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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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부양책의 불똥이 벤처업계로 튄 거죠." 한 벤처기업 대표는 창업 벤처기업에 대한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을 포함한 정부의 지방세특례제한법(지특법) 개정안에 대해 "뒷통수를 맞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 이번 벤처기업의 세제 지원 축소는 부동산 취득세 감면과 연결돼있다. 안전행정부는 10여년간 유지하던 벤처기업의 취득세 등 감면혜택을 내년부터 대폭 줄이기로 한 이유 중 하나로 부동산 취득세로 인하로 인한 세수 부족을 들었다. 지난해말 부동산 취득세율은 6억원 이하가 2%에서 1%, 9억원 초과는 4%에서 3%로 영구 인하됐다. 이로 인한 지자체의 세수 감소분은 매년 2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당초 안행부는 부동산 취득세 인하에 강하게 반대했다. 취득세를 내리면 주택 거래량을 일시적으로 늘릴 순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거래 증대 효과가 거의 없고 지방 재정만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이 같은 안행부의 주장은 기획재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버티고 버티다 도저히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아 생을 포기한다. 최근 있었던 안타까운 자살 사건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기한'이 있었다는 점이었다. "국밥이나 한 그릇 하시죠"라는 편지와 함께 10만원을 남기고 본인의 쪽방에서 목을 매 자살한 독거노인은 전셋집이 팔려 다음날 집에서 나가야 한다는 통보를 받고 자살했다. "우리 가족은 영원히 함께 할 것이기에 슬프지 않다"는 유서를 남기고 연탄불을 피워 자살한 인천의 일가족도 마이너스 통장 만기일을 2주 정도 남기고 답이 나오지 않자 생을 포기했다. 생활(life)은 꿈도 꾸지 못하고 생존(live)만 남은 삶에서 생존마저 목줄을 죄어올 때 이들에게 어떤 선택지가 있었을까. 정부는 이러한 이들을 위해 '긴급복지지원' 같은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마련해 놨지만 홍보도 안 돼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청을 해도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빈손으로 돌아와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긴급복지를 신청해 봤다는 한 남성은 "대출도 안되고 수입
'이상지계'(履霜之戒), '서리를 밟았다면 곧 겨울이 닥칠 징조'라는 뜻으로 장차 다가올 일에 대비해야 함을 의미한다. 지극히 당연한 얘기지만 아쉽게도 우리 정부엔 해당되지 않는 고사성어인 듯싶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현지에서 국내 여러 건설기업 관계자를 만났다. 긴 시간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는데 결론은 하나였다. '장기플랜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중동에서 우리나라 건설기업에 대한 평가는 아직까지 높은 편이다. 경쟁력 있는 가격에 시공품질까지 우수한 편이니 믿고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발주처에서 나오는 '단순 시공'을 수주하는 식이라면 앞으로 5~10년 이상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 중동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수주실적은 점점 줄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5대 건설기업의 중동수주액은 5조3414억원. 정치적 혼란 등으로 중동시장 전체 발주가 줄었더라도 전년 동기 대비
올해 초 카드 3사 개인정보유출 사고로 금융권 정보보안 문제가 불거졌지만, 상반기 금융사 보안투자는 오히려 얼어붙었다. 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세밀한 지침까지 모두 만들기 때문에 금융사 입장에서는 기다렸다가 지침에 맞게 투자를 하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정해진 기준만 지키면 사고가 터져도 책임회피를 할 수 있도록해 오히려 금융사의 '최선'을 막는다는 의미다. 큰 틀보다는 '세밀한' 지침에 몰두하는 국내 금융 규제 방식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핀테크(Fintech) 영역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부적인 지침(혹은 규제)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핀테크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합성어로 결제, 송금, 자산관리, 크라우드 펀딩 등 금융 서비스 관련 IT를 모두 포함한다. IT가 단순히 금융산업의 지원부서를 넘어서 산업 지형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큰 요인으로 성장한 모습이지만, 국내 상황은 다르다. 눈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취재차 들린 부산, 출·퇴근길 버스 안은 언제나 승객 절반 이상이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로 가득찼다. 행사장인 해운대 벡스코로 가는 길가에는 수입차판매점이 한 블록 건너 하나씩 자리 잡고 있다. 그 사이로 장례식장과 요양보호원이 성업 중이다. 도로에는 외제차가, 보도에는 갈 곳 없는 노인들이 방황한다. 학창시절을 부산에서 보냈던 기자는 '노령화와 빈부격차가 요즘처럼 심각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올 7월 기준으로 부산은 광역시 중 처음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역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로 지난 5년간 25%나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는 'ICT(정보통신기술) 도시'로의 이미지 변신에 혈안이 된 모습이다. 이 같은 일자리 정책에 노년층은 없었다. 부산시는 IT 기업 유치에 안간힘이다. 하지만 ITU 회의 참여 차 온 IT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은 "부산은 IT 기초 인프라가 부실해 성과 내기 어렵다"는 중론이
바야흐로 홈쇼핑업계가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홈쇼핑의 보험 판매를 재검토하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불공정행위 혐의를 적발해 홈쇼핑을 코너로 몰아넣고 있다. 검찰은 검찰대로 홈쇼핑의 납품비리를 업계 전반으로 확대하고 나선 상태다. 거의 대부분의 권력기관들이 홈쇼핑을 정조준하는 모양새다. 물론 이참에 홈쇼핑의 뿌리 깊은 비리나 모순된 정책을 싹 바꾸고 가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홈쇼핑 업체 전반을 궁지로 몰아넣는 이 모습,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 1995년 홈쇼핑 출범 당시 정부는 유통 단계를 대폭 축소해 소비자에게 합리적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중소기업 판로를 지원한다며 당위론을 폈다. 하지만 유통단계는 줄었을지 몰라도 홈쇼핑 본사에 줄을 대기 위한 납품업체와의 결탁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 상품기획자나 편성담당자가 납품업체로부터 로비나 상납을 받는 것은 물론, 납품단가 후려치기나 제작비 전가 등의 불공정행위 같은 구태도 끊이질
