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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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는 것보다는 걸을 수 있게 재생하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서울역고가 공원화사업 얘기다. 2006년 서울역고가가 안전도 D등급을 받은 이후 철거예정이었던 서울역고가 주변 17개 보행로와 연결된 공원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업 자체가 철회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민선 6기 핵심 공약임과 동시에 박 시장의 도시재생 1호 모델이다. 1977년 영국의 주빌리 워크웨이(Jubillee Walkway)를 비롯해 2002년 일본 요코하마 '개항의 길', 2003년 필라델피아 리딩 바이어덕트(Reading Viaduct)까지 도심의 낡은 공간을 보행 전용공간으로 되살리려는 노력은 해외도시들 사이에 수십년전부터 진행돼왔다. 뉴욕은 2009년 폐철로를 공원으로 재생시킨 하이라인파크의 성공에 힘입어 폐기된 지하 트롤리 터미널을 공원으로 재생시키고 있다. 2018년 완공될 로우라인파크는 태양광을 내
지난 25일 공적자금을 운용하는 대한주택보증과 하자보수업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짜고 보수비용을 부풀려 청구한 뒤 남은 차익을 횡령한 사건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문제가 된 곳은 경영난을 이유로 도산, 현재 청산절차가 진행 중인 S건설이 시공을 맡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아파트다. 시공사가 도산한 상황에서 아파트에 하자가 발생하면 일단 보증을 한 공기업이 보수비용을 지급한다. 해당 아파트의 경우 하자보수업체들이 제공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하자규모를 실제보다 부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에서 주택보증 직원 4명은 하자보수업체 대표들에게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해외여행 경비와 현금 2150만~9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입주자대표 역시 하자보수업체 선정 대가로 자신의 개인주택 공사비 2500만원 상당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S건설 직원 2명은 하자조사 결과에 대한 시공사의 이의제기 권한을 포기하는 대가로 1억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 문
"남자 직원 바꾸라는 말 저도 들었어요. 업무 경험이 20년은 되는 부장 급도 여전히 그런 소리를 들어요. SW(소프트웨어)개발자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여자가 오래 직장을 다니는 일이 정말 쉽지 않아요." '여성SW개발자 가뭄 '진행형'' 기사가 나간 후 기사 속 여성 SW개발자들의 경험담에 공감하는 반응을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기사는 개발자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비(非)개발직 IT기업 여자 직원들도 같은 경험을 한다고 말했다. 특히 경단녀(경력단절여성) 문제에 공감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자녀를 키우는 여성부터 '예비' 엄마들까지.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 경력단절여성 통계 자료를 보면 15~54세 기혼여성(956만1000명)의 22.4%가 결혼, 임신·출산, 육아, 자녀교육, 가족돌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뒀다. 규모만 봐도 IT산업 뿐 아니라 누구나 한 마디 할만한 문제인 셈이다. '남자 직원 바꾸라'는 호통은 경단녀 문제의 핵심 원인을 가리킨다. 바로 우리 사
"이전에도 연말정산 결제금액이 누락됐지만 모르고 지나간 일이 없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카드업계 관계자) 카드업계가 연말정산 후폭풍을 호되게 겪고 있다. 이미 연말정산을 마친 직장인들이 많은데 일부 카드사에서 오류가 발견돼 추가로 서류를 내야 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금액은 건당 몇 백 원에서 몇 천 원 수준으로 크지 않지만 늘어난 세 부담으로 이미 연말정산에 뿔난 민심에 불을 지른 격이 됐다. 가장 문제가 된 건 지난해부터 추가공제 대상에 포함된 대중교통과 전통시장 사용분이다. 일부 카드사가 추가 공제가 가능한 사용내역을 일반 신용카드 사용액에 그대로 포함시킨 것이다. 삼성·하나·BC카드 3사는 총 274만명, 약 1000억원 규모의 대중교통 사용분을 누락했고, 신한카드는 640여명, 2400만원 가량의 전통시장 사용분이 누락됐다. 추가 공제를 받으려면 번거롭더라도 서류를 다시 제출해야 한다.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카드업계와 국세청 간 '네탓' 공방도 벌어졌다. 국세청의 가이드
