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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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주택은 서민을 위한 꽤 괜찮은 정책이라 생각했는데 결국 건설사들에 이익을 챙겨주기 위한 공간으로 넘어가는 건가요. 이럴 거면 왜 그린벨트를 풀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보금자리주택지구내 민간분양 비율을 높여달라는 건설업계의 요구에 대한 한 시민의 우려섞인 반응이다. 최근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건설 관련 주요 3개 단체는 보금자리주택지구내 민간택지 몫을 현재 25%에서 법적 상한선인 40%까지 높이고 전용 60~85㎡ 분양도 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현행 특별법에는 지구내 공공주택 비중을 전체의 최소 60% 이상 짓도록 규정돼 있는데 그동안 사전예약이 진행된 시범지구 등의 공공주택 비중은 75%선이다. 즉 업계는 40%의 '법적 한도'를 모두 누릴 수 있게 해달라고 떼를 쓰고 있는 셈이다. 민간업계는 그동안 보금자리주택을 탐탁지 않게 여겨왔다. 상대적으로 입지·가격경쟁력이 있는데다 2012년까지 60만가구의 물
"유사 이래 한국이 지금처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던 적은 없었다" 2012년 제2차 핵안보 정상회의 유치가 확정된 후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가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과거 고구려 광개토대왕과 장수왕이 동북아를 호령하던 시절에도 지금처럼 정치나 경제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지 못했으며 지금이 국운이 최고로 상승하는 시기란 설명이다. 한국은 경제 분야 '프리미어 포럼(최상위 회의체)'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에 이어 안보 분야 프리미어 포럼인 핵안보 정상회의까지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한 것은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전환한 최초 사례로 떠올랐다. 이러한 점들은 한국이 국제 사회 질서를 수동적으로 따르던 입장에서 의제를 설정하는 '주도국'으로 전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시적인 경제 성과들이 나오면서 한국을 변방의 약소국이라고 무시하는 시선들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한
"생존 장병과 실종자 가족들이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생각하니 눈을 감고 싶은 심정이다." 이상의 합참의장이 14일 밤 국방부 기자실에 들렀을 때 한 말이다. 물론 이는 수면 위로 드러난 천안함을 보며 이 의장이 느낀 개인적 소회다. 군 책임자로서 비통함을 느꼈을 것이다. 당연함 말이고 마땅한 감정이다. 하지만 "눈을 감고 싶었다"는 부분은 군 당국의 현실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해서 씁쓸하다. 군은 침몰 직후부터 지금까지 줄곧 눈만 감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3주가 지났지만 군은 아직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사고 시각을 놓고 당일에는 9시45분이라고 했다가 하루 만에 15분을 앞당겼다. "9시16분쯤 연락이 끊겼다"는 실종자 여자친구의 증언이 나와 논란이 일자 군은 사고 시각을 9시22분으로 바꿨다. '생존자 입단속' 논란도 마찬가지다. 군은 생존자들을 격리하고 언론 접촉을 통제했다. 때문에 군이 뭔가 숨기려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결국 군은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통신사들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통신사들은 업계에서 '갑'이다. 통신사들이 '갑'인 이유는 각종 콘텐츠가 통신사들을 통해 유통되고 무엇보다 휴대폰 단말기가 통신사를 통해 팔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빼고 단말기 제조사도 통신사와 관계에서 '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통신사들이 단말기 판매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적어도 실적부문에서는 '갑'다운 대접을 받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올 1분기에 SK텔레콤과 KT의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도 '어닝쇼크'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SK텔레콤과 KT의 수익악화는 직·간접적으로 '아이폰'에 발목이 잡혀 마케팅비용을 많이 썼기 때문이다. 무소속 송훈석 의원에 따르면 SK텔레콤은 'T옴니아'에 대해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1477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했고, KT는 '아이폰'에 1660억원의 보조금을 쏟아부었다. 보조금은 당장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비자는 결
