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하다는 것만 확실한 상황이죠." 주요 그룹 임원에게 현재 경제 상황을 묻자 돌아온 말이다. 확실한 것이 하나도 없어 경영 전략을 짤 수 없다는 말도 덧붙었다. 시나리오별로 계획을 짜놨어도 그 시나리오를 벗어나는 영화 같은 일이 글로벌 경제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예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타는 증시다. 상호관세 부과 방침으로 지난 3일 5.97% 하락했던 나스닥 지수는 지난 9일 '90일 유예'가 발표되자 12.16% 폭등했다. 이어 하루 만에 4.31% 떨어지며 상승분을 내놨다.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 것이다. 한국 증시도 미국과 같은 흐름을 보였다.
상호관세 부과에 맞춰 경영 전략을 짰다면 일주일도 안 돼 다시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미국 전역에서 반트럼프 시위가 벌어지자 이제는 트럼프 정부의 존속도 변수로 넣어야 한다. 미국 투자를 늘려 일부 혜택을 받는 것보다는 관세를 내는 게 낫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략은 '최적 관세'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시장지배력이 높은 국가(미국)가 수입 상품에 관세를 부과해 교역 조건을 개선한다는 게 핵심이다. 추가 관세 부담을 교역 상대국이나 기업에 전가하고, 관세를 통해 정부 수입을 늘리는 방식이다.
이론상 '최적 관세'가 통하기 위해서는 우선 '보복 관세'가 없어야 한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의 보복 관세에 완강한 이유 중 하나다. 또 추가 관세에 대한 부담을 미국 내 판매 경쟁을 위해 수출기업이 떠안아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상 어렵다.
관세 부담이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되면 관세로 얻는 이익보다 국민 후생에서 잃는 부분이 더 많을 수 있다. 상호관세와 중국에 대한 보복 관세로 아이폰 등의 가격 급등이 예상되자 바로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불확실이 가득한 상황에서 한국은 대선이라는 변수가 하나 더 있다. 구심점 없이 개별 기업이 대응하다가 내주기만 하고 얻는 것이 없는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민관이 함께 하나씩 확실한 것부터 만들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도 빈틈은 있다. 한국 산업이 가진 강점에 기반해 상수(常數)를 만들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