회사 동료기자들의 전화가 부쩍 잦아졌다. 지난 15일 국세청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가 개통하면서다. ‘간소화’라는 말이 무색하다. 한 선배는 연말정산을 아예 안 하면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소급적용을 하게 되면 연말정산을 두 번 해야 되냐는 질문도 있었다. 국세청 출입기자에 대한 동료들의 민원은 예년보다 연말정산 절차가 더 복잡해졌다는 것으로 귀결됐다. 까다롭고 복잡하다. 연말정산을 위해서는 각종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해야 한다. 바쁜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겐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올해에는 이런 일을 두 번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정부와 국회가 곧 세법을 개정하고 소급적용해, 일부 세금을 환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이번 연말정산 카드사용액과 현금영수증 사용액 항목은 지난해 상반기, 하반기를 따로 넣어야 한다. 각 회사에서 요구하는 엑셀파일에는 신용카드/직불카드/전통시장/대중교통 사용액을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를 합산해 입력해야 한다. 국세청의 간소화서비스 사이트
"딸아이가 수시모집에서 카이스트 바이오 관련 학과에 붙었는데, 정시에 수도권 의과대학에 추가 합격했습니다. 대체 어디를 선택해야할지 고민입니다." 올 초 한 모임에서 한 취재원이 기자에게 이런 고민을 털어놓았다. 기자가 망설이는 사이 이 모임에 참석한 또 다른 비만클리닉 원장이 "당연히 의대에 보내야죠"라고 조언했다. 원장은 "요즘은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도 의대를 가고, 기자가 되고 싶어도 의대를 간다. 의사가 되면 사회 각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 선택의 기회가 이렇게 열려 있는데 망설 일 이유가 있느냐?" 고 반문했다. 그 딸아이의 꿈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이후 실제로 의대로 갔다고 한다. 올해 연세대 의예과 정시모집에 지원한 수능 만점자 15명 중 3명이 탈락해 화제가 됐다. 더 놀라운 것은 자연계 수능 만점자 21명 중 15명이나 연세대 의예과에 지원했다는 것이다. 나머지 자연계 만점자들도 다른 의과대학에 지원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능만점자 대다수가 실제로 의대를 다닐
2009년 5월21일. 정부가 휘발유 1리터에 붙는 교통세를 마지막으로 변경한 날이다. 교통세를 기준으로 교육세와 주행세가, 원유가격에 따라 관세가 붙는 점을 고려하면 유류세를 마지막으로 조정한 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로부터 5년8개월 동안 정부의 유류세 정책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국제유가의 등락으로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소폭 오르내리긴 하지만 이를 제외한 세금은 항상 762원이었다. 지난주 전국 평균 휘발유가격은 리터당 1477.5원, 절반이 넘는 돈이 정액 세금인 것도 정부의 유류세 정책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원유가는 내리는데 국내 기름값은 안 떨어진다”고 욕먹는 정유업계의 하소연은 여기서 나온다. 정유사들은 실시간으로 국제유가를 반영하는데 정부의 정책이 제자리인 탓에 소비자들이 체감을 못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세금에 대해선 유가가 오른대서 낮춘 적도 없고 내린다고 해서 올린 적도 없다. 세금 거론은 부적절”라며 유류세를
2013년 12월 국회 기획재정위. 올 초 연말정산 대란을 잉태한 현장이다. 이때 바꾼 세법대로 연말정산을 해보니 정부의 설명과 달리 중산층·저소득층도 환급액이 대폭 줄었다는 논란이 거셌다. '그때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핵심쟁점인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 자녀공제 변화 등은 그해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24일 논의됐다. 국회의 회의록 공개 서비스에 접속해 A4 종이 77쪽에 이르는 회의록을 분석했다. 기재위 조세소위는 여야 합쳐 12명. 그런데 현장에선 사안별로 4-5명의 '선수'들만 열띤 토론을 벌였다. 새누리당에선 나성린 조세소위원장과 안종범 이만우 의원, 야당에선 이용섭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당시 민주당) 의원과 박원석 정의당 의원 등이다. 나머지 의원들은 다른 사정을 이유로 결석했거나, 참석했어도 사실상 논의에 깊이 관여하지 못했다. 일부는 자신이 대표발의한 법안을 적극 설명하기도 했지만 조세제도에 대한 소신이나 세법개정에 대한 입장을 논리정연하게 밝힌 경우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스타 연예인들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릴레이 인증샷은 물론 여당 대표의 군 장병 위문방문, 야당 대표 경선 공약에까지 등장할 정도다. 허니버터칩 1봉지에 다른 과자 10개를 끼워 파는 인질 상술은 물론 허니버터칩을 대신 구해준다는 신종 사기까지 나오고 있다. 제과업계는 이 같은 허니버터칩 흥행 돌풍을 한 목소리로 반긴다. 품귀를 빚을 정도의 히트작이 등장하면서 낙수효과가 짭짤하기 때문이다. 원작의 인기에 편승해 이를 본 딴 '미투(me too)상품'까지 인기를 끌고 있고, 허니버터칩을 구입하지 못해 아예 다른 과자를 구매하는 소비성향도 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제과업계에는 한동안 대형 히트작이 없었다. 제과업체들로서는 오랜만에 맛보는 뜨거운 관심이다. 제과업계는 지난 10여년간 매출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출산이 줄면서 과자의 주 소비층인 어린이들이 줄어드는 데다 해외여행이 보편화하면서 외국산 과자 수요는 한층 늘었다. 불황으로 인한
