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

[기자수첩]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

김지민 기자
2015.04.10 05:40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서 소행성에서 온 어린왕자에게 사막의 여우가 한 말이다. 국내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이 하고 싶은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꺼내 든 글귀다.

한국인이지만 해외에서 인생 대부분을 보낸 한 외국계 SW업체 CEO에 물었다. 한국이 진정으로 IT(정보기술) 강국이라고 생각하느냐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좀 아쉬운 것이 있어요. 스마트폰처럼 눈에 보이는 것은 잘하는 것 같은데 SW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여전히 모자라는 것 같단 말이죠. 뭔가 좀 더 이노베이티브(Innovative·혁명적인)한 것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이 CEO의 말은 그 자체로 아쉬움이 남는다. IT 업계를 출입하다 보면 SW 업체에 대한 인식이 업계 내에서도 다소 갈린다는 것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면,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1, 2위를 다투며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SW 측면에서는 애플에 밀린다’는 투의 얘기를 쉽게 내뱉으며 헐뜯는다.

IT 강국에 사는 우리의 기대수준이 높아진 이유도 있지만, 한편으론 기대가 높은 만큼 그만한 대우를 해주고 않으면서 깎아내리는 데 급급하다는 생각도 든다.

솔선해야 할 정부, 공공기관마저 SW 계약 시 가격을 후려쳐 오죽하면 ‘SW 제값 주기 문화 확산 운동’을 외치고 있겠는가. 외국인도 놀랄만한 기술을 가진 SW 회사지만, 그 회사는 늘 인력난에 허덕인다. 국내 SW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해오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SW는 형태가 없는 무형의 것이 아니라 형태는 없음에도 IT의 근간이 되는 소중한 자원이다.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언젠가는 드러나게 마련이다. 올해 마흔 살이 된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세상을 들썩이게 할만한 SW 업체들이 우리나라에서 나오지 말란 법 없다. 혁명적인 사고와 도전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일은 지금도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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