"가만히 있어도 홍보가 되니 돈으로 환산하면 수십억 이상 번 셈이죠." D그룹 홍보실 관계자가 두산과 신세계를 두고 하는 말이다. 홍보맨으로서의 부러움이 섞여있다. 오너나 전문 경영인이 미디어 노출을 꺼리는 폐쇄적인 기업과 달리 두 회사는 오너 경영자가 직접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 온라인에서 '1인 홍보'를 하고 있다는 게 그의 평가였다. 트위터에 공개된 정 부회장의 모습은 기존 미디어에 비춰졌던 그룹총수나 2세 경영인처럼 무겁거나 틀에 갇혀있지 않다. 아슬아슬하지만 트위터를 하나하나 익혀가며 올린 글은 평범한 이웃 같다. 이마트 매장에 대한 지적을 받아들이고 소소한 일상을 공개하는가 하면 IT 제품에 대한 평가를 소비자 입장에서 허심탄회하게 토로한다. 정 부회장이 보호막을 거두고 세인들과 소통하는 사이 그의 팔로우어는 6000명을 넘었다. '재벌 3세'로 색안경을 끼고 봤던 세인들의 시선은 이제 따뜻해졌다. 신세계의 기업 이미지도 덩달아 '레벨 업'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경쟁사인 롯
‘해외주식 마니아'인 A씨는 얼마전까지 금융위기 이후 헐값이 된 '씨티그룹'에 투자해 400%가 넘는 이익을 봤다며 즐거워했다. 그런데 며칠 전 통화에서는 "세금을 어떻게 내야할 지 모르겠다"며 목소리에 수심이 가득찼다. 2006년부터 해외주식 투자를 해 온 그는 매년 소득세를 납부하는 '성실 납세자'였다. 5월 말까지 해외주식 이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야하는 데 방법이 없단다. '탈세'가 아닌 '납세'를 하려는 데 방법이 없다니. 올해부터 양도소득세 신고횟수가 연 1회에서 분기별(연 4회)로 늘었다. 동시에 지난해 해외주식 매매건수도 급격히 늘어 투자 차익이 얼마인지 따져봐야 하는 자료만 300페이지로 불어났다. 그는 잘 아는 세무사에게 부탁했다. 수백건의 매매 차익을 일일이 따져 계산해봐야 품삯도 안 나오겠다며 "그냥 가져가라"고 했단다. A씨 뿐만이 아니었다. 모 증권사 직원이 들려준 얘기는 더 가관이었다. 어렵게 세금을 계산해 관할 세무서를 찾은 한 투자자는 세금을 못 내고
저축은행 수난시대다. 금융당국이 제대로 채찍을 들었다. 자산운용기준은 물론 건전성 기준도 대폭 강화됐다. 검사와 제재도 초강경 일변도다. 본업인 '서민 금융'을 외면한데 대한 책임추궁이다. '저축은행=서민금융회사'. 이 등식에 동의하는 이는 별로 없다. 대부분 여유 있는 사람들이 돈을 맡긴다. 고소득자들이다. 금리가 연4~5%로 은행보다 훨씬 높다. 예금까지 보호해준다. 공직자들 상당수도 저축은행 계좌를 갖고 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다 그렇게 한다. 저축은행 면허만 있으면 얼마든지 돈을 빨아들일 수 있다. 국가가 부여해 준 일종의 '특권'이다. 고금리로 모은 돈을 돌려주려면 고수익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대출이다. 그런데 리스크 평가를 제대로 할 만한 능력이 없다. 어떤 곳은 아예 하려 하지도 않았다. 크게 굴리면 먹을 수 있는 게 많아질 거라 생각했다. 덩치를 키워 '회장님' 소리도 한번 듣고 싶었다. 누구도 하는데 나라고 못할 것 없다고 여겼다. 탐
'삼호드림호' 피랍 사태가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4일 삼호드림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직후 청해부대가 추격 작전을 펼쳤지만 선원들의 안전을 고려해 구출 작전을 포기하고 소말리아 해역에서 떠났다. 피랍 선원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는 국민의 시선은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선주 삼호해운과 이를 측면에서 지원하는 정부에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 협상도 장기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 2007년 원양어선 마부노 1·2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돼 무려 174일이나 억류됐다. 2006년에는 동원호가 117일 동안 붙잡혀 있었다. 선원들은 억류 기간 동안 해적들로부터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았다. 마부노호 선원들은 피랍 직후 "해적들이 몸값을 올리기 위해 한국인 선원만 골라 매일 구타했다"고 밝혔다. 해적들은 또 다국적군 군함의 공격을 받으면 한국인 선원을 방패막이로 세우기도 했다. 정부는 해적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납치