지난달 24일 산업은행 인수합병부에 특별한 함구령이 떨어졌다. 동부특수강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현대제철에서 최종 낙찰가를 비밀로 지켜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인수전 승자인 현대제철이 이런 부탁을 한 것은 경쟁자인 세아그룹보다 크게 높은 금액을 적어냈기 때문이다. 세아그룹과의 가격 차가 워낙 크다 보니 구체적인 금액이 알려지면 시장 파장이 클 수 있다는 부담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선 현대제철이 3000억원대를 써낸 것으로 추정한다. 산업은행이 동부특수강 지분 100%를 인수할 당시 지불한 1100억원보다 세 배 가량 높은 수치다. 웃돈을 주고 따낸 계약이지만 자칫 공정거래법상 독과점 문제로 인수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 인수로 2차 특수강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생기는 독과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자칫 공정거래위원회가 수직적 기업 결합에 대해 제동을 걸 경우 인수 과정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 다른 철강업체들의 불편한 대응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서울시가 아파트 관리비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한 '맑은 아파트 만들기' 2단계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30일 아파트 입주자 대표를 온라인으로 선발하고 관리품질을 5단계로 나눠 표시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아파트 관리비 개선방안'을 내놨다. 최근 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2단계 대책을 내놓은 것. 아파트 관리비 문제는 배우 김부선씨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사회적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맞춰 서울시도 '입주자 대표회의' 선거를 투명하게 만들어 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통상 입주자대표 선출에 가구당 5000원씩 드는 선거비용을 700원대로 낮춰 온라인투표를 활성화하고 주민참여도 이끌어 내겠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서울시 선거관리사무소와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관리비가 아파트값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안도 내놨다. 내년부터 서울시가 직접 책정한 관리비 품질 등급을 홈페이지와 부동산정보업체(부동산114 등)와 인터넷
"세계로 수출되는 한국 자동차 중에선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차종이 아직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 '2000만 대' 시대. 최근 한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사를 기획 취재하는 과정에서 차 업체들과 자동차 산업 유관기관들이 내놓은 한결같은 답변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차를 생산하는 자동차 강국이다. 국민 2.8명당 1대 꼴로 차를 굴릴 만큼 차 산업이 성장했고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자동차가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반도체와 석유제품 다음으로 세 번째로 높다. 그런데도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 품목은 전무하단다. 믿기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올 초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자동차 수출 품목 25개 중 점유율 1위를 기록한 한국산 차종은 없었다.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5위권에 속한 차종도 4개에 불과하다. 반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과 경쟁하는 미국과 독일은 점유율 1
"어디 한 번 리스트를 가져오라고 해보세요" 지난 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개발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한 세미나에 발표자로 참석한 금융당국 고위 인사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언성을 높였다. 당시 세미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규제 개혁'을 외치자 이를 참지 못하고 화가 터져 나온 것이다. 그는 한국 자본시장이 각종 규제 때문에 발전 속도가 느리다는 업계의 지적에 대해 선진국과 비교해 다른 점이 단지 규제뿐이냐며 그런 규제가 있으면 갖고 와보라고 따져 물었다. 업계 역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간 감정의 골이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고령화 저성장 시대, 금융투자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 행사는 국내의 내로라하는 석학들을 불러 놓고 소모적인 논쟁만 한 채 소득 없이 끝났다. 장소 마련과 각종 준비비용으로 수 천 만원은 족히 깨졌을 행사였지만 누구하나 실질적인 행동을 약속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발전
요즘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의 지원도 많아졌다. 억 단위의 지원금에서부터 해외 IR(기업발표) 자리 마련까지 지원 내용도 다양하다. 특히 최근 2~3년 동안 한국에서도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기업 사례를 만들어보자며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런데 스타트업(초기기업) 사이에서 해외 IR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정부기관이 주최한 미국 IR 행사에 참여한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굉장히 실망스러웠다"며 "사실상 한국인들의 축제였다"고 말했다. 당연히 해외 현지 VC(벤처캐피털)을 만날 줄 알았는데 온통 한국인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사위원 10명 중 9명이 한국인 또는 한국계 VC였다. 한국인 또는 한국계VC 사이에선 "매년 9~10월은 때가 되면 돌아오는 고액 알바 기간"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해외까지 나가 한국인밖에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은 스타트업에게는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물론 해외 현지 VC를 섭외하는 일은 쉽지 않다. 현지에
"사건 수는 갈수록 느는데 전문법관의 수가 턱없이 부족해요. 회생·파산 분야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데 준비할 시간조차 없습니다." 이날 사석에서 만난 법원 관계자들의 목소리에서 절실함이 묻어났다. 도산사건의 국내 실체 처리현황을 설명하는 동안 절심함은 더해갔다. 파산사건을 관할하는 전문 법원 설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법인 파산 건수는 2009년 226건, 2010년 254건으로 증가하다가 2011년엔 300건을 넘겼다. 지난해 파산한 기업 수는 461건으로 역대 최대치다. 2008년 4만7873건이던 개인회생 신청 사건도 2011년 6만5171건. 2012년 9만368건, 지난해 10만588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도산법원 설치를 더 이상 미루었다가는 날로 복잡해지고 급증하는 사건을 감당해낼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의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로는 그 역할에 한계점에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