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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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관행이 있어 (재무제표를) 대신 작성해 달라고 하면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있어요" 국내 중소형 회계법인에 다니는 한 회계사의 말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감사 대상 기업이 외부감사인에 재무제표를 대신 작성해달라고 요구하거나 회계처리에 대한 자문을 요청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았지만 업계의 관행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공인회계사회도 외감법이 개정되고 난 후 '재무제표 대리 작성 관련 상담실'과 '재무제표 대리 작성 신고센터' 등을 개설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으려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막상 상담이나 신고전화는 한 통도 받지 못했다. 회계업계에 따르면 그나마 삼일PwC, 삼정KPMG, EY한영, 딜로이트 안진 등 국내 4대 법인은 회계자문이나 재무제표 대리작성을 요구하는 기업들에 외감법 시행령 개정을 근거로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중소형 회계법인들은 고객사가 요구하면 어쩔 수 없이 관행대로 재무제표를
지난 22일 한 20대 젊은 중국인 여성이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에서 하루동안 3억3000만원어치 보석쇼핑을 즐겼다. 결혼을 앞둔 30대 중국인 예비부부는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등을 돌며 혼수예물 구입에 1억6000만원을 썼다고 한다. 쇼핑에 나서면 수천만원을 우습게 쓰는 큰 손 유커 고객이 늘면서 백화점, 면세점 등 유통업계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번 춘제 연휴에 한국을 찾은 유커는 무려 13만명. 한국관광공사가 분석한 유커 1인당 평균 소비지출액(숙박·교통료 등 제외)이 약 2000달러(200만원) 남짓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 남짓한 연휴기간 동안 한국에서 2억5000만달러(2500억원) 이상을 쇼핑에 사용한 셈이다. 국내 주요 백화점 등이 명절 휴무까지 바꿔가며 유커 유치에 목을 매는 이유다. 유커들이 한국에서 돈을 많이 쓰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이들이 지갑을 더 열도록 마케팅이나 서비스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하는 것도 사실이다. 유커 외엔 대안이 없어보이는 현실이
“자동차 연비의 자기 인증 적합 조사의 최종 결과는 국토부에서 내년 1월에 발표할 겁니다.” 지난해 자동차 업계는 떨리는 마음으로 국토교통부의 발표를 기다리며 연말을 보냈다. 국토부는 지난해 6월 말, 2013년 연비 자기인증적합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총 17개 이륜차 및 승용차가 대상이었다. 이중 세간의 관심은 2륜차를 제외한 14개 승용차의 인증 결과에 쏠렸다. 다른 것보다 소비자의 관심은 ‘연비’ 부문의 확실성 여부다. 올해 수입차 시장이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만큼 고연비로 승승장구해 온 유럽 메이커의 디젤차와 일본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차에 관심이 가장 컸다. 2개 메이커가 결과에 이의를 걸었고 곧장 재조사에 들어갔다. 그런데 소식이 없다. 어느 덧 3월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각 메이커에게 갖고 있는 대륙별 정부 측의 측정 기준과 인증 방법에 대한 자료도 요청했지만 반응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은 2003년부터 자동차의 사후 조사 인증 개념
1979년 영국의 2인조 그룹 버글스(The Buggles)는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스타(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는 노래로 6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영상매체의 발달로 실력 있는 기존 스타들이 사라졌다는 내용으로, 신기술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가사에 녹아있다. 최근 비슷한 일이 산업 전반에 벌어지고 있다.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부동산 앱, 택시 앱, 핀테크 등 O2O(Online to Offline)관련 분야에서 IT산업과 기존 산업이 전쟁을 펼치고 있는 것을 언뜻 보면 새로운 매체가 기존 산업을 탄압하고 있는 모습으로 비친다. 그러나 IT가 기존 산업에 해악을 가하고 있다는 것은 가혹한 시각이다. 일례로 배달 앱의 수수료는 6~12.5% 가량이다. 플랫폼 수수료가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여전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기에는 카드사 수수료 3.6%가 포함돼있다. 주문자가 카드로 결제할 경우 이 수수료는 원래 음식점에서 지불해야 될
