마주친 한 여당 중진 의원의 말이다. 계엄 선포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에 이 여당 중진 의원은 이같이 당사의 위치를 되물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날 밤의 혼란을 가장 압축적으로 나타낸 장면이었다. 평소 같으면 인지 능력이나 과도한 음주를 의심했겠지만, 충분히 이해가 되는 밤이었다. 그날 밤 용산발 속보를 접하고 부랴부랴 택시에 올라 국회 정문 앞에 도착한 것은 오후 11시쯤이었다. 국회는 그때도 이미 진입이 통제되고 있었다. 기자와 당직자로 보이는 몇몇이 담을 넘기 시작했고 국회 담장 밖에 10m 간격으로 줄지어 선 경찰 병력이 이들을 제지했다. 야당 당사 상황을 취재하라는 지시에 서둘러 민주당 당사로 향했다. 당시 민주당 당사는 국회 본관으로 모이기 위해 당사를 빠져나가는 의원과 당직자들 뿐이었다. 30명 남짓의 경찰 병력도 30여분 정도 자리를 지킨 뒤 소수만 남겨둔 채 국회로 향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글로벌 출자자(LP)들은 당초 계획했던 한국 출자 계획마저 잠정 중단했습니다. 이번 사태의 여파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언제까지 이어질지 가늠이 안 됩니다." 최근 만난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VC) 고위임원은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비상계엄 사태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1450원을 넘겼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코스피 지수는 2400선이 무너졌다. 벤처·스타트업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LP들은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리스크로 판단하고, 출자 계획을 유보했다. 올해 초 벤처·스타트업 청년 대표 및 임직원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우리 경제의 핵심 동력'이라며 지원을 예고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약속이 무색해졌다. 지난해 여름 샘 알트만 오픈
정책성 대출을 기피하는 은행 지점이 종종 보인다. 최근에도 한 은행지점이 '한도가 소진됐다'며 정책성 대출 상담 자체를 중단해 논란이 됐다. 주택도시기금 재원은 이미 소진됐고, 은행 재원으로 대출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도 소진'은 잘못된 설명이다. 해당 은행 본점은 부랴부랴 정책성 대출을 거절하거나 상담을 기피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디딤돌 대출 등을 기피하는 문제는 이번 한 번이 아니다. 과거에도 몇차례 문제가 됐고 그때마다 '자의적 대출 거부를 하지 말라'는 공문 전달로 대부분 끝났다. 은행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부 은행 창구에서 디딤돌 대출 등을 꺼리는 분위기는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은행에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보다 조건도 까다롭고, 챙겨야 할 서류 등도 많아서다. 디딤돌 대출의 경우 세대원 전체가 무주택자인지 확인해야 하고, 가구 구성에 따라 소득 기준과 대출 한도·대출 금리 등이 다르게 적용돼 꼼꼼히 살펴야 한다. 고객별로 특수한 상황이 나오
올해 역사상 처음으로 국내 화장품 수출 금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 지역에서 수많은 중소 브랜드들의 빠른 성장이 최대 수출을 이끌어낸 일등공신이다. 특히 미국에서 국민 선크림으로 거듭난 '조선미녀'의 성공 신화는 수많은 국내 중소 브랜드들의 롤모델이 됐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보다 시장 규모가 크고 카테고리별로 빠르게 성장중인 미국은 중소 브랜드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다. 국내 시장에서 쌓은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채널 없이도 SNS를 통해 쉽게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서다. 미국에서의 국내 브랜드들의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지만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우선 단일 플랫폼 의존도가 너무 높다. 미국에서의 성장이라기보단 '아마존'이라는 단일 플랫폼에서의 성장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다수의 브랜드가 아마존에 진출하면서 국내 브랜드들끼리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할인율을 높여 가격 경쟁에 나서는 국내
헌정 사상 세번째 현직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탄핵정국은 가뜩이나 위축된 내수 경기를 얼어붙게 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외식업과 숙박업 종사자 5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긴급실태조사에 따르면 46.9%가 비상계엄 이후 단체예약 취소 등으로 직·간접적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경영사정을 묻는 질문엔 응답자 약 84%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 피해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외식업 사업장 신용카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줄었다. 소상공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실제 체감하기도 했다. 지난주 부서 송년회를 하루 앞두고 식당 사장님의 전화 한통을 받았다. 사장님은 "시국이 시국인지라 예약을 취소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 확인차 연락드렸다"고 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우원식 국회의장,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12월3일 밤 10시30분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서울 여의도 국회로 달려갔다. 밤 10시50분쯤 국회 인근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국회는 조용했다. 국회 출입을 막는 경찰이나 군인의 모습도 아직 보이지 않았다. 국회 정문에는 통상적인 경비 인력 1~2명만 보일 뿐이었다. 그로부터 불과 수십분 사이 국회 주변의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국회 출입문마다 통행을 막는 경력이 자리했고, 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국회에 도착한 이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밤 11시쯤까진 국회의원·보좌진 등의 국회 출입은 막지 않았는데 자정이 가까워지자 의원들조차 진입이 원활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밤 11시50분쯤 국회의원들의 통행도 막으라는 무전이 경찰에 전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경찰들은 국회의원들의 월담을 막진 않았다. 12월4일 0시10분쯤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담을 넘으려 시도했다. 처음에는 경찰들이 월담을 제지했다. 의원의 월담을 돕던 보좌진
"추후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업이 정치 상황에 대해 할 말은 없다" 국회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후 재계에서 공통적으로 내놓은 말이다. 누구보다 불안정한 정국에 영향을 받지만 정작 자기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운 위치라는 속뜻이 담겼다. 비상계엄 선포부터 탄핵 가결까지, 정치적 불확실성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오면서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한 성장동력 지원 법안은 뒷전이 된 분위기다. 반도체 투자세액공제율을 기존 15%에서 20%로 5%포인트 올리기로 한 K칩스법이 탄핵 정국 속 야당의 태도 변화에 무산됐다. 주 52시간 근로 규제 완화 내용을 담은 반도체 특별법은 국회 문턱을 밟지도 못하고 자취를 감췄다. AI(인공지능)기본법과 국가 에너지시스템관련 특별법도 당초 연내 통과를 기대했지만 요원해졌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달여 후로 다가오면서 기업들은 그야말로 내우외환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칩스법에 따른 국내 기업 보조금, 인플레이션감
지난 7일 국회에선 한국 헌정사상 세 번째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탄핵안) 표결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12·3 계엄사태를 사실상 내란이라 보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 본회의에 올렸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05명은 의원총회가 열리고 있단 이유로 탄핵안 투표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결국 이날 표결은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투표불성립으로 찬반표 숫자를 확인하지 못한 채 끝났다. 의원총회를 이유로 들긴 했지만 이날 여당 의원들이 대거 투표장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여당이 애초에 탄핵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던 데다 투표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의원 개개인의 판단이란 주장이 나왔다. 반면 투표를 통해 찬반 의사마저 표시하지 않은 것은 국민들이 뽑아준 대표로서 정당치 못한 행동이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민주당에선 당시 누가 투표장에 자리했고 부재했는지 분명하게 기록에 남겨야 한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