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시장에 족쇄 채우기[기자수첩]

무너진 시장에 족쇄 채우기[기자수첩]

김민우 기자
2025.04.11 05:50

지난달 12일 더불어민주당이 제4기 민생연석회의를 출범하면서 20대 의제를 발표했다. 여기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이 아닌 공휴일로 제한하겠단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번 군사쿠데타(비상계엄) 때문에 소상공인을 포함해 골목상권과 지역경제가 너무 많이 나빠졌다"며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살리기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는 대형마트가 유통시장을 주도하던 시절의 얘기다.

통계청 서비스업 동향조사를 보면 대형마트의 시장 점유율은 2014년 8.7%에서 2023년 7.2%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일반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전문소매점 비중도 50.8%에서 36.9%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 쇼핑몰의 시장점유율은 11.8%에서 25.7%로 늘어났다. 실제로 코로나19 펜데믹(전세계적 유행) 이후 소비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경쟁관계가 아닌 공생관계로 봐야 하는 이유다. 온라인 중심으로 소비패턴이 변하면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모두 오프라인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게 공통의 목표가 됐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옮기면서 대구시내 소매업과 음식점 매출이 늘었다는 연구(2023년 대구시 의무휴업일 분석 자료)도 나왔다. 대형마트에 장 보러 나오면서 인근 식당에서 식사도 하고 소비가 늘어난단게 핵심이다.

의무휴업 규정은 GS더프레시와 롯데슈퍼,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기업형슈퍼마켓(SSM)도 적용받는다. 2023년말 기준 4개사 SSM 점포수는 1375개다. 이 중 816개가 직영으로, 559개는 가맹점으로 운영된다. 10개 중 4개는 소상공인들의 생계가 달려있는 셈이다. 소상공인 보호를 목표로 만든 의무휴업 규제가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형마트 규제가 소상공인 진흥으로 연결되고 있는지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온라인 쇼핑몰은 출점 제한이 없다. 또 주말과 휴일, 심야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구매가 가능하고 최근엔 당일에도 물품 배송을 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대형마트는 여전히 의무휴업·심야영업 등의 규제를 받고 있다. 결국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규제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에게 족쇄마저 채우는 건 아닌지 다시 한번 들여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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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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