요즘 걸그룹 AOA가 인기다. 인기가 많은 만큼 AOA에 대한 안티팬들도 무수히 많다. 예쁘게 보려면 예뻐 보이고 밉게 보이면 미워보이는 게 인지상정이다. AOA를 둘러싼 찬티(좋아하는 팬들)와 안티팬 간의 댓글전쟁을 보고 있노라면 불과 2개월 전 코스닥시장의 강세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던 이들이 떠오른다. 지금이야 코스닥지수가 610을 넘어서며 연일 고점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상승세가 조금씩 가시화됐던 지난해 12월만 해도 고점논란이 한창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12월18일 527.52를 기록한 후 이달 23일 현재 615.52로 불과 2개월만에 16.68%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74%) 대비 4배 이상 더 높은 수익률이다. 지난해 12월 중하순 증권가에서 '1월 중소형주 강세효과'를 들며 코스닥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소수 의견에 불과했다. 올해 1월 코스닥지수가 560, 570, 580을 차례로 돌파하는 과정에서 고점논란도
지난해 8월 서울 송파구 잠실 등지에서 폭과 깊이가 2∼3m에 달하는 도로함몰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적 불안감을 야기했던 ‘싱크홀 공포’가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설 연휴기간이었던 지난 20일 서울 용산역 맞은편 한강로 한 주상복합건물 신축 공사장 앞 인도에 1.44㎡정도가 3m 깊이로 내려앉아 행인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서다. 이 사고로 차도뿐 아니라 인도마저도 더이상 ‘안심지대’가 아니라는 불안은 설 연휴 밥상머리의 메뉴가 됐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물론 시공업체조차 도로 밑의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고를 단순 해프닝으로 넘길 수는 없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말 주요 도심지 4곳(총연장 61.3㎞)을 조사한 결과 41개의 동공(겉에선 안 보이는 도로 밑의 구멍)이 탐지됐다고 밝혔었다. 이번 사고의 유력한 원인으로 꼽히는 지하수 누수로 인해 '발견하지 못한' 동공을 포함하면 그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정밀점검
"각 학교의 결정을 존중한다. 학생들이 학교의 의사결정 과정에 민주적으로 참여했다는데 의의를 둔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9시 등교제 기자간담회에서 중·고등학교의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에 시교육청 관계자가 한 말이다. 각 학교가 교사, 학부모, 학생들 간의 대토론회를 거쳐 참여 여부를 결정했고 특히 학생 의견이 50% 이상 반영됐기 때문에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말이다. 내달부터 9시 등교를 추진하는 중학교는 383곳 중 14곳(3.7%), 고등학교는 318곳 중 1곳(0.3%)뿐이다. 특히 고등학교 중에서는 유일하게 9시 등교를 결정한 학교가 특성화고이다. 일반고, 자사고, 특목고 등의 참여는 전무한 셈이다. 시교육청은 이 같은 반응의 이유로 학업에 대한 학부모들의 우려를 꼽았다. 등교시간이 늦춰지면 공부량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많다는 것.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같은 생각에 동조한 학생들이 반대의견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며 "반대로 비교적
"작년 저축은행 업계의 가장 큰 화두가 '관계형 금융'이었다면, 올해는 '핀테크' 아닐까요?" 최근 만난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업계에서 가장 이슈가 될 것 중 하나로 조심스럽게 핀테크를 꼽았다. 핀테크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이 합쳐진 말로, 저축은행 뿐 아니라 금융권 전체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관계자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한 것은 아직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핀테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누구도 명확하게 답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핀테크 활성화를 강조하며 간담회를 여는 등 다양한 지원책 마련에 나서고 있고, 시중은행, 카드사 등은 너나 할 것 없이 핀테크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 업계에서 핀테크는 아직도 먼나라 이야기 같다. 그나마 SBI저축은행 정도가 핀테크와 관련해 가끔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 역시 핀테크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산 규모