MBC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 '무한도전' '우리 결혼했어요'가 지난 주말 결방됐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MBC총파업에 따른 결과다. 주말 인기 프로그램들이 결방되면서 MBC 시청자 게시판에는 파업을 한 노조를 비판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문제는 MBC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퇴진, MBC 장악 과정 공개 및 책임자 처벌, 방송문화진흥회 제도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어, 노사가 합의점을 찾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파업은 김재철 MBC사장이 황희만 이사를 부사장으로 임명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황희만 이사는 김 사장 부임 직전 MBC의 최대주주인 방문진에 의해 보도본부장에 선임된 상태였다. 이에 노조는 크게 반발했다. 때문에 김 사장은 노조를 달래기 위해 황 이사의 보도본부장 임명을 철회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황 이사를 보도본부장보다 더 윗선인 부사장으로 임명해버렸다. 노조는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 이처
지난 7∼9일 워싱턴의 미 국회의사당.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씨티그룹, 패니매 전 임원등 금융위기의 당사자들이라고 할 낯있은 얼굴들이 한데 모였다. 위기의 발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하원 금융위기조사위원회(FCIC)가 개최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것이었다. 이들의 반응은 하나 같이 ‘죄송 하긴 한데 당시에는 우리도 어쩔 수 없었다’ 정도로 요약된다. 2007년까지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였던 척 프린스는 "씨티의 리스크 최고책임자, 트레이더 누구도 파생증권의 위험성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전 재무부장관이자 1999년부터 씨티그룹 고문을 맡았던 로버트 루빈은 "2007년 가을까지 부채담보부증권(CDO)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당시에는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징조들이 정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니엘 머드 패니매 전 CEO는 “당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증권 상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변화가 모기지 시장에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
무조건 뻥뻥 공을 내지르기만 하는 한국 축구 대표 팀의 경기가 아쉬웠던 때가 있었다. 세밀하고 날카로운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킬 실력이 모자랐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지른 공은 상대팀 선수가 가로채거나 경기장 바깥으로 튀어나가기 일쑤였다. 한국 축구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런 모습은 잘 보이지 않게 됐다. 요즘 이와 같은 아쉬움을 다시 느끼게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온실가스 정책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지식경제부와 환경부 등 정부 부처들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20년 배출전망치 대비 30%'로 확정, 발표했다. 세부 부문별 감축 할당계획은 올 상반기 중 설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나도록 어느 부처가 주무부처가 될 지를 두고 옥신각신하느라 구체화된 정책을 만들지 못했다. 국가 차원의 감축 목표가 정해졌으면 각 경제 주체별로 할당하는 일이 그 다음 수순이다. 누가 가장 많은 부담을 질 지, 어디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을
여느 때처럼 아침 7시30분께 기자실에서 노트북을 열었다. 잠시 뒤 휴대전화가 울렸다. 코스닥 상장사 글로웍스 IR 담당자였다. 박성훈 대표가 1000억원대 횡령으로 전날 구속됐다는 오해가 있는데 정확한 사실을 알려달라는 기사 요청이었다. 밤새 주주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던 모양이다. 대주주의 횡령ㆍ배임은 곧바로 상장폐지로 이어지는게 보통인만큼 이 회사 관계자의 해명은 필사적이었다. 실제 횡령의 주인공은 박 대표와 동명이인으로 액티투오라는 코스닥 기업 대표였다. 예상대로 개장과 동시에 액티투오와 대부분 상장 관계사들이 하한가로 추락했다. 범죄인은 처벌 받고 임직원들은 계속 근무를 하거나 이직을 하면 그만이지만 막대한 피해를 입을 주주들은 하소연할 곳도 없다. 투자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고는 하지만 대주주 횡령은 예측 불가능한 영역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너무 가혹하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남 원망만 할 수도 없는 측면이 있다. 한글과컴퓨터 같은 우량 기업은 극히 예외지만 대부