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먹구구식 대응, 매점매석 부추긴다

담배와 허니버터칩의 공통점이 있다.
우선, 편의점에서 찾으면 없다. 최근 해태가루비에서 내놓은 신제품 허니버터칩은 온라인상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물건 자체를 구하기 힘들다. '맛있다는 사람은 있는데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다.
담배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편의점을 가보면 평소에 종류별로 10갑 이상씩 꽉꽉 채워져 있던 담배 진열장이 요즘은 군데군데 비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부가 담뱃값 인상 방침을 정하면서 매점매석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공급량을 8월까지의 평균판매량 만큼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몸값'이 뛰었다. 담배와 허니버터칩의 두 번 째 공통점이다.
찾는 사람은 많은데 물량이 부족하다보니 갖은 상술이 난무한다. 허니버터칩을 맥주에 끼워팔거나 다른 상품과 함께 파는 '인질상술'까지 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허니버터칩의 인질상술을 불공정거래로 규정하고 단속에 나섰다.
담배 역시 몸값이 뛰다보니 사재기가 극성이다. 정부는 매점매석 행위를 단속하겠다며 지난 1일 기획재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무원들로 구성된 합동단속반을 꾸렸다.
담배와 허니버터칩의 차이점도 있다. 허니버터칩 생산업체는 소비자 수요에 관한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 생산물량을 늘리지 않고 추이를 분석하는 반면 담배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는 데이터도 없이 주먹구구식 대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오후 12시부터 104%로 제한했던 물량제한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물량제한으로 담배구매를 원하는 소비자가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정부는 최근의 담배판매량이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물량은 일정 수준으로 제한을 해뒀으니 9월 이후 소매판매량만 분석하면 소비자 수요가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도·소매업자가 매점매석을 하고 있는지 명백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에 대한 분석도 없이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한 중앙정부 공무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나는 원래 자주 사기가 귀찮아서 한 번 살때 한 보루(열갑)씩 사는데 사재기 하는 것으로 오해받을까봐 말도 못 내고 두갑만 샀다. 죄 없이 죄인된 기분이다...(중략)... 담배 진열장이 텅빈 걸 보면 누군가가 사재기를 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관계부처에서 단속을 한다고 하는데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담배갑에 제조일자를 찍으면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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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 공무원조차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는데 국민들은 오죽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