지난 1월10일 오전 6시10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 참관을 마치고 돌아온 국내 전자업체 및 미디어 관계자로 북적였다. 현지에서의 바쁜 일정과 긴 비행으로 인해 피곤하지만, 중요한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터라 다들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입국장 입구 앞에서 삼성전자의 홍보임원과 LG전자의 홍보임원이 마주쳤다. 이들은 라스베이거스 현장에서 여러 차례 접촉할 기회가 있었지만 만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렸던 가전전시회 IFA 기간 중 발생한 '삼성 세탁기 파손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기에, 두 기업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던 시기였다. 두 기업은 심지어 상대방 기업의 CES 전시장 방문도 꺼렸다. 첩보작전처럼 은밀히 살짝 다녀오는 직원들도 있었다. 두 기업이 개최한 기자간담회를 참석했던 기자들은 '미묘한 경계선'을 넘나들어야 했다. 공항에서 두 기업의 홍보임원들은 불편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한
"이 나무들이 쑥쑥 자라 세종시가 울창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법조인 출신 신임 총리는 수건으로 연신 땀을 훔쳤다. 2년 전 식목일이었다. 못만 덩그러니 파였던 세종시 호수공원에 정홍원 전 총리는 총리실 직원들과 함께 나무를 심었다. 지금 수변공원이 된 그곳이다. 그 때만 해도 그 앞에 그렇게 험한 길이 놓였으리라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정 전 총리는 세월호 사건을 포함한 각종 사건사고를 온 몸으로 맞았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는 정부의 무능을 책임지고 사퇴했지만, 후임자의 낙마를 두 차례나 지켜보며 쌌던 짐을 다시 풀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초유의 '유임 총리' 타이틀을 안았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총리 임기를 놓고 인터넷에는 패러디가 난무했다. 불멸의 이순신을 빗댄 '불멸의 정홍원'이 대표적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따온 '총리스텔라', '영원한 말년병장' 등도 유행어가 됐다. 그런 정 전 총리가 정말로 전역했다. 만 2년 동안 해 놓은 일이 적잖다. 신한울원전 건설사업은 정
지난 10일과 11일. 국회 본관 6층에 자리한 보건복지위원회 소회의실에서는 오랜만에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가 진행됐다. 양일간 회의를 통해 의원들은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를 골자로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과 '우선판매품목허가제' 등의 도입을 내용으로 하는 '약사법 개정안', 흡연경고 그림 도입 의무화 논의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주요하게 다룰 예정이었다. 회의는 이틀 간 긴박하게 돌아갔다. 특히 10일에는 어린이집 CCTV설치 문제를 두고 이례적으로 밤 10시를 넘겨 회의가 끝날 정도였다. 이런 와중에 이틀 동안 하릴없이 회의실 밖에서 대기만 하다가 다시 세종시로 귀가한 인원들도 있었다. 바로 담뱃갑에 흡연경고 그림을 의무적으로 도입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심사를 기다린 복지부 건강정책국 직원들이었다. 이들의 대기는 복지위 법안소위가 이틀 동안 현안들을 논의 했지만 흡연경고 그림 도입 심사는 뚜껑도 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법안소위 단위의 짤막한 공청회만 1
지난해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를 보낸 국내 시멘트 업계가 연초부터 순탄치 않은 길을 가고 있다. 하반기 국정감사에서 본격 촉발된 '방사선 시멘트'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다. 사건이 터지자 한국시멘트협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발 빠르게 방사성 물질의 수치 등 관련 정보를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방사선 시멘트 논란은 사실 한 시민운동가의 주장에서 촉발됐다. 이 시민운동가는 블로그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현재 국내에서 유통, 적용되는 시멘트는 일본산 석탄재를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쓰레기'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일본산은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될 개연성이 높아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도 국내 시멘트 업체들은 아랑곳 않는다는 게 요지였다. 그는 금붕어가 사는 어항에 시멘트 벽돌을 집어넣고 추이를 살펴보는 등 자극적인 실험을 마다하지 않으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문제는 그의 주장이 사실과는 상당부분 다르다는 데 있다.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