지난 20일, 금융투자협회 3층에 위치한 불스홀은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차기 협회장 선거에 소중한 '한 표'를 던지기 위해 모인 것이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사, 신탁사 등 금융투자업계를 아우르는 금투협 회장이 이들 164개 회원사들의 '투표'로 최종 결정되기 때문이다. 금투협 회장 선거는 회원사 투표 방식을 취한다. 은행연합회 등 각종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시끄러운 다른 협단체와 달리 비교적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 같은 금투협 회장 선거에서도 몇 가지 아쉬운 점은 포착됐다. 금투협 회장선거는 공모를 통해 예비 후보 등록을 받은 뒤 '후보자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의 서류와 면접심사를 거쳐 회원사 투표에 부쳐질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후추위는 선거를 위해 금투협 공익이사 5명 중 3명과 외부인사 2명 등 총 5명으로 꾸려진 임시 기구다. 업계 특성을 고려해 전문 지식을 가진 이들이 각 후보의 자질을 가려내고 빠른 선거를 위해 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이
지난 3개월 간 수도권 소재 대학 20여곳을 대상으로 '신설학과 돋보기' 기획기사를 연재했다. 신설학과에 관심이 있거나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전공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에서였다. 기사를 쓰면서 최근 대학의 신설학과 흐름을 읽을 수 있었고,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인 독자들에게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됐으리라 짐작한다. 전문가들은 '직업의 다양성을 대학의 전공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많이 한다. 전공의 다양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지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래 유망산업과 관련된 전공을 신설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려는 대학의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아쉬운 부분도 많이 느꼈다. 개설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홈페이지에 나온 개괄적인 설명이 전부인 학과가 많았다. '궁금하면 직접 연락하라는 건가'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융합'이라는 유행(?)에 발맞춰 짜깁기 식으로 학과를 신설하는 움직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모 대학 교수
작년 이맘때쯤이었다. 국내 신용카드 3사에서 1억여건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터졌다. 당시 전 국민의 정보가 털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불안에 떨어야 했었다. 각계각층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뿌리뽑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결과 1년여의 논의 끝에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지난 12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의 가장 논쟁적 주제는 '개인신용정보 집중기관' 설립이었다.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각 협회에서 개별 관리하는 개인 신용정보를 한 곳에서 통합 관리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정무위를 통과하면서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기관을 구성·운영한다'는 부대의견이 추가됐다. 이에 은행연합회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부대의견이 없었다면 신용정보를 관리하는 업무 비중이 높은 은행연합회는 조직의 절반에 가까운 신용정보 관리 인력·예산을 새 기관에 넘겨줄 위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