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398 건
“이게 우리의 현실 아니겠어요? 오라클이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국내 기업의 발목을 잡는 ‘못된 행태’를 바로 잡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는 결국 오라클에 맞설 대항마가 없기 때문 아닐까요.” ‘끼워팔기’, ‘구입강제’ 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아온 세계 1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업체 오라클이 무혐의 판정을 받던 날,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20여년 간 근무한 인사가 한 말이다. 우리 정부가 외국 업체를 조사하면서 내린 결정은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IT 업계의 현실을 일깨우는 기폭제가 됐다. 공정위가 오라클을 조사하게 된 건 오라클이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고객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시장 논리로만 따지면 오라클을 탓할 일이 못 된다. 제품 선택권은 늘 고객에게 있다. 문제는 고객이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는 데 있다. 오라클은 공공기관을 포함해 국내 DBMS 시장의 58%를 독식하고 있다. 정부는 외산이 아닌 국
지난 4년간 한국 정치에 대한 성적표이자 앞으로 4년의 기대가 담긴 총선 결과가 나왔다. 유통업계에서도 총선 결과처럼 주목되는 쿠팡 등 소셜커머스 3사의 지난해 실적과 재무상태를 나타낸 감사보고서가 14일 일제히 공개된다. 총선 결과에 각 당 희비가 엇갈렸듯 소셜 3사와 경쟁업체들의 희비도 엇갈릴 것이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를 54조원대로 키운 주역이다. 이들의 지난해 총 거래액 규모는 8조원대로 50% 가량 급신장했다. 유통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유통업계는 물론 소비시장 전반에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와 수익성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시장점유율만 높이려고 유통질서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소셜커머스 업체들을 비판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이들을 '빠르게 추격하는'(fast-follow)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체 소비에서 온라인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특히 온라인
“공식적으로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갑자기 열흘 만에 무려 2만 건 가까이 폭증했어요” 기자가 한참 전에 신청한 ‘통신자료 제공 내역’이 오지 않아 이동통신사 관계자에게 따지자 최근 몇 달 새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이왕 기다린 김에 조금만 더 시간을 달라고 양해도 구해왔다. 이렇게 며칠이 지나고서 받은 통지서에는 지난해 검찰 등이 ‘전기통신사업법 제83조 제3항’을 요청 사유로 내세워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주소를 들여다봤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바로 정보공개청구를 냈지만, 열흘 만에 돌아온 답변은 ‘비공개’다. 예상은 했지만, 기분은 찝찝하기 이를 데 없었다. 기자만 그런 건 아니라는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이통사들이 정보·수사기관 영장이 없어도 가입자들의 통신자료를 이런 식으로 퍼준 규모를 살펴봤더니 2012~2014년 3042만1703건, 2015년 590만1664건에 달했다. 휴대폰 번호에 대한 단순 신상정보라는 이유에서일까. 별다른 통제 장치 없이 수사기관들이
"증시에 돈이 없다." 줄어든 거래대금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 지난 3월 코스피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4000억원이다. 지난해 평균인 5조4000원억원과 비교하면 코스피시장에서만 1조원 가량이 줄었다. 코스닥시장을 더하면 거래대금 감소량은 1조4000억원 정도로 늘어난다. 거래대금 감소는 한국거래소와 증권사의 직접적인 수익에 타격을 준다. 일례로 거래소는 거래대금당 0.0027%의 주식매매수수료를 받는다. 하루 거래대금이 1조원 가량 줄면 2700만원의 매출이 줄어든다. 거래소보다 매매 수수료가 큰 증권사의 타격은 더 크다. 거래대금 감소를 바라보는 금융투자업계의 시각은 심각하다. 그만큼 국내 증시의 투자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해서다. 3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가 1950~2000의 박스에 갇히면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돈을 거둬간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지수 변동성이 줄면서 지수를 기반으로 한 각종 파생상품에 대한 매력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지수의 변동성이
