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남자 직원 바꿔!" 너도나도 경험

[기자수첩]"남자 직원 바꿔!" 너도나도 경험

진달래 기자
2015.01.28 05:29

"남자 직원 바꾸라는 말 저도 들었어요. 업무 경험이 20년은 되는 부장 급도 여전히 그런 소리를 들어요. SW(소프트웨어)개발자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여자가 오래 직장을 다니는 일이 정말 쉽지 않아요."

'여성SW개발자 가뭄 '진행형'' 기사가 나간 후 기사 속 여성 SW개발자들의 경험담에 공감하는 반응을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기사는 개발자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비(非)개발직 IT기업 여자 직원들도 같은 경험을 한다고 말했다.

특히 경단녀(경력단절여성) 문제에 공감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자녀를 키우는 여성부터 '예비' 엄마들까지.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 경력단절여성 통계 자료를 보면 15~54세 기혼여성(956만1000명)의 22.4%가 결혼, 임신·출산, 육아, 자녀교육, 가족돌봄 등의 이유로 직장을 그만뒀다. 규모만 봐도 IT산업 뿐 아니라 누구나 한 마디 할만한 문제인 셈이다.

'남자 직원 바꾸라'는 호통은 경단녀 문제의 핵심 원인을 가리킨다. 바로 우리 사회에 여전히 남아있는 여성 노동력에 대한 편향된 인식과 이를 바탕으로 한 문화다. 취재 중 만난 여성 SW개발자도 경단녀 해결에는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의 인식,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최근 한 보육 교사의 유아 폭행 사건 이후 일부 장관, 국회의원들이 쏟아낸 보육 정책이 비난받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남녀가 함께 고민하고,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인데 '여성'에만 주목한 해결책을 쏟아내다 보니 효과가 없다는 것.

단순히 전업 주부는 아이를 '알아서' 키우도록 한다는 식의 대책은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재취업하려는 여성들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이보다는 여성 육아 휴직을 보장하는 일만큼 남성의 육아 휴직을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인식이 필요하고, 기업이 사내 어린이집을 만들도록 장려하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미래창조과학부 등은 이번 주 경단녀를 포함한 여성을 위한 SW교육 행사인 'SW 웰컴즈 걸즈(Welcomes Girls)'를 주간 행사로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SW업계에서는 여성 개발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희소식이 들린다. 이러한 행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여성 개발자를 포함한 IT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입지를 넓히는 '문화'를 만드는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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