지난해 삼성물산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을 받았다. 제일모직과의 합병 추진에 딴지를 거는 엘리엇을 방어하느라 정상적인 경영활동도 상당 부분 타격을 받았다. 엘리엇이 보유했던 삼성물산 지분은 7.12%에 불과했다. 최근 급격히 성장하는 국내 첨단 방산업체들에 눈독 들이는 외국인이 늘어나고 있다. 한화,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외국인 지분율이 두자릿수를 넘어선 지 오래다. 현재 방위사업법과 외국인투자촉진법 등에는 방위산업체에 대한 외국인 총 지분율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다. 50% 이상 지분을 단일 주주가 취득하거나 경영권을 담보하는 지분율을 확보하려 할 경우에만 국방부령에 따른 산업통상자원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단일 주주가 10% 이상 매입시에는 지분 매입 목적에 대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론적으로 복수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연합해 10% 미만 지분을 각자 매입할 경우에는 연합 경영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다른 주요 방산업체와 달리 절대 지분을 지닌
"괴물 같은 사람들이 우르르 모여 있는 곳 아닌가요?" 수조원의 자금을 굴려 기업을 사고파는 사람들. 기업을 인수한 뒤에는 피도 눈물도 없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이들. 위험한 투자의 대명사. 사모펀드(PEF)라는 단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일 것이다. 국내에 사모펀드 제도가 도입된 지 올해로 12년째다. 그동안 국내 사모펀드는 충실하게 성장했다. 총 출자약정액은 58조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PEF에 의해 약 7조원 규모의 홈플러스 매각이 성사되기도 했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국내 사모펀드의 활동범위와 역할이 눈에 띄게 커졌다. 평가는 엇갈리겠지만 그동안 사모펀드가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기업에 투자를 통해 숨통을 터주고, 한계기업을 인수한 뒤 본궤도에 올려놓는 역할을 하면서 사모펀드의 필요성을 직접 증명했다. 할리스커피, 동양매직처럼 오히려 사모펀드가 인수한 뒤 고용을 늘리고 실적 향상을 통해 기업 가
최근 변호사와 공인중개사들 간에 다툼이 치열하다. 공인중개사들이 부동산 중개업 시장에 진출한 변호사들을 고발했고 경찰은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가 있다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2013년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한 영화 '변호인'이 생각난다. 극중 송우석 변호사가 부동산 등기업무를 시작하자 당시 등기업무를 주로 처리하던 사법서사(법무사)들이 사무실 앞으로 찾아와 돌을 던지며 항의한다. '꼴불견'이라며 멸시하던 다른 변호사들도 너도나도 등기업무에 뛰어든다. 이런 영화 속 변호사와 법무사의 '밥그릇' 싸움이 현재 변호사와 공인중개사로 번졌다. 변호사가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것이 적법한지 여부는 수사와 재판을 통해 가려질 일이다. 다만 소비자들의 입장에선 법적인 문제를 떠나 최대 99만원만 받겠다는 중개수수료가 최대 관심사다. 그동안 거래금액에 비례해 내야 하는 요율제식 중개보수 체계에 불만이 많았다. 5억원짜리 주택을 매매하면 무려 200만원이나 내야 했다. 비싸다고 직
"사실 처음엔 알리안츠생명 팔린 게 뭐 그리 큰일인가 했습니다.”(금융당국 관계자) 지난 6일 한국 알리안츠생명이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된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 금융권의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다. 알리안츠생명의 매각이 임박했다는 소문은 이미 파다했기 때문에 예정된 수순 정도로 여긴 것이다. 하지만 다음날 알리안츠생명의 매각가격이 알려지면서 달라졌다. 국내에선 매각가가 2500억~3000억원대로 추정됐으나 실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가는 미화 300만달러(약 35억원)라는 사실이 중국 현지언론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알려졌다. 자산규모 16조원대 회사가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 한 채 값인 35억원에 팔린다고 하니 업계는 물론 국내 언론도 충격에 빠졌다. 35억원에 팔린 배경과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국내 언론이 뒷북을 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안방보험이 국내에 배포한 보도자료에 매각가격 등 구체적인 정보를 뺐기 때문이다. 안방보험은
지난 달 초 ‘바다의 로또’, ‘생선계의 산삼’ 이라 불리는 참다랑어 470여톤이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장에 올랐다. 제주 앞바다에서 잡힌 참다랑어는 ‘무한리필’ 참치횟집에서 주로 먹는 황다랑어와 새치류와는 급이 다른 참치다. 한마리에 수천만원까지 호가할 정도다. 참다랑어 풍년으로 ‘로또를 맞았다’며 들떴던 어민들은 지금 울상이 돼 있다. 일본정부가 지난 5일 대량의 참다랑어 어획은 ‘국제법 합의 위반’이라며 우리 정부에 항의했고 해양수산부는 이를 받아들여 올해 잡힌 참다랑어에 대해 ‘어획증명 발급 잠정 중단’ 조치를 취했다. 어획증명서가 없으면 참다랑어 수출이나 국내 유통이 불가능하다. 왜 이렇게 됐을까? 사정은 이렇다.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중국 등 26개국이 가입한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는 참다랑어의 보존과 관리를 위해 2014년 12월 쿼터를 정했다. 우리나라는 치어 718톤, 30kg 이상의 성어는 0톤의 쿼터를 받았다. 치어는 2002∼2004년 평균 어획실적의
정부서울청사에 드나든지 1년 반이 넘은 기자는 출입할 때마다 청사 보안이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청사 보안게이트를 통과할 때 기자의 사진이 뜨지 않지만, 출입을 제지 당한 경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테러리스트가 기자의 출입증을 훔쳐 장관실에 가서 테러를 한다 해도 얼굴을 식별할 수 없어 출입을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 같은 우려가 최근 현실이 됐다. 국가의 가장 핵심시설 중 하나인 정부서울청사가 공무원수험생 송모씨(26)에 어이 없이 뚫린 것이다. 송씨가 정부청사에 침입해 체력단련실에서 출입증을 훔치고, 그 출입증을 갖고 안방 드나들듯 하며 성적을 조작하는 것을 아무도 막지 못했다. 정부청사는 북한의 테러는 커녕, 공무원 수험생 조차 뚫을만큼 보안이 허술했다. 2012년 60대 남성이 가짜 공무원증으로 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불을 지르고 투신한 사건이 발생한 후 보안을 대폭 강화했다는 말은 결국 거짓이 됐다. 공무원 수험생이 5차례나 드나들고, 8시간 반
국회에서 여야 정당을 취재하다 보면 정당별로 대변인실에서 만든 수첩을 받는다. 소속 국회의원의 연락처와 직위, 선수(選數) 같은 정보가 손바닥만한 종이에 빼곡히 담겨있다. 정당마다 모양새는 다르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기자들 사이에선 수첩이 하나 더 돌아다닌다. 공식 인쇄물은 아니지만 좀더 깊숙한 내용이 적혀있다. 시쳇말로 계파 정보가 들어있다. 8~9년 전 국회를 출입할 때만 해도 취재경력이 오랜 선배들에게 물어 듣거나 중진의원 일부가 등장한 '족보'를 암암리에 돌려보는 정도였던 게 지금은 300명 전원으로 확대되고 세분화됐다. 정당에 새로 출입하는 기자들은 휴대전화에 국회의원이나 보좌진의 연락처를 저장할 때 이걸 바탕으로 아예 '홍길동 의원 ○○계'라고 적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만큼 현실적인 정보라는 얘기다. 국회를 다시 취재하게 되면서 계파를 혼동해 엉뚱한 사람에게 질문을 던졌다가 머쓱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정치현실이 고스란히 압축된 선거정국에서도 이 수첩은 유용하게 쓰인
"민간기업이 충전 인프라 사업에 적극 나서 수익을 내려면 전기차 시장이 선진국처럼 몇 만대 규모는 돼야 합니다. 민간사업자가 뛰어들 만한 시장이 안 되는데, 시기상조입니다". 국내 전기차 전문가들이 정부의 급속충전기 유료화 정책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은 대략 이렇게 요약된다. 충전요금 유료화가 이제 막 인큐베이터 수준을 벗어나려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완속충전기에만 물리던 전기차 충전요금을 급속충전기에도 징수하겠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그간 공짜로 충전했지만 오는 11일부터는 kWh당 313.1원을 내야 한다. 유료화 논리의 핵심은 민간이 참여해야 충전 인프라가 확충되고 그러려면 수익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 논리대로 충전요금을 마냥 무료로 지원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기차 시장이 성숙한 유럽(이탈리아 영국 등)의 경우에도 유료(월 정액제)인 경우가 많다. 환경부가 책정한 충전 요금이 유럽 국가들에 비해 그리 비